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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1일 02시 53분 등록

국화와 칼 : 일본문화의 틀
(원제 : The Chrysanthemum and the Sword)

루스 베네딕트 지음 / 김윤식 오윤석 옮김 / 을유문화사


1. 저자 소개


루스 베네딕트 (Ruth Benedict)

미국 출신 문화인류학자 (1887 ~ 1948)

미국 뉴욕 출생. 바사 칼리지 영문과를 1909년에 졸업하고, 1919년 콜롬비아 대학에서 프란츠 보아스(Franz Boas) 에게 민화와 종교를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문화인류학자인 마거릿 미드(Margaret Mead)와 마빈 오플러(Marvin Opler)도 베네딕트와 함께 수학하였다. 1930년부터는 모교에서 인류학 교수로 재직하였다.

베네딕트의 스승이자 멘토인 프란츠 보아스는 미국 인류학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며, 그의 가르침과 관점은 베네딕트의 연구에 분명한 자욱을 남겼다. 보아스는 인류, 언어, 문화의 영역에서 아마도 가장 반인종차별적인 텍스트를 학문의 세계로 끌어올린 수많은 고전의 저자이다. 그 안에서 보아스는 인류, 언어, 문화가 독립적이라는 것을 증명하기를 시도하였다. 보아스 이후에는 어떤 민족도 태생적으로 열등하다고 더 이상 치부될 수 없었다. 베네딕트는 보아스와 그녀의 어머니의 평등주의에 깊은 영향을 받았고 그의 연구와 저작에서도 평등주의는 꾸준히 계속되었다.

저서로 <문화의 유형(Patterns of Culture)>(1934), <종족(Race:Science and Politics)>(1940) 등이 있다. <국화와 칼>은 1944년 미 국무부의 위촉으로 저술하였다.



2. 내가 저자라면


1장 서론

17 일본인은 자신을 고스란히 그대로 기록해 두는 강한 충동을 가지고 있다.

17 그러한 태도의 배후엔 대체 무엇이 숨어 있는가? 이 그림은 어디가 이상한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는 무엇을 알 필요가 있는가?

18 내가 파악한 의미와 일본에서 자란 사람들이 파악하는 의미 사이에는 눈에 띌 정도의 큰 차이가 있었다.

19 많은 특성을 공유하고 있는 여러 민족 간에서 발견되는 차이를 연구하는 것만큼 인류학자에게 유익한 일은 없다. 인류학자들은 또한 그들 자신의 문화와 다른 문화 간의 차이성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여러 차이와 그 조정 및 영향에 관한 이러한 전문적 관심.

20 처음부터 당연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도 없어야 한다. 거기서 그는 소수의 선택된 사실만이 아니라 일체의 모든 것에 대해 관찰해야 한다.

20 인류학자는 평범한 사실을 연구할 수 있도록 특별한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21 고립된 어떠한 행동도 서로 어떤 체계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23 이 책은 생활 경영에 관한 일본인의 가정을 검토하는 책이다. 당면한 활동이 어떻든 간에, 그 속에 이러한 가정이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기술한다. 이 책은 일본으로 하여금 일본인의 나라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다룬 책이다.

23 어떤 국민이 자기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렌즈는 다른 국민이 사용하는 렌즈와는 다르다.

28 타국을 이해하려 할 때는, 그 나라 사람들의 습관이나 가정에 관한 질적 연구를 조직적으로 행한 후에 비로소 여론 조사를 유효하게 이용할 수가 있게 된다. 그들이 국가에 관해 어떠한 관념을 품고 있는가를 알지 못한다면, 그러한 조사로 대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단 말인가?

2장 전쟁중의 일본인

32 ‘저마다의 알맞은 위치’

33 일본에게 불행한 일은 일본 점령하에 있었던 나라들이 이 이상을 일본과 같은 눈으로는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33 일본은 정신력으로써 반드시 물질력을 이긴다고 부르짖었다.

34 군함이나 대포는 바로 불멸의 일본 정신에 대한 외면적 표시에 불과했다.

37 ‘그들은 전적으로 주관적인 태도로 싸워왔다.’

39 기다리고 있던 호기가 왔다. 우리들은 이 좋은 기회가 온 것을 기뻐한다.‘

40 미국인은 생활 전부를 끊임없이 도전해 오는 세계에 맞게 조정한다. 그리고는 그 도전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반면 일본인은 오히려 미리 계획되고 진로가 정해진 생활 양식에서만 안심을 얻을 수 있으며, 예견하지 못한 일에는 심각한 위협을 느낀다.

43 천황은 초종교적인 대상이다.

