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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9일 11시 03분 등록

어제(9.8.월) 퇴근하면서 수퍼에서 피땅콩을 사서 삶았습니다.

피땅콩을 먹으면서 가을의 문턱에 섰음을 느꼈습니다.

지금부터 약 한달간은 피땅콩이 거의 저녁의 주식(主食)이 될 것입니다.

밤 늦게 KBS 가요무대를 보았습니다.

<길>을 주제로 한 노래였습니다.

노랫가사에 가을냄새가 물씬 풍기는 노래도 있었습니다.

가수들이 많이 늙었습니다.

어렸을 적 좋아하던 가수들은 대부분 60대입니다.

노래하며 사는 사람들도 세월 앞에서는 무릎을 꿇은 것 같았습니다.

하물며 하루하루 마른 풀처럼 사는 사람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길>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랫 동안 걸어온 것 같은데 뒤돌아보니 너무 짧군요.

많은 꽃들로 가득한 길을 걸어온 것 같은데

꽃향기를 맡아본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가야 할 길이 끝이 어딜까?’ 하는 의문이 문득 듭니다.

그 길은 오늘 저녁이라도 끊어질 수도 있겠지만

길이 있는 동안은 계속 가야겠지요.

길이 없어 못 가면 할 수 없지만

길이 있는데 쓰러져 못 가는 경우는 없어야겠습니다.

지금도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제 남은 길도 그리 길지 않을 거란 생각이 문득문득 이 가을에 듭니다.

지나온 길을 보면 가야 할 길도 상상이 되지만

그래도 남은 길이 더 아름답기를 바랍니다.

아니, 어쩌면 길은 생각보다 훨씬 아름다운 길이었는데

내가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가을에 우리의 마음도 더욱 익어가길 바라며

오늘도 나의 길을 걷습니다.

이제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건강하고 풍성한 한가위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IP *.41.1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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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황성일
2008.09.10 00:23:11 *.180.231.76
길에 대한 설명을 멋지게 옮긴이가 있습니다.
저는 그러한 길이 꿈과 희망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꿈과 희망은 이루어질 수도 있고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길과 같습니다.

길은 처음에는 아무 곳에도 있지 않았습니다.
어떤이가 처음으로 지나가고, 또 지나가고, 계속적으로 지나다니다보면
길이 됩니다.

우리의 꿈도 그렇게 길처럼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즐겁고 풍성한 가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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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9.10 07:45:10 *.36.210.123
날마다 날마다 아직도 꿈꾸는 쉰 세대를 향하는 남자의 뒤안 길? 이장님 같은 형아도 가슴팍에 스며드는 가을을? 하하하.

형, 살아있음 자체가 아름다움은 아닐까요?

설마 이렇게 살아가는 오늘이 정녕 쓸모없는 일이기야 할라구요.

지금 그대로도 훌륭하고 아름다워요. 오늘 저녁에는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어보시지요. 두 분의 오붓한 한때로. 예쁜 꽃을 한다발 사가지고 학교 앞에 가서 기다리고 계시다가 추억이 스민 장소 어디론가 납치(?)를 해 보심은 어떨까요? 삶이 별거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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