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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3일 11시 24분 등록

 

“프로페셔널의 조건” –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역/ 청림출판

 

 

저자에 대하여

 

“1930년대 중반 런던에서 나는 젊은 은행가로서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훌륭한 성과를 올리고 있었고, 그것은 분명 나의 강점과 부합했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한 사람의 재산 관리자로서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고 여겨지지 않았다. 내가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은 돈이 아닌 사람이었다. 나는 가장 부유한 사람으로서 땅에 묻히는 것에 아무런 의미도 느끼지 못했다. 대공황 시절에 나는 돈도 없었고, 직업도 없었고 그리고 전망도 밝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은행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그것은 옳은 결정이었다.”

 

“나는 3년 또는 4년마다 다른 주제를 선택한다. 그 주제는 통계학, 중세 역사, 일본 미술, 경제학 등 매우 다양하다. 3년 정도 공부한다고 해서 그 분야를 완전히 터득할 수는 없겠지만, 그 분야가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 식으로 나는 60여 년 이상 동안 3년 내지 4년마다 주제를 바꾸어 공부를 계속해 오고 있다.”

 

피터 드러커 박사, 그의 업적을 기리는 여러 가지 수사들이 있겠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그를 ‘인간에 대한 탐구와 사랑’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제시하고, 이를 위해 ‘평생 공부했던 지식인’으로 이해하고 싶고 이러한 그의 가치 추구와 성실한 실행 능력을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의 인간에 대한 깊은 관심과 섬세한 관찰, 그리고 그들을 통해 배우는 능력은 지난 번 <피터 드러커의 자서전>에서 접할 수 있었지만, 이 책의 ‘인생을 바꾼 7가지 지적 경험’ 편에서도 다시 한 번 잘 느낄 수 있었다. 본 책에서 그가 제시하는 주장들은 전반적으로 과격하지 않고 설득적이면서 온화하다. 언뜻 유추되는 분위기는 마치 할아버지 혹은 아버지가 사회에 초년병으로 입문하는 자식을 앞에 앉혀 놓고 겨울 화롯가에서 고구마를 까 먹으면서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세상에서 어떻게 역할을 해야 하고 살아가야 하는지, 올바르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하며 그런 것들을 어떻게 익혀야 하는지를 본인의 옛날 이야기와 경험을 통해서 전달해 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마도 그의 이야기에서는 단순히 성공만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자아성취를 꿈꾸면서도 동시에 사회적 책무를 가진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예의과 타인에 대한 관심, 그리고 자기 절제와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한 공헌 등  다양한 철학적 주제가 버무려져 있는 균형 있고 의미 있는 주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렇듯 드러커의 인간 중심 가치는 그의 연구를 관통하는 메시지이다. 그는 초기 그의 연구에서 사람을 생산 라인의 기계와 같은 또 하나의 부품으로 보던 시각을 반박하면서 종업원을 부품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보면서 자기 만족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자율적 조직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그는 특히 종업원에 대한 존중이 윤리적 명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생산성 향상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지적하였는데 이는 후에 그의 연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철학이 되었다. 그리고 목표 관리와 생산성에 대한 그의 연구는 사람의 지식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는 의견으로 확대되었고, 이를 통해 지식 사회의 대두에 따른 지식근로자의 중요성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서문 : 지식 경제 시대의 개인과 기업

 

나로서는 20세기에 일어난 사건들 가운데 ‘인구 혁명’을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꼽고 싶다. 질적인 측면에서, 인구 혁명은 모든 선진국의 노동인구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미 숙련 육체 노동자들이 지식 노동을 우선으로 하는 지식 근로자로 탈바꿈한 것이다.[11, 12]

 

개인의 평균 수명 및 평균 근로 수명, 특히 ‘지식 근로자의 평균 근로 수명’은 매우 급속도로 증가하는 반면, 고용 기관의 존속 기간은 실질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기술의 변화가 매우 빠른 시대, 세계화로 인해 경쟁이 증가하는 시대 그리고 엄청난 변혁의 시대를 맞이해 ‘고용 기관’의 성공적인 존속 기간은 앞으로도 계속 단축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 특히 지식 근로자들은 그들의 고용 기관보다 더 오래 살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에 따라 남은 인생의 후반부를 위해 새로운 경력을 쌓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며,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고, 더 많은 새로운 관계를 개발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13]

 

지식 근로자는 다음의 두 가지 측면에서 과거의 어떤 근로자와도 다르다. 첫째, 지식 근로자는 생산 수단을 소유하고 있으며 또한 그것을 휴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지식 근로자는 어떤 고용 기관보다도 더 오래 살 것이라는 점이다.[16]

 

지식은 오직 고도로 전문화되었을 때에만 효과를 발휘한다. 신경외과 의사가 제 몫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수술실에서 뇌수술을 하고 있을 때이다. 이러한 사실은 모든 지식 노동에 정확히 적용된다. 지식 경제에서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 - 이것은 일본 기업을 포함하여 전통적인 대부분의 기업이 개발하려고 노력한 인적 자원 모델이지만 - 의 역할이 매우 제한된다. 앞으로의 공동체는 어디에서 그리고 누구를 위해 일하든지 간에 고도로 전문화된 지식을 갖춘 사람들로 구성될 것이다.[16, 17]

 

이제 단 하나의 의미 있는 경쟁 우위는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이다. 그리고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은 경영자의 손에 달려 있지 않고, 거의 대부분 지식 근로자 그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 앞으로 고용 기관의 성공은 지식 근로자 개개인에게 더 많이 의존하게 될 것이다.[19]

