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구본형

개인과

/

/

  • 구본형
  • 조회 수 7152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04년 12월 24일 09시 56분 등록
하루를 축제처럼- 신나는 일터, 2004. 11월

직장에서의 삶이 왁짜지껄하고 신나려면 하나의 원칙이 통용되어야 한다. 바로 ‘오늘에 산다’( Seize the day !) 는 원칙이다. 삶이 오늘로 응축되면 진해진다. 오늘을 그냥 보낼 수 없게 된다. 오늘 하루가 축제일 수밖에 없게된다. 하루를 축제처럼 사는 것- 이것이 지루한 일상의 반복에서 벗어나는 정신적 자세다. 직장에서의 하루가 즐거움의 연속이 되려면 서로 지키고 존중해야할 몇 가지의 행동 강령들이 필요하다.

그 행동 강령의 첫째는 ‘내가 세상의 중심이다’ 라는 자기 인식이다. 이상하게도 나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타인에 대한 인식도 없다. 나를 존중하지 않으면 타인도 존중해 줄 수 없다. 내 일이 품삯에 지나지 않으면 타인의 일도 그저 그런 일들로 전락한다. 그러므로 나를 하찮은 주변적 인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역사의 주변에서 기웃되는 소시민이었고, 주변적 인물에 지나지 않는 평범한 대중에 불과했다. 그러나 개인은 자신의 고유한 개인적 역사와 문명을 가진 작은 우주라는 미시적 역사 의식이 중요하다. 우리는 그물코와 같다. 커다란 그물은 각각 그물코라는 중심들이 모여 짜여진다. 나는 한 그물코를 차지함으로 그물이 그물로서 구멍 뚫리지 않게 한다. 너는 너대로 또 하나의 그물코를 차지함으로써 그물의 또 다른 중심이 된다. 그물의 세계, 즉 네트워크의 시대에서는 우리 모두 각자의 삶의 중심이 된다. 자기 삶에 대한 책임과 중심의식이 직장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일상을 눈부시게 화려한 자기 표현의 공간으로 인식하게 해준다. 대중의 역사 속에서 자신의 역사를 발견하게 될 때 우리는 스스로 역사의 표면으로 부상하고 싶어한다. 사람들 사이에 섞여 매몰되는 자신을 참을 수 없게 된다. 이때 우리는 노래하고 싶어하고 분출하고 싶어하고 자신의 내면적 특성을 세상의 하늘에 폭죽처럼 터뜨리고 싶어한다. 그렇게 하자. 그리고 그렇게 하도록 허용하자.

행동강령의 두 번째는 그 다양한 개인들이 자기 자신을 표현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도록 직장을 모든 사람들이 출연하는 무대로 만들어 주어야한다. 주어진 일은 맡겨진 역할과 같다. 우리는 직장이라는 무대 위에서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 배우들이다. 극장은 고객이라는 관중으로 가득 찼다. 그들은 우리의 공연을 지켜보는 비판의식이 강하고 변덕이 심한 날카로운 관객들이다. 그들은 우리가 어제와 똑같은 공연을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오늘의 공연이 어제의 공연 보다 더 나아져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어제에 갇혀있게 되면 금방 야유를 보낸다. 새로운 것을 보여라. 이것이 그들의 요구 사항이다. 그들은 새로운 상품 새로운 서비스를 요구한다. 관객의 야유에 지면 우리는 풀죽은 배우가 되어 점점 더 자신의 역할에서 실수하게 되고, 자신의 역할에서 흥미를 잃고, 결국 공연의 횟수를 줄이고 배우의 수를 줄이고 그러다가 극장의 문을 닫게 되기도 한다. 관객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역할에 매일 끊임없이 특별한 맛을 가미해 가야한다. 일의 방식을 개선하고, 고객의 지적을 새로운 서비스의 창조로 이어주면, 우리의 공연은 관객의 기립박수를 받을 수 있다. 무대에 선 배우로서 매일 이루어지는 자기창조는 스스로를 즐겁게 한다. 스스로 즐거워야 그 즐거움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게된다. 매일 같은 복장 같은 대사 같은 행동으로 무대에 서지 말자. 매일 조금씩 다른 연극을 보여주자. 자기창조 없는 배우는 언젠가 자신이 사라져야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세 번째 행동 강령은 관리자들이 스스로를 연출자로 생각해야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는 리더십에 대하여 많은 실수를 해왔다. 온갖 미덕들을 섞어 만든 비빔밥을 리더십이라고 오도해 왔다. 그러나 리더십의 핵심은 힘이다. 힘없는 리더는 리더가 아니다. 힘은 어디서 올까 ? 힘이 조직표 상의 높은 자리로부터 온다고 믿으면 그는 권위주의자다. 권위주위자의 시대는 갔다. 우리가 이 시대를 지식의 시대라고 부르는 이유는 지식이 힘인 사회에 살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힘은 지식과 전문성으로부터 온다. 이 시대의 권위가 존재한다면 바로 자신의 분야에서의 전문성으로부터 온다. 그 동안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힘을 쓰게 하기보다는 통제하는 데 힘을 기울여 왔다. 그들의 생각이 현란한 창의성으로 발현되게 하기보다는 고삐와 재갈을 물리게 하는 데 열중해 왔다. 직장은 온갖 종류의 질서로 규제된 조용하고 진지한 일터였다. 웃음은 일을 놀이로 전락시키는 경박함이었고, 토론과 비판은 불순한 것이었다. 새로운 실험과 실수는 곤경에 이르는 지름길이었다. 그러나 더 당혹스러운 것은 우리가 이 속에서 직원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기대해 왔다는 점이다. 신나는 일터란 직원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춤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하고 적성에 맞는 배역을 맡기고, 나아졌을 때 환호와 박수를 쳐주는 것이다. 근엄한 얼굴의 관리자가 배역을 조정하는 연출가로 바뀌게 될 때 일터는 무대로 전환된다. 나는 이것이 보다 강력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우리를 살게 하는 유일한 시간이다. 오늘이 시시하게 흘러가면 삶도 그렇게 흘러가고 만다. 오늘만이 내가 쓸 수 있는 유일한 현재다. 오늘에 몰입하자. 오늘을 딛고, 오늘, 일상의 황홀을 즐기자. 이 엑스터시 없이 오늘이 신나고 즐거울 수 있겠는가 ?
IP *.229.146.62

