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백산
  • 조회 수 220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1년 9월 9일 03시 38분 등록


지금 선택할 수 없다면 끝까지 가라.

무엇이 한국적인가? 그리고 무엇이 나의 참모습인가?

한복과 짚신을 개량해 신고 산속에 들어가 짐승을 흉내내고 장작더미를 패고 산등성이를 달리며 100일 기도를 하는 것이 한국적인가? 아니다 그것은 전통적인 것이다. 한국적인 것은 오늘의 한국인들의 생활과 문화 속에 남아 세계의 다른 나라와 구별되는 것이 한국적인 것이다. 내 고향의 친구들은 내게 서구적인 펜싱을 가르친다고 했지만 프랑스의 내 친구는 내가 가르치는 것을 보고 한국적인 스타일의 펜싱이라고 말했다.

깊은 산속에 훈련장을 짓고 돌문을 닫고 비급을 위해 비장한 각오로 고행을 하는 것이 한국적인 것이 아니다. 조상에게 물려받은 정신과 태도를 가지고 모든 정보와 지식이 공개된 오늘 속에서 훈련하는 것이 한국적이다. 학이 나르고 호랑이가 웅크리며 원숭이와 뱀이 짓던 몸짓으로 신체의 기술과 전술을 학습하고 연구하는 것 같은 주먹구구식의 연구는 한국적인 것이 아니다. 조상이 물려준 역사적 문화적 아주 작은 습성의 차이를 가지고 생리와 심리와 역학의 첨단화된 학문 그리고 시설과 장비로 연구하지만 그 관점과 방법의 차이로 인해 다른 결과가 만들어 질 때, 한국적인 것이 된다.

목숨을 건 도전장을 들고 훈련과 시합을 위해 멀고 먼 수행의 발길을 흉내내는 것이 한국적인 것이 아니다. 수 천년을 끈질기게 버텨온 끈기와 불꽃처럼 어느 순간 솟아올라 순식간에 온나라에 퍼지는 기질로 어떤 열세나 부족한 조건 속에서도 본능처럼 용감하게 겨루는 튼튼한 배짱이 한국적인 것이다.

중국과 일본과 달리 손에 밥그릇을 들지 않고 젓가락을 사용해서 밥을 먹지 않은 것이 한국적이다. 고추장과 된장으로 만든 김치와 국이 한국적인 것이다. 문을 밀어젖히지 않고 끌어 당겨 열듯이 그놈의 정 때문에 털어내지 못하고 보듬어 안는 것이 한국적인 것이다. 일단 시작하면 포기하지 않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열받으면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끝장을 내는 것이 한국적인 것이다.

 

그런 역사와 문화가 내 안에 살아 있는 것 그 본능처럼 느껴지는 습성이 오늘의 현실과 사실들과 맞닿아 이루진 것이 한국적이다.

그래서 난 서구의 가장 전통적인 펜싱을 통해서 내가 한국인이고 한국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거의 대부분이 같은 세계화(Globalization)가 가속될수록 아주 작은 차이의 국지화(Localiazation)가 결과의 차이 만들어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것이다.

내가 펜싱에서 사용하는 기술이나 전략은 패턴과 체계적 틀은 유사하더라도 그것을 익히고 사용하는 방식과 초점은 문화적인 습성이 적용되어서 한국적인 것으로 차별화되는 것이다.

밀어젖히며 힘을 쓰는 그들의 기술을 당기며 힘을 쓰는 우리의 기술로 바꾸기 위해서는 몸의 뒷 면의 근육을 강화해야 하고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면 당겨치는 힘을 사용하는 공격을 선택하는 것, 확률적으로 우위에 있어야만 시도하는 그들, 그러나 나는 아주 작은 가능성에도 과감한 시도를 불사하는 우리의 방식을 선호한다. 왜냐고?  나는 한국인이고 한국적이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는 오리엔탈 펜싱은 그렇게 우리의 몸 속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와 보일듯 말듯 존재하는 정신과 습성을 활용한 것이다. 그것이 전면적인 펜싱의 흐름을 지배하지 않아도 좋다. 아주 결정적인 순간에 단 한 번만으로도 전체의 판도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면 족하다.

그래서 갈림길에 서면, 늘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그 정신과 습성을 통합해서 부르는 말 ‘마음을 담았는가?’ 라는 질문 밀이다.

만약에 당신에게 선택이 난해한 대립되는 갈등이 생긴다면 끝까지 가라, 그러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온갖 생각의 갈등이 끝나는 그 곳까지 가라.  거기  당신의 삶과 행로를 결정짓는 숨겨진 당신만의 본능과 습성이 무엇을 선택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이 당신의 참모습이다. 그의 선택을 사랑하라!

***  
자신의 참모습을 찾아  길을 떠난 모든 이에게 위로가 되기 바라며 전한다.

모든 사람,
당신 생애의 모든 사건들은
당신이 그것들을 거기에 끌어다 놓았기 때문에
거기에 있는 것이다.
당신이 선택하는 것과 그것들의 관계는
당신에게 달려있다.
                                     --- 리하르트 바흐--

‘ 어떠한 길도 하나의 길에 불과한 것이며,
너의 마음이 원치 않는다면
그 길을 버리는 것은
너에게나 다른 이에게 무례한 일이 아니다.

모든 길을 가까이, 세밀하게 보아라.
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몇 번이고 해보아라,

그리고
오직 너 자신에게만 한 가지를 물어 보아라
.이 길이 마음을 담았느냐?
그렇다면 그 길은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 길은 소용없는 것이다.
                                      -- 카를로스 카스타네다(Carlos Castaneda).((돈환(Don Juan)의 가르침))

IP *.8.230.152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80 [먼별 3-65] <카스트라토의 천재적 삶을 그린 이탈리아 예술영화: 파리넬리>모든 것은 제자리에.. 수희향 2011.09.28 3454
3479 가을 날/ 라이너 릴케 [3] 써니 2011.09.22 2847
3478 '최종병기 활'을 보고 file 한명석 2011.09.21 7047
3477 딸기밭 편지 119 / 오십한번 9월 지금 2011.09.19 2476
3476 가을의 소원 file 지금 2011.09.18 2728
3475 [먼별 3-64] <인도영화: 세 얼간이- 강추, 강추, 강추!! ^^> 수희향 2011.09.12 2825
3474 딸기밭 편지 118 / 숲에서 지금 2011.09.11 2294
» 나는 코치다 (5. 지금 선택할 수 없다면 끝까지 가라) 백산 2011.09.09 2207
3472 [먼별 3-62] <최종병기 활> 장쾌한 액션 뒤의 뭉클함.. [2] 수희향 2011.09.06 2262
3471 돌아가야할 시간입니다. [4] 백산 2011.08.30 2585
3470 지난 한달 동안 [2] 이수 2011.08.30 2516
3469 아주 오래동안... [6] 백산 2011.08.27 2534
3468 나는 코치다.(4. 반박자 빠르게) [2] [3] 백산 2011.08.25 7490
3467 무상급식 주민투표, 큰 안목으로 봐야 윤인희 2011.08.24 2358
3466 나는 코치다.(3.집중력) [2] 백산 2011.08.23 1829
3465 나는 코치다. (2 생각과 행동) [1] 백산 2011.08.23 2216
3464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만... [6] 백산 2011.08.22 2676
3463 살다보면... 홍민정 2011.08.22 2301
3462 [Sasha] 책읽어주는여자사샤 (바람이불어-윤동주) file [2] 사샤 2011.08.21 3470
3461 나는 코치다 (1. 동기화) [3] 백산 2011.08.21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