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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28일 08시 46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는 1469년 5월 3일 법학자인 베르나르도 마키아벨리와 바르트로메아 데 네리의 장남으로 피렌체에서 태어났다. 1498년 29세의 나이로 피렌체 공화정에 참여하여 주로 외교업무를 담당하는 중책을 맡아 북이탈리아의 카테리나 스포르짜와의 화해에 성공하여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다가 1512년 스페인의 공격에 의해서 피렌체 공화정이 무너지고 메디치가의 군주정이 복원되자 공직에서 추방되었다. 설상가상으로 1513년 마키아벨리는 (실패로 끝난) 메디치 정부에 대한 음모에 연루되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고문을 받고 투옥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같은 해에 메디치가의 조반니 추기경이 교황 레오 10세로 즉위하자 특사를 받고 석방되었다. 석방되자마자 마키아벨리는 메디치 정부의 공직에 참여하려고 계획을 짜기 시작했고, 그 계획의 일환으로 『군주론』을 1513년 말경에 집필했으나 그의 기대는 실현되지 않았다. 낙심한 그는 결국 피렌체 교외에서 칩거생활을 하게 된다.

공화주의자인 마키아벨리는 반메디치적이고 공화주의적인 다른 지식인들과 어울리게 되었으며, 이들의 지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전술론』과 자신의 공화주의적 사상을 담은 『로마사논고』를 집필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1520년 마키아벨리는 메디치 궁정에 소개되어 동년 11월 피렌체의 역사에 대해서 저술하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피렌체사』를 집필하게 되었다. 그러나 메디치 군주정은 1527년 프랑스 군의 로마 약탈, 이로 인한 교황의 도주, 인민의 신임상실 등을 이유로 마침내 붕괴되고 공화정이 복원되었다.

이는 공화주의자인 마키아벨리에게 기쁨과 환희의 순간이었으리라. 그는 공화정의 복원과 더불어 예전처럼 활동적인 공직에 복귀하고자 하는 희망을 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로운 공화주의자들에게 마키아벨리는 한낱 늙고 하찮은 메디치가의 가신(家臣)에 불과한 인물로 비쳤기 때문에, 그 뜻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했다.

마키아벨리는 르네상스 시대에 활약한 이탈리아의 위대한 정치가이자 외교관이며, 군사전략가이자 사상가이며, 저술가이자 문학가였다. 그는 이탈리아가 여러 나라로 분열되고 외세의 지배를 개탄, 강력한 군주 아래 통일되기를 열망하며 『군주론』, 『전술론』, 『로마사논고』등의 명저를 남겼고, 희곡 『만드라골라』를 통해 부패한 지도층을 통렬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내 영혼보다 조국 피렌체를 더 사랑했다.”고 고백한 그는 관대하고 열정적이며, 정직하고 자애로운 아버지였으며, 성실한 카톨릭 신자였다. 마키아벨리는 1527년 메디치 군주정이 붕괴되고 공화정이 복원되었으나 6월 21일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사망했다.


[2. 책을 읽고 나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현실정치 아니 권력자의 내심을 날카롭게 지적한 현실정치의 대표작이다. 그것은 인간을 성악설에 기초위에 올려놓고 권력의 무자비함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사실상 마키아벨리는 현실주의자인 듯하다. 젊은 나이에 피렌체 공화국에서 주로 외교업무를 수행하면서 그의 수완을 발휘하다가 피렌체 공화국이 붕괴되자 관직을 박탈당하고 설상가상으로 반 메디치가의 음모에 연루되어 투옥되는 시련을 겪는다. 그러나 교황의 도움으로 석방되어 은둔생활에 들어가지만 정권에의 복귀를 바라는 그는 메디치가의 위대함을 통해 이탈리아 재건을 꿈꾼다.

이를 위해 탄생한 것이 군주론이다. 자신이 공화주의자이며 피렌체 공화국에서 정부관리로 근무한 경력이 아무리 메디치가의 군주를 찬양하면서 군주가 지향해야할 지혜를 준들 이들이 쉽게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도 그는 끊임없는 현실정치참여를 위해 자신의 가치관마저 바꾸려 한다.

