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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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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4일 15시 12분 등록

며칠 전 꿈두레(꿈을 찾는 프로그램의 동기회 명칭)회원들과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1박 2일 예정인데 저는 부산에 처제와 죽마고우가 있어서 가족들을 대동하고 3박 4일 일정을 계획하고 금요일 늦은 저녁, KTX에 몸을 실었습니다. 동반석에 앉아 얼마 전에 선물을 받은 이어령 선생의 ‘디지로그’ 책을 읽고 나니 부산역입니다. 세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부산에 도착하니 이제는 지방에 있어서 만날 시간 없다는 핑계를 대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까닭이겠지요. 오랜만에 만난 처제, 매제와 함께 늦은 시각이지만 회 한사라에 소주 한잔했습니다.

다음날은 꿈두레 모임이 있는 날이라 저는 해운대로 발걸음을 옮기고 아내와 재은이, 재아는 처제와 함께 경주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부산이 연고지인 아름씨와 덕천역에서 만나서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한층 화사해진 외모의 아름씨는 여전히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러웠습니다. 이윽고 해운대에 도착하니 때맞춰 다른 일행들이 입구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흔치 않은 우연적인 만남이 행운을 선사해 줄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해서 간단히 장을 보고 자리에 둘러앉았습니다. 그 동안 지내온 이야기, 연초에 꾸었던 10가지 꿈의 진행 상황, 서로 궁금한 점을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도쿄에서 ‘교육과 문화’ 기업의 꿈을 안고, 실패를 절대 두려워하지 않고 불굴의 실행력을 갖고 멋지게 살아가는 젊은 짱가 용균님. 모임이 끝날 때까지 놀이에 대한 열정도 과감히 보여주어 흥겨웠습니다.

안나푸르나를 다녀와 벌써 꿈 하나를 이룬 성은님. 집에 TV는 없지만 텃밭을 일구며 자연과 같은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아, 특히 저에게 책 나오면 멋진 프로필 사진 찍어준다고 할 때는 너무 고마웠습니다.

반드시 이루어야 할 다이아몬드와 결혼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마음과 몸의 수련에 전념해온 혁재님. 한층 여유 있어 보이고 역시 편안했습니다.

공무원 답지 않게(?) 액티브한 활동력을 보여주지만 또한 주도면밀한 계획 수립 능력을 과시한 행사맨 영훈님. 그대가 있어서 저는 참 편안했습니다.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더 기대됩니다.

이번 꿈 모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과시한 막내 아름님. 아직 꿈을 그리지는 못했지만 올해 가기 전에는 아름답고 소박한 꿈을 깜짝 던져줄 것으로 믿습니다. 다만 춤바람(?)과 삼각관계가 변수이지만 무난히 극복(?)하리라 믿습니다.

조금 늦게 도착했지만 우리에게 진정한 무인의 시범을 보여주신 맏형 성렬님. 그 동안 살아오신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었습니다. 왜 무술에서 심리학의 직접지각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어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모임 잘 준비해주세요.

본 모임에 게스트로 참여하여 자리를 빛내준 기찬님. 얼마 전 회사를 그만두고 사람마다 갖고 있는 재능이라는 원석을 갈고 닦고 빛내주는 ‘재능세공사’로 거듭나기 위해 대단한 열정을 쏟고 있는 분입니다. 사실 저희 회사에서 같이 일했는데 다소 걱정이 앞서지만 한편으로는 대단한 활약상이 기대됩니다.

눈물 많고(?) 일복 터진 총무 정언님, 든든한 형님 같은 은퇴설계 전문가 경우님이 이번 모임에는 참석하지 못해 못내 아쉬웠지만 다음에는 꼭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해운대 숙소에서 꿈 리뷰를 마치며 인근의 청사포 횟집으로 이동했습니다. 거기서 합류한 구본형 소장님, 1기 연구원 노진님, 승완님과 함께 즐겁고 흥겨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원래 합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어 아쉬움이 컸지만 멀리 부산까지 오신 세 분의 마음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사부님의 참석은 참석만으로도 존재감이 크게 느껴지고 분위기가 새로워집니다. 오늘도 사부님의 위력(?)을 실감하는 그런 자리였습니다. 다시 해운대로 돌아와 백사장에 둘러 않아 불꽃놀이도 하고 노래도 불렀습니다. ‘그대 그리고 나’를 한 목소리로 화음에 맞춰 불렀을 때가 아마 여흥의 최고점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지나가는 이들의 박수소리가 아득한 환청처럼 들렸습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내 인생의 소중한 책 한 권을 소개하며 선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선물했습니다. 책 선물을 독차지한 부러운 사람은 막내 아름씨였습니다.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다음 날 오전에는 일찍 출발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태종대로 출발했습니다. 이 날 태종대의 장관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햇빛은 따사로운데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그런 날씨입니다. 파도에 맞춰 넘실대는 배들의 모습을 보니 유쾌한 기분이 절로 났습니다. 정말 운수 좋은 날입니다. 예서 한잔 아니할 수 없어 회 한 사라에 어제 남은 설중매와 소주 몇 병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 먹었습니다. 자연과 벗과 술과 내가 하나로 소통하는 뿌듯하고 멋들어진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아쉬움을 두고 떠나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못내 아쉬워하는 표정들이었지만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멋진 여행 후에 멋진 일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좀 더 가까워지고 좀 더 친해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역시 만남은 얼굴을 맞대는 face-to-face가 좋은 것 같습니다.

여럿이 함께 꿈을 꾼다는 것은 복된 일입니다. 처음에는 꿈이 씨앗처럼 보잘 것 없고 희미해 보이지만 서로의 꿈이 실현되도록 북돋아 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마침내 꿈들이 하나씩 이루어질 때마다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희 모임의 이름이 ‘꿈두레’랍니다.

낮에 꿈을 꾸는 사람은 아주 위험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왜냐면 마침내 그 꿈을 이루게 되니까요. 오늘도 저는 가슴을 움직이는 멋진 꿈을 저의 일상으로 데려오고 있습니다. 일상의 오르가즘(혹은 황홀)이 지속되는 그런 날입니다.
IP *.248.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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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6.05.04 18:09:10 *.118.101.174
역시 바라보는 각도가 많아야 제대로 보이는 것 같고
즐거움이 더욱 더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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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이드잭
2006.05.04 22:25:30 *.140.145.120
사람의 향기에 취해 술을 마시며 한없이 기쁘게 웃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굳이 원잭버젼으로 들려드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 글에 그 황홀한 1박 2일의 향취가 들어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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