45 천황의 뜻에 순종하라는 가르침은 어느 쪽으로도 쓸 수 있는 양날의 칼이었다.

48 일본군들은 죽음 그 자체가 정신적 승리

52 그들은 미군 포로가 자기 이름을 본국 정부에 보고하여 자기들의 생존을 가족에게 알려 달라고 의뢰한 일을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 경멸할 짓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3장 각자 알맞은 위치 갖기

64 가정, 이렇게 좁고 직접 얼굴을 대하는 집단 내부에 있어서, ‘알맞은 위치’를 규정하는 규칙은 참으로 엄밀하다.

68 일본의 가장은 오히려 물질적 및 정신적 재산의 관리자에 가깝다. 완력에 의한 강제 명령이 아니라.

70 중국에서는 빈번히 왕조가 교체되었지만 일본에서는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 천황은 불가침이며 천황의 몸은 신성한 것이었다.

82 각각의 계급에 어떤 종류의 보증이 주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84 귀족과 시민 계급 사이에 계급 투쟁이 행해진 흔적은 전혀 없었다.

4장 메이지 유신

90 문제의 중요성은 이 정치가들이 어느 계급 출신인가에 있지 않고, 어떻게 그들이 그토록 유능하면서도 현실주의적일 수가 있었는가에 있다.

90 그들은 그들의 임무를 결코 이데올로기적인 혁명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것을 하나의 사업으로 취급했다.

97 일본에서는 특권의 경계선을 넘는다는 것 자체가 괘씸한 일로 간주된다. 국정의 최상층에서는 ‘국민의 여론’에 대한 것은 고려되지 않는다. 정부는 단지 ‘국민의 지지’만을 요구할 따름이다.

97 일본인의 안목에서 국가는 지고지선이다.

98 모든 것을 그 알맞은 장소에 둔다. 이것이 일본의 좌우명이다.

101 정체에 있어서는 국가의 기능이 미치는 영역을, 종교에 있어서는 국가 신토의 영역을 신중히 구획했다. 그들은 다른 영역을 국민의 자유에 맡겼다.

105 일본 산업의 이원성은 일본인의 생활 양식에 있어서, 정치나 종교 분야에 있어서의 이원성과 똑같이 중요하다.

106 그것은 그렇게 날뛸 수 있는 어떠한 계층적 권리도 갖지 않는다. 나리킨은 사람을 속이고 이기적으로 이용하여 돈을 모은 것이라고 일본인은 믿고 있다.

108 일본의 저술가들은 이 윤리 체계를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기술하지 않는다. 따라서 일본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에 앞서 먼저 그 도덕 체계를 이해해야 한다.

5장 과거와 세상에 빚을 진 사람

111 ‘나는 누구에게서 온을 입었다’라고 말하는 것은 ‘나는 누구에 대하여 의무의 부담을 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115 감정을 상하지 않고 온을 입는 것은 행복한 경우이다. 일본인은 우연히 다른 사람으로부터 온을 받음으로써 보답의 빚을 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항상 사람에게 온을 베푼다.라는 말을 한다. 그것은 타인에게 무엇을 강제한다는 것이 가까운 역어가 된다.

124 온을 현재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용하는 것은 잘못이다.

125 온을 받는 데에는 더할 수 없을 만큼의 타고난 너그러운 마음이 필요하다.

6장 만분의 일의 은혜갚음

128 사람의 채무는 덕행이 아니다. 변제가 덕행이다.

130 기무는 자동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짊어지워진 것이며, 또 일체의 우발적 사정을 초월하는 것이다.

134 효는 모든 일들이 자식이 당연히 지불해야 되는, 부모로부터 받은 채무에 대한 갚음이다.

135 효의 의무를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에 한정한다.

142 교사들이 만일 인간 최고의 의모가 조국애라고 말했다면 그들은 낙제였따. 그것은 천황 그분에 대한 보은이다라고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143 일본인의 입장에는 법률에 복종하는 것은 그들의 최고 의무, 즉 고온(皇恩)을 갚는 일이다.

144 천황이 입을 열자 전쟁은 끝났다.... 일본인은 비록 그것이 항복의 명령이긴 했지만, 그 명령을 내린 것은 천황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한 것이다. 패전에 있어서도 최고의 법은 여전히 주(忠)이었다.

7장 기리처럼 쓰라린 것은 없다.

148 기리(義理)는 올바른 도리, 사람이 좇아야만 될 길, 세상에 대한 변명 때문에 본의 아니게 하는 일로 되어 있다.

148 세상에 대한 기리. 계약 관계의 이행

149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기리를 모르는 인간이라는 무서운 비난을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151 나는 기리에 걸려들었다.

