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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31일 09시 55분 등록



  북리뷰 19 <미래의 물결> 자크 아탈리 저. 양영란 역. 위즈덤 하우스. 2007.
                     원제: UNE BREVE HISTOIRE DE L'AVENIR. Jacques ATTALI. 2006.





*** 저자에 대하여

자크 아탈리 Jacques Attali 는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수재'로 불리는 현대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성이다. 프랑스 최고 정책의 입안과 결정에 깊숙이 관여한 고위 경제 관료였으며 동시에 인문학 및 사회과학 분야의 학자 겸 유명한 저술가이기도 하다.

아탈리는 에콜 폴리테크닉에서 공학을, 에콜 드 민에서 토목공학을, 시앙스포에서 정기경제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최고 지도자 양성소인 국립행정학교를 거쳐 1972년 소르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85년까지 에콜 폴리테크닉과 파리 9대학, 소르본 대학 등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며 1974년 미테랑 당시 사회당 당수의 경제 고문으로 현실 정치에 참여했다.

1981년 사회당 정부의 집권 이후 미테랑 전 대통령의 특별 보좌관을 역임했다. 1991년부터 1993년까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초대 총재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컨설팅 회사인 '아탈리&아소시에'(Attali & Associes) 대표 겸 세계 최초의 인터넷 은행으로 창설된 플래닛 뱅크 총재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소리: 음악의 정치경제학 Bruits, conomie politique de la musique)>(1977) 음악의 역사와 음악만이 갖는 미학적 힘을 사회과학적 해석과 정치적 욕망으로 풀어헤친 미학과 음악이론의 걸작,

<지혜에 이르는 길-미로 Chemins de sagesse-Trait du labyrinthe>(1996) 베네치아의 골목길에서 인터넷까지 인류 문명이 남긴 모든 미로를 통해 인간의 지혜를 추적한 경이로운 인문서,

<축약 보고Ⅰ,Ⅱ,Ⅲ Verbatim Ⅰ,II,III>(1993~1996) 미테랑 전 대통령 특별 보좌관으로서 재직하면서 경험한 당시 국제 정치 상황에 대한 비망록이자 회고록,

<영생 La Vie ternelle>(1989) 인간의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의 욕망을 그린 소설,

<카니발의 질서-의학의 정치경제학 La Nouvelle conomie fran aise)>(1978) 등이 있다.

이상이 그의 책 표지에 나오는 저자소개다.

그는 1943년 알제리의 알제에서 태어나 알제리 독립운동이 한창이던 14살 무렵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건너왔다. 미테랑 대통령의 정치 경제부문 특별 보좌관 시절 “ 미테랑의 휴대용 컴퓨터”라고 불리기도 했다.

아탈리는 88년 방글라데시에서 유누스를 처음 만났다. 당시 그라민은행 총재로 일하고 있던 유누스는 허름한 작업복 차림으로 수해복구작업을 하고 있었다. 아탈리는 그의 카리스마가 깃든 연설을 듣고 나면 누구든지 빈민운동가가 되어버린다고 말했다.

유누스를 만나고 마이크로 크레디트(무담보 소액대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아탈리는 그 후 가난을 퇴치하는 운동에 몰두하게 된다. 89년 방글라데시 구호기구를 설립한 그는 동유럽 경제를 살리고 동서 유럽간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91년 유럽개발은행(EBRD)을 설립하기도 했다.

아탈리가 유누스의 그라민 은행을 본뜬 '플래닛 뱅크(PlaNet Bank)'를 세운 것은 97년으로, 플래닛 뱅크는 유럽지역에서 마이크로 크레디트 운동을 하는 비정부기구(NGO)였다. 1년 후 은행 이름을 '플래닛 파이낸스(PlaNet Finance)'로 바꾸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한 아탈리는 오랜 친구인 유누스를 이 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영입했다. 은행은 점점 커져 현재 전 세계 60여 개국에 지점을 두고 무담보 대출을 하고 있다.

프랑스의 문명비평가 자크 아탈리, 미래학자라고 불리지만 그 자신은 저술가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린다고 말하고 있는 그는 한 언론지의 인터뷰에서 “나는 저널리스트일 뿐이지 결코 석학이 아니다. 석학은 클로드 레비 스토로스 같은 대가에게나 붙이는 존칭”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의 여러 저서들은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현지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 고급 정보를 취재하고 쓴 것으로써, 지구촌 곳곳의 사정에 대해 해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한국에 오면 사공일 박사등과 같은 경제 전문가와 만나 현안을 논의한다. 그가 한국 사정에 밝게 현실 문제의 핵심을 꿰뚫어보며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는 전문가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이유이다. 발로 뛰는 취재로 정보력과 예견력을 갖추는 사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저서가 전 세계에서 호응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다.

그의 다양한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장르의 40여 권의 저서를 냈고,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그의 책은 세계적으로 600만 부 이상 팔렸다.

자크 아탈리의 작품들은 장르상, 내용상 두가지로 분류된다. 그 하나는 다소 전문성을 띈 정치 경제학서들과 그런 주제로 이어간 분석적 에세이들이다.

또 하나는 소설 작업이다. 그는 1989년 <영생>이라는 소설로 프랑스 문학가협회 소설상을 받았고 계속하여 유태인인 자신의 뿌리를 천착해 나가면서 종교와 언어와 죽음의 문제를 환기하는 일관된 문제의식으로 소설을 써 나가고 있다.

해박한 정치 경제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인류의 정신성을 강조하는 그의 작품들은 신성과 구원의 문제를 접맥시키는 독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통독한 번역서 몇 권을 소개한다.

<위기 그리고 그 이후> 위즈덤 하우스. 2009

<인간적인 길> 2007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웅진 닷컴. 2005

<합리적인 미치광이> 중앙 M&B. 2001

<그가 오리라> 예음. 1996





***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문필가들은 훌륭한 글을 남겼을 것이고,

미술가들은 걸작품을 완성했을 것이다.

철학자나 과학자들은 새로운 개념을 발견했을 것이고,

음악가들은 아름다운 노래를 작곡했을 것이다.

그리고 특히, 우리는 서로 사랑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 것이다.

서문-예측 가능한 미래의 역사

6. 후손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미래가 어디에서 오며 미래를 맞이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역사는 예측 가능하며 일정한 방향성을 지닌 법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시장의 힘이 전 지구를 휘어잡고 있다. 승승장구하는 개인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돈이 최근 역사에 가장 커다란 굴곡을 만들어내고 있다. 돈이 역사의 흐름을 가속화시키고 거부하며 지배한다.

7. 시장은 앞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유일한 법으로 등극하여, 포착 불가능하고 전 지구적이며, 상업적 부와 새로운 소외현상들, 극도의 부와 극도의 빈곤을 만들어 낼 ‘하이퍼 제국 hyper empire’를 형성할 것이다.

13. 인간의 역사는 권리를 지닌 개인, 즉 자신의 운명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으며 타인에게도 자신과 똑같은 만큼의 자유가 주어져 있음을 인정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구속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개인의 출현의 역사와 다르지 않다.

