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한겨레
  • Leídos 2518
  • Comentarios 0
  • Recomendados 0
2006년 3월 18일 18시 34분 등록
2006년 3월 17일 한겨레 신문


“살고 싶으면 무역협회처럼 하라”



한승동 기자



▲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장의 <공익을 경영하라>



인터뷰/<공익을 경영하라>낸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장

“무역업자가 1만원어치 물건을 수입하면 그중에 14원은 무역협회 수중으로 들어왔다. 이 가운데 10원은 무역증진을 위한 특별계정으로 편성된 이른바 특계자금이었고 4원은 특수회비 명목이었다. 한때 특계자금과 특수회비는 한국에서 무역이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들어오는 화수분으로 인식되었다. 만일 특계자금이 없어지고, 강제규정에 따른 회비마저 사라진다면 무역협회는 어떻게 될까? 설마? 농담이겠지.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진담이었다.”

1946년 설립 이래 50년간 “변해야 할 이유가 없는 가장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조직” 무역협회, 비영리조직이지만 실제로 준정부조직의 성격을 지니고 있던 이 조직이 졸지에 “먹고 살 일이 문제”가 되는 처지에 빠졌다. 1997년 1월부터 새 대외무역법 시행으로 수입부담금제가 폐지됐고 협회 가입이 자유화되면서 회원수도 줄어 재정자립 전망조차 서지 않는 난관에 봉착했던 것이다. 96년부터 ‘살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 뉴 프로젝트 10년 역사가 시작됐다. 그들은 성공했을까? 지금 무역협회는 8만의 회원사를 거느린, 한국에서 가장 부유한 비영리조직이 됐다. 사적 공익조직으로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도 이만한 규모가 없다.

경영전문가 구본형(52) 변화경영연구소 소장의 <공익을 경영하라>(을유문화사 펴냄)는 생존의 위기에서 알짜 부자조직으로 거듭난 무역협회 10년의 피눈물나는 경영혁신 작업에 대한 리포트다. 지금까지 경영혁신은 주로 사기업쪽 전유물이었고, 공사 등 공기업쪽 혁신노력도 적지 않았으나 홍보성 과장에 알맹이가 없었다며,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확실히 차별성이 있다고 저자는 자부한다. “직원 절반을 정리하는 뼈아픈 수술과 그 때문에 불거진 심각한 노사관계가 끝내는 상생국면으로 전환되는 등 지난 10년간 실제로 일어난 사실을 충실히 담고 있고, 좋았던 시절에서 역경을 맞아 대책을 세우고 스스로를 바꿔나가는 위기-갈등-상처-고투-성취 등 ‘혁신의 모든것’이 들어 있다.” 특히 공사 등 준정부조직과 학교 병원 등 이윤극대화가 목표인 사기업들과는 다른 공익조직 경영혁신 사례로는 유사조직들이 “충분히 참고할만한 정말 괜찮은 사례”란다.



분단위 시단위로 직원 개인별 단가를 산출해 경영마인드를 생활화하고 매주 ‘화요 포럼’에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외부인사들을 초청해 얘기를 듣게 했으며, 독서운동도 전개하는 등 의식혁명에 박차를 가했다. 저자는 이런 혁신 프로그램들을 사례별로 구체적으로 정리했고 정리과정에서 악역을 담당했던 사람들과 떠난 사람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얘기도 전달한다. 99년 취임해 지난 2월까지 회장직을 맡았던 마도로스 출신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리더십도 그에겐 주목거리다.

협회쪽이 먼저 평가를 의뢰해왔다. 10년 혁신노력 성과에 대한 자부심의 표출이었던 셈인데, 고민하다가 의미있는 작업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하고 수락했다.

대학졸업 뒤 들어간 IBM에서 20년간, 주로 경영혁신 분야에서 일하다 2000년 46살 나이에 월급쟁이 생활을 접고 쓴 <익숙한 것과의 결별>로 주목받고 ‘1인 기업’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차려 지금껏 12권의 책을 내면서 일로매진해왔다. 11권째 책 <코리아니티 경영>에서도 썼지만, 앞으로 ‘우리’를 화두로 삼고 천착해볼 작정이다.

“미국식을 모방하고 추격하면서 여기까진 우등생으로 잘 해왔는데, 지금부터가 막막하다. 남따라가서는 승산이 없다. 독자모델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세계적 보편성 있는 것을 한국화하고 우리의 문화적 차별성을 세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개인주의적이고 단기성과주의가 강한 미국이지만 크게 성공한 미국기업들은 거기에 공동체적 성격을 강화하고 장기전망을 세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오히려 우리 장점 버리고 단기평가, 보상식 개인평가에 무게를 두는 역방향으로 가고 있어 걱정이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IP *.116.34.207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Título Escritor Fecha Leídos
412 코끼리와 벼룩 [1] 정경빈 2006.03.26 2232
411 나는 아폴로형 세계에 갇힌 디오니소스였다. [7] 한명석 2006.03.22 2573
410 《코리아니티(Coreanity) 경영》 옮김 2006.03.22 1851
409 -->[re]〈공익을 경영하라〉비영리조직 혁신 보고서 한경비즈니스 2006.03.21 2329
408 소유의 종말 (제러미 리프킨) 강미영 2006.03.21 2228
407 (2) 소유의 종말 [1] 박소정 2006.03.20 1953
406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을 읽고 조윤택 2006.03.21 2208
405 '정'과'김'의 대담 -'소유의 종말'을 읽고 [2] 정재엽 2006.03.20 2221
404 소유의 종말을 읽고 김귀자 2006.03.20 2169
403 소유의 종말은 있는가? [1] 꿈꾸는간디(오성민) 2006.03.20 2299
402 소유의 종말(20060320) [1] 이미경 2006.03.27 1972
401 소유의 종말을 읽고 나서 [1] 도명수 2006.03.20 2182
400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 이종승 2006.03.19 2209
399 소유의 종말 정경빈 2006.03.19 2117
» 인터뷰/&lt;공익을 경영하라&gt;낸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장 한겨레 2006.03.18 2518
397 3월 둘째주 필독서 '소유의 종말'을 읽고 [6] 한명석 2006.03.16 2594
396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의만남.. file 김귀자 2006.03.14 2679
395 대담 (도정일, 최재천) [2] [1] 강미영 2006.03.15 4266
394 (1) 대담 [2] 박소정 2006.03.13 2415
393 '대담-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를 읽고 조윤택 2006.03.13 3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