이러한 그의 행동이 메디치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는 심한 낙담에 빠져들었으나 이것이 메디치가의 몰락 후 그를 더욱 괴롭히는 단초가 되었다. 메디치가는 15년간의 통치 후 프랑스 침략으로 인해 붕괴되고 공화정이 복원되었을 때 공화주의자로 자처했던 마키아벨리를 누구도 받아주지 않았던 점에서 그의 이중성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한 그는 심한 낙담과 그의 꿈을 펼쳐 보이지 못하고 병을 얻었고, 결국 세상을 하직하고 만다. 이는 어쩌면 필연적 결과인지 모른다. 진정한 사상가는 자신의 일관성 있는 가치관 정립이 중요함에도 마키아벨리는 오로지 자신의 현실정치참여를 위해 사상적 전환을 시도했기에 살아생전 그의 사상은 꽃을 피울 수 없었던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이후 민주적 정치사상이 풍미하지 못한 시절에 위정자들은 너도나도 할 것없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탐닉했던 것 같다. 영국의 정치가 액튼경은 절대적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고 하면서 위정자의 처신의 중요성을 갈파했는데 이는 권력의 비인간성과 필연적 부패성을 경고한 것으로 권력의 속성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게다가 마키아벨리처럼 권력의 필연성에 현실성까지 보태주어서야 어찌 이를 통해 고통을 감내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이 후 군주론은 수많은 권력자들을 통해 폭력과 억압으로 변질됐고 인간의 올바른 심성의 추수림이 아니라 권모술수와 이중성을 잉태하는 고전의 전형이 되고야 말았다.

나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중립적 가치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 그는 위대한 로마를 꿈꾸는 몽상가에 불과했고 정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치관을 바꿔가면서 현실정치인에 아부하는 모습으로 비쳐지는 졸장의 옹졸함일 뿐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다중가치관의 소유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기에 교육과 훈련을 통해 전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길러야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이자 도리이다. 그럼에도 그는 인간은 애당초 사악한 존재로 가정하고 특정한 지도자(여기서는 메디치가의 군주)이외는 모두 통제의 대상으로 보았다.

그 이후 이탈리아는 뭇솔리니 같은 파시즘가 독일의 나치즘 그리고 마르크스와 레닌으로 이어지는 공산주의의 전체주의가 판을 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정치사상의 근저는 군주론과 같은 인간의 비인간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사상의 자유성과 생각의 다양성을 떠나 존재 가치에 환멸을 느낀다.

오늘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이 같은 군주론의 통치전략이란 미명하에 비열하고 난잡한 행태가 자행되고 있음을 보라. 나는 군주론에 철저하게 반기를 드는 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물론 그의 책 모두가 부정적 사고가 판치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에는 그럴듯한 이야기와 인간심성을 혹하는 속 좁은 내용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러한 내용은 이미 수많은 정치저술가를 통해 익히 알려졌던 내용이기에 그렇게 값어치 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어쨌든 마키아벨리는 당시에는 혁신적인 사상으로 받아들여지고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로 인간의 심성을 파헤쳤지만 그 이후 수많은 인간의 희생을 생각해보면 다시는 태어나서는 안 될 사람의 하나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3. 책 속에서]

제1장 군주국의 종류와 그 성립과정

역사상 오늘날까지 인간을 지배해온 국가나 통치체는 모두 공화국 아니면 군주국이었다. 군주국이란(통치자가 오랫동안 같은 가계로부터 내려오는)세습 군주국이거나 신생 군주국이다. p11

제2장 세습 군주국

세습적인 지배자는 도발적인 변화를 피할 수 있다.

현재 다스리는 군주 가문의 통치에 익숙한 세습 군주국은 새로운 국가보다 훨씬 더 용이하게 보존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세습 군주국의 경우에는 기존의 질서를 바꾸지 않으면서 불의의 사태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p12

제3장 복합 군주국

어중간한 조치는 결단코 피해야 한다.

인간들이란 다정하게 안아주거나 아니면 아주 짓밟아 뭉개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사소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복하려고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감히 복수할 엄두도 못 내기 때문이다. p19

당신의 독자적인 능력을 넘어서는 일은 시도하지 말라.

영토를 확장하고자 하는 욕구는 매우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욕구이며, 유능한 자들이 이를 수행할 때, 그들은 항상 찬양받거나 아니면 적어도 비난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성취할 능력이 없는 자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를 추구할 경우, 그것은 비난을 받을 만한 실책이 된다. p27

강력한 도움을 준 자는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타인을 강하게 하는 자는 자멸을 자초할 뿐이라는 것이다. 타인의 세력은 술책이나 힘을 통해 증대되는데, 이 두 가지는 그로 인해서 강력해진 자가 두려워하는 것이다. p29

제4장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정복했던 다리우스왕국은 왜 대왕이 죽은 후 그의 후계자들에게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는가.

