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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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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수희향님께서 201110220801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먼별 샤먼의 단군일지 426>

# 절을 하다 잠시 한숨 돌리며..

5천배를 너무 만만히 생각했었나보다.
그 다음날 꼬레마켓 모임에, 그 다음날 단군회의에.
그리고 사이사이 계속해서 일하고 또 일하고. 

산사 다녀온 직후에는 오히려 괜찮지 않나 싶었는데
단군회의까지 다녀온 이후 오히려 덜컥 탈이 나버렸다.
아마 단군회의까지는 그 나름 긴장을 하고 있었나보다.
역시 나도 철인은 아니었던게야 ㅋㅋㅋ

아파서 잠시 드러누워있는데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오른다.
몸은 천근만근 힘들어 컴퓨터 앞에 갖다 놓을 수 없지만
생각까지 멈추는 것은 아니니 그 생각들을 따라가며 필요한건 메모지에 옮겨 적기도 한다.

먼저 꼬레마켓 일이 떠오르며 어찌 흘러갈지, 어디쯤 가고 있는지.. 머 그러한 것들이 보이고 정리된다.
다음으로 지금 난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거며, 왜 하고 있는건지가 떠오르고..
그래서 나의 10년 뒤 혹은 지금부터 10년은 나를 어디로 끌고가려는건지.
결국 나의 운명이 이끄는 인생의 궁극적인 북극성은 어디인지..

어쩌면 이런 일들을 한번쯤 조용히 정리하라고 몸이 스스로 알아서 다른 활동을 거부하는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도를 다녀왔으니 좀 조용히 하루, 이틀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할 시간도 필요했는데 돌아오자 곧바로 일에 뛰어들었으니 말이다. 아주 새로울 것은 없는 방향정리이긴 하지만, 이전보다 조금씩 더 뚜렷해지는 듯 하다. 마치 내일이 오늘 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느낌이랄까.

삶을 되돌아보니
"먹고, 자고, 기도하고" 이 세가지만 건강히 해왔어도 삶 전체가 훨씬 건강할 수 있었음을 깨달았다.

인간은 누구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먹고, 자고에서부터 욕망에 휘둘리기 시작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이 한 줄에 사실 한 사람의 삶의 패턴이 들어있다.
저녁 때는 가능한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육식 등의 무거운 음식을 피한다.
평상시에도 인스턴트 식품을 피한다.
아주 간단하지만 채식을 시작한지, 새벽에 일찍 일어난지는 이제 겨우 몇년이다.

밤 활동을 하다보면 점심 때보다 더 자극적이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취하게 된다.
다음 날이 되면 일찍 일어나기 어려움은 물론, 일어나도 몸이 무겁고 정신이 맑지가 않다.
이렇듯 모든 일은 그 하나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연결, 연결되어 이어진다. 이게 더 문제다.
밤활동은 밤활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날 거의 하루를 버리게 되니 말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무엇을 이루고, 업적을 남기고를 떠나서
가장 기본적인 먹고, 자는 일에서부터 수십년을 욕망에 휘둘려왔음이 새삼 놀라웠다.
그리고 더 놀라운건, 그러한 사실을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블랙커피의 향이 참 좋다.
그러나 믹스를 끊은지 오래지 않다.
믹스가 몸에 좋지 않다는건 익히 알고 있지만, 단것을 좋아하는 입맛때문에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
새벽 블랙커피는 자칫 위에 좋지 않을 수 있으니 설탕대신 꿀을 넣고 마신다.

이처럼 아주 간단한 습(관) 하나를 바꾸는데도 힘이 든다. 자칫 예전의 습으로 돌아가긴 너무도 쉽다.
먹고 자는 가장 기본적인 일에서부터 말이다..

습(관)을 가벼이 여기면 안됨을 배웠다.
습이란 우리 생각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오랜 세월, 그야말로 탄생 이전부터 반복되는 의식체 안에 자리잡은 현생의 나보다 더 오래된 녀석들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내면을 들여다보고 고군분투하지 않으면, 이번 생애 역시 그 녀석들에게 딸려가는 혹은 휘둘리는 삶을 살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실에 대해 이제 나 자신 한걸음 떨어져 자아의 객관화가 미약하지만 시작되는 것 같다..

기도..
내면의 에너지를 하늘에 연결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 기도.

에너지를 외면으로만 쓰다보면 언제고 외부세상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삶이 끌려갈 수 밖에 없다.
내면을 들여다보고, 내적 에너지를 기르고, 그 에너지장으로 삶을 이끄는 것을 배워야 한다.

먹고, 자고.  
동물적 욕망과 인간적 존재 이유가 가장 치열하게 부딪히는
근원적 소용돌이이다.

영혼을 그 욕망으로부터 풀어내어
태어난 존재이유를 더욱 받드는 삶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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