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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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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24일 20시 28분 등록
1.
오늘 오후, 교보문고로 서점탐방을 나섰다.
사실 썩 읽고 싶은 책은 없었다. 예전만큼 책에 갈증이 나지 않았다. 내가 넣고 싶은 곳은 내 머리가 아니라 몸이었기 때문에.
그냥 목적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서점의 책 트렌드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것 같다. 자기경영에 관한 책과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주는 책, 여행, 유머 등의 종류가 늘어났을 뿐. 아, 중요한건 이게 아니지. 그렇게 30여분을 돌아다니다, 그러다 발견했다. "너의 꿈 끝까지 가라." 이 '끝까지'가 나의 마음을 잡아당긴다. 조금만 어설프면 바로 놓아둘 량으로 조심스레 책을 펼쳤다. 이것봐라...기대 했던 것보다 세다! 다른 책과 느낌이 다르다. 살짝 모리와 함께한 마지막 수업의 삘이 난다. 나는 즉시 미리 골라놓은 5권의 책들은 옆에 팽개쳐 둔 채 그 책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2.
"사실 우리는 타인으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다. 오직자기 자신으로부터 배움을 얻는다. 사람들은 변화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변화한다. "

주인공인 앙뜨완 필리시아니는 자기개발 전문강사다. (주인공과 저자가 동일하다.) 그는 언어에 재능이 있어 그의 말은 사람들의 가슴에 가닿을 줄 안다. 그는 사람들로 하여금 열정을 일깨우고, 잊고 있던 꿈을 꺼내 표현하게 한다. 많은 이들이 그의 세미나에 참여하고, 울기도 하며, 감동받고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 그러던 어느 날, 청중석에 앉아 있던 한 노인이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 그것을 이루지 못하고 늙어간다면 후회하고 말 그런 소망이 있는가?”
앙뜨완은 뜻밖의 상황에 당황하고 만다. 그리고 그의 입은 오래전에 실현될 수 없다고 포기해버린 꿈을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하고 말았다.

“내 꿈은 책을 한 권 쓰는 것입니다!”
그가 40년 동안 키워왔던 꿈, 그가 세운 목표들 중 실현시키지 못한 유일한 꿈이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의 꿈을 되살려낸 사람은 롤란도 레무토라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전직 무용 강사였다. 앙뜨완의 삶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그의 삶에 마술을 건 그 노인은 행동하기보다는 논리를 만드는 데 익숙한 앙뜨완에게 몸으로 사는 법, 행동하는 법을 알려준다.


3.
롤란도와 보내는 1년동안 앙뜨완은 내면으로부터 서서히 변화한다. 자신의 장례식을 치루고, 모든 이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유서를 쓰고, 그 꿈 끝까지 갔을 때, 그는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그 모든 과정은 '춤'을 통해 이루어진다. 자신에게 걸린 마술을 깨고, 새로운 마술을 건다. 춤은 그에게 머리에서 가슴으로 바로 건너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자신에게 삶을 가르쳐준 '롤란도'의 존재를 알게된다.

"어떻게 죽을 지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안다."
누구도 죽을 때 "내가 좀 더 심각하게 살았어야 했는데, 돈을 좀더 모았어야 했는데, 사람들에게 보다 인정받는 사람이었어야 했는데" 라고 후회하지는 않는다. 아직도 연주되지 못한 내면의 음악이 있었음을, 조금 덜 생각하고, 더 많이 행동할 것을. 좀 더 즐겁게 살 것을......후회한다.