정복하기는 어려우나 유지하기는 쉽다.

다리우스 왕국의 정부형태는 투르크 왕국과 닮아서 첫째, 그 왕국의 신하들이 외국으로부터 원조를 구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고, 둘째, 통치자 주위의 신하들이 반란을 일으켜 외세의 침입을 용이하게 할 가망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알렉산드로스는 정면돌파를 통해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는 수밖에 없었다. 그후에 다리우스가 죽었기 때문에 알렉산드로스는 앞에서 말한 이유에 따라서 확실하게 자신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p32-p33

제5장 점령되기 이전에 자신들의 법에 따라서 살아온 도시나 군주국을 다스리는 방법

세 가지 방법

주민들이 스스로 만든 법제도하에서 자유스럽게 사는 데에 익숙해진 국가를 병합했을 경우, 그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그들이 정치제도를 파괴하는 것이고, 둘째, 직접통치를 실시하여 그 나라에서 사는 것이며, 셋째, 자신들의 법제도에 따라서 계속해서 예전처럼 살게 내버려두면서, 공물을 바치게 하고 당신과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과두정부를 수립하는 것이다. p35

자유의 정신

자유로운 생활양식에 익숙해진 도시국가의 지배자가 된 자로서 그 도시를 멸망시키지 않는 자는 누구나 그 도시에 의해서 자신이 파멸될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p36

제6장 자신의 무력과 능력에 의해서 획득한 새로운 군주국

위대한 인물의 모방

인간은 거의 항상 선인들의 행적을 따르며, 모방이야말로 인간행동의 지도적 원리이다. p38

자신의 능력으로 군주가 된 인물들은 권력을 얻는 데에 시련을 겪지만, 일단 권력을 쥐면 쉽게 유지한다. p40

새로운 제도의 도입

새로운 형태의 정부 수립을 주도하는 행위가 매우 어렵고 위험하며, 성공하기 힘들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구질서로부터 이익을 얻던 모든 사람들이 혁신적 인물에게 반대하는 한편, 새로운 질서로부터 이익을 얻게 될 사람들은 기껏해야 미온적인 지지자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p41

유능한 인물들이 성공

개혁자들은 많은 시련을 겪어야 했다. 그들이 자신의 계획을 시작한 후 모든 위험들이 닥쳐오며, 그들은 그 위험들을 자신의 능력을 통해서만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일단 그들이 성공하여 크게 존경을 받기 시작하면 그들은 강력하고, 확고하며, 존경받는, 성공적인 지도자로 남아 있게 된다. p42-p43

제7장 타인의 무력과 호의로 얻게 된 새로운 군주국

경험 없는 지배자가 겪는 어려움

일개 평민에서 다만 운이 좋아서 군주가 된 자는 그 지위에 쉽게 오른 셈이지만, 그 지위를 유지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상황은 국가나 영토를 돈으로 사거나 또는 주는 자의 호의로 받게 되었을 때 발생한다. 이런 군주들의 지위는 그를 군주로 만든 자들이 호의와 운명에 전적으로 달려 있는데, 이 두 요소야말로 지극히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것이다. p45

당신이 해를 입힌 적이 있는 자들을 신뢰하지 말라

새로운 은혜를 베품으로써 과거의 피해를 잊도록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자기기만에 빠지는 것이다. p58

제8장 사악한 방법을 사용하여 군주가 된 인물들

사악함으로 진정한 영광을 얻을 수 없다.

동료 시민을 죽이고, 친구를 배반하며, 신의가 없이 처신하고, 무자비하며, 반종교적인 것을 덕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p61

가해행위는 단번에, 시혜행위는 천천히

정복자는 국가권력을 탈취한 후에 그가 행할 필요가 있는 모든 가해행위에 관해서 결정해야 하며, 모든 가해행위를 일거에 저질러서 매일 되풀이할 필요가 없도록 조처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p65

가해행위는 모두 한꺼번에 저질러야 하며, 그래야 맛을 덜 느끼기 때문에 반감과 분노를 적게 야기한다. 반면에 시혜는 조금씩 베풀어야 하며 그래야 맛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 p66

제9장 시민형 군주국

모든 군주는 인민의 지지가 필요하다.

