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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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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일+

단군의

한정화님께서 20116201636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340차(2011. 6. 17 금) 
1) 기상시각 :  6시
2) 새벽활동
주변 둘러보기.
강촌 엘리시안에서 연찬회 참석중이다. 강촌 풍경, 자연을 보고 있다. 이때 아니면 언제 보랴 하는 심정이다.
 
새소리를 7가지 넘게 들은 것 같다. 소리대로 기록해 두지 않았으니 기억하지 못한다. 자연의 불규칙한 소리가 많아 좋다. 그리고 조용해서 좋다. 강변에서 우는 새는 소리가 무척 크다. 주변을 둘러봐도 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백양리 역의 하루살이의 죽음은 충격이다. 까만 아스팔트 주차장에 하얗고 노란 날개를 가진 하루살이들이 모퉁이에 가득하다. 내 발자국 하나에 10마디 정도가 들어갈 것 같다. 그만큼 빽빽히 누워있다. 어디인지 밟고 서기가 미안하다. 가끔은 내 발걸음에 하루살이 몸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자연은 잔혹하다. 각각의 생명이 자신의 운명대로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 그게 자연이고 우주인데 너무나 무심하게 잔혹하게 느껴진다. 

백양리역과 강변 사진을 몇컷 찍었다. 사진으로 찍기전에 내 눈으로 사진을 찍어두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안된다.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그냥그냥 볼뿐이다. 우린 이런 걸 눈뜬 장님이라고 부르지.  
표지판의 문구는 읽어도 기억나질 않고, 강의 모습은 일부만을 기억할 뿐이다. 역의 모습도 그러하다.  



343차(2011. 6. 20 월) 
1) 기상시각 :  5시
2) 새벽활동
옷정리

어제 들었던 생각. 어제 저녁에 산책하면서 들었던 생각.
작년 이맘때에 내가 연구원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게 잡아두었던 것은 '단군프로젝트'였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서서히 붕괴되어 있는데, 그 붕괴를 막아준 것이 뭔가 할일을, 몰두할 만한 꺼리를 제공해준 것이 단군프로젝트이다. 지금에서야 느끼는 것은 누군가가 만들어서 놀 수 있게 장을 펼쳐준 것에서는 한때 재미나게 놀 수 있지만, 거기에서 놀꺼리와 놀 마음은 내게서 나와야 하는 것이고, 그러려면 내가 스스로 그런 놀이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단군 프로젝트는 그런 장을 스스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200일차와 300일차에서는 분명히 그것을 말하고 있는데, 실재 생활로 들어와서는 거기에 배운 것과 자신을 잘 연결시키지 못해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삶과 놀이의 장을 연결하는 시도를 몇번 해보지 못하고 그만두어 버린다는 점이다.

++
호랑이 프로젝트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아직 그만큼 성숙하지 않아서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겪어보지 않은 것을 이야기하기를 꺼려하는 성격을 가졌다. 이 둘이 호랑이 프로젝트에서 해야할 이야기를 끝까지 하지 못하고 원고를 흐지부지 쓰게 한 점이다.
"우리는 여기까지 시도해봤다. 우리는 진화하는 과정중에 있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원고를 넘기고 난 지금 그 생각이 떠올랐고, 출판사와 이야기를 마치고 다시 원고를 손봐야 할 때는 이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이게 배우는 과정인가보다 한다. 사부님께서는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하셨다. 마디가 있어야 그것에 대한 자체평가도 생기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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