14. 상행위의 자유는 정치적 자유를 탄생시켰다. 이 같은 자유는 처음에는 극히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국한되었으나, 점차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점점 더 광대한 영역에서 기존의 종교적, 군사적 권력을 대신하여 정치적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이렇게 볼 때, 독재 권력이 상인 계급의 탄생을 부추겼고, 상인 계급은 시장을 형성했으며, 시장은 민주주의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12세기부터 최초의 시장민주주의가 정착하게 되었다.

15. 신흥 엘리트 계급, 즉 자본과 지식을 움켜쥔 이들에게 집중되었으며, 이로 말미암아 새로운 불평등의 골이 파이기 시작했다.

사회는 불안정해질 것이고 물과 에너지는 귀해질 것이며 기회는 점점 더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불평등과 좌절의 골이 깊어지고 갈등이 증폭되며 인구의 대이동이 시작될 것이다.

19. 새로운 경제, 이른바 관계의 경제라고 하는 경제활동, 즉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가 한동안 시장경제와 병행해서 발전하다가 궁극적으로는 시장경제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은 내가 원하는 미래상을 보여주는데 있지 않다. 나는 미래가 내가 두려워하는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지금 이 순간에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멋진 잠재적 가능성들이 충분히 발휘되어야 한다.

아주 긴 이야기

26. 모든 우주 발생론에서는 세명의 신이 다른 모든 신들을 지배하며, 따라서 삼두구조가 항상 대두된다. 라틴 민족들은 이 세신을 각각 주피터(신중의 신), 마르스(전쟁의 신), 퀴리누스(돈의 신)라고 불렀다.

27. 이 세가지 지배 권력(종교, 군사, 금전)은 돌아가면서 차례로 부를 관리해 왔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인류의 역사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정치체제의 연속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종교가 실질적인 권위를 갖는 제례적 체제, 군대가 최우선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제국적 체제,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집단이 권력을 행사하는 상업적 체제, 이렇게 세 가지다. 첫 번째 체제는 신학적 이상을 추구하며, 두 번째 체제는 영토의 확장, 세 번째는 개인주의의 확산을 으뜸가는 이상으로 추구한다.

30. 미래를 위한 교훈 : 습득한 지식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일은 진보의 필요조건이다.

36. 지식을 전달하려는 욕구야말로 인간을 다른 동물과 확실하게 차별시켜 주는 중요한 특성이다.

38. 이렇게 해서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지 15만년 만에 정착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성스러움에 대한 경외심은 이제 토지 소유를 찬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신들은 하늘의 주인이면서 동시에 대지의 주인으로 행세하게 되었다.

정착이란 결국 사냥꾼이 만들어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이치로, 농업 또한 유목민들의 발명품이며, 목농牧農주의란 결국 농부들이 만들어낸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39. 본질적으로 유목민적인 성격이 강한 부족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본질적으로 정착민적인 성격이 강한 최초의 국가가 생겨난 것이다.

미래를 위한 교육 : 유목민과 정착민의 대결을 통해 인류는 힘과 자유를 얻는다.

* 이후 보이는 파란색 글은 “미래를 위한 교육” 을 옮겨놓은 것이다.

41. 모름지기 제국이란 스스로를 방어하고 남을 공격할 만큼의 잉여생산이 있고 이를 통제할 수 있을 때 뿌리를 내리게 된다. 그리고 전략적인 통로를 통제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잉여분을 축적하지 못했을 때 막을 내린다.

자본주의의 짧은 역사

50. 그리스-히브리적 이상은 이제 좀 더 명확해진다. 자유는 궁극적인 목표이며, 윤리적 규율을 준수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되었다. 부는 하늘이 내려 준 선물이며, 가난은 일종의 위협이다. 개인적 자유와 상업적 체제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이 두가지는 오늘날까지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52. 노자는 행복은 행동하지 않는 데서 찾을 수 있으며, 진정한 자유는 오로지 자신의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 자유 뿐이라고 설파했다.

중국에서는 또 다른 학자인 공자가 나타나 행복이란 예의범절, 가족, 전통, 위계질서, 조상들을 존중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

53. 아시아에서는 인간을 욕망으로부터 해방시키려고 하는 반면, 서구는 인간에게 자신이 가진 욕망을 자유롭게 실현하라고 부추긴다. 한쪽은 세계를 일종의 환상으로 생각하도록 가르치는 반면, 다른 한쪽은 세계만이 유일한 행동의 장이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주장한다. 한쪽은 영혼의 윤회를 말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은 영혼의 구원을 이야기한다.

57. 종교적 교리가 제아무리 영향력이 크다고 해도 개인적인 자유를 향한 발걸음을 늦추지는 못한다.

사적인 공간으로 눈을 돌리면, 새로운 엘리트 계급의 구성원 각자가 누리는 자유는 오로지 그가 소유한 부의 정도에 의해서만 제한된다고 말할 수 있다. 공적인 영역에서는 다수를 이루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내린 결정에 따라 제한을 받는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자유의사에 따라 내린 결정을 동시에 실행에 옮기면 최대치의 집단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66. 자유, 다시 말해서 상업적, 정치적 자유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확실한 역사의 견인차 노릇을 한다.

67. 자본의 축적은 하나의 도시, 즉 자본주의의 중심이 되며 자본주의를 조직하는 ‘거점’에서 이루어진다. 경쟁이란 언제나 전쟁을 내포한다. 따라서 시장과 민주주의, 폭력 사이에는 언제나 연속체가 생기기 마련이다.

68. 하나의 도시는 그 도시의 창조적 계급이 다른 도시들의 창조적 계급에 비해 새로운 서비스를 대량생산 가능한 산업제품으로 만드는 능력이 월등할 때 ‘거점’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도시는 자본을 관리해야 하고 가격을 결정해야 하며 이윤을 축적해야 한다. 또한 봉급 생활자를 관리해야 하고 군대를 고용하며 모험가들이 모험에 나설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권력을 보장해 주는 이데올로기를 시대에 맞게 변화시켜야 한다.

83. 타지의 엘리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조건이다.

85. 분리 활자의 이용이야말로 앞으로 자료의 전달 속도를 증가시킬 목적으로 행해진 연속적인 진보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로써 글은 재생산하는 비용이 거의 한 푼도 들지 않는 첫째가는 부로 손꼽히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책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최초의 유목민적 상품이 되었다.

90. 모름지기 철학이 찬성과 반대를 재는 기술이듯, 회계란 이익과 손실을 재는 기술이다.

99. 무역로를 유지하고 방어하기 위해서 점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으며, 네델란드 산업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 자원이 고갈되기 시작했다.

그 어떤 제국도, 겉보기와는 달리,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105.

1. 부족함은 새로운 부를 찾아 나서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희귀함은 야심 많은 자들에게는 오히려 축복이다.

2. 누가 신기술을 발명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문화적, 정치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다.

