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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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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이국향님께서 20119191338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315일차   2011 09 19  월요일

* 시간이 흐른다.

새벽, 일어나니 춥다. 여름 것들을 정리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자각하게 하는데는 새벽의 그 차가운 공기만큼 확실한 것도 없는 것 같다.

근래 아침 저녁 쌀쌀한 바람이 불면서 나는 코막힘의 여왕으로 변신 중이다. 한쪽 코뼈는 휘어져서 어차피 한쪽으로 겨우 숨쉰다는데 그마저도 찬 바람이 불면 엄청난 비염으로 폭풍 성장하는 통에.... 아름다운 ㅋㅋㅋ 이 몸에 어울리지 않게시리 새벽 활동 하고나면 책상위는 더럽게시리 온통 휴지 투성이다.

쌀쌀하네가 아니라 오늘은 어우~ 춥다 가 새벽인사였다. 꼬레회의 있는 날이어서 생각해 둔 것들 회의록에 안건으로 올려두고 이 것 저 것 정리를 했다.

작년이었던가? 그 시절엔 가슴이 미어져서 죽는 줄 알았다. 이런 저런 일이 겹쳐서 그렇기도 했지만, 본시 여름이 등을 보이고 가을이 저만치 서 있음을 알게되는 순간, 꼭꼭 묻어두었던 내 아린 가슴들이 일제히 아우성을 쳐대곤해 나의 늦여름은 늘 지독하게 아팠다. 그러나 올 해 부터는 괜찮다. 나도 모르게 계절을 즐기고 시간의 흐름을 올라타고 즐거이 유영한다고나 할까? 시간을 잊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많은 사람들과 어울린 사회구성원, 직장인으로 살면서 그들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도 쉽지 않아 줄곧 피곤한 의식을 내려놓기 위해 또 한 번 더 손질된 자신이 되어야했지만, 이 곳의 끝을 접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들어가리라 맘 먹은 이상은 더는 현실이 내게 짐이 되지 못한다. 하루하루가 내게 주어진 마무리와 준비의 시간이고 열렬히 환영해 줄 새 날을 향해 기대와 설레임의 나날이다.

시간의 흐름도 잊은채 일상에 빠져있는 자신을 깨워주는 차가운 바람은, 때때로 정리되어야 할 일이 산재해 있음을 가르치고, 그리하여 또 그 바람 속으로 훨훨 자유롭게 나설 수 있게 한다.

사는 것은 좋은 것, 아직 해야할 일은 수희향 말대로 마운틴더미로 아주 깝깝하게시리 막혀있지만, 그래도 뭐........ 하게 될 것이고 넘게 될 것이며 종당에는 그 끝에다다라, 끝을 경험한 사람만이 내디딜 수 있는 영토에서 또 한 번 살게 될 것이다. 분명 그리 될 것이다.

그리하라고, 그리되라고 시간이 흐르고 바람이 날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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