 

 

1부 새로운 사회의 거대한 변화

 

1. 지식의 전환과 지식 사회

 

1750년에서 1900년 사이의 150년 동안 자본주의와 기술은 이 지구를 정복하고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였다. 이러한 전환은 지식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에 의해 촉진되었다. 서양과 동양 모두에서 지식이란 언제나 ‘존재(being)'에 대해 적용되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지식이 '행위(doing)'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지식 그 자체가 자원이 되고 실용적인 것이 되었다.[32]

 

지식의 의미와 기능에 관해서는 플라톤 이후 지금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두 가지 이론밖에 없었다. 소크라테스는 지식의 유일한 기능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하였다. 인간을 지적,도덕적,정신적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을 지식의 유일한 기능으로 생각하였던 것이다. 한편 소크라테스에 필적할 만한 뛰어난 철학자인 프로타고라스는 지식의 목적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알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지식은 논리학이자 문법이며 수사학이었다. 동양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식에 관한 두 가지 이론이 있었다. 유학자들에게 있어 지식이란 출세와 성공의 한 방편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를 아는 것이었다. 반면에 도가와 선승들에게 있어 지식이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으로서, 깨달음과 지혜에 이르는 길이었다.[37]

 

그러면 무엇이 ‘자본주의의 본래적 모순’과 노동 계층의 ‘소외’와 ‘착취’ 그리고 ‘프롤레타리아’ 계급 그 자체를 한꺼번에 무너뜨렸을까? 그 대답은 바로 생산성 혁명이다.[44]

 

당시 사람들에게 테일러의 주장, 즉 모든 육체적 작업은 그것이 숙련을 요하는 것이든 혹은 단순 작업이든 간에 지식을 적용함으로써 분석되고 재조직될 수 있다는 주장이 너무나 터무니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사실 장인들이 갖고 있는 기능을 하나의 비법으로 간주한 것은 아주 오래된 일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 때 그리고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때 근로자들을 훈련하는 데에 테일러의 접근 방식을 체계적으로 적용 함으로써 단지 수개월 만에 ‘일류 기술자’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이는 미국이 일본과 독일을 패배 시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 되기도 했다.[50]

 

1930년경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은 - 노동조합과 지식인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 모든 선진국을 휩쓸었다. 그 결과 마르크스의 ‘프롤레타리아’는 ‘부르주아’가 되었다. 자본주의 산업 혁명의 진정한 수혜자는 ‘자본가’가 아니라 제조 공장에서 일하는 블루칼라 노동자인 ‘프롤레타리아’였던 것이다. 바로 이러한 사실이 1900년이 되기 전에 ‘혁명’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마르크스가 예견했던 고도로 발달한 선진국에서 오히려 마르크스주의가 완전히 실패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이는 또한 극심한 빈곤과 굶주림과 실업난에 허덕이던 1918년 이후의 중부 유럽 국가에서조차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 준다. 그리고 미국의 대공황이 레닌과 스탈린-그리고 모든 마르크스주의자들-이 확신하고 기대했던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해 준다.[52, 53]

 

마르크스는 종종 다윈, 프로이트와 함께 ‘현대 세계를 창조한 삼위일체’로 간주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정말 정의(正義)라는 것이 있다면 마르크스 대신 테일러를 그 자리에 앉혀야만 한다. 지난 100여 년 간 폭발적인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선진 경제를 창조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지식을 작업에 적용한 테일러의 연구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너무나도 적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53]

 

지금 우리가 지식으로 간주하고 있는 ‘지식’은 행동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한다. 우리가 지식이라고 말할 때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행동을 하는 데 효과가 있는 정보이고, 결과에 초점을 맞춘 정보이다. 그 결과들은 개인의 내면이 아니라 ‘바깥에’ 드러난다. 사회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나타나며, 혹은 지식 그 자체의 진보로도 나타난다.[63]

 

2. 조직 사회와 지식 근로자

 

사회와 지역 사회 그리고 가정은 모두 안정을 추구하는 집단들이다. 그들은 안정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한편, 변화를 막기 위해, 최소한 변화를 더디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현대의 조직은 안정 파괴자로서 변화를 추구한다. 현대의 조직은 혁신할 수 있도록 조직되어야 하며, 그리고 혁신은 ‘창조적 파괴'이다.[66, 67]

 

조직은 끊임없는 변화를 전제로 조직되지 않으면 안 된다. 조직의 기능은 지식을 작업에 적용하는 것이다.[67]

 

새로운 조직 사회에서 어떤 한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지식인은 4년 내지 5년마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유하고 있는 지식이 모두 진부한 것이 되어버려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되고 만다. 또한 어떤 한 분야의 지식 체계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변화는 원칙적으로 다른 지식 분야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67]

 

앞으로 조직들은 기존의 제품과 정책과 경영 관습을 어떻게 지속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것을 폐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만 한다.[69]

 

구체적으로 모든 조직은 세 가지의 체계적인 관행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조직은 하고 있는 모든 일을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 둘째, 모든 조직은 지식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조직은 체계적인 혁신방법을 배워야만 할 것이다.[70]

 

조직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분권화가 요구된다. 그 이유는 조직은 의사 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구조화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71]

 

모든 변화는 ‘불공평하다.’ 모든 변화는 안정을 깨뜨린다.[72]

 

경제적 성과는 기업의 ‘1차적인’ 책임이다. 진정으로, 자본 비용을 보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이익조차 내지 못하는 기업은 사회적으로 무책임한 기업이다. 그런 기업은 사회의 자원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에게 있어 경제적인 성과는 기본적인 것이다.[75]