108. 런던은 이제 엄청난 대도시로 성장했으며 나라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이 런던에 거주했다. 1815년 프랑크푸르트로부터 건너온 로스차일드 은행이 최초의 다국적 금융조직으로 재정비되어 시장을 조종하기 시작한 곳도 바로 런던이었다.

1821년, 최초의 철도가 런던 근처에서 가동되기 시작했다.

110. 권위적인 국가는 시장을 만들고, 시장은 민주주의를 만든다.

런던의 성장으로 인해 상업적 체제의 ‘거점’이 정치적, 군사적 수도까지 겸하게 되었다. 네덜란드는 점차 약화되었으며, 프랑스와 독일은 ‘중간지대’에 머물러 있었다. 미국도 캘리포니아에서 금광이 발견된 이후로 ‘중간지대’에 편입되었다.

111. 모든 ‘거점’들이 그랬듯이, 런던도 창작자, 사업가, 탐험가, 금융가, 지식인, 찰스 디킨스에서부터 카를 마르크스, 찰스 다윈에서 터너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지식인과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도시로 탈바꿈했다.

112. ‘거점’은 13세기부터 줄곧 서쪽으로의 이동을 고집해왔다. 이제 ‘거점’은 대서양을 건넌다. 한 세기동안의 지배를 끝으로 런던은 보스턴에 ‘거점’의 지위를 물려준다.

114. 보스턴은 미국식 자본주의 형태를 보여 주는 최초의 중심이 되었다. 이미 17세기부터 영국에서 건너온 일부 청교도들은 물질적인 성공은 자신이 신으로부터 선택받은 자임을 증명하며, 따라서 천국으로 가는 길을 열어 준다는 생각을 퍼뜨렸다. 다시 말해서, 그들에게 재산을 모으는 일은 고귀한 일이었던 것이다.

115. 상업적 체제는 부동적 성향이 강한 과거 역사가 현재 또는 미래가 요구하는 이동성을 저지하지 않을 때에 확산된다. 또한 상업적 체제는 부르주아 계급이 귀족을 처형하거나 몰살시키지 않고도 권력을 장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확산된다.

119. 모든 전쟁의 승리는 전쟁을 하지 않은 자 혹은 적어도 자기의 영토에서는 전쟁을 치르지 않은 자에게 돌아간다.

121. 하나의 혁신적인 생각이 보편적으로 확산되기까지는, 그 생각이 아무리 사회적으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었다 해도, 최소한 반세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124. 약 5천만 명( 1차 세계대전 때 사망자 수의 5배)의 목숨을 앗아간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세계는 완전히 달라졌다.

126. 첨단기술의 발전과 성생활의 개방은 상업적 체제 내부에서 작용하는 역학관계를 구조화한다.

129. 특히 일본은 전세계 엘리트들을 일본영토로 끌어들이지 못했으며,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개인주의를 진작시키지도 못했고, 결정적으로 승전국 미국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

132. 다시 한번 말하건대, ‘거점’은 예외 없이 서비스(아홉 번째 거점의 경우, 금융과 행정업무)를 산업화함으로써 세력을 거머쥐게 되었다. 미래학자들의 예언과는 달리, 미래에는 서비스 위주의 사회가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포스트 산업화 도시, 즉 서비스 위주의 도시와는 오히려 정반대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들, 다시 말해서 서비스를 산업화하는 도시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133. 1976년 캘리포니아 출신의 새로운 인물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스티브 잡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 사람은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인터페이스를 설계한 개인용 컴퓨터 애플 1을 시장에 내놓았다.

134. 이와 동시에 새로운 노마디즘을 상징할 만한 두 개의 새로운 도구도 선 보였다. 바로 휴대폰과 인터넷이다.

정착자들에게 있어서 이 두가지 도구(휴대폰과 인터넷)는 여행의 대체물이며, 유목민들에게 있어서는 자기들끼리 혹은 정착자들과의 접속을 장담해 주는 효과적인 수단인 것이다.

137. 이제까지 이룩한 수많은 발명은 다른 연구를 위해 공공 기금을 지원받은 학자들이 부수적으로 얻어낸 결과물이다.

143. ‘거점’이 될 기회가 다시 한번 아시아에 돌아가는가. 2006년, 미국에서 발급된 이공계 학위 중에서 3분의2는 아시아 출신 학생들이 수료했다.

가령 이베이는 이란 인이, 구글은 러시아인이, 주니퍼는 인도인이 세운 회사다.

144. 중국에 비해서 빈부격차가 훨씬 심한 인도에는 벌써 8만 명이 넘는 백만장자들이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한국은 세계의 다른지역에 비해 특히 광섬유를 이용한 초고속망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문화상품이 아시아를 휩쓸면서 도쿄의 가정주부나 중국, 베트남, 필리핀의 신세대 여성등의 구별없이 많은 사람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152. 지금까지 모두 합해서 상업적 체제는 아홉 번씩 그 모습을 바꾸어가며 아홉 개의 ‘거점’, 즉 브루게, 베네치아, 앤트워프, 제노바, 암스테르담, 런던, 보스턴, 뉴욕, 로스앤젤리스를 중심으로 지탱되어 왔다.

153. 상업적 체제의 아홉 번째 형태는 슬슬 자취를 감추고 열 번째 형태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며 그 과정에서 지정학적, 경제적, 기술적, 문화적 동요를 겪게 될 것이고, 새로운 ‘거점’이 형성될 것이며, 그러면 자연스럽게 패배자들이 양산될 것이다.

미국이라는 제국의 종말

158. 기나긴 인류의 역사는 몇 가지 아주 단순한 법칙을 따르고 있다. 민주주의와 시장이 출현한 이래로 모든 진화는 한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요컨대 세기를 거듭할수록 정치적 자유가 일반화되며, 욕망이 상업화한다는 사실이다. 세기를 거듭할수록 농부들은 도시로 이주한다.

159. 세기를 거듭할수록 시장민주주의의 총집합체는 하나의 임시 ‘거점’을 중심으로 하여 더 거대해지는 하나의 시장으로 모여든다. 상업 세계의 세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다시 말해서 ‘거점’이 되기를 원하는 도시 또는 지역은 당대에서 가장 거대한 통신망의 중심이 되어야 하며, 거대한 농업 . 제조업 배후지를 확보해야 한다.

최근 정세를 보면, 상업적 체제의 아홉 번째 ‘거점’인 로스앤젤레스는 앞으로도 상당히 오랫동안 ‘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161. 앞으로 적어도 20년 동안은. 설사 미국의 성장률이 금융 위기나 경제 불황, 국내외 갈등으로 인하여 간헐적으로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범지구적인 문화. 정치. 군사. 미. 윤리. 사회적 이변들이 세계에 대한 미국의 패권을 강화시킬 것이다.

162. 경제성장은 민주주의의 영토를 확장시킬 것이다. 물자가 풍족해진 후에도 지속적으로 살아남은 독재자는 이제까지 한 명도 없었다.

164. 일본, 중국,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라질, 멕시코, 이렇게 11개 나라가 새로운 경제적. 정치적 세력으로 부상 할 것이다.

