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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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는 일생에 오직 단 한 번만 꽃을 피웁니다. 그의 꽃 보기가 어려운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슬프게도 대나무는
단 한 번의 개화 후에 제 삶을 마감합니다. 대나무의 개화는 그래서 슬픈 아름다움입니다. 그것은 마치 일생일란(一生一卵),
태어난 자리로 되돌아와 일생 동안 오직 단 한 번만 알을 낳고 가뭇없이 삶을 마감하는 연어들의 회귀산란과 비슷합니다. 연어의 일생이 보여주는 찬란한 슬픔과 닮아 있습니다.
단 한 번 개화하여 죽음에 이른 대나무 군락의 아래에서는
그의 자식들이 새롭게 자라나 부모가 살아온 생의 습관을 반복합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는 대나무의 영토가
존속하게 됩니다. 일생일란으로 삶을 마감하는 연어의 죽음 역시 그렇습니다. 그들의 죽음은 다시 대양을 향해 출항하고 두 해 뒤면 다시 돌아와 똑 같은 방식으로 삶을 마감해야 하는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발원하는 의식입니다.
물론 숲에 어찌 대나무만 있겠습니까? 강물과 바다에 또한 어찌 연어만 있겠습니까? 무수한 해를 살며 때마다
눈부신 꽃 피우는 수풀도 많이 있고, 해마다 사랑하고 해마다 알을 낳아 삶을 확장해 가는 물고기들도
부지기 수입니다. 또한 대나무나 연어의 삶에도 어찌 단 한 번의 찬란함과 슬픔만이 있겠습니까? 수십 평생을 누리고 견뎠을 대나무의 환희와 슬픔이 그들의 줄기와 잎새에 속속들이 있겠거늘 어찌 단 한 번의
찬란한 슬픔만으로 그의 삶에 특징을 부여하겠습니까? 연어의 은빛 비늘에는 두 해를 거듭한 가슴 뛰는
항해의 기억이 아로새겨져 있겠거늘 어찌 일생일란만을 들어 그의 삶을 특정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오늘 다만 자연에 서서 새로 시작하려는 꿈을 품은 그대에게
그대 삶이 품을 지향의 정수에 대한 이야기를 귀띔하고 싶을 뿐입니다. 연어가 생의 마지막까지 품은 단
하나의 꿈. 일생일란의 꿈. 강물을 떠나 거친 바다로 떠나게
했고, 다시 강을 거슬러 오르게 한 바로 그 꿈. 그리고
대나무가 품은 단 한 번의 개화의 꿈. 수십 년간 그 거센 비바람과 눈보라를 이기며 꼿꼿이 서있게 한
그 찬란한 슬픔의 꿈. 그대의 새로운 시작이 그렇게 마지막까지 품을 단 하나의 꿈을 품고 시작하는 것인가를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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