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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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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김경인님께서 2011671853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051일차 (6월 7일)

어제 불규칙적으로 쉬어서 바이오리듬이 깨진 것 같다. 잠이 부족하지 않은데, 종일 피곤하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이마와 눈 주위가 뜨끈뜨끈하다. 융과의 만남은 벅차다. 그저 가슴이 벅차 오른다. 진짜 자아탐색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지난해 읽었던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바로 융의 자서전인 <기억 꿈 사상>이고, 오쇼라즈니쉬 자서전이다. 두 자서전의 공통점은 사실적이고 서사적인 전개가 아닌 의식의 흐름, 마음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마치 내가 그들의 정신 세계로 빙의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오전 내내 상무님의 프로젝트 리뷰가 있었다. 내 과제는 지난주 합격 점을 받아 수정사항이 많지 않았다. 몇 마디 수정사항을 이야기 하려고 3시간 내내 회의실에 갇혀 있었다. 어제 하지 못한 자발적 빈곤을 하느라 점심 시간에 사무실에서 융을 만났다. 사람들이 들어 올 때쯤 23층에 올라가 잠시 앉아 눈을 붙였다. 조금 개운했지만 여전히 머리가 지끈거렸다. 2시부터 5시 넘어서 까지 혁신 사무국 리뷰가 있었다. 다행히 내 과제는 15분만에 리뷰가 끝났다. 역시나 오전처럼 3시간을 회의실에 갇혀 있었다. 수첩에다 계획도 좀 세우고 연구원 오프라인 과제 초안을 끄적거렸다.

하루의 대부분을 회의실에 있다가 올라오니 진이 빠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짬을 내어 연구원 과제를 하려고 했지만 집중이 되지 않았다. 역시 기운이 빠지거나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는 단순한 일이 최고다. 밀린 7기연구원 단군프로젝트 출석부를 작성했다. 지난주에 작성하려다 3주차 이후 출석부 파일이 사라져 허무해 하다가 타이밍을 놓쳤다. 게다가 연구원 과제와 혁신과제 등 급하고 중요한 일들이 많아 작업을 못했다. 딱 지금이다 생각하고 작업했다. 별것 아닌 단순한 작업이지만 뭔가 완성하고 나면 뿌듯하고 성취감이 든다.

내일 6기 선배들을 만나기로 하였으나, 다들 오프라인 과제와 버거운 과제도서로 꺼리는 듯 하여 약속을 미루었다. '자발적 빈곤의 날' 저녁은 언제나 포장마차와 소주가 생각난다. 배도 고프고 사람도 고파져서 그런 것 같다. 처가 근처 우이천 조그만 다리 위에 포장마차가 하나 있는데, 거기 한 번 꼭 가보고 싶다. 누구든 상관없다. 그저 그때 마음이 맞는 벗과 만나 TV에 나오는 것처럼 홀짝 한잔 마시고 "카~" 하고 외치고 국물 한 수저 떠먹는다. 요즘 그런 낭만이 많이 그립다. 사람이 그립다. 조금 일찍 퇴근하여 일찍 자고 나면 리듬을 회복할 것이다. 늘 그랬다. 빨리 퇴근해서 융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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