166. 중국 공산당은 도시 생활을 조직하는 능력을 점점 상실하게 될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제 각 도시에서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표들에게 권력을 넘겨주어야만 할 것이다.

167. 2025년 무렵, 집권한 지 73년째(세계의 그 어느 정당도 70년 이상 집권한 역사는 없다)를 맞는 중국 공산당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사라져 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동안 나라 전체에는, 이제까지 중국의 역사에서 보듯이, 큰 혼란과 무질서가 횡행할 것이다.

168. 일본의 지속적으로 노화할 것이며, 앞으로도 오래도록 세계 최강 대열에 속할 수 있는 막강한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부가 계속 감소될 것이다. 외국인을 1천만 명쯤 받아들이거나 국내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는 한, 일본의 인구는 계속 감소할 것이다.

169. ‘일레븐’에 속하는 나라들 중에서는 한국이 아시아 최대의 경제국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한국의 1인당 총생산은 지금부터 2025년까지 2배로 증가할 것이다. 한국은 경제, 문화의 새로운 모델로 각광받을 것이며, 한국의 기술력과 문화적 역동성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한국적 모델은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에서 성공적인 모델로서 점점 더 각광을 받을 것이며, 심지어 일본에서 조차도 미국식 모델 대신 한국식 모델을 모방하는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다.

176. 속박당한다는 두려움 내지는 집착을 피하기 위해 무관심을 가장하는 것이 오히려 서로를 매혹하는 수단으로 발전할 것이다.

177. 관광은 침묵과 명상을 주제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종교적이건 세속적이건, 명상할 수 있고 고독을 즐길 수 있으며 현실과 거리를 두고 은둔 할 수 있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장소들이 점점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여행은 대학 교육이나 직업 교육의 중요한 일부가 될 것이다. ‘고용 가능’한 인재로 남아 있으려면 언제나 여행 경험이 풍부함을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178. 새로운 유형의 소유권이 발명될 것이다.

소유에서 이용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정보의 비물질화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자료의 소유에서 자료의 이용으로의 전환이 용이해지며, 미로써 문화, 교육, 정보로의 접근성이 훨씬 높아진다. 따라서 지적 재산권은 점점 더 보장받기 어려워질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민간 보험회사를 선택할 것이며, 따라서 민간 보험회사들은 사회보장을 해주는 국가보다 점점 더 큰 위력을 갖게 될 것이다.

187. 노인들이 정치적으로 다수 집단을 형성하게 되므로, 물가 안정이나 다음 세대로의 비용 전가 등, 현재를 중시하는 정책들이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의료비 지출(보험 포함)이 현저하게 증가할 것이다.

188. 이민을 받아들여야 한다. 외국인들의 유입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나라들은 머지않아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다. 엄청난 규모의 인구 이동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 미국은 지구상의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이러한 움직임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구의 대이동은 도시의 엄청난 팽창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확실하다.

195. 자기 나라의 세제나 법률, 문화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고국을 등지게 될 것이다. 요컨대 이들은 완전히 잠적하기 위해, 새로운 정체성을 얻기 위해, 혹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기 위해 자기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향하는 것이다. 세계는 이 같은 자발적 무명씨들로 점점 채워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자유의 가장 극단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의 정체를 스스로 선택하는 카니발 같은 삶을 살게 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지금으로부터 25년 후에는 해마다 5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든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될 것이다. 10억 명 가량의 사람들은 자기가 태어난 곳 혹은 자기 부모가 태어난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살게 될 것이다.

198. 아직도 한 세기 정도의 석유의 가격만 문제될 뿐, 매장량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볼 수 있다.

199. 에너지 부족을 피부로 느끼기 전에 보다 시급하게 극복해야 할 것은 바로 농업 생산품 부족과 슾의 고갈 문제다.

201. 지구 온난화는 아주 최근에야 시작되었으며, 이것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202. 자연 재해가 끊이지 않고 일어날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 어마어마한 재정적 지출을 야기할 것이다.

204. 해마다 2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염된 물 때문에 콜레라에 걸린다. 오염된 물 때문에 날마다 1만 5천 명이 목숨을 잃는다. 오염된 물로 인하여 수백 종의 전염병이 퍼지는데, 특히 말라리아 같은 병이 대표적이다. 이미 심히 걱정스러운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210. 무제한으로 쌓아 놓은 무형의 지식이나 정보는 언젠가 쓰일 수 있는 가능성과는 전혀 상관이 없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저 각자에게 죽기 전에 언제가 저 책들을 읽고 저 음악들을 들으리라, 다시 말해서 그 파일 안에 저장되어 있는 시간들을 언젠가는 사용하리라는 막연한 환상만을 제공할 뿐이다. 하지만 모두 부질없는 짓이다. 미래에 등장할 예술 작품들은 점점 더 가히 편집증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집요하게 시간이라는 화두를 다루게 될 것이다.

우리는 시간이야말로 진정으로 유일한 희귀재임을 이해할 수 있다. 아무도 시간을 생산할 수 없으며, 아무도 자기가 가진 시간을 팔 수 없다. 그리고 아무도 시간을 축적할 수 없다.

211. 인간들이 추구해 온 궁극적인 목표인 자유가 어쩌면 숙명적으로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혀 지내야 하는 인간이 만들어낸 변덕의 허구적인 표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이 깨달음이 바로 상업적 체제의 중대한 위기를 불러올지도 모른다.

212. 현재 미국 대통령은 2005년 취임 연설에서 벌써 "우리는 자유가 승리하리라는 절대적인 신념을 가지고 앞으로 전진합니다. (……) 인류의 역사를 보면 정의는 밀물처럼 밀려오기도 하고 썰물처럼 밀려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자유에 의해서, 자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 의해서 하나의 분명한 방향을 향해 달려갑니다."라고 천명했다.

221.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이 열 번째 ‘거점’이 미국 영토 내 어딘가에 위치한 곳이 되리라는 예측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역사상 네 번째로 ‘거점’ 도시를 갖게 되는 셈이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2025년 무렵에 겪게 될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세계 제1위 군사대국인 동시에 기술. 금융. 문화대국으로서의 위치를 고수할 것이기 때문이다.

223. 체념이나 의무가 아닌 자발적 선택에 의해서 미국은 지배적인 제국이나 상업적 체제의 ‘거점’이 되기를 거부할 것이다.

우리는 다만 그간의 역사를 통해서 제국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사실만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예컨대 동로마 제국은 1,058년 동안 지속되었고, 신성 로마 제국은 1,006년, 동방의 각 제국들은 각각 400년 정도, 중국 대륙 제국들의 평균수명은 3세기를 넘지 못하며, 페르시아. 몽골. 그 외 유럽 제국들은 2세기에서 3세기 정도 지속되었을 뿐이다.

가령 네덜란드 제국은 250년, 영국 제국은 100년 남짓, 소비에트 제국은 70년, 일본과 독일, 이탈리아가 시도했던 제국의 수명은 그보다도 훨씬 짧았다. 약 120년 전부터 지배적인 제국으로 군림해 온 미국은, 그 수명으로만 보더라도 벌써 다른 제국들에 비해 오래도록 영화를 누렸으니, 이제 머지않아 그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다.