 

사회적 힘은 사회적 책임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재가 되고 만다. 책임을 다하지 않는 권력은 아무것도 이루어낼 수 없다. 따라서 조직은 성과를 올리지 않으면 안 된다. 조직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청은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확대될 것이다.[76]

 

오직 모든 구성원이 집중하고 인정할 수 있는 공동의 사명만이 조직을 하나로 묶어주고 그리고 성과를 낼 수 있게 해준다. 그러한 명확한 사명이 없으면 조직은 조직으로서의 가치와 신뢰를 잃게 되고, 결과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인적 자원을 유인할 능력을 잃게 될 것이다.[78]

 

오늘날 모든 조직들은 한결같이 “사람이 우리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말을 진실로 믿는 것은 고사하고 실천에 옮기지도 못 하고 있다.[79]

 

지식 근로자들은 ‘생산 수단’, 즉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지식 근로자는 독립적이며 이동성이 매우 높다.[80]

 

산업 사회의 역사를 통틀어 보건대, 기계공들과 같은 모든 육체 노동자들은 언제나 ‘무엇을, 어떻게,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해 지시를 받으며 일했다. 하지만 지식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이런 식의 감독을 할 수가 없다. 지식 근로자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조직 내의 다른 어떤 사람보다 더 잘 알고 있지 않으면, 지식 근로자들은 근본적으로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81]

 

현대의 조직은 주로 지식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는 까닭에 동등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조직이 되어야 한다. 그들은 모두 동료 내지는 협력자여야 한다. 지식 그 자체로서 서열을 매길 수는 없다. 지식의 서열은 그것이 공동의 과제에 공헌하는 바에 따라 평가되는 것이지, 지식 그 자체로서 우월하다거나 열등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 따라서 현대의 조직은 팀처럼 조직되어야 한다.[82]

 

조직 - 기업이든, 학교든, 병원이든, 보이스카우트 연맹이든 - 의 경영자들은 그 조직의 사명과 과제는 곧 사회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자 과제일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것의 기초라는 것을 믿어야만 한다. 만약 이러한 사실을 믿지 않는다면, 그들의 조직은 조만간 스스로 신뢰와 자신감과 자존심 그리고 업무 수행 능력을 잃고 말 것이다.[86]

 

지금 우리가 당면한 도전은, 특히 미국과 같은 자유 시장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선진국이 당면한 도전은 자율적이고도 지식에 기초한 다양한 조직들이 경제적 성과 향상과 함께 정치적/사회적 단합에 공헌하도록 만드는 것이다.[87]

 

 

2부 지식 노동과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

 

3. 생산성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

 

‘보다 현명하게 일하기’는 물건을 생산하고 운반하는 육체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서는 하나의 열쇠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지식 노동에 있어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유일한’ 열쇠이다.[91]

 

자본과 기술은 생산 요소들이다. 하지만 지식 노동에 있어 그것들은 생산 도구들이다. 그것들이 생산성을 향상시키느냐 아니면 저하시키느냐 하는 것은 사람이 그것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즉 사용 목적이나 사용자의 기능 여하에 달려 있다.[93]

 

지식 노동의 생산성 향상에 있어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업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수행하려 하는가?” 그리고 “왜 그것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야만 한다.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업을 다시 정의해야 하며, 특히 꼭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96]

 

지식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지식 노동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 “우리는 무엇에 대하여 봉급을 지불하는가?” 그리고 “이 직무는 어떤 가치를 창출하기로 되어 있는가?” 이에 대한 대답이 항상 명료하거나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어느 백화점에서 현장 판매원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했더니, “판매입니다.”라는 대답이 나왔다. 그런데 그 지역의 다른 백화점 판매원들은 “고객 서비스지요.”라고 대답했다. 이 두 가지 대답은 백화점 판매 현장의 직무구조를 개선하는 데에 각기 다르게 반영되었지만, 두 백화점 모두 생산성과 수익성을 증진시키는 데 성공했다.[103]

 

지금부터 성과에 초점을 맞추어 지식 노동의 세 가지 범주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l       지식 노동들 중 몇 가지 직무들의 성과는 곧 질(質)을 의미한다. 그 하나의 예가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수행하는 직무인데, 이 직무에서 성과의 양(量)-연구 결과의 수-은 질적인 문제에 비해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다.

l       성과가 질과 양 두 가지로 구성되는 지식 노동도 매우 많다. 백화점 판매원의 작업이 한 예이다.... 엔지니어, 증권 회사의 지방 영업 소장, 의료 기술자, 지방 은행의 지점장, 통신원, 간호사, 자동차 보험 청구 조정자 등 대다수의 지식 근로자들이 질과 양 두 측면 모두에서 성과를 측정 받는다.

l       마지막으로 그 성과가 양적인 측면에 있는 작업도 있다. 즉 보험 회사에서 보험금 청구서의 기입과 처리를 하는 일이라든지 병원에서 병상을 꾸미는 일 등과 같이 그 성과가 물건을 생산하고 운반하는 일, 즉 육체 노동과 비슷한 작업들도 매우 많다.