군주가 인민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에는 많은 방법이 있는데, 그 방법들은 상황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확실한 원칙들을 열거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문제는 제쳐놓기로 하자. 다만 나는 군주가 그에게 우호적인 인민들을 가지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역경에 처했을 때 고립무원에 빠질 것이다. p71

강력하고 현명한 군주는 인민에 의지할 수 있다.

이러한 나의 견해에 대해서 “인민을 권력의 기초로 삼은 자는 진흙을 밟고 서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는 격언을 인용하면서 반론을 제기해서는 안 된다. p71-p72

현명한 지배자는 위험한 시기에도 충성을 확보한다.

현명한 군주라면 어떠한 상황에 처하든지 시민들이 정부와 자기를 믿고 따르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며, 그렇게 해야만 시민들은 항상 충성할 것이다. p73

제10장 군주국의 국력은 어떻게 측정되어야 하는가

자위력이 있는 군주

어떤 군주가 자신의 국가를 공격하는 어떠한 세력에도 맞서서 전쟁을 수행하기에 적당한 군대를 가지고 있다면 그는 자신의 국가를 방어할 수 있다고 말하겠다. p74

현명한 군주가 포위공격을 감당하는 방법

어떤 포위공격에 처해 있든 필요한 식량과 방어수단을 갖추고 있는 한, 현명한 군주가 시민들의 사기를 유지하는 일이 어렵지 않으리라는 점은 명백하다. p77

제11장 교회형 군주국

교회 군주의 확실한 안전

군주는 국가를 소유하고 있으나 방위할 필요가 없으며, 신민들을 다스리기 위해서 애쓸 필요도 없다. 비록 군주가 국가를 방위하지 않은 채 내버려둔다고 할지라도, 국가를 빼앗기지 않는다. 게다가 신민들은 비록 적절히 다스림을 받지 않더라도, 그 일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군주국들이야말로 진정 안전하고 성공적이다. p78

제12장 군대의 다양한 종류와 용병

좋은 법률과 좋은 군대

모든 국가의 주된 기초는 좋은 법률과 좋은 군대이다. 좋은 군대가 없이 좋은 법률을 가지기란 불가능하고 좋은 군대가 있는 곳에는 항상 좋은 법률이 있기 때문에 나는 법률의 문제는 제쳐놓고 군대 문제를 논의하겠다. p84

용병의 무익함

자신의 영토를 보전하기 위해서 용병에 의존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안정되고 안전한 통치를 결코 확립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용병이란 분열되어 있고, 야심만만하며, 기강이 문란하고, 신의가 없기 때문이다. p85

군주는 스스로 군대를 통솔해야 하며 공화국은 시민 출신의 장군을 가져야 한다.

경험에 따르면 자기 군대를 가진 군주와 공화국만이 성공적이었으며, 용병은 어떤 것도 성취하지 못했고 오히려 해만 끼칠 뿐이었다. p87

제13장 원군, 혼성군, 자국군

원군으로 진정한 승리를 거둘 수 없다.

원군은 용병보다 훨씬 더 위험하기 때문에 원군을 사용하면 자멸은 확실하다. p96

용병의 경우에는 그들의 비겁함이나 전투를 기피하는 태도가 위험하고, 원군의 경우에는 그들의 능숙함과 용기가 위험하다. 현명한 군주는 항상 이런 군대를 쓰는 것을 피하고 자신의 인민들로 구성된 군대를 양성한다. p96

자신의 군대가 없는 군주는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

나는 어떤 군주국이든 자신의 군대를 가지지 못하면 안전할 수 없다고 결론짓겠다. 현명한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무력에 근거하지 않는 권력의 명성처럼 취약하고 불안한 것은 없다”라는 격언을 마음에 깊이 새긴다. p100

제14장 군주는 군사(軍事)에 관해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전쟁은 군주의 직업이다.

군주는 전쟁, 전술 및 훈련을 제외하고는 그밖의 다른 어떤 일이든 목표로 삼거나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되며, 또 몰두해서도 안 된다. p102

무력을 갖추지 못한 군주는 경멸을 받는다.