226. 사실,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함께 생존하고 함께 리드하며 함께 세계각지로부터 인재를 모으려는 의지가 필요할 뿐 아니라, 부족함에 자극받아 그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 목숨걸고 함께 세계를 지배하려는 욕망과, 이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230. 자본주의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생동감 있고 역동적이며 미래지향적으로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 자본주의의 종말을 예언했던 사람들은 다시 한 번 헛수고만 한 셈이 될 것이다.

미래의 첫 번째 물결: 하이퍼 제국

232.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역사는 이제 범세계적으로 일반화된 시장과 각국의 국경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민주주의만을 기술할 뿐이라고 예언한다. 이 같은 예언을 하는 이들은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역사의 종말이라고 표현한다.

233. 2050년 무렵, 시장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신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체제가 전 지구적 규모로 성장한 시장을 중심으로 통합될 것이며, 그때가 되면 국가란 이미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바야흐로 내가 하이퍼 제국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이퍼 제국은 우선 공공 서비스를 파괴하고, 뒤이어 민주주의와 정부조직, 국가의 구분을 차례로 파괴할 것이다.

237. 시장이란 본질적으로 정복을 지향한다. 따라서 영역을 한정 짓거나 남과 공유하고 정전停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시장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다. 시장은 국가 간의 평화조약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시장은 본질적으로 국가에 의해 운영되기를 거부한다. 시장은 머지않아 모든 공공영역까지도 자기 영역으로 만듦으로써 정부(다중심적 체제의 중심에 있는 국가라도 예외일 수 없다)를 속 빈 강정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며, 이렇게 되면 국가주권이라는 개념도 허울 좋은 명분에 불과할 뿐이다.

242. 감시자라는 개념은 상업적 체제가 추구하는 경제적 필요, 즉 기존 물체들을 생산하는 데 드는 시간을 줄이고 네트워크의 역량을 최대화시키며 집단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최소화시키고 시간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욕망과 요구를 사업적 부로 환원시킨다는 긴박한 필요에 부응하는 개념인 것이다.

242. 감시자 체제는 내가 ‘하이퍼 감시’와 ‘자기 감시’라고 부르는 두 단계를 거쳐 정착하게 될 것이다.

243. 유비쿼터스적 유목 환경은, 이 환경에 접속된 유목민이 자신이 움직이는 흔적과 자취를 남길 때 하이퍼 감시체제로 이어질 수 있다.

각종 연금이나 보조금, 행정업무 또한 민간 서비스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부자들이 상당 부분을 부담했던 세금이 줄어드는 대신 공공 서비스가 점차 유로 서비스로 변해 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소득이 적은 사람들이 불리해진다.

245. 보험회사들이 경제적인 면에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각각의 당사자들이 규범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제3자가 감시하도록 하는 데 합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감시', 이 말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246. 숨길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게 될 것이다. 이제까지는 사회생활을 지탱하는 묵계처럼 인식되어 왔던 조심성이나 비밀 엄수, 프라이버시 등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아는 세상이 도래하는 것이다.

253. 본질적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은, 본질적으로 한 지역에 국한될 수밖에 없는 민주주의의 법칙을 서서히 무시하게 될 것이다. 창조적 계급의 구성원 중에서 가장 부유한 자들(주식이나 이동 가능한 자산 보유자 혹은 유목민적 지식 보유자 20억 명 중에서 약 1억 명 정도)은 어느 곳이 되었든 (자신의 출생지 혹은 다 중심적 체제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을 포함하여) 자신들이 거주하는 곳을 개인적인 차원의 계약에 의해서 사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곳에 대해서 애국심은 물론 어떠한 충성심이나 연대감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자기들의 투자에 비해서 수익성이 낮다고 생각하면 언제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254.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그 어느 정당도 교육이나 의료, 치안, 보험 등이 점진적으로 민영화되는 흐름을 막을 수 없으며, 이러한 서비스들이 대량으로 생산되는 대세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255. 우파는 민영화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오히려 하이퍼 제국의 도래를 앞당길 것이며, 좌파 역시 중산층에게 상품화된 시간이나 개인적인 소비를 최대한 평등하게 부여함으로써 우파와 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257. 인쇄술이 기존 권력자의 힘을 약화시킨 것처럼, 인터넷은 미국의 이익에 반대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워싱턴의 이익과 상관없이 성장해 나갈 뿐 아니라, 정보원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대부분의 정보 서비스가 무상으로 제공되고 소수의 부자들에 의해서 통제되던 정보를 대다수 사람들이 공유하게 됨으로써, 미국 정부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나라들이 지닌 중요한 권한을 무력화시킬 것이다.

258. 자본주의는 이제 막바지로 치닫는다. 자본주의는 자기와 다른 입장에 있는 생각은 가차 없이 파괴해 버린다. 자본주의는 세계를 국가와 무관하고 ‘거점’의 의무로부터도 벗어난 거대한 시장으로 바꾸어놓는다.

자본주의는 시장이 생겨나면서부터 추구해 온 것, 즉 삶의 매순간을 상업적 가치를 지닌 무엇인가를 생산하고 교류하며 소비하는 기회로 보는 관점을 완성시킨다.

259. 인간은 고독하면 고독할수록 허전함과 고독감을 메우기 위해 점점 더 소비를 늘리고, 점점 더 스스로를 감시하며, 점점 더 오락을 추구할 것이다. 자가 감시기에 의해 끊임없이 확대되는, 아니 적어도 그런 것처럼 보이는 개인의 자유는 각 개인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공간, 개인적이건 직업적이건 구별 없이 오직 그 공간 안에서만 책임을 지면된다고 느끼게끔 만들며, 각 개인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는 자신의 변덕스러운 마음을 유일한 규범으로 삼게 된다.

261. 어린 나이 때부터 고독이 시작될 것이다. 생물학적 부모이건 양부모이건, 좌우지간 부모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자녀들을 키우면서 오래도록 존중하고 사랑하라고 강요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애늙은이같이 되어 버린 아이들은 고독감 때문에 고통받게 될 것이며, 이 아이들의 고독감은 이전 사회에 존재했던 어떤 관계망으로도 보상할 수 없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노인들은 수명이 늘어난 만큼 과거의 노인들에 비해서 점점 오랫동안 고독과 씨름해야 하며, 살아 있는 사람들 중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거의 한명도 없는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는 그저 나란히 줄지어 선 고독으로 가득 찬 곳이 되며, 사랑이란 그저 나란히 줄지어 선 수음手淫과 동의어가 되어 버릴 것이다.

상품화된 시간을 경영하기 위해 가장 큰 활약을 보이는 두 부류의 산업은 보험산업과 오락산업이 될 것이다.

270. 하이퍼 유목민들은 불안정하고 무관심하며 이기적이고 임시적인 범지구적 사회 속에서 최고의 것과 최악의 것을 동시에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274. 보험에 들고 오락을 즐기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보험을 들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들을 사로잡는 강박관념이다. 또 ‘오락을 즐겨야 한다’.이것은 강박관념을 잊기 위한 방편이다.