프로필 이미지
오늘지금현제
2004.12.24 14:42:35 *.190.84.120
오늘지금현제라는 선물을 어떻게 풀어내어야하는지를 알 수있게 해주는 소중한 글입니다. 마음깊이 간직하겠습니다. 내가 중심이 되는 내그물코를 확고히 부여잡고 다른 그물코도 확고히 될 수있게 노력해야겠습니다. 누구를 칭찬해야하나? 나의 오늘에 선물을 만드는 방법중에 나다운 하나를 새롭게 만드는 창조작업을 해야하나? 즐거운 크리스마스 트리에 하나하나의 불빛이 반짝이듯이 우리마음에 불빛이 밤하늘에 무수히 반짝이 는 별 중에 하나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모든별들의 반짝임에 감사드리고 그별의 소중함을 잊지않겠습니다. 님은 소중한 나의 별입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고 건강하소서...()...
프로필 이미지
2017.04.23 12:53:07 *.212.217.154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오늘만 살 것처럼 행하길!


프로필 이미지
2019.02.25 13:12:03 *.196.212.201

하루를 축재와 같이 살 수 있는 조직이 있다면,

그 조직의 미래는 밝을것입니다.


하루하루를 그냥 살아내지 말고

진정 '살아있음'을 몸으로 아는 조직이 될 수 있기를.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 세상의 중심에서 주변으로 그리고 다시 중심으로 [2] 구본형 2004.12.31 6557
182 하루 속에 변화를 데려오는 법, [2] 구본형 2004.12.31 7095
181 새해에는 [3] 구본형 2004.12.24 6574
» 하루를 축제처럼 [3] 구본형 2004.12.24 7152
179 트랜드는 물결과 바람이다 [4] 구본형 2004.12.04 7119
178 일년 동안 내가 배우고 익힌 것 [7] 구본형 2004.12.04 7566
177 아주 유명한 보험 사기 사건 [4] 구본형 2004.11.12 8064
176 스물 아홉과 설흔 아홉에 결심해야할 것들 [9] 구본형 2004.11.12 9911
175 셀러리맨 + 스튜던트 [4] 구본형 2004.10.25 7479
174 변화에 대하여, [6] 구본형 2004.10.25 7647
173 혼동 속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힘과 자기경영 [2] 구본형 2004.10.08 6802
172 칭찬의 효용에 대한 지나친 남용에 대하여,, [7] 구본형 2004.10.08 6979
171 불안과의 동행, 그리고 성장 [3] 구본형 2004.09.25 6617
170 창의적 직업인이 되기 위한 하루 경영 [4] 구본형 2004.09.25 11287
169 지난 여름 피서지에서 생긴 일 [3] 구본형 2004.09.11 6534
168 여성과 리더십 [2] 구본형 2004.09.11 6708
167 변화는 늘 새로운 자아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것 [2] 구본형 2004.08.31 7036
166 어느 때 변화가 가능한가 ? [2] 구본형 2004.08.31 6693
165 우리는 약소국인가 ? [2] 구본형 2004.08.12 6543
164 이 여름날의 독서 [2] 구본형 2004.08.12 6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