무력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다른 나쁜 결과는 차치하고라도) 경멸을 받게 되는데, 이는 모름지기 군주라면 경계해야 할 수치스러운 일 중의 하나이다. 군사업무에 정통하지 않은 군주는 자신의 병사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며, 그 역시 그들을 신뢰할 수 없다. p103

과거 위인들의 모방

지적인 훈련으로 군주는 역사서를 읽어야 하며, 특히 위인들의 행적을 조명하기 위해서 읽어야 한다. 그들이 전쟁을 수행한 방법을 터득하고, 실패를 피하고 정복을 성취하기 위해서 그들의 승리와 패배의 원인을 고찰하며, 무엇보다도 우선 위대한 인물들을 모방해야 한다. p105

근면함은 운명의 신을 물리칠 수 있다

현명한 통치자라면 평화시에도 그는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그러한 활동(군대를 잘 훈련시키고, 사냥을 통해 지형을 익히고, 역사책에 나오는 전쟁을 연구하는 것)을 통해서 부지런히 자신의 입지를 강화함으로써 역경에 처할 때를 대비한다. 그 결과 운명이 변하더라도 그는 운명을 견딜 만반의 태세가 되어 있다. p106

제15장 사람들이, 특히 군주가 그 때문에 칭찬받거나 비난받는 일들

윤리적 공상과 엄연한 현실- 군주의 행동고찰

“인간이 어떻게 사는가”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바를 행하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하는 바를 고집하는 군주는 권력을 유지하기보다는 잃기 십상이다. 어떤 상황에서나 선하게 행동할 것을 고집하는 사람이 많은 무자비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면 그의 몰락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군주는 필요하다면 부도덕하게 행동할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p108

외양상의 덕이 항상 진정한 덕은 아니다.

권력을 보존하기 어려운 악덕으로 악명을 떨치는 것에 대해서는 개의치 말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신중하게 고려할 때, 얼핏 유덕한 것으로 보이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자신의 파멸을 초래하는 반면, 일견 악덕으로 보이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강화시키고 번영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p109

제16장 관후함과 인색함

검약이 진정한 관후함이다

군주는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관후함이라는 덕을 실천하고 동시에 관후하다는 평판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애당초 인색하다는 평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말아야 한다. p111

우리 시대에 위대한 업적을 성취한 사람들은 모두 인색하다는 평판을 들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실패했다. p111

오직 다른 나라 인민의 재산으로 넉넉하게 써라.

군주는 그 자신의 또는 신민의 소유물로 쓰거나, 아니면 타인에게 속하는 것을 쓰는 데, 전자의 경우에 그는 인색해야 할 것이고, 후자의 경우에는 가급적 씀씀이가 넉넉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p113

관후함은 자기 소모적이다.

관후함처럼 자기 소모적인 것은 없다. 당신은 그 덕을 실천함에 따라서,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비난은 받되 미움은 받지 않는, 인색하다는 평판을 얻는 것이 보다 더 현명한 방책이다. p114

제17장 잔인함과 인자함, 그리고 사랑받는 것과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 중 어느 편이 더 나은가

현명한 잔임함은 진정한 자비이다.

나는 모든 군주들은 잔인하기보다는 인자하다고 생각되기를 더 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부적절한 방법으로 자비롭게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p115

신생국가는 위험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특히 신생 군주는 다른 군주보다 더 잔인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다. p116

사랑을 받는 것보다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더 안전하다

사랑을 받는 것과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 중 어느 편이 더 나은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었다. 내 견해는 사랑도 받고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p117

인간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자보다 사랑을 받는 자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덜 주저한다. p117

미움을 피하는 방법

현명한 군주는 자신을 두려운 존재로 만들되, 비록 사랑을 받지 못하더라도, 미움을 받는 일은 피하도록 해야 한다. 미움을 받지 않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전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p118

군주는 자신의 능력 범위에 있는 것에 의존해야 한다.

현명한 군주라면 타인의 선택보다는 자신의 선택에 더 의존해야 한다고 결론짓겠다. 다만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미움을 받는 일만은 피하도록 해야겠다. p121

제18장 군주는 어떻게 약속을 지켜야 하는가

술책이 진실을 이긴다.

위대한 업적을 성취한 군주는 자신의 약속을 별로 중시하지 않고 오히려 인간을 혼동시키는 데에 능숙한 인물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신의를 지키는 자들에게 맞서서 항상 승리를 거두었다. p122

군주는 동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싸워야 한다.

