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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27일 14시 28분 등록

서평 - 아름다운 혁명 공익 비즈니스

1. 예스24에 리뷰를 올리다

이 책에 자주 나타나는 '지속가능한..'이라는 개념을 볼 수 있다. 일상적인 범인들에게 지속가능한 삶이란 어떤 것일까? 하는 의문도 있지만 책에서 주장하는 여러가지 케이스들속에서 나는 어떤 지속가능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 점이 가장 큰 수확으로 볼 수 있다.


자본주의적이고 소비지향적인 사회에 걸맞게 경제적 빈곤을 거부하려고만 노력(?)했던 나에게 흥미로운 일과 적정한 시간의 유희, 당장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내일의 창조를 저해하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유기농적 행복을 꿈꾸게 하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늘은 언제나 과거와 미래의 분기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늘 변화와 혁명의 현장이며 기로다. ...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역사의 마지막 승리자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는 깨닫게 되었다. 그것이 우리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최선이 아니며 다른 종류의 문제와 해악을 가진 또 하나의 도구상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것은 수단에 불과했고 결코 목적이 될 수 없었다."

오늘과 새로운 승리자와의 사이에서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와 내일의 꿈을 나눠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공공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자발적 노력에 대한 근거들을 찾아 나선다. 싱가폴의 알렉산드라병원, 클레어몬트 칼리지스, 아일랜드 기업투자청,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 폴 뉴먼의 뉴먼스오운, 이외에도 수많은 사례들을 끌여들여 어제보다 나아지는 삶에 대한 주장을 가감없이 풀어놓는다.
책을 공들여 읽는 이라면 이미 상당수 아는 케이스들이 꽤나 보일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이 여느 경영학 서적에서 가르치고 있는 경영의 문구들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난다면 다시 한 번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읽어보자. 공익경영이라는 주제와 무관하게 개인의 삶에 적용할 수도 있는 덧붙여 조그마한 식당이나 옷가게에서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많다. 하물며 기업에서야 더 말해 무엇하랴. 우리가 '수익'과 '공익'을 별도의 노력을 들여 따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말이다.

다양한 마케팅의 교훈들과 사회친화적인 기업(뉴먼스 오운과 같은)이 가져다 주는 삶에 대한 아름다운 혁명을 내 일속에서 이뤄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다.

2. 저자 연구

먼저 세나부터 말해보자. 그녀는 같이 공부했던 1년의 기간 동안 범상치 않은 웃음소리와 날카로운 안목을 보여 주었다. 엘리트적인 외모에도 불구하고 밤세워 소탈한 친근감을 가진 장래가 촉망되는 재원이다. 책에서도 말하고 있는 것처럼 그녀는 ‘기업에서 일하면서 현장이 주는 가치에 매료’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경계를 넘나드는 훌륭한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공익 비즈니스와 사회적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은 Social Consultant이다. 어떤 주제가 과제가 주어졌을 때 누구보다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과 풀어내는 과정에 대한 순발력과 통찰력이 뛰어나 미래가 기대되는 인재다.

다음 승완, 그는 박병완이란 이니셜의 일부로 대변될 정도로 제1기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원의 핵심이었다. 엄청난 독서량, 뛰어난 글 솜씨, 사람을 꿰뚫는 관찰력 등은 아직 세상에 자기의 존재를 알리기에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인재임이 틀림없다. 언제나 한 발 뒤로 물러나 있는 듯이 보이는 적극성의 부족이 스스로의 능력을 한 단계 밀어 올리지 못하는 원인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는 ‘창조적 부적응자’의 전형일지도 모른다. 몇 년 후 우리는 새로운 경영학의 스타저술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구본형 선생님에 대해서는 생략한다.

3. 기다렸던 책,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책

리뷰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지속가능한’의 개념이 이 책의 핵심내용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너무나도 자주 들었다.
이런 개념이 일상적으로 들리는 현실이라는 점에서 이미 우리는 꽤나 진보하는 편으로 세상을 만들어 오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진보진영의 주된 의제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하는데 대중 경영서에서 언급되는 것은 곧 모두에게 일반어로 적용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므로 며칠 전 이번 대선에 출사표를 던지 유한킴벌리 전 사장 문국현의 ‘기업인은 본질적으로 진보적’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작은 사업(?)을 하는 나로서는 당연히 책의 마지막 장에서 다룬 사회적 벤처기업의 혁명-비영리단체를 위해 존재하는 기업편에서 다룬 ‘뉴먼스 오운’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재미’라는 관점을 한번 언급할 필요가 있다.
소위 글쟁이라고 말하는 독서광들 축에는 끼지 못하지만 꽤나 읽는다는 면에서 요즘 책들이 주는 무미건조함과 내용적 저급함에 적잖이 식상해 있던 나로서는 일단 ‘재미’라는 요소가 들어가 있지 못하는 글은 관심사에서 벗어나 있음에 ‘나만의 재미요소’를 갖춘 책이 우선 읽힐 거리에 포함됨을 밝히고자 한다.
어쨌던 뉴먼스 오운은 내 비즈니스가 지향하고자 하는 바와 지극히 일치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단숨에 읽어버렸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 나갔다.