156 기리의 갚음은 정확히 같은 양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8장 오명을 씻다.

160 이름에 대한 기리, 온의 밖에 있는 기리.

160 훌륭한 사람은 세상을 다시 균형 상태로 되돌려 놓으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보복은 인간의 덕행이지, 인간의 본질적인 약점에 기초한 피할 수 없는 악덕이 아니다.

162 자제는 이름에 대한 기리의 일부분

163 이름에 대한 기리는 또한 신분에 맞는 생활을 할 것을 요구한다.

165 직업상 채무에도 이름에 대한 기리가 수반된다.

166 전문가로서의 이름에 대한 기리는 일본에선 대단히 엄격하나, 고도의 전문적 능력으로서 이해하고 있는 것에 의해 유지될 필요는 없다.

170 이름에 대한 기리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수치를 발생시키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온갖 종류의 예의가 짜여져 있다.

175 복수는 누구에게서 모욕이나 패배를 당했을 경우에는 ‘좋은 일’로서, 일본의 전통 속에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177 기리가 단순히 충성뿐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배반을 명령하는 덕.

178 일본인은 실패나 비방, 배척 때문에 상처받기 쉽다. 따라서 너무도 쉽게, 타인을 괴롭히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일이 많다.

180 어떤 경우에는 자살은 이름에 대한 기리에서 당연히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훌륭한 행동 방식이 된다.

185 일본인의 영원 불변의 목표는 명예이다.

9장 인정의 세계

192 그들은 쾌락을 좋은 것, 함양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쾌락은 인생의 중대한 사항의 영역을 침입해서는 안 된다.

199 그들은 아내에게 속하는 영역과, 성적 향락에 속하는 영역 사이에 울타리를 쳐서 그 둘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199 일본인은 가족적 의무와 ‘인정’을 공간적으로도 구별한다.

201 일본인은 일본인 나름대로 해도 좋은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 사이에 경계선을 긋고 자중하는데, 그 경계선은 우리들의 경계선과는 다르다.

203 일본인의 철학에서 肉은 악이 아니다.

203 인간에게 두 가지 영혼. 온화한 영혼과 거칠은 영혼으로, 그들은 모든 인간의 생애에는 온화해야 할 경우와 거칠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10장 덕의 딜레마

209 그들은 ‘인간의 의무 전체’가 마치 지도 위의 여러 지역처럼 명확하게 구별된 몇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209 사람은 다른 인간을 완전한 인격의 소유자로서 판단하지 않고, 고를 모른다든지 기리를 모른다든지 하는 말로 판단한다.

209 지상의 명령으로 황금률에 호소하지 않는다.

212 인생을 선의 힘과 악의 힘이 싸우는 무대로는 보지 않는다. 그들은 생활을 어느 한 체계와 다른 세계 어느 하나의 행동 방침과 다른 행동 방침, 이 양자의 요구를 주의 깊게 비교 고찰하는 것을 필요로 하는 한 편의 연극으로 보고 있다.

213 주인공은 그들의 어깨에 걸려 있는 어떤 하나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한다. 그리고 이때, 다른 의무를 경시한다. 그렇지만 그들은 마지막에 가서는 전에 경시한 세계와 결산을 한다.

222 강자란 개인적 행복을 도외시하고 의무를 완수하는 인간이다. 성격의 강함은 반항함으로써가 아니라 복종함으로써 증명된다.

223 일본인의 가르침의 큰 부분은 주를 최고 시장의 덕으로 삼는 데 두어졌다. 메이지 천황의 칙유와 칙어만이 참다운 성전이다.

227 ‘저 남자는 기리를 알지 못 한다’는 말은 일본에서 가장 심한 비난 중 하나이다.

232 일본인이 ‘성실’이란 말을 쓸 때의 근본적인 의미는, 일본의 도덕률 및 ‘일본 정신’에 의하여 지도상에 그려진 길을 따르려는 열의라는 뜻이다.

234 잘하는 경기자란, 규칙에 따라 그 규칙의 범위 내에서 경기하는 사람이다.

236 자중에 자중을 거듭한다. 무한히 조심한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노력도 이하의 노력도 소비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방법과 수단을 강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237 자중은 외면적 강제력에 의거한다.

237 일본인은 죄의 중대성보다도 수치의 중대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38 참다운 죄의 문화가 내면적인 죄의 자각에 의거하여 선행을 행하는데 비하여, 참다운 수치의 문화는 외면적 강제력에 의거하여 선행을 한다.