282. 지구상에서 제일가는 구경거리라고 앞에서 말한 바 있는 축구는 앞으로 하이퍼 제국이 어떤 식으로 조정되어 갈지를 보여 주는 가장 완성된 형태의 본보기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이 분야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만큼 대단한 위력을 가진 국제기구가 없다. 미국조차도 FIFA 내에서의 역할이 지극히 미약할 정도다.

284. 하이퍼 제국은 2050년 무렵 극도의 불균형과 엄청난 모순 속에서 비틀거리게 될 것이다.

287. 하이퍼 제국에서의 죽음이란 자의식을 지니고 있는 마지막 복제인간이 죽을 때까지, 아니 어쩌면 자신으로부터 복제된 모든 복제 인간들에 대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복제된 다른 복제인간들이 그 사실을 완전히 잊어버릴 때까지 연기될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인류가 이렇듯 기계로 변하기 전에, 하이퍼 제국이 뿌리를 내리기 전에, 인간은 이처럼 끔찍한 전망을 뿌리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이 같은 악몽을 막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미래의 두 번째 물결: 하이퍼 분쟁

304. 모든 형태의 소외 현상이 다시금 출현하는 도시, 그렇기 때문에 시장민주주의란 결국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엄청나게 부풀어 오른 도덕적 사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증거가 되어 버릴 도시는 가장 중심적인 항거의 장으로 변할 것이다. 도시에는 점점 더 많은 연쇄살인마들이 등장할 것이며, 살인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308. 종교 세력은 가시적인 정치적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정치 세력으로 변모할 것이다.

극우 정당들은 자신들의 정책을 수호하기 위해 점점 더 종교적 가치에 무게를 둘 것이다. 이들은 또한 노골적으로 여성들에게 가정으로 돌아가 자녀 양육에 힘쓰라고 성토함으로써 더 이상 이민에 의존하지 않고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며, 그 결과 훨씬 효과적으로 이슬람과 대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할 것이다.

311. 공동체(움마Umma)에 소속할 것을 약속함으로써 이슬람은 소외된 자, 힘없는 자, 패배자, 반항하는 자들에게 점점 더 많은 호응을 얻을 것이다. 이슬람은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원 활동을 펼칠 것이며, 시장이 이들에게 주지 않는 것, 즉 구체적인 형태의 연대의식. 자선. 고독을 물리칠 수 있고 천국을 소망할 수 있는 자존심 들을 되찾아 주겠노라고 약속할 것이다.

317. 전쟁의 승패는 언제나 신무기를 소유했는지 여부와 참전국 각각이 전쟁에 동원된 자국 군사들의 생명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에 따라 결정되었다.

322. 모름지기 전쟁은, 전쟁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그 전쟁이 정당할 뿐 아니라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으며, 시민들의 충성심과 가치관에 대한 믿음이 유지되어야만 승전 확률이 높아지므로, 미래에 가장 중요한 무기는 적절한 홍보와 통신, 적절한 타이밍에 이루어지는 위협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것이다.

329. 참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동맹기구는 우선 잠재력으로 전쟁을 도발할 위험이 있는 국가들에게 전쟁 억제를 위한 압력을 가할 것이며, 실제로 이들 국가들을 공격할 능력이 있음을 알려야 하고, 이들의 전의를 꺽기 위하여 위협을 가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도 전쟁 도발 위협이 사라지지 않을 경우라면, 공격을 해야 마땅하다.

336. 제거해야 할 희생양을 필요로 할 때면 늘 그래 왔듯이, 무수히 많은 내란이 일어날 것이다. 늘 그랬듯이, 그렇게 되면 지극히 원시적인 무기들을 동원하여 동족을 살해하는 비극이 되풀이될 것이다.

343. 인간의 비극은, 다름이 아니라, 인간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반드시 그 일을 저지르고 만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미래의 세 번째 물결: 하이퍼 민주주의

348. 지금 이 순간에도 벌써 역동적이고 도도한 흐름이 진행되고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 시장과 전쟁의 시대가 가고 선의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퀴리누스 신과 마르스 신이 지나가고 난 뒤에 신중의 신 주피터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353. 역사는 오직 모험심 많고 자신들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힘쓰며, 자신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인간의 중요성을 앞세울 때에만(이 일은 대체로 이들을 고통스럽고 불행하게 만든다) 방향을 튼다.

354. 트랜스휴먼에게는 피할 수 없는 것에 대항하는 것이 삶의 규칙이고, 당돌한 낙천주의가 윤리이며, 형제애는 이들의 야심이 될 것이다. 트랜스휴먼은 타인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데서 기쁨을 얻으며, 특히 어린 아이들에 대해서는 깊은 책임의식을 느낄 것이다. 이들은 무언가를 전수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지닌 고유한 자질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것이다.

오늘날의 트랜스휴먼을 꼽으라고 한다면, 그다지 고민하지 않고 멜리나 게이츠(빌 게이츠의 부인)와 테레사 수녀를 꼽을 수 있다. 또한 억만장자들 중에서 자신들 재산의 대부분을 재단에 기부한 사람들을 트랜스휴먼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외에 사회를 혁신한 사람, 학자, 디자이너,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 다시 말해서 타인도 하나의 중요한 가치임을 인정하는 모든 사람들을 트랜스휴먼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357. 관계 위주의 기업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류는 아마도 소액대출기관들로 구성될 것이다. 이들은 날이 갈수록 시장과 민주주의, 관계의 관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360. 국경은 점차 소멸될 것이다. 개개인은 저마다 동시에 여러 단체나 지역의 시민이며, 이웃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복합적 정체성을 주장하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다.

361. 유럽연합은 하이퍼 민주주의의 전위로서, 러시아와 터키까지도 포함하는, 이제까지 전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나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시장과 민주주의 간의 균형이 가장 조화롭게 이루어 질 수 있는 조건이다. 그러므로 하이퍼 민주주의는 유럽에서 출발할 것이다.

365. 소액대출이 은행 시스템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관계를 상품화하는 기업들(즉, 이익을 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기업들 중에서 관계를 주력 상품으로 제공하는 기업, 관계 위주의 기업과는 구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은 개별화된 서비스(의료, 교육, 오락 등),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베이비 시팅, 신체를 움직이기 불편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 돕기 등)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366. 관계의 경제와 시장경제는 각각 서로가 잘 운영되어야 이익을 볼 수 있는 윈-윈 관계를 정립하게 될 것이다. 즉, 관계의 경제는 시장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기능해야 유리하며, 이와 마찬가지로, 시장의 효율성은 관계의 경제에서 비롯되는 사회 분위기에 의해 확연하게 좌지우지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이퍼 민주주의는 공동의 재산을 개발할 것이며, 이 공동의 재산중에는 집단지능 intelligence collective 도 포함된다.