지식 노동이 이렇게 뚜렷한 세 가지 범주로 나뉘는 까닭에,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특정 직무가 어느 범주에 속하는지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야만 특정의 지식 노동에 있어서 생산성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104, 105]

 

테일러와 메이요가 알지 못했던 교훈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향상된 생산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지식 근로자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가르칠 때 가장 잘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109]

 

실력 있는 판매원의 생산성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그로 하여금 판매 대회에서 ‘나의 성공 비결’을 발표하도록 하는 것이다. 외과 의사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그로 하여금 지역 의료 협회에서 자신의 시술 경험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게 하는 것이다.... 정보 시대에는 모든 기업이 배우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흔히 이야기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은 또한 가르치는 기관이 되어야만 한다.[110]

 

4. 어떻게 성과를 올릴 것인가

 

지식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 가운데 높은 성과를 올리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지식 근로자는 당연히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상상력도 풍부하다. 그러나 성과를 올리는 것과 지적 능력 사이에는 그다지 상관 관계가 없는 듯하다. 머리는 좋은 사람이 놀랄 만큼 터무니 없는 행동을 하는 예가 얼마든지 있다.[111]

 

그들은 지적 통찰력은 매우 체계적인 작업을 통해서만 성과와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반면에 모든 조직에는 상당히 높은 성과를 올리는 끈질긴 사람들도 있다. 다른 머리 좋은 사람들이 종종 ‘창조성’과 혼동되기도 하는 열정과 분방함 속에 빠져 있는 동안 그들은 동화 속의 거북이처럼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고, 결국에는 목표 지점에 먼저 도달하는 것이다. 지식 근로자에게 있어 지능과 상상력 그리고 지식은 기본적인 요소인데, 이 요소들을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목표 달성 능력이 필요하다.[112]

 

현대 사회는 거대한 조직들의 사회이다. 군대를 포함한 모든 커다란 조직 내에서 힘의 중심이 몸을 이용해 일을 하는 육체 노동자에서 지식을 이용해 일을 하는 지식 근로자로 이동했다.[113, 114]

 

지식 근로자는 스스로 방향을 정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방향은 성과와 공헌, 즉 목표 달성에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114]

 

지식 근로자는 그 자체로서 성과가 될 만한 어떤 것을 생산하지 않는다. 그는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 그리고 정보를 창출해 낸다. 이러한 생산물은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효용이 없다. 그것은 누군가 다른 사람이, 즉 다른 지식 근로자가 자신의 일에 투입하여 새로운 생산물을 창출해 내는 데 이용되었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 받는다. 따라서 지식 근로자는 자신의 성과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일을 해야만 한다.[115]

 

지식 근로자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 있어서는 조직 내의 어느 누구보다 올바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116]

 

나의 임무는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알도록 가르치는 것입니다. 실제 상황에서 그들이 무엇을 하는가 하는 것은 오로지 그들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책임은 내게 있습니다. 하지만 결정은 현장에 있는 사람이 합니다. 결국 전쟁터에서는 모든 병사가 ‘경영자’가 되는 것입니다. [117]

 

지식 노동은 양으로 측정될 수 없다. 비용으로 측정되는 것도 아니다. 지식 노동은 그 결과의 질에 따라 규정되는 것이다.[117]

 

지식 근로자들이 지식에 의해 내린 의사 결정은 최고경영자의 의사 결정과 같은 ‘종류’의 것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의사 결정의 한도는 상당히 제한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자신의 권한 범위 안에서는, 그 역시 틀림없는 ‘경영자’이다.[119]

 

지식 근로자는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네 가지 주요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1.       지식 근로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2.       지식 근로자는 자신이 살고 있고, 또 일하고 있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는 한 ‘일상 업무’에 쫓겨 다닐 운명에 처해진다.

3.       지식 근로자는 ‘조직’ 내에서 일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공헌한 바를 다른 사람들이 활용하는 경우에만 비로소 실질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게 된다.

4.       마지막으로, 지식 근로자는 조직 ‘내부’의 세계에 존재한다. 즉, 대체로 외부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직접적으로는 알지 못한다.[120~123]

 

지식 근로자는 성과를 올리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무능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126]

 

우리는 어떤 중요한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사람이 그 강점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조직을 만드는 방법을 배워야만 할 것이다.[128]

 

의사, 고등학교 교사, 바이올리니스트가 서로 다른 만큼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 역시 서로 많이 다르다.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만큼이나 천차만별이다. 그들은 인간 유형, 개성 그리고 재능의 측면에서 무능한 사람들과 구별이 되지 않는다. 성과를 올리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은 자신의 능력과 존재를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실행 능력뿐이다. 이러한 실행 능력은 기업, 정부 기관, 병원, 대학, 어느 조직에서 일하든지 간에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드러났다.[133]

 

실행 능력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지능과 근면성과 상상력이 뛰어나다 해도 결국에는 실패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그런 사람은 목표 달성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도 확인하였다. 실행 능력은 하나의 습관이다. 즉, 습관적인 능력들의 집합이다. 실행 능력은 지속적으로 배워야 가능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단순한 것이기도 하다.[133]

 

‘육 곱하기 육은 삼십육’이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입에서 튀어나올 만큼 확실히 몸에 배인 습관이 될 때까지‘지겹도록’ 반복해서 외우듯이 실행 능력도 그렇게 몸에 익혀야 한다. 실행 능력은 실행, 그것도 반복적인 실행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다.[133, 134]

 

5. 공헌할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라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은 공헌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은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것을 지향하고, 또한 목표를 향해 외부 세계로 눈을 돌린다. 그는 “내가 속한 조직의 성과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내가 공헌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그는 자신의 책임에 중점을 두고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135]

 