그랬다. 이지적이고, 열정적이고 타인의 꿈을 돕고자 했던 앙뜨완 자신 조차 머리속에서만 살고 있었음을 알게된다. 죽는 연습을 통해, 사소한 것의 의미를 발견하고, 여전히 연주되지 못한 내면의 음악이 있었음을 알게된다. 자신을 죽이고, 자신의 과거를 죽이고, 그 모든 것을 죽이고 난 후, 그는 책을 쓰겠다는 자신의 욕망 끝까지 가고서야 그 욕망을 버렸다. 그것은 세상이 만들어준 욕망이었다. 그가 수많은 이야기를 가지고서도 책을 쓰지 못한 이유, 그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인정받기 위해서 책을 쓰려했지, 정작 스스로는 즐기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롤란도가 말한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그것을 할 때 우리는 잘 하지 못한다. 단지 그것을 위해 그것을 하라. 춤추기 위해 춤추고, 글쓰기 위해 글을 쓴다. 그것 자체가 기쁨이 될 때, 생각하지 않고도 매일같이 할 수 있는 일, 그렇게 그것을 하여라.

나는 생각한다. 살을빼기위해 아침 조깅을 하고, 나의지식을 나타내고 인정받기 위해 글을 쓰는 대신, 내 마음가는 대로 움직이고 나의 꿈에 끝까지 가보기 위해 글을 써보자. 아침에 일어나 힘겨운 운동대신 내마음대로 춤추자. 나의 몸을 경배하고, 오늘하루가 주어졌음을 기뻐하자. 그리고 잠자리에 누울 땐 오늘이 마지막임을 슬퍼하자. 매일 밤 나는 죽고, 매일 아침 나는 다시 태어난다.
1년에 한번씩 자신의 모든 것을 벗고 죽는 연습을 하는 식물처럼, 우리도 그런 것이 필요하다.
"무엇인가를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은 두려워하는 바로 그것을 잃게 만든다."
사는 동안, 사는게 실패할까봐 두려워하느라 제대로 살아보지 못하고 우리는 삶을 마감한다. 롤란도로 분했던 '죽음'이 다시 한번 롤란도를 통해 말해준다. 우리가 지구에 온 단 한가지 이유는 바로 원없이 놀다가는 것.


"내면에 아직 울리지 않고 남아 있는 음악과 함께 생을 마감하지 말라"


" 우리는 모두 특별한 존재들이며, 단 한번의 짧고 특별한 삶을 위해 이곳에 왔다. 어떻게 살아갈지는 각자에 달렸으며, 오직 하나의 과제만이 남았다. '무엇으로 삶의 무늬들을 채울 것인가.'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기념비를 선택하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걷는다. 그리고 처음 걸음을 배우는 아기처럼 끊임없이 넘어질 것이다."




<참고; 앙뜨완~필리시아디>
이름이 하도 독특해 어느 나라인가 했더니 그리스다.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전역에서 뛰어난 세미나 강사와 저술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는데, ‘옥시젠(산소)’이라고 이름 붙인 독특한 자기 개발 워크숍을 25년째 이끌어 오고 있다 한다.
이 책은 그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과 세미나 경험들을 바탕으로 씌어진 것으로,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영적 자극을 주는 이야기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또 다른 저서 <그곳에 절대 가지 마세요> <삶을 바꾸고 싶어 한 남자> 등이 읽고 싶어진다. 그는 현재 그리스 키프로스 섬에서 살고 있다는데, 그 섬으로 한번 가보고 싶다.

“나는 사람들이 내 책들을 읽기를 원하지 않는다. 운 좋게도 사람들은 내 책들을 읽지 않는다. 사람들은 내 책들을 도로교통 지도처럼 판독한다.
갈 수 없는 일방통행 길은 피하고, 사고를 피하고, 당신의 길을 막는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고, 교통체증에서 벗어나면서 자신의 길을 찾는다. 가야 할 길을 찾으면 기쁨의 비명을 지르면서, 내 책들을 창문으로 흔들면서, 가방을 싸서 뒤돌아보지 않고 인생의 길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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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탄
2006.08.24 20:17:54 *.81.94.50

김 경의 '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를 읽으며 저절로 든 생각, '세상에 참 꼴통 많구나'

자유롭게 내 몸과 마음과 시간의 주인이 되어 유유자적 놀다 가기 - 그밖에는 아무 생각도 없지요. 이 어려운 이름의 저자 역시 또 한 명의 자유인으로 보이네요.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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