367. 하이퍼 민주주의가 집단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인 인류 공동의 재산은 거대함이나 부, 행복이 아니라 삶을 가능하게 하며 삶에 존엄성을 부여하는 모든 요소들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기후, 공기, 자유, 민주주의, 문화, 언어, 지식 등의 모든 요소가 인류 공동의 재산으로 불려 마땅하다.

인류 공동의 재산은 시장의 전유물이 되어서도 안 되고, 국가의 소유물도 될 수 없으며, 다자 간 합의에 의해 소유가 결정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공동의 재산은 어디까지나 초국가적이어야 한다.

집단적 지능은 고유한 지능으로, 집단 구성원 각자가 독자적인 방식으로 사고할 때 얻어지는 지능이다.

368. 집단 지능은 개별적인 지능들을 서로 연결해 주는 교량 같은 지능을 가리킨다. 이 지능이 있어야만 개별적인 지능들이 모여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있다.

369. 역사는 이처럼 집단적 지능을 보편적 지능으로 승격시키려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역사는 또한 집단적 기억을 갖춤으로써 지식을 보존하고 축적하는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역사란 본질적으로 인류가 생존하는 한 지속될 것이다.

371.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재산은 뭐니 뭐니 해도 ‘좋은 시간’일 것이다. 좋은 시간 이란 각자가 다른 사람의 삶을 바라보는 시간이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한 삶을 사는 시간을 말한다. 각자는 좋은 시간을 누리는 동안 자기가 원하는 성공 모델을 선택 할 수 있으며, 자신이 지닌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재능에는 아직 까지 남들은 물론 자기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숨은 재능도 포함된다. ‘좋은 시간을 갖다’는 곧 자유롭게 사는 것과 자유롭고 젊게 사는 것을 의미하며, 상업적 체제 하에서 처럼 서둘러서 ‘이익을 내다’를 의미하지 않는다.

372. 인류는 한사람 한사람의 개인이 삶을 행복하게 느낄때 전체적으로 행복해진다. 이타심은 각 개인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모름지기 트랜스 휴먼은 합리적으로 생각한다.

374. 나는 내가 여기에 기술한 끔찍한 미래에 대한 공포가, 실제로는 그 같은 미래가 절대로 도래하지 않게끔 도와주리라고 믿고 싶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거대한 무질서 너머로, 인생 여행을 떠나는 모든 여행자들을 화기애애하게 맞아 주는 지구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375. 그때가 올 때까지 많은 사건들이 일어날 것이며, 그 사건들은 내가 상상한 사건들 보다 더 참혹할 수도 있고, 훨씬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사건들을 묵묵히 겪어내는 동안,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은 인류의 마지막 남은 불꽃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보호할 것이다.

문필가 들은 훌륭한 글을 남겼을 것이고, 미술가들은 걸 작품을 완성 했을 것이다. 철학자나 과학자들은 새로운 개념을 발견했을 것이고, 음악가들은 아름다운 노래를 작곡했을 것이다.

그리고 특히, 우리는 서로 사랑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 것이다.

한국의 가까운 미래

379. 한국은 단 한 번도 세계를 지배하는 강력한 세력, 즉 상업적 체제의 ‘거점’으로 부상할 기회를 잡은 적이 없었다. 최소한 세 가지 분명한 이유

첫 번째, 관료들의 이익을 우선시해 왔다. 과거를 미화하고 과거에 대한 향수 속에서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다. 두 번째, 오랫동안 해양산업을 소홀히 했다. 마지막,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자력으로 ‘창조적 계급’을 키우거나 외부로부터 이들을 받아들이는 데 실패했다. 한국이 평안한 상태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거가 빚어 놓은 갈등, 즉 북한과의 관계를 해결해야만 한다.

381. 송도 신도시는 자유경제지역이면서 동시에 완벽한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비한 도시가 될 것이다.

382. 사회적 불평등

노동시장의 양분화와 소득 불평등이 첨예해지고 있으며. 2004년의 경우, 정규직 근로자 평균 임금은 노동시장의 48.6 퍼센트를 차지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평균 임금의 2배에 이른다.

383. 인구 저하를 막기 위해서 한국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개혁

첫째, 가족정책의 개혁이다.

둘째, 교육 정책이 개혁되어야 한다.

셋째. 이민 정책의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옮긴이의 말

387. 자유분방하고 예측하기 어려우며 무질서하게 전개되는 것처럼 보이는 역사도, 사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도도한 하나의 흐름, 하나의 분명한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고 아탈리는 말한다. 개개인의 자유를 확대하는 일이야말로 장구한 인류 역사를 특징짓는 지향점이며 원동력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388. 즉, 내가 자유롭기 위해서는 나 아닌 남도 자유로워야 함을 인정하는 이타적이고 형제애적인 사회, 창의적 계급이 지닌 우수한 재능과 예술적 업적이 고무되고 존중되며 공유되는 미래의 사회를 우리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그는 거듭 강조한다.

낭만적 사회주의자적인 그의 비전에 설득 당하느냐 아니냐의 여부는 당연히 독자들이 결정할 몫이다.






*** 내가 만일 저자라면

자크 아탈리의 글은 따뜻하다.

오래된 역사를 주-욱 훝어와서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번역서이지만 적어도 그의 생각을 분명히 따라갈 수 있는 것은 르네상스인과 같은 다방면에 걸친 관심과 해박한 지식에도 불구하고 소통을 배려한 글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책 <미래의 물결>은 지금 이 순간 왜 이 책을 선택해서 읽고 있는지를 우선 서문에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곧 앞으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후손의 아름다운 미래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역사는 예측 가능하며 일정한 방향성을 지닌 법칙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미래가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하이퍼 제국은 시장의 힘과 논리로 만들어 낸 나라다. 그러므로 돈은 국가를 포함하여 자신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와해시키며 자연을 초토화하며 군대와 경찰, 사법체계조차 민영화하게 될 것이다. 극도의 부와 극도의 빈곤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소외현상을 일으켜, 인간은 스스로의 창조성을 잃어버린채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하이퍼 분쟁은 퇴행적 야만과 파괴적 전쟁에 휘말릴 수 밖에 없는 조건을 을 품어 안고 있다. 그때가 되면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무기들이 동원된 가운데 국가나, 종교단체, 테러집단, 해적들이 서로 처절한 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다. 이 하이퍼 분쟁으로 인류 전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하이퍼 민주주의 세계화가 완전히 거부당하지 않으면서 적당한 선에서 절제되고, 시장이 비교적 순탄하게 유지되며 민주주의가 전 지구적으로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자유와 책임, 존엄성, 극기, 타인존중 등의 새로운 무한성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하이퍼 민주주의가 도래하면 전 지구적 규모의 민주정부와 일체의 국지적, 지역적 제도가 정착하게 된다. 개개인은 새롭게 찾아올 과학기술의 경이로운 잠재력에 의해 재창출되는 일자리를 통해서 무상 혜택과 풍요로움을 향해 나아가게 되고, 상업적 상상력이 가져다주는 혜택을 공평하게 누리며, 방종과 구속으로부터 자유를 지켜내고, 후손들에게 보다 잘 보전된 환경을 물려주고, 세상의 모든 지혜와 새로운 방식을 찾아나서는 동시에 창조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50년 후의 세상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다.