“나는 무엇에 공헌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질문함으로써 그때까지 발휘되지 못했던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지금까지 뛰어난 성과라고 간주되었던 것들이 자신이 가진 잠재력의 극히 일부분만 발휘된 것에 지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내가 무엇을 공헌해야 할까?”라고 스스로 묻지 않는 지식 근로자는 목표를 너무 낮게 설정할 뿐만 아니라, 십중팔구는 잘못된 목표를 설정하기 쉽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공헌의 범위를 너무 좁게 설정하게 될지도 모른다.[139]

 

공헌은 여러 가지를 의미한다. 1) 직접적인 결과를 산출하고, 2)가치를 창출하고 재확인하며, 3)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그것이다. 조직에 몸담고 있는 모든 지식 근로자의 공헌 활동은 이 세 가지 영역과 연결되어 있어야만 한다.[139]

 

현재의 비전과 우수성 그리고 실적만을 겨우 유지하는 조직은 적응 능력을 상실한 조직이다. 그리고 인간과 관련된 일에 있어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변화뿐이므로, 그런 조직은 변화된 내일에는 살아 남지 못할 것이다.

그들 스스로 공헌에 초점을 맞추게 하는 것이야말로 인재 육성에 있어 강력한 추진 요소가 된다. 사람은 자신에게 부과된 요구 수준에 적응한다. 자신의 목표를 공헌에 겨냥한 사람은 함께 일하는 다른 모든 사람들의 목표와 기준을 함께 끌어올린다.[141]

 

지식을 습득한 사람은 항상 그것을 남에게 이해 시켜야 할 책임을 지고 있다.[144]

 

다른 사람이 자신의 공헌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들의 필요, 방향, 한계, 지각 방식 등에 관해 충분히 알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145]

 

조직에서 좋은 인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일’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공헌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그들의 인간 관계는 생산적인 것이 된다. ‘생산적’이라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인간 관계’에 대한 단 하나의 타당한 정의이다.[145]

 

일단 부하 직원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에게 어떤 공헌이 기대되고 있는지를 충분히 생각하게 한 다음에는 상사가 그 타당성을 판단해 주어야 한다. 이것은 상사의 권한이자 책임이다.[147]

 

견해 차이가 있을 때, 누가 옳은가 하는 점은 원칙적으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의미 있는 커뮤니케이션, 즉 성과를 달성하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147]

 

사람은 스스로가 성취하고 획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성장한다.[150]

 

 

3부 프로페셔널로서의 자기 관리

 

6. 인생을 바꾼 7가지 지적 경험

 

나는 대학생 때 19세기 이탈리아의 위대한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1813 - 1901)의 오페라를 보게 되었다. 그것은 베르디가 1893년에 작곡한 최후의 오페라 폴스타프였다. 오페라를 관람한 후 집에 돌아와 자료를 찾아본 나는 깜짝 놀랐다. 그토록 유쾌하면서 인생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찬,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활기가 넘치는 오페라를 작곡한 사람이 여든 살의 노인이라니! 당시에는 건강한 사람의 평균 수명도 50세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80세란 나이는 흔한 나이가 아니었다.  나는 베르디가 직접 쓴 글도 읽었다. 누군가로부터 “19세기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 인정 받고 있으며 이미 유명인이 된 사람이, 엄청나게 벅찬 주제를 가지고 더구나 그 나이에, 왜 굳이 힘든 오페라 작곡을 계속하는가?”란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변했다.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 동안 완벽을 추구해 왔다. 완벽하게 작곡하려고 애썼지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늘 아쉬움이 남았다. 때문에 나에게는 분명  번 더 도전해 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155, 156]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조각가 페이디아스(기원전 440년)은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의 지붕 위 조각을 했다. 아테네의 재무관은 조각들이 신전의 지붕 위에 세워져 있어서 사람들은 조각의 전면밖에 볼 수가 없다, 그런데도 조각의 전체 값을, 다시 말해 아무도 볼 수 없는 조각의 뒷면 작업에 들어간 비용까지 청구한 것은 잘못이라며 작품료 지불을 거절했다. 이에 대해 페이디아스는 “아무도 볼 수 없다고? 당신은 틀렸어. 하늘의 신들이 볼 수 있지.”라고 대꾸했다. 페이디아스는 내게 어떤 일을 할 때 오직 ‘신들만이 그것을 보게 될지라도 완벽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158]

 

나는 정확히 스무 살이 되는 날에 프랑크푸르트의 최대 신문사에 금융 및 외교 담당 기자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신문 기자는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글을 써야 했기 때문에, 나는 그 주제들에 대해 유능한 기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은 알아두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다양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공부를 하면서 나만의 공부법도 개발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도 그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나는 3년 또는 4년마다 다른 주제를 선택한다. 그 주제는 통계학, 중세 역사, 일본 미술, 경제학 등 매우 다양하다. 3년 정도 공부한다고 해서 그 분야를 완전히 터득할 수는 없겠지만, 그 분야가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 식으로 나는 60여 년 이상 동안 3년 내지 4년마다 주제를 바꾸어 공부를 계속해 오고 있다.[159]

 

다음에 할 이야기는 당시 유럽의 주요 언론인 가운데 한 분이었던 편집국장에게서 배운 것이다. 일 년에 두 번씩, 정월 초하루 바로 다음날과 6월에 시작되는 휴가철 바로 직전에 우리는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하루 종일을 지난 6개월간 우리가 했던 일에 대해 토론하면서 보냈다. 편집장은 언제나 우리가 잘한 일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그 다음에는 우리가 잘하려고 노력한 일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그 다음에는 우리가 잘하려고 충분히 노력하지 않은 분야를 검토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잘못했거나 또는 실패한 일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 모임의 마지막 두 시간 동안에는 앞으로 6개월간 해야 할 일을 계획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리가 개선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우리들 각자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등을 논의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우리 각자는 다음 6개월간의 새로운 업무 계획과 학습 계획을 편집국장에게 제출해야만 했다.[160, 161]

