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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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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인님께서 20116230432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066일차 (6월 22일)

1년 중에 해가 가장 길다는 하지다. 가장 길어 보여야 하는 해는 장맛비와 그로 인한 구름으로 종일 가려져 있다. 언제쯤 삶에 대한 징징거림이 멈출 것인가? 새벽에 일어나서 드는 첫 생각이 언제쯤 설렘으로 바뀔 수 있을까? 그게 오늘이면 안 될까? 그날은 꼭 모든 것이 갖추어진 미래의 어느 날이어야만 하는 것일까? 늘 오늘은 그 하루를 위한 희생양이 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그렇게 사는 게 싫어졌다. 오늘을 잘 살고 싶다. 미래에 있을 그날을 오늘로 데려와 오늘부터 그렇게 살고 싶다. 그러면 안 되는 걸까?

안 되는 것이 어디 있겠는가? 물질적으로는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풍족해졌음에도 예전보다 훨씬 많은 불행함을 달고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물론 '마음'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이야 말로 나의 평생 연구과제다. 내 삶 속에 과감하게 큼직한 쉼표를 찍어야 마땅하다고 여겨진다. 도무지 이것저것 뭔가에 엄청나게 쫓겨 늘 머릿속은 과부하 상태가 되어있다. 물론 이건 순간적인 감정이다. 문제는 그런 순간적 감정의 반복과 누적으로 인한 피로감이다.

나를 괴롭히는 것은 다른 선택에 대한 가능성과 아쉬움이다. 이 길이 전부는 아닌데, 다른 방식의 삶도 있을 텐데 하며 이리저리 기웃거려 보지만, 결국은 떠날 수 없음을 알게 되고 좌절과 서글픔을 머금은 체 지친 일상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좌절이 반복되면 무기력이 된다. 이것도 신경계에 일종의 회로를 생성시킨다. 마치 조건반사와 같다. 자극에 대한 같은 반응은 자동화가 되고, 자동화된 반응은 무의식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된다. 학습된 무기력이란 바로 그렇게 생성되는 것이다. 나는 그게 두려운 것이다.

지인들은 저마다 조급히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해준다. 삶이 이렇게 힘든 건지 몰랐다. 마음의 평온함을 찾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인지 예전에 미처 몰랐다. 내 마음 속으로 깊이 다가갈수록 짙게 드리우는 그림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하루하루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낡은 생각, 낡은 울타리로부터 거듭거듭 떨치고 일어서야 한다. 그래! 나도 제멋에 살 수 있어야 한다. ~해야 한다 패러다임에서 유머러스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웃으며 살 수 있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싶다. 뭐가 재미있을까? 뭘 하면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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