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단군의

/

300일+

단군의

김경인님께서 2011751856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079일차 (7월 5일)

10년을 바친 인생에서
'이 길이 아닌가 봐'라는 경우는 있다. 
20년을 바친 인생에서
'이 길이 아닌가 봐'라고 할 수도 있다. 
그것은 두렵고 두려운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평생을 바친 길에서
'이 길이 아닌가 봐' 할 수는 없다.  
그것이 이미 그의 인생이었기 때문이다.  
바다에 이르는 길이 어디 하나 뿐이더냐?  
산을 넘어 가는 길도 있고,
강 따라 가는 길도 있고, 긴 길도 있고,
도는 길도 있고 짧은 길도 있다.
끝까지 가면 닿게 되어 있다. 
어느 길에나 위대함으로 가는 길을 있는 것이다.
끝까지 가면 바다에 이른다. 
그러므로 가다가 되돌아 와 갈림길에서 울더라도
다시 다른 길을 찾아 쉬지 말고 가야 한다. 
갔던 길을 되돌아 오는 것도 가는 길의 한 부분이다.
헤매지 않고 어찌 처음 가는 길을 찾을 것이냐. 
갈림길에서 지쳐 주저 앉아 있지 마라. 일어서 걸어라.
그곳을 벗어나 계속 걸으면 바다에 다다르게 되리니. 

사부님께서 이번 주 재경 누나 칼럼에 달아주신 댓 글이다. 끝까지 가면 닿게 되어 있다. 어느 길에나 위대함으로 가는 길은 있는 것이다. 끝까지 가면 바다에 이른다. 그러므로 가다가 되돌아 와 갈림길에서 울더라도 다시 다른 길을 찾아 쉬지 말고 가야 한다. 갔던 길을 되돌아 오는 것도 가는 길의 한 부분이다. 헤매지 않고 어찌 처음 가는 길을 찾겠는가? 갈림길에서 지쳐 주저 앉아 있지 말고, 일어서서 걸어라. 그곳을 벗어나 계속 걸으면 바다에 다다르게 되리니. 이 말을 읽고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릴 뻔 하였다.

영화 <메트릭스>에서 네오가 모피어스로부터 빨간 약과 파란 약의 선택을 제안 받는 장면이 떠올랐다. 일상에 함몰되면 괴로움은 없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면 그만이다. 고민할 것도 없다. 그러나 결국 기계를 위한 건전지에 지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다. 진실은 고통스럽고 괴롭다. 배가 고프고, 생존의 위기와 끝없이 다투어야 한다. 오늘 분명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10년을 바친 인생에서 '이 길이 아닌가 봐'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오늘만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니다.

다시 갈림길에 서 본다. 그러나 나는 또 같은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또 다시 돌아온다. 다른 길이 있음을 알면서도 같은 길을 택할 수 밖에 없는 내 모습에 쓴 웃음만 나온다. 수면 아래 어두운 곳에 숨어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불안과 두려움을 비롯한 나의 그림자들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현실은 그저 현실일 뿐이다. 나를 가로 막고 있는 것은 현실이 아니라 나의 그림자이다. 아주 강력한 자석과 같아서 훌쩍 뛰어 올라 다른 길을 가려는 나를 강하게 끌어 당긴다. 그 힘이 만만치 않다.

익숙함이 주는 안락함, 자존심, 다른 사람들의 시선, 죄책감,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내 안에 우글거리는 수 많은 그림자의 형상들이 보인다. 저들을 설득시키지 못하면 결코 떠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나를 가로막고 있는 벽과 중력의 정체를 알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현실은 그저 현실일 뿐이다. 그냥 직시하는 수 밖에 없다. 결국 가장 커다란 장애물은 내 안의 그림자. 오늘로 3일 단식의 2일차. 배가 많이 고프다. 그러나 많이 가볍다. 그래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고 가벼워지자.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