반인반수(半人半獸)를 스승으로 섬겼다는 것은 군주가 이러한 양면적인 본성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그중 어느 한 쪽을 결여하면 그 지위를 오래 보존할 수 없다는 점을 상징한다. p123

여우와 사자

군주는 짐승처럼 행동하는 법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여우와 사자의 기질을 모방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자는 함정에 빠지기 쉽고 여우는 늑대를 물리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함정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여우가 되어야 하고 늑대를 혼내주려면 사자가 되어야 한다. p123

인간은 능숙한 기만자이며 위장자이어야 한다. 또한 인간은 매우 단순하고 목전의 필요에 따라 쉽게 움직이기 때문에, 능란한 기만자는 속고자 하는 사람들을 항상 쉽게 발견할 수 있다. p124

필요하다면 군주는 전통적인 윤리를 포기할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가급적이면 올바른 행동으로부터 벗어나지 말아야 하겠지만 필요하다면 비행을 저지를 수 있어야 한다. p125

다수는 외양에 따라서 판단한다.

군주는 견문하는 사람들에게 지극히 자비롭고 신의가 있으며 정직하고 인간적이고 신실한 것처럼 보여야 한다. p126

군주가 전쟁에서 이기고 국가를 보존하면, 그 수단은 모든 사람에 의해서 항상 명예롭고 찬양받을 만한 것으로 판단될 것이다. p126

제19장 경멸과 미움은 어떻게 피해야 하는가

미움을 초래하는 것

군주는 미움을 받거나 경멸받는 일은 무엇이든지 삼가야 한다. p127

군주가 경멸받는 것은 그가 변덕이 심하고 경박하며, 여성적이고 소심하며, 우유부단한 인물로 생각되는 경우이다. 군주는 마치 암초를 피하듯이 경멸을 피해야 한다. p128

인민의 호감은 음모에 대한 안전책이다.

군주가 음모에 대해서 가질 수 있는 최선의 안전책은 인민들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음모자들은 항상 군주를 암살하는 것이 백성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믿고 일을 저지르기 때문이다. p129

신민들이 군주에게 호감을 품고 있다면 군주는 음모에 대해서 걱정해야 할 이유가 별로 없지만, 만약 신민들이 적대적이고 그를 미워한다면, 군주가 매사에 그리고 모든 사람을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결론짓겠다. p131

군주는, 호의는 자신이 베풀고 처벌은 신하가 내리도록 한다.

군주는 미움을 받는 일을 타인에게 떠넘기고 인기를 얻는 일은 자신이 친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p132

제20장 요새를 구축하는 등 군주들이 흔히 하는 많은 일들은 과연 유용한가, 무용한가

신생 군주는 신민들에게 무장을 허용한다.

우선 신생 군주들이 신민들의 무장을 해제시킨 적은 결코 없었다. 왜냐하면 당신이 그들을 무장시킬 때, 그 무기들은 당신 자신의 것이기 때문이다. p146

병합된 지역의 신민들은 무장을 해제시켜야 한다.

그러나 군주가 기존의 국가에 수족처럼 다른 국가를 병합했을 때, 그는 병합을 도운 자들을 제외하고는 그 국가의 주민들의 무장을 해제시켜야 한다. p147

적을 극복하는 것을 힘을 보태준다.

현명한 군주는 적대적인 세력들을 부추길 수 있는 기회라면 무엇인든지 교묘하게 활용함으로써 정작 그가 그들을 격파했을 때, 그의 명성과 권력이 더욱 증대하게끔 한다고 많은 이들이 생각한다. p148

군주에게 최선의 요새는 그의 신민들이 그를 미워하지 않는 것이다.

군주가 가질 수 있는 최선의 요새는 인민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요새를 가지고 있더라도 인민이 당신을 미워하면, 요새가 당신을 구출하지는 못할 것이다. p151

나는 요새를 구축하는 군주이건 그렇지 않는 군주이건 모두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요새를 너무 믿고 인민의 미움을 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군주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p152

제21장 군주는 명성을 얻기 위해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위대한 업적에 의해서 얻는 명성

그 어떤 것도 대규모의 전쟁을 수행하고 비범한 업적을 성취하는 것만큼 군주에게 높은 명성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p153

비범한 행동을 통한 평판

무엇보다도 먼저 군주는 그의 모든 행동을 통해서 비범한 재능을 가진 위대한 인물이라는 평판을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p155

중립은 적을 만든다.

