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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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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15일 09시 24분 등록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개신교 선교사들이 도착했습니다. 이 책은 이들이 이 땅에 도착함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 선교사들 가운데 닥터 윌리엄 제임즈 홀과 닥터 로제타 홀이라는 의료 선교사 부부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바로 나의 부모입니다.

나의 부모는 그 당시 외국인에게는 금지 구역이었던 평양에서 처음으로 의료와 교육 선교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나의 부모는 갓난아기였던 나를 병원 마당에 내놓고 자주 현지 주민들에게 '전시'했습니다. 서양의 백인 아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정말 궁금해 하는 주민들의 호기심을 만족시켜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이것이 내가 내 부모의 선교 사업을 도와준 시작이었습니다.
내 부모의 의료 선교 활동에 있어서 나는 훌륭한 홍보 역할을 담당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 나를 구경하던 사람들은 모두가 나를 예쁘다고 칭찬하지는 않았습니다. 사람마다 한국 아기에 비해 너무나 큰 코와 나의 파란 눈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에그머니나, 양귀(洋鬼)의 아들은 꼭 개눈 같은 눈을 가졌네!"


조선에서는 개만이 파란색 눈을 가진 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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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쉽게 재잘거렸던 조선말은 '어린아이들의 말'에 지나지 않았었다. 아마 그때 나는 어머니를 방문한 점잖은 조선신사들에게 버릇없게 말해서 그들을 대경 실색하게 했던 일이 많았을 게 틀림없다. 조선말은 나이 많은 어른에게는 '앉으십시오(Your honor, please sit down)'라고 해야 하는데 나는 지금까지 '앉아라(Sit down)'라고 말해온 것이다. 중간정도의 경칭인 '앉으시오(Please, Sit down)'라고만 말했어도 되었을 것을.

그들은 아마 서양 야만의 아이들이 어찌 조선 아이들처럼 경어를 쓸 줄 알겠냐면서 눈감아 주었을 것이다. 한번은 조선 양반 한 사람이 나에게 경어를 쓰지 않는다고 야단을 쳤었다. 그때 나는 그 어른에게 "나에게도 경어를 써주면 내가 경어를 잘 배울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항의했었다.


* 문화란 자신이 살고있는 곳에서 한 번도 벗어나지 않는 경우는 인식하기 어렵다는, 아니면 인식하지 않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귀절이기에 소개합니다. 마치 물고기가 물속에서는 '물'이라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다가 물밖에 버려지면 비로소 '물'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요.

셔우드 홀 지음 ㅣ 김동열 옮김
출판: 좋은 씨앗
IP *.82.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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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5.06.20 22:24:59 *.229.146.78
보내주신 컵 하나 가지고 집에 왔습니다.

오랫동안 뵙지 못했습니다. 잘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종종 조용히 안부 전해 주어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아직도 프로스트의 시의 일부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즐겁게 여름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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