매 해 1월에 사업자금을 대출받아 연말 결산을 하고 이익금 전액을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고 다시 사업자금을 대출받는 기업, 1981년 이래 누적 기부액이 1억 3,700만 달러(2002년 말 기준)를 넘어선 기업, 수익성과 공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 타협하지 않는 단 한가지의 원칙인 ‘제품의 품질’로 유명한 100% 천연재료 무방부제 제품, 기부를 마케팅하지 않고 차별화된 맛과 품질에 승부를 건 특별한 샐러드 소스, 열정과 확신 그리고 사랑이 만들어 낸 혁명

뉴먼스 오운만이 전부는 아니다. 그라민 은행도 있고 알렉산드라 병원의 사례도 교훈적이다. 먼포트 경영대학의 이야기는 선택과 집중의 결과다. 아일랜드 투자청의 사례는 주식회사 한국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신화와 나무의 도시 이즈모의 사례는 나비의 고장 함평, 장성아카데미로 유명한 장성군의 앞선 모범이다. 내용 하나 하나가 발로 찾고 손을 뒤져 정성들여 고른 옥석들이다. 그들이 우리의 미래다.

4. 마음과 눈을 빨아들이는 작은 제목들

책을 읽으면서 내용도 내용이지만 각각의 장에 있는 작은 제목들이 너무 좋았다. 책이 주는 내용만큼이나 제목들을 보고 책을 구입하는 이들도 있을 만큼 작은 제목들이 주는 매력과 재미도 만만찮았다. 책의 내용들은 독자들에게 맡기고 책 곳곳에 흐트러져 있는 포인트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부, 공공병원의 혁명
-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다
- 혁신의 시작, 사람
- 환자의 눈을 가진 병원
- 만족한 직원만이 만족한 고객을 만든다
- 도요타 방식으로 운영되는 응급실

2부, 대학의 혁명
- 모여서 더 큰 하나를 이루다, 컨소시엄
- 현장은 가장 좋은 강의실
- 인문학, 사회의 숨은 블루오션
- 군살을 들어내면 해법이 보인다
- 입학할 땐 범재, 졸업할 땐 인재

3부, 정부의 혁명
- 기업처럼 경영하는 국가
- 시장을 움직이는 소프트 파워, 사람
- 최고를 잡으면 나머지는 따라 온다
- 천 번을 전화하고 백 번을 만나다
- 관계를 이루면 거래는 따라온다
- 두바이의 기업가 정신

4부, 지자체의 혁명
- 슬럼에서 예술로 변한 도시, 빌바오
- 빌바오는 왜 구겐하임 미술관을 선택했을까
- 나무에게도 의사가 필요하다, 나무의 도시 이즈모
- 날아라 나비, 함평군
- 교육은 사람을 바꾸고 사람은 지역을 바꾼다
- 10년간 지속된 교육의 힘, 장성 아카데미

5부, 사회적 비즈니스 기업의 혁명
- 빈곤은 빈민들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다
-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내가 한다
- 이윤만이 기업의 목표는 아니다
- 오직 가난한 사람만을 위해 대출
- 현장을 모르는 사람은 그라민의 직원이 될 수 없다
- 수익이 공익을 돕는다

6부, 사회적 벤처기업의 혁명
- 취미삼아 만든 이 드레싱을 식품점에 내다 팔면 어떨까
- 비즈니스를 모르는 괴짜들, 비즈니스를 시작하다
- 열정이 방법을 만든다
- 유일한 존재가 되어라
- 왜 폴 뉴먼은 성공하고 프랭크 시나트라는 실패했을까
- 품질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품질 최우선주의
- 재정의 투명성과 활동의 투명성

5. 그들의 초대

개인적으로 친분함이 이 서평의 기준이 아니었다.
그들이 변화경영연구소의 한 식구들이어서 이 서평을 쓰게 만들게 하였다.
또한 그들의 고통과 힘들었음을 알기에 더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하려 하였다.
더구나 평생의 스승께서 같이 하셨던 작업이라 좀 공경스럽게 해보려고도 하였다.
그러나,
한 식구라는 것이 어찌 엄격함을 무디게 하고, 재미라는 잣대로 내용을 폄하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다만 적어도 내게는 익숙한 그들의 필체가 눈에 거슬리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
적지 않은 분량에 주장하려는 바가 중복되어 있어 보이는 것도 옥의 티 같다.

이제 그들이 남겨 준 이 책은 공공분야와 공익을 지향하는 수익비즈니스업계에 대한 조그마한 나비의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오늘 그들이 초대한 공간으로 찾아가 보자.
IP *.145.231.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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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8.28 20:24:45 *.70.72.121
멀리서 일부러 애써 다녀가신 선배에게 감사드립니다. 매사 튼실하게 계획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떠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실천하는 삶을 몸소 보여주는 경영철학도 모범이 됩니다.

그래도 서울과는 다소 먼 거리이기에 보고파도 쉬이 볼 수 없습니다. 그 거리가 마음의 거리가 되지 않도록 더 한층 애써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뭐야, 뒷풀이에 슬쩍 꽁지를 빼다니... ㅠㅠ 아쉬움 책임져~ 샐쭉)

성공할 수록 더 가까워지자. 대박날 수록 더 친밀해 지자. 날이 더울 수록 더 뜨겁게 껴안자. 멀어서 더 붙잡아 두고 할 일이 많은 줄 알기에 더 보내기 싫고 그래서 더욱 끈끈한 변.경.연이 되자. 사랑해 자로선배~

가을에 자기 책 나오면 관광봉고 대절할 껴. 밥쟁이가 쓰는 글맛 보러 갈껴. 츄 츄 호이땅 호이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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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8.29 17:59:36 *.72.153.12
기념 출판회에서 질문하던 모습 생각나네요.
애정이 묻어있는 날카로운 질문.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책 꼼꼼히 읽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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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8.30 02:49:21 *.48.32.74
잘 읽었습니다. 오랫만에 글을 올려주셨네요. 책 주문했으니 조만간 저도 꼼꼼하게 읽어보겠습니다.거침없는 필체, 따뜻한 저자리뷰, 자로님의 성품이 돋보입니다. 어제는 모처럼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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