군주는 그가 진정한 동맹이거나 공공연한 적이면, 곧 그가 주저하지 않고 한 군주를 다른 군주에 반대하여 지지하면, 높은 존경을 받는다. 이 정책은 항상 중립으로 남아 있는 것보다 더 낫다. p155

적극적인 동맹은 친선을 획득한다.

당신의 우방이 아닌 군주는 항상 당신이 중립으로 남아 있기를 원하는 반면에 당신의 우방인 군주는 항상 당신이 무기를 들고 지원하기를 원한다. p156

결코 강력한 세력과 자발적인 동맹을 맺지 말라.

군주는 이미 말한 대로 상황에 의해서 강요당하지 않는 한, 다른 국가를 공격하기 위해서 자기보다 강력한 군주와 동맹을 맺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p158

제22장 군주의 측근 인사들

군주의 지혜는 관리의 선택에서 나타난다.

대신을 선정하는 일은 군주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만약 군주의 주변에 유능하고 충성스러운 인물이 있다면, 군주는 항상 현명하다고 사료된다. 왜냐하면 군주가 그들의 재능을 파악하고 그들이 충성심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160

대신의 윤리; 군주의 시혜

군주가 대신의 사람됨을 살피는 데에는 아주 확실한 방법이 있다. 만약 그가 당신의 일보다 자신의 일에 마음을 더 쓰고 있고 그의 모든 행동이 자신의 이익을 추진하기 위해서 의도된 것이라는 점이 밝혀지면, 그는 결코 좋은 대신이 될 수 없고, 당신은 결코 그를 신뢰할 수 없다. p161

제23장 아첨꾼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신중한 군주에게 사람들은 진실을 말한다.

당신 자신을 아첨으로부터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진실을 듣더라도 당신이 결코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p163

군주는 그가 선임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다른 누구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되고, 그의 목표를 확고하게 추구하며, 그가 내린 결정에 관해서 동요해서는 안 된다.

현명한 군주는 조언을 구한다.

군주는 항상 조언을 들어야 하지만, 남이 원할 때가 아니라, 자신이 원할 때 들어야 한다. 오히려 요구받지 않았는데 아무나 조언을 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p165

현명한 군주만이 현명한 정책을 따른다.

좋은 조언이란, 어느 누구로부터 오든 상관없이, 근본적으로 군주의 현명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군주의 현명함이 적절한 조언에서 유래할 수는 없다고 결론을 내리겠다. p166

제24장 어떻게 해서 이탈리아의 군주들은 나라를 잃게 되었는가

현명한 지배자들은 인민의 지지를 확보하고 자신의 군대를 유지한다.

근래의 권력을 잃은 이탈리아의 군주들을 고찰해보면, 첫째 군사적 취약성을 발견하게 된다. 둘째, 인민들이 군주에게 적대적이었고, 다른 나라들에서는 인민들은 호의적이었지만 군주가 귀족에게 대항하여 그들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었다. p168

군주는 자신의 능력에 의존해야 한다.

자신의 왕국을 오랫동안 다스리다가 잃은 우리의 군주들은 악운을 탓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무능함을 책망해야 할 것이다. 당신의 주도하에 있고 자신의 능력에 입각한 방어만이 효과적이고, 확실하며, 영구적이다. p169

제25장 운명은 인간사에 얼마나 많은 힘을 행사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운명에 대처해야 하는가

운명은 우리의 행동의 반 이상을 통제한다.

인간의 자유의지를 박탈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운명이란 우리 활동의 반만 주재할 뿐이며 대략 나머지 반은 우리의 통제에 맡겨져 있다는 생각에 이끌린다. p170

운명의 범람은 통제될 수 있다.

운명은 자신에게 저항하기 위해서 아무런 힘이 조직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그 위력을 떨치며, 자신을 제지하기 위한 아무런 제방이나 둑이 없는 곳을 덮친다. p171

자신의 행동을 시대에 잘 적용시키는 사람들은 행운을 누린다.

신중한 사람이 신속하게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그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지 못할 것이고, 이로 인해서 그는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시대와 상황에 알맞게 자신의 성격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러한 사람은 항상 성공할 것이다. p173

운명은 대담한 자들과 벗한다.

운명은 여신이므로 그녀는 항상 젊은 사람들에게 이끌린다. 왜냐하면 젊은 사람들은 덜 신중하고, 보다 공격적이며, 그녀를 더욱 대담하게 다루기 때문이다. p175

제26장 야만족의 지배로부터 이탈리아의 해방을 위한 권고

누가 지도자가 될 것인가?