 

그 후 10년이 지나서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재직하고 있을 때 문득 프랑크푸르트의 편지국장에게서 배운 방법이 기억났다. 그 이후로 나는 줄곧 여름만 되면 2주일간 시간을 따로 할애해서 지난 1년 동안 내가 한 일을 검토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내가 비록 잘했지만 더 잘할 수 있었거나 또는 더 잘했어야만 하는 일을 검토하고, 그 다음에 내가 잘 못한 일, 마지막으로 내가 했어야만 했는데도 하지 않은 일을 차례로 검토한다. 이를 바탕으로 나는 컨설팅 업무, 저술 활동 그리고 강의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결정하여 계획을 수립한다. 이처럼 매년 8월에 수립하는 계획에 맞추어 충실하게 생활한 적은 한번도 없지만, 나는 그 계획을 통해 베르디의 교훈, 즉 ‘완벽을 기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살고 있다. 비록 ‘그 완벽이란 것이 늘 나를 피해 갔고’, 또 지금도 나를 피해가고 있지만 말이다.[161]

 

승진을 하여 새로운 직무를 맡은 유능한 사람들 가운데 계속해서 성공을 거두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상당히 많은 사람이 완전히 실패했다. 그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성공도 실패도 아닌 보통 수준에 머물렀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성공했다. 그렇게 되는 것은 그들이 정말 ‘무능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정말 해야 할 일을 놔두고 다른 부적절한 일을 했기 때문이다.[163]

 

예수회 신부나 칼뱅파 목사는 어떤 중요한 일을 할 때마다, 예를 들면 어떤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마다 자신이 예상하는 결과를 기록해두었다. 그리고 9개월 후에는 실제 결과와 자신이 예상했던 결과를 비교해 보는 피드백 활동을 한다. 그것은 그들이 잘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신속하게 알려준다. 그것은 또한 그가 무엇을 배워야만 하는지 그리고 어떤 습관을 바꿔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그것은 그가 소질이 전혀 없는 분야가 무엇인지 그리고 잘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인지도 가르쳐준다. 나는 이 방법을 50여 년 동안 꾸준히 실행해오고 있다. 자신의 장점을 안다는 것, 그 자신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를 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 - 이것들이 바로 지속적 학습의 관건이다.[165]

 

슘페터는 30세 무렵 그의 위대한 경제학 저술들 가운데 최초의 두 권을 출판했는데, 그 당시 누군가가 “당신은 진정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까?”라고 질문을 하자 “유럽 미녀들의 최고 연인, 유럽의 최고 승마인, 그 다음으로는 세계 최고 경제학자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대답하여 악명이 높았다. 슘페터는 66세의 나이로 하버드에서 강의를 하는 마지막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동안 부친의 같은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네. 그 질문은 여전히 나에게 중요하네. 그러나 지금 나는 그 당시와는 전혀 다른 대답을 하고 있네. 나는 대여섯 명의 우수한 학생을 일류 경제학자로 키운 교사로서 기억되길 바란다네.” 슘페터는 말을 계속 이어갔기 때문에 부친이 놀란 얼굴을 보지 못했다. “아돌프, 이제 나도 책이나 이론으로 기억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 만한 나이가 되었어. 진정 사람의 삶을 변화시킬 수 없는 책이나 이론이라면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걸 알았단 말일세.”[167]

 

그 대화에서 내가 배운 것은 세 가지이다. 첫째,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는 바라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 해야 한다. 둘째, 우리는 늙어가면서 그 대답을 바꾸어야만 한다. 그것은 차츰 성숙해 가면서 그리고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바뀌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꼭 기억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한 가지는, 사는 동안 다른 사람의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168]

 

“개인, 특히 지식 노동을 하는 개인은 어떻게 목표 달성 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것은 꽤나 간단한 몇 가지를 실행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라는 대답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 간단한 몇 가지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1.       베르디의 폴스타프가 내게 가르쳐준 그런 종류의 목표 또는 비전을 가져야만 한다. 사람이 계속 정진한다는 것은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2.       목표 달성 능력을 계속 유지하는 사람들은 페이디아스가 작업을 할 때 품고 있던 신념, 즉 신이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들은 보통 수준밖에 되지 않는 일은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한 일의 결과에 대해 스스로 대견스럽게 생각한다. 정말이지, 그들은 높은 자아 존중심을 갖고 있다.

3.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 중의 하나는 지속적 학습을 삶의 한 부분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내가 지금까지 60년 이상 동안 해왔던 것, 즉 3년 내지 4년마다 새로운 주제에 대해 배우려는 학생 노릇을 똑같이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언제나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 그들은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그대로 계속하는 것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 가장 하찮게 치부하는 것이 바로 하던 일을 더 잘해보려고 하는 생각이다. 그들은 무엇을 하든지 간에 과거와는 다르게 해보고자 다짐한다.

4.       늘 활기차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사람들은 또한 자신이 달성한 성과에 대해 검토한다.

