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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3일 10시 17분 등록

Off수업후기_구달칼럼#5-2 (2014.5.13)

 

첫 오프 수업이다. 별 기대 안하고 갔는데 이건 완전 대박이다. 데카상스의 신화 발표에 이은 코멘트와 질문이 점입가경으로 깊이와 재미를 동반했다. 역시 선배들은 달랐다. 교육팀뿐만 아니라 참관으로 오신 미스터리, 콩두, 타오님들의 핵심을 찌르는 날카로운 코멘트는 발표자가 자신을 더욱 깊이 탐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

 

빌린 사무실도 수업 하기에 안성맞춤이었고, 총무를 위시하여 데카상스 전원이 합력하여 마련한 점심 샌드위치와 포도주, 윗티 그리고 산딸기와 블루베리, 과자는 10시간의 길고 긴 레이스를 달리는데 충분한 에너지원이 되어 주었다. 마치 자전거 라이딩에 빼놓을 수 없는 막걸리처럼.

 

한 달만에 보는 데카상스들은 그냥 보고만 있어도 즐거웠다. 날개 달린 헤르메스 모자가 일품인 녕이님, 그녀는 울어도 이뻤다. 종종님의 코멘트도 나의 만용의 헛점을 찌른 통쾌한 즉시안타였다. 찢어진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영원한 예술가 피울님. 40대의 고뇌를 거침없이 토로하는 영원한 웨버 희동이님. 오늘의 속기사 어니언님, 설마했는데 나의 헛소리 한마디까지 다 기록되어 있었다. 그녀가 구달오빠라 부를 때 그 입술이 참 이쁘다. 구달의 신화는 열하일기처럼 거침없고 통쾌했다고 말해주는 찰나님, 그녀야말로 시원, 상쾌, 화통한 호연지기가 넘친다.

 

왕참치님이 책을 한 권 불쑥 내민다. 스페인 기행 니코스 카잔차키스 책이다. 인디언 이름 지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 했다. 웨버에게도 감사의 표시로 다른 스페인 기행 책을 선물한다. 그녀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주위를 챙기고 요모조모 신경을 쓴다. 데카상스의 복이다.

 

구달이 우울하다고 했다. 온종일 조르바 춤을 추던 구달이 지쳐 쓰러져 하늘의 별을 이불 삼아 잠드는 마지막 장면은 우울을 표상 한다고 6 조각 치료사가 말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요즘 좀 우울한 게 사실이다.  20년의 직장 생활도 너무 오래 한 듯 별 감흥을 찾을 수 없는 가운데 새로운 세계를 향한 나의 갈망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 이는 선뜻 그 세계로 뛰어 들지 못하는 나의 용기 부족에 대한 우울이었다.

 

뒤풀이 1차까지는 좋았다. 타오 선배님이 와서 술을 권한다. 한 번식 툭툭 던지듯 하는 내 코멘트가 무척 즐거웠다고 했다. 서로 잘 알아가자며 먼저 다가오시는 정성이 고마웠다. 데카상스의 각 개인들에게 그려준 엽서만 해도 감지덕지인데 뭐든 베풀고자 하는 그 마음이 아름다웠다

 

그런데 2차 뒤풀이는 하지 말고 곧장 귀가 했어야 했다. 오래 묵은 나의 주벽이 발동된 것이다.
괜히 동석한 교육 팀에게 댓글을 안 단다느니, 후기까지 강제로 쓰게 하여 과제가 많다는 둥 트집을 잡고 꼬장을 부렸다. 교육팀, 이 분들이 어떤 분들인데, 누굴 위해 이런 생고생을 하고 있는데.. 이따우로 시비를 걸다니.. 구달이 참 너도 한심하게 짝이 없는 놈이다. 너 구달, 지금부터 2차금지다! 2차갈 자격이 없어. 혹 구달의 만행으로 상처받으신 교육팀 있으시면 사과 술 한잔 사겠습니다. 1차만.

