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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향님께서 201110190651분에 등록한 글에 댓글을 답니다.

344일차   2011 10 18  화요일

* 인정은 사람을 춤추게 한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또 다른 방식, 두 눈과 두 귀를 열고 타인을 향해 응시하고,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보려 노력해보는 것. 우리의 이런 시간은 반드시 긍정적인 장을 열어보인다. 작년에는 조금 신경만 쓰면 잘 갈 수 있었던 녀석이었다. 한 학년이 지난 오늘 현재 그 담임 선생님은 그 녀석에 대해 성토를 한다. 그 때까지 내가 작년 담임이었다는 것을 모르셨던 모양이다. 교담시간이라 한 쉬간 겨우 쉬는 시간, 바로 옆에 예전 생활기록부까지 펼쳐 놓고 지난 담임들이 뭐라고 썼는지, 자신이 보는 아이의 단면을 찾기위해 분주하다. 그러다가 내가 그 담임이었다는 것을 알고는......

씨앗이 보이더라도 물주고 가꾸어야 꽃이 피는 법이다. 그게 재능이든 장점이든 단점이든 이치는 매 한가지다. 그 녀석이 가진 씨앗이 분명 다른 아이들과 남다른 점이 보였지만, 그 것을 잘못된 혹은 날 고생시키기 위한 또는 나쁜 그 어떤 것으로 보는 것과, 저 녀석도 지가 멋진 놈으로 보이고 싶어하지만 그 방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측은한 녀석으로 보는 것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결과적인 차이를 가져온다. 그러하다면, 그런 색의 꽃이 핀 것은 열심히 꽃 필 수 있게 물 준 사람들 덕에 그런 꽃이 핀 것이다. 참고 듣기만했고 아이들이 자꾸 변한다고만 했다. 힘드시겠다고. 사람하고 부딪히는 것을 안하고 싶었다. 내가 사는 세상을 그렇게 대결구도로 나가는 것은 내 마음을 새까맣게 만드는 일이어서 싫었다. 그리고 간단한 한 마디에 알아들을 수 있기에는 너무 성이 나 있는 상태여서... 말았다. 

마음이 뒤죽박죽일 동료에 대한 걱정보다는, 자신의 모습이나 행동을 사서건건 왜곡된 시선으로 해석하는 주변인과 살아갈 녀석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누구보다 더 안정감이 필요한 녀석이었다. 사람은 자신을 알아봐주면 엄청난 힘과 변화를 가져온다. 오죽하면 자신을 알아봐주는 형님을 위해 목숨까지 던지겠는가. 한 번도 인정받은 경험이 없이 학교를 나간 짜슥인 경우 조직의 보스로부터의 작은 인정(몰론 색을 달리한 인정이지만 그 조차 분간하지 못한다)은 지 소중한 목숨조차 내놓게 만들어버릴 정도다.

내가 입는 옷처럼 늘 접할 수 있어서, 그 인정에도 인이 박히고, 그리고 인정도 색깔따라 맛따라 다르다는 것을 구별하고, 진짜 자기에게 잘 맞는 옷을 걸쳐입든 그렇게 자기화해서 튼튼한 정서의 소유자가 되도록 해주어야 한다. 물론 무조건적인 칭찬도 때로 독이 될 수는 있지만 무조건적인 꾸중을 듣는다고 가정해보면.... 식은 땀 난다. 샘의 눈을 피해 녀석의 상태를 함 보고싶다.  

내 본질을 웃는 눈으로 봐주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하늘을 둥둥 떠나니는 기분이 들 것인데, 녀석도 그런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게되면 좋으련만. 측은한 녀석. 그 샘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눈으로 보면 같은 세상 이면에 다른 세상이 기다리고 있는데, 얼른 그런 면을 보시고 누그러진 마음으로 좋은 세상에서 살면 좋겠다. 아이들과는 대결구도로 가는 게 아니라, 내 품에 품을 수 있어야 한다. 부모처럼. 그렇지 않으면 남은 기간이 힘들 것이다.

측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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