5.       목표 절송 능력을 계속 유지하는 사람들은 예수회와 칼뱅파가 16세기에 처음 개발한 사전 기록 및 사후 검토를 습관화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행동 및 의사 결정의 예상 결과를 기록해 두었다가 나중에 그것을 실제 결과와 비교해 본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자신의 강점을 보다 빠르게 파악할 뿐만 아니라,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무엇을 바꾸어야 할지 그리고 무엇을 더 배워야 할지를 알게 된다.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안다.

6.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에게 성공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할 때마다 나는 언제나 같은 대답을 듣는다. 그들은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교사 또는 상사가 자신에게 큰 도전 과제를 안겨주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직업이 바뀔 때마다 혹은 직위나 과업이 바뀔 때마다 그들로 하여금 새로운 직업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새로운 직위와 과업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도록 가르쳐주었다고 말한다. 새로운 직업, 새로운 직위 그리고 새로운 과업은 언제나 지금까지 요구되었던 것과는 다른 어떤 것을 요구한다.[169, 170]

 

앞으로 지식 근로자 개개인의 자기 개발에 대한 책임 그리고 일자리 결정에 대한 책임은 개인 각자가 져야 할 것이다. 개인은 반드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만 할 것이다. “나는 지금 어떤 종류의 과업을 떠맡기를 바라는가? 나는 어떤 종류의 과업을 떠맡을 자격이 있는가? 나는 어떤 종류의 경험, 지식 그리고 기술을 습득할 필요가 있는가?”[171]

 

개인의 자기 개발은 그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 할 문제이다. 어디에서 일을 할지 결정하는 책임도 스스로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앞으로 이러한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지식 근로자는 긴 근로 수명 동안 계속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 생산적인 사람 그리고 성장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될 수 없을 것이다.[172]

 

7.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라

 

지식 근로자의 근로 생활 수명이 고용 기관의 수명보다 더 길어질 것이다. 앞으로 평균 근로 수명은, 특히 지식 근로자의 평균 근로 수명은 50년쯤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성공적인 기업의 평균 기대 수명은 겨우 30년밖에 안 된다. 그러므로 근로자들, 특히 지식 근로자들은 어떤 고용 기관보다도 점점 더 오래 살 것이고, 따라서 한 가지 이상의 여러 직업을 가질 준비를 해야만 한다. 단 하나의 과업과 단 하나의 경력만으로는 안 되고 그 이상을 준비해야만 한다. 오늘날에는 가장 평범한 사람, 다시 말해 평균적인 보통 사람마저도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야만 할 것이다.[174]

 

강점을 발견하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피드백 분석'이다. 어떤 중요한 의사 결정이나 행동을 할 때마다 스스로가 예상하는 결과를 기록해 두고, 9개월 또는 12개월이 지난 뒤 자신이 기대했던 바와 실제 결과를 비교해 보는 것이 피드백 분석이다.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아마도 2년 내지 3년 이내에 대부분의 사람이 이 간단한 방법을 통해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 그리고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아마도 자기 자신을 아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방법일 것이다.[175, 176]

 

다음은 피드백 분석을 한 뒤에 이끌어낼 수 있는 몇 가지 행동 결론이다 :

l       첫 번째이면서 가장 중요한 결론은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l       두 번째 결론은 ‘자신의 강점을 개선하라’는 것이다. -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 습득

l       세 번째는 피드백 분석은 자신을 ‘무능하게 만드는 무식’을 불러일으키는 지적 오만을 바로잡아 준다.

l       또 다른 중요한 행동 결론은 자신의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이다.

l       그 다음 행동 결론은 아무리 해도 성과가 오르지 않는 일은‘하지 않는’ 것이다.[176, 177]

 

사람마다 각자의 강점이 다르듯이 성과를 올리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르다. 그것은 ‘개성’이다.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성과를 올리는지 알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자신이 읽는 자인지 듣는 자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성과를 올리는지 파악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은 자신이 ‘어떻게 배우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179,180]

 

베토벤은 엄청난 양의 작곡 스케치북을 남겼다. 그렇지만 베토벤 자신의 말에 따르면, 그는 실제로 작곡을 할 때에는 스케치북을 한번도 쳐다보지 않았다고 한다. 누군가 “그렇다면 도대체 당신은 왜 스케치북을 사용합니까?” 라고 물으면, 그는 “악상이 생각날 때 즉시 기록해 두지 않으면 곧 잊어버리니까요. 악상을 스케치북에 기록해 두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지요. 그러니 스케치북을 다시 볼 필요가 없지 않겠어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180]

 

내가 사람들에게 “당신은 어떻게 배우는가?”라고 물으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그에 대한 대답을 해주었다. 그러나 그 말을 들은 다음 “그(배운) 지식에 기초해서(실제로) 행동하는가?”라고 물으면, 그렇게 한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런 지식에 기초해서 행동하는 것은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있어 핵심적인 사항인데도 말이다. 그 지식에 기초해서 ‘행동하지 않는 것’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비성과로 몰아넣는 것이나 다름없다.[181, 182]

 

여기에서의 ‘행동 결론’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자신을 바꾸려고 노력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 대신에 자신이 최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방식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자신이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방식 또는 미미한 성과밖에 올리지 못하는 방식으로 일을 해서는 안 된다.[184]

 

1930년대 중반 런던에서 나는 젊은 은행가로서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훌륭한 성과를 올리고 있었고, 그것은 분명 나의 강점과 부합했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한 사람의 재산 관리자로서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고 여겨지지 않았다. 내가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은 돈이 아닌 사람이었다. 나는 가장 부유한 사람으로서 땅에 묻히는 것에 아무런 의미도 느끼지 못했다. 대공황 시절에 나는 돈도 없었고, 직업도 없었고 그리고 전망도 밝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은행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그것은 옳은 결정이었다.[185]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개인, 특히 지식 근로자로 하여금 자신이 어디에 속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만 한다.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성과를 올리는가? 나의 가치관은 무엇인가?”[185]