11장 자기 수양

249 수양은 ‘자기 몸에서 나온 녹’을 갈아 떨구어 내는 것.

252 ‘침착하고,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당황하지 않는 마음’을 기르는 훈련. 일점집중의 태도를 기르는 훈련

264 무가(無我)의 땀을 흘린다. ‘보는 나’를 잃었다. 이런 상태에 놓여 있는 사람은 이상의 어느 경우에 있어서도 최상의 컨디션에 있다고 생각되고 있다.

265 죽은 셈치고 산다. 숙달의 평면에서 산다. 모순 상극으로부터 궁극적 해방.

12장 어린아이는 배운다.

270 그들은 속박이 가장 좋은 정신적 훈련이요, 자유에 의해서는 달성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굳게 믿는다.

271 여자도 아이를 원하지만, 그것은 정서적 만족을 얻기 위해서 뿐 아니라, 여자는 어머니가 됨으로써 비로소 지위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8 이러한 경험은, 성인이 된 일본인에게 현저하게 나타나는, 조소와 배척에 대한 공포심을 기르는 비옥한 토양이 된다.

286 아이들은 부끄러움을 모르기 때문이죠

289 이 시기에 있어서 어른들이 하는 일은 아이들이 한느 일은 아니들에 대해 조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당한다는 사실과 세상에 대한 기리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도덕적 교훈을 서서히 연결시켜 나가는 것이다.

290 자기 집단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확신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다른 집단으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동안에 한정됨으로, 만일 외부 사람이 찬성하지 않거나 비난하였다면, 당사자가 다른 집단에게 그 비난을 철회시킬 수 있을 때까지, 그가 속한 집단은 그에게 등을 돌려 징벌을 가한다. 이러한 사정으로 해서 ‘외부 세계’의 인정은 다른 어떤 사회에서도 그 예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297 어른들은 때가 되면 아이는 올바른 습관으로 ‘스스로 익힐 것이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302 여러 가지 훈련을 받은 뒤에도 다시금 ‘부끄러움을 몰랐던’ 때의 편한 생활이 기억에 남는다. 그들은 미래에 천국을 그릴 필요가 없다.

303 하나의 현저한 연속성이 유년 시절의 전반기와 후반기를 연결한다. 그것은 친구에게 승인된다는 점을 대단히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309 스스로를 존중하는 인간은 선이냐 악이냐가 아니라, 기대에 부응하는 인간이 되느냐, 기대에 어긋나는 인간이 되느냐는 것을 목표 삼아 그 진로를 정하며, 세상 사람 일반의 기대에 부응하기위해 자신의 개인적 요구를 버린다.

313 일본인은 마음 속의 칼을 녹슬지 않게 하는 일에 마음을 쓰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칼은 보다 자유롭고 보다 평화로운 세계에 있어서도 그들이 보존할 수 있는 상징인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이 내용 다 안 맞아...’
‘아휴, 그게 언제 때 책인데, 그런 걸 지금 읽어요...’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본 지인 몇의 반응이다. 그들도 이 책을 전부 숙독하지는 않았어도 어느 정도 내용을 알고 있다.

그렇다. 타국의 나라의 문화를 기술한 무수한 책이 그렇듯, 이 책의 내용도 ‘타 문화의 눈’으로 저술한 내용이고 이 렌즈가 투명하리라는 법은 없다. 아니 투명함은 애초에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저술하는 자의 체계는 그것이 무엇이던, 크던 작던 반영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의 내용이 정말 일본의 문화와 정신과 부합하는지 아닌지는 크게 문제 삼고 싶지 않다. 눈 여겨 보고 싶었던 것은 어떻게 접근하는지,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시점과 방법론이었다.

저자는 문화인류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학자였다. 저자의 역작인 <국화의 칼>이전에도 여러 편의 저서를 남겼다. 이 전 저서에서는 어떤 태도와 접근 방식을 보여주었는지 모르겠지만 저자는 일본이라는 과제를 앞에 두고 꽤 골몰한 흔적이 보인다.

저자는 전시상황이라는 시대적 특수성을 말미암아 일본을 직접 방문 관찰할 수 없었다. 그는 이차적이 데이터 즉 각종 데이터, 저술, 기록, 일본을 경험한 서구인의 경험담, 서구에 살고 있는 일본인의 진술 등을 토대로 연구 작업을 펼쳤다. 그러나 그는 또한 주의해야 했다. 그에게 정보를 주는 매개체 역시 특정 렌즈를 끼고 보기 때문에, 그는 그것을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오히려 이렇게 함으로써 좀 더 객관적인 조망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는 같은 사실을 두고도 자신이 파악한 의미와 일본에서 자란 사람들이 파악하는 의미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자신의 문화와 다른 문화 간의 차이성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됨을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당연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가정하였다. (이는 자문화의 그것도 포함되리라) 평범해 보이는 사실을 연구할 수 있는 특별한 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고립되어 보이는 어떤 행동도 서로 어떤 체계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가정을 세웠다. 당면한 활동이 어떻든 간에 그 속에 이러한 가정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기술하려 하였다. 그리고 항상 다음과 같은 의문을 품었다. ‘배후엔 대체 무엇이 숨어 있는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는 무엇을 알 필요가 있는가?’