필연적으로 이 세가지 흐름은 서로 얽힐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금도 이 세 물결은 서로 엮여있다. 하지만 아탈리는 2060년경 인류의 우월한 조직 양식이자 역사의 궁극적 원동력인 하이퍼 민주주의가 결국 승리하리라고 믿는다. 자유가 승리하리라는 뜻이다.

미래에 관한 이야기의 대부분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현재에 이미 진행중인 경향들을 극단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현대와는 다른 수치를 제시하거나 분기점, 전환점, 패러다임의 변화까지 예측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특히 풍속이니 문화, 이데올로기 등과 관련해서는 이같은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하물며 이 모든 심각한 변화와 단절을 늦출 수도 있는 이데올로기의 경직현상을 예견하기란 더더욱 요원하다.

그렇지만 앞으로 다가올 반세기 동안 모든 것은 무수히 많은 방향으로 바뀔 것이다. 그리고 그 방향을 그려보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상이 자크 아탈리가 이 책에서 우리에게 알리고자하는 메시지다.

그는 프랑스 전 현직 프랑스 대통령에게 매우 가까이 있었기에 우리가 미처 알지못하는 정보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역사에서 미래의 통찰을 그려낼 수 있는 학문적 훈련을 오랫동안 쌓아온 사람이다. 그러므로 우선 그가 서있는 곳 , 곧 그의 입장이 투명하게 드러나므로 그의 말에는 신뢰가 간다. 또한 우리 주변, 한국,일본 중국에 대해서도 비교적 온건한 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특히 한국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아탈리의 그러한 관심에 힘입어 우리도 잠시 우리 밖으로 나가 우리의 현재 좌표를 바라보게 된다. 정말 우리에게도 미래의 희망이라는게 있는 것일까?

그는 <합리적인 미치광이>라고 번역된 책에서 유토피아와 형제애를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원제는 <Fraternite`: 형제애, 우애라는 뜻으로 프랑스 국기의 자유, 평등, 박애에 들어있다.>이다. 그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남이 행복해지도록 돕는데서 자기의 행복을 찾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정치 지도자의 역할은 “평화를 만드는 사람, 설득력있는 연설가, 덕을 많이 베푸는 사람”이 될 것이다.

토머스 모어는 ‘유토피아’의 지도자들이 선출되기를 꿈꾸면서, 그런 바람이 현실로 나타나기까지는 아주 오랜 세월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거기에 도달하는 데에는 3세기가 걸렸다. 오늘날 우리는 겨우 형제애의 선사시대에 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제는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시작할 차례이다.

차분한 통찰력과 꿋꿋한 정신력으로 형제애를 실천해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남의 미소에 미소로 답할 수 있고 행복이란 남이 빠진 불운에서 벗어난 것을 기뻐하는데 있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이 당신이 해야 할 일이다.

상상하고 ,꿈을 꾸고, 모험을 감행하라.

형제애를 먼저 실천에 옮기라. 남들에게서 그것을 먼저 기대하기 전에.

하루에 적어도 한번은 남에게 웃음을 주거나, 남을 대접하거나, 보상을 바라지 않고 남모르게 베푸는 기회를 스스로 마련하라. 단지 인정의 불씨 하나가 당신 안에 남아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세계 속의 프랑스인>에 쓰인 인터뷰 기사의 결론이다.

“나는 냉철하게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보려고 노력한다. 나는 절망에 빠져잇지 않다. 정치가이자 문인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나는 늘 글쓰기와 정치를 분리할 수 없다고 생각해왔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권력을 갖지 않은채 글을 쓰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그리고 글을 쓰지 않고 정치만 하게 되면, 타성에 젖고 마침내는 자기를 정치가로서 나서게 한 이상을 잊게 된다.>

언젠가 어디에선가 나는 이 사람을 한번 만난 적이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익숙하고 편안한 글이다. 참 이상하다.

<미래의 물결>의 목차를 옮겨놓는다.

서문_ 예측 가능한 미래의 역사

아주 긴 이야기

노마디즘, 식인 풍습, 성생활│제례의식과 정착│제국 시대

자본주의의 짧은 역사

그리스 - 히브리적 이상_ 새로움과 아름다움│시장, 도시, 국가│한 '거점'에서 다른 '거점'으로│브루게_ 상업적 체제의 전조, 1200 ~ 1350│베네치아_ 동방 정복, 1350 ~ 1500│앤트워프_ 인쇄술 전성시대, 1500 ~ 1560│제노바_ 투기의 기술, 1560 ~ 1620│암스테르담_ 보급품 수송함 제조 기술, 1620 ~ 1788│런던_ 증기기관의 위력, 1788 ~ 1890│보스턴_ 기계의 홍수, 1890 ~ 1929│뉴욕_ 전자산업의 승리, 1929 ~ 1980│로스앤젤레스_ 캘리포니아식 노마디즘, 1980 ~ ?│마지막의 시작

미국이라는 제국의 종말

아직도 오래도록 번성할 아홉 번째 형태│시간의 상품화│유비쿼터스적 유목│노화하는 세계│내일이면 모두가 도시인│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희귀성│지지부진한 기술│유일한 희귀재로서의 시간│아홉 번째 형태의 상업적 체제의 몰락│열 번째 형태의 상업적 체제는 가능한가?

미래의 첫 번째 물결: 하이퍼 제국

시장민주주의의 확산_ 다중심적 세계│국가의 대체물_ 하이퍼 감시로부터 자율 감시로│국가의 해체│확실하게 상품화된 시간│유목 기업│하이퍼 제국의 세력자, 하이퍼 유목민│가상 유목민_ 스포츠로부터 공연 예술로│하이퍼 제국의 희생자들_ 하위 유목민│하이퍼 제국의 판관│자유를 위하여, 자유에 종말을 고하다

미래의 두 번째 물결: 하이퍼 분쟁

지역적 야심│해적과 용병│종교인이 아닌 세속인들의 분노│종교인들의 분노│하이퍼 분쟁의 무기│신무기로 무장하고 남과 연합하라│협상하고 서로 도우라│공격적인 자세를 고수하면 아무른 이득도 없음을 설득하라│예방을 위해 선제공격하라│희소성으로 인한 분쟁_ 석유와 물│국경 분쟁_ 중동에서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영향력 확대 분쟁│해적과 정착민 사이의 분쟁│하이퍼 분쟁

미래의 세 번째 물결: 하이퍼 민주주의

민주주의의 충격│하이퍼 민주주의의 전위_ 트랜스휴먼과 관계 위주의 기업│하이퍼 민주주의를 이끄는 기구│하이퍼 민주주의 세계에서 시장의 지위│하이퍼 민주주의에 참여하는 주역들이 집단적으로 얻게 되는 결과_ 보편적 지능을 포함하는 공동의 재산│하이퍼 민주주의가 낳은 개별적 결과_ '좋은 시간'을 비롯한 본질적인 재산│하이퍼 민주주의의 유용

한국의 가까운 미래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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