지금 신에게 외세의 잔혹하고 오만한 지배로부터 자신을 구원해줄 수 있는 누군가를 보내달라고 이탈리아가 얼마나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가를 보라. p177

이탈리아를 통일하기 위해서 신에게 선택된 메디치 가문

이탈리아가 이제 희망을 걸 만한 대상은 오직 영광스러운 전하의 가문뿐입니다. 전하의 가문이야말로 행운과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신과 교회의 가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나라를 구원하는 데에 앞장설 수 있습니다. p178

이탈리아가 필요로 하는 것은 단지 지도자뿐이다.

이제까지 어느 누구도 다른 지도자들로 하여금 우월성을 인정하게 할 정도로 자신을 부각시키는 데 성공할 만한 충분한 능력이나 행운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p180

이탈리아의 지배자들은 충직한 신민들로 구성된 군대를 필요로 한다.

만약 영광스러운 전하의 가문이 나라를 구출한 위대한 인물들을 본받고자 한다면, 다른 무엇보다도, 모든 군사행동의 건전한 기반으로 전하 자신의 사람들로 구성된 군대를 조직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p180

이탈리아 통일을 위한 마지막 권고

이제 영광스러운 당신의 가문이 모든 정당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따르는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이 사명을 떠맡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전하의 깃발하에서 우리의 조국은 숭고해질 것이며, 전하의 지도하에 페트라르크의 시구가 현실로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p182

용맹은 광포한 공격에 대항하여
무기를 들 것이다.
전쟁은 짧은 것이니.
이탈리아 인의 가슴에 옛날의 용기는
아직 살아 있거늘. p183


[4. 내가 저자라면]

군주론은 “군주의 통치를 논하고 그것에 관한 지침을 제시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지만 이미 낡은 정치이론에 불과하며 인간이전의 인간학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비열하게 느껴지게까지 한다. 통치자의 행태는 권력의 속성상 당연히 우려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되었기에 그의 책에서 비쳐지는 모습은 지극히 인간의 이중성에 다름 아니다.

차라리 이 책의 가치에 대해서 논하라면 그런 인간들도 있구나라고 치부하고 싶을 뿐이다. 내가 저자라면 이런 책은 쓰지도 않을 것이다. 인간의 가장 사악한 측면만을 들추어내어 이를 바로잡는 통치술은 올바른 삶과 바람직한 삶을 창조하고 영위하려는 대다수 국민에게 피폐함과 좌괴감을 주는 것이기에 책을 읽는다는 것보다 덮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굳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내용의 전달을 용이하게 하려면 정리하는 기회가 필요는 하겠다. 이 책은 총25장으로 되어 있으나 크게 세단원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본다. 첫째, 제1장부터 제11장까지는 상이한 모든 종류의 군주국에 대한 논의이다. 나는 이를 제1부 군주국이란 어떤 것인가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였다.

둘째, 제12장부터 제23장까지는 이렇게 생성된 군주국을 공격하거나 방어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들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내용들이다. 참으로 가당치 않는 말의 향연이지만 그들은 좋아하는 비이성적 통치자들에게는 구미가 당기는 단어들이 즐비하다.

마지막으로 마키아벨리가 그토록 바라던 이탈리아의 통일과 메디치가에 대한 충성의 편지는 독자로 하여금 비열하게까지 비쳐진다. 내가 저자라면 그런 류의 문장들은 별도의 장을 마련하여 썼을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15세기부터 20세기까지 한나라의 통치자나 기업의 소유자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군림하려는 모든 인간들에게 가장 영향력을 끼친 저서의 하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실천하려는 인간들은 대부분 짧은 생으로 마감했다. 인간의 본성은 본디 악하거나 선한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자신을 어떻게 가꾸냐에 달려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인간을 악하게 자라게 하는 불씨이기에 제거되어야 하며, 이것이 가치 있다고 말한다면 인간의 비이성적 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알려주는 데 만족해야겠다. 참으로 내가 보기에 가치 없는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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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이드잭
2006.06.29 01:48:19 *.108.160.177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요약하신 글들을 중반 정도 읽으니 환멸이
느껴지네요.. 어떤 대목에서는 이게 도대체 군주론인지 조폭론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애써 의미를 찾자면 이런 관점의
해악을 강력하게 각성하게 만드는 역설적인 교훈 정도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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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수
2006.06.29 09:16:50 *.57.36.34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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