그리하여 그는 신중한 입장으로 상당히 멀고 넓은 시야에서 일본을 바라본다. 이는 일본에서 생활하다 온 범인들이 ‘나는 이러한 것을 경험하였노라. 그러니 일본은 이러이러 하노라’ 식의 일회성 경험의 나열과 얇은 경험을 근거로 하여 일반화의 오류를 쉽게 범하는 편협함을 경계하였다. 단, 연구자는 수집하는 데이터가 다양하고 또한 충분하며 최대한 치우침 없이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할 것이 요구된다. 이것이 쉽지 않을 테지만 말이다. 저자는 이런 점은 충실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책이 쓰여진 1944년은 이데올로기 대립이 첨예했던 시기이며 전시 중이었던 때이라 연구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저자의 노고가 그만큼 더 느껴진다.



구획을 정하고 각자 알맞은 위치를 갖고, 그래서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천황의 위치는 초월적 신성 불가침이며, 가정 내에서도 엄밀한 지위와 역할이 구분되어 있다. 인정(人情)은 의무의 영역에서 떼어 놓았다. 이런 논지는 일본이 왜 대동아공영을 운운하며 외세 침략을 일삼으려 했는지, 패전 직후 어떻게 바로 순응적 태도로 돌변할 수 있는지, 왜 계급 간 혁명이 없었는지, 아내 외 정부가 어떻게 용인되는지, 잔인하고 용맹하다가도 어떻게 한편 고답적 취미에 심취하는지를 설명한다.

온(恩)을 입는 다는 것은 의무에 대한 부담을 지는 것. 기무(義務)는 한계 없는 당연한 의무, 기리(義理)는 수량 한정적이고 제한적은 부채, 주(忠)은 천황 법률 나라에 대한 의무, 고(孝)는 양친과 조상에 대한 의무. 이 덕(德) 아닌 덕들의 관계. ‘위치’에 어긋나거나 온을 모르고 기무나 기리에 어긋나는 것을 엄청난 수치로 생각하고 죽음도 불사하며 오히려 숭고하게 여기는 것, 명예에 목숨을 거는 것, 등등은 (서구의 관점에서)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을 설명한다.

국화와 그것에 꽂힌 칼처럼 어색하고 이중적이고 모순으로 느껴지지만, 그 이면에는 관계와 이유와 배경이 있다는 것이다.

60년이 훌쩍 넘은 지금 일본의 문화가 어떻게 어느 정도로 바뀌어 있는지는 여기에 쓰기 어렵다. 아마도 모종의 변화가 있을 것이겠지만, 저자가 말한 일본의 문화적 특징은 강약에 변화가 있고 형태가 바뀌었더라도 근저에 흐르고 있지 않을까.

한국을 이런 방식의 서술로 본 저술을 보지 못한 나는, 저자의 눈으로 한국을 본다면 어떤 저술이 나왔을지 몹시도 궁금하다. 그간 일본 문화에 관한 서적이 다수 발간되었는데 어떤 관점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도 알고 싶어지는 때이다.

한국에서는 ‘일본을 바로 알자, 배울 것은 배우자’등의 외침이 등장한지도 꽤 시간이 흘렀으며, 어떤 이들은 일본을 칭찬하고 따르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은 그간 일제강점기의 좋지 않은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랜 시간 감정적으로 대하였던 것도 사실이며 아직도 그런 모습들은 간간히 비춰진다. (그런데 이렇게 글을 쓰는 나도 위안부 문제 같은 민감한 건 앞에서는 머리로 생각하기 앞서 울분이 솟는 것을 어쩔 수 없다.) 한편, 일본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일부 문화 컨텐츠는 한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면을 보이기도 한다. ‘한국이 보는 일본’을 논하기는 여하튼 간단하지가 않다.

같은 동양문화권이지만 한국과 일본은 많은 면이 다르다. 우리가 한국의 잣대로 일본을 바라보면서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동시에 우리 자신도 좀 더 멀리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볼 줄 아는 눈을 키우기도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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