 

엘리스, 에움길, 창선배와 나 이렇게 동향인 4사람이 총알택시를 탔다. 에움길은 통하는 주당 앨리스를 만나 오늘 밤을 새울 작정인가보다. 아까 오늘밤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더니 그냥 이렇게 계속 마시면 안되냐고 했다. 무서운 여자다. 힘 없다던 창백한 얼굴이 술기운 돌자 활기를 찾은 듯하다. 이젠 맞짱 뜰 짝궁도 생겼겠다 이 밤이 다가도록 쪼라 볼 모양이다. 무서운 여자들을 피해 일산역에서 허둥지둥 내린 나는 휴대폰을 택시에 흘리고 내리는 바람에 이를 다시 찾는데 거금 3만냥을 지불해야 했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반이다. 아내(친정 나들이 중) 대신 딸의 호된 질책을 들었다. “아빠, 엄마 없다고 이렇게 태엽 풀린 행동해야 되겠어요?” 이래저래 구달, 체통 안 서는 하루다! 절제가 최고의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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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11:46:05 *.65.153.197

저는 구달님 지금 그대로의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2차 꼬장 주사까지 좋으니 이건 거의 콩깍지 수준이네요~~^^

교육팀 분들은 마음이 넓으시니 모두 이해해 주시겠지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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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12:00:49 *.196.54.42

이런 앨리스님 때문에 제가 자꾸 술을 먹게 된다니까요.

그러나 2차는 먹이지 마셔요, 술에 먹히는 구달모습 어린 중생들에게 뭐 덕이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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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12:19:37 *.65.153.197

네~~ 명심할께요!!

하지만 저는 구달님의 그런 모습이 좋으니 2차는 우리끼리 마시는 걸로 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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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19:08:16 *.124.98.251
그니까 2차는 생략하고 1차로 쭈~욱~가자구요. 구달님 술 안 마심 참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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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12:18:33 *.94.164.18

안되요 구달님 . 구달님 빠지는 2차는 별 재미없어요.

그냥 술을 조금만 드세요.

그리고 교육팀은 벌써 그 자리를 뜨면서 잊으셨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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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14:47:58 *.196.54.42

근데 그날은 내가 좀 심했다 싶어 잠을 설쳤지 뭔가...2차만 가면 꼭 이런 사단이 생기니 내 속의 악마는 술을 타고 본성을 드러내는 것 같애요. 근데 그 술의 유혹을 떨치기가 왜 그리 힘들까? 뭔가 가혹한 원칙이 필요할 것 같아요. 구샘이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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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13:48:17 *.94.41.89

역시 유쾌상쾌통쾌를 넘어 호쾌장쾌한 구달오라버니의 글 감사합니다 ^^!!

저 또한 오프 수업이 완전 대박 시간이라고 느꼈습니다.  

2차까지 함께 하지 못해서 넘넘넘 아쉽고, 그간 경험해 본 바, 구달님의 꼬장은 아마 귀여운 앙탈 수준이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 ^^  핸드폰은 다시 찾으셨다니 정말 다행이예요.

 

얼마 전 영국을 갔다가 짧지만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공원을, 강가를 달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상들산들 부는 바람에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구달님의 자전거 사랑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던 시간이었답니다.

담번엔 저희 오프 모임 때 시간을 내어 자전거 하이킹이라도 추진해야할까요? ㅎㅎㅎ  

 

매주 목요일마다 함께 하신다는 소풍에 언젠가 휴가라도 내고 참석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답니다.

자주 뵐 수 있으면 좋을텐데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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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15:02:22 *.196.54.42

와우~ 헤르메스의 날개 녕이님이 납셨네요!

꼬장이 귀여운 앙탈 수준이면 꼬장이 아니겠죠 ㅎㅎ

자전거와 목요소풍 모두 콜입니다. 언제든 두 팔 들고 환영하오니 사쁜사쁜 오시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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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19:11:27 *.124.98.251
핸폰 찾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야심한 밤에 고생많으셨어요. 에공 죄송 끝까지 함께 하는 건데...담에 진하게 이 웬수를 갚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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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4 14:42:34 *.196.54.42

그래요, 핸폰사건이 끝까지 같이 가라는 신호였던 셈이 되어부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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