 

그들(지식 근로자들)은 우선 자신의 강점, 성과를 올리는 방법 그리고 가치관을 알아야 한다. 그런 뒤 그들은 자신이 어디에 속해야 하는지 결정할 수 있고 또한 결정해야만 한다. 그리고 ‘어디에 속하지 않아야 하는지’도 결정할 수 있어야만 한다...... 위에서 말한 세 가지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대답을 앎으로써, 우리는 어떤 기회나 직위 혹은 과정에 대한 제의를 받았을 때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게 된다. “좋아요, 내가 그 일을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내가’ 그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것은 이렇게 조직되어야 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이런 식이어야만 합니다. 당신이 내게 기대해야 하는 결과는 이런 종류입니다. 나는 시간을 이렇게 사용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나 자신’이니까요.”[186]

 

성공적인 경력이란 ‘계획’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강점, 자신의 일하는 방식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을 앎으로써 기회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나갈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알면 자신이 어디에 속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고, 자신이 어디에 속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면 보통 사람 - 매우 성실하고 유능하지만, 한편으로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사람-도 뛰어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186]

 

8.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

 

효과적인 사람들은 시간이 한정된 요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모든 프로세스에 있어서 산출물의 한계를 결정하는 것은 가장 희소한 자원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한계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시간이다. 시간은 빌릴 수도, 고용할 수도, 구매할 수도, 혹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소유할 수도 없다. 시간은 철저히 소멸되는 것으로서 저장될 수도 없다. 어제의 시간은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결코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시간은 언제나 공급 부족 상태에 있다. 시간은 철저하게 대체 불가능하다. 다른 자원도 한계가 있긴 하지만 대체할 수는 있다. 인간의 노동을 자본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육체 노동을 지식 노동으로 대체할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그러나 시간만은 다른 무엇과도 대체할 수가 없다.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야말로 단 하나의 참다운 보편적인 조건이다. 모든 일은 시간 속에서 일어나고 그리고 시간을 소모한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한정된, 대체 불가능한, 필수적인 자원을 당연한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아마도 효과적인 지식 근로자와 그렇지 않은 지식 근로자를 구분하는 특성으로서 시간에 대한 충실한 관리만큼 중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일반적인 사람들은 자기 시간을 관리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187~189]

 

목표를 달성하려면 모든 지식 근로자, 특히 모든 경영자는 상당한 양의 연속적인 시간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193]

 

권한 위임의 진정한 목적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떼어내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기 자신에게 중요한 과업에 집중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다.[202]

 

시간은 가장 희소한 자원이다. 따라서 시간을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아무것도 관리하지 못한다. 게다가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분석하는 것은 자신의 업무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가장 쉬우면서도 체계적인 하나의 방법이다.[213]

 

9. 중요한 일에 집중하라

 

효과적인 지식 근로자는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낡은 것을 먼저 정리해 버린다. 그것은 조직의 ‘체중 관리’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조직은 이내 정상적인 형태, 응집력 그리고 통제 능력을 잃고 만다. 사회의 기관은 생물체의 기관과 마찬가지로 군살이 없는 근육을 유지해야 한다.[220]

 

새로운 것을 강력히 추진하는 유일한 방법은 낡은 것을 체계적으로 폐기하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조직도 아이디어가 부족하지는 않다. ‘창조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좋은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조직은 드물다. 모두가 어제의 과업을 수행하느라 너무 바쁘다. 모든 계획과 활동을 정기적으로 심사하여 비생산적인 작업들을 폐기해 버리게 되면, 심지어 가장 완고한 관료 조직에서조차 놀라울 정도로 창조력이 넘쳐 나게 된다.[221, 222]

 

집중 - 즉 ‘진정 의미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관점에서 때와 사건에 따라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하는 용기-은 자식 근로자가 시간과 사건들의 종 노릇을 하는 대신 그것들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226]

 

 

4부 프로페셔널을 위한 몇 가지 기초 지식

 

10. 효과적인 의사 결정 방법

 

효과적인 사람들은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은 의사 결정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 데에 집중한다. 그들은 단순한 ‘문제 해결’ 차원이 아닌, 전략적이고 근본적인 차원을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최고 수준의 개념적인 이해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 한다. 그러므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속도를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많은 문제를 한꺼번에 능숙하게 처리하는 재주를 오히려 허점이 많은 사고방식의 증후로 간주한다. 그들은 그 의사 결정이 도대체 무엇에 관한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기교를 발휘하기보다는 영향을 미치기를 원하며, 단순한 영리함보다는 건전한 분별력을 원한다.[229, 230]

 

효과적인 의사 결정 그 자체는 최고 수준의 개념적인 이해에 바탕을 두고 있더라도,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행동은 가능한 한 실무 계층과 가까워야 하고, 또한 가능한 한 단순해야 한다.[230]

 

효과적인 의사 결정자가 해야 할 첫 번째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것은 일반적인 문제인가, 예외적인 문제인가?” “이것은 자주 발생하는 기본적인 문제인가? 아니면 개별적으로 대처해야 할 특수한 문제인가?” 일반적인 문제는 언제나 원칙에 따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외적인 문제는 오직 개별적인 문제로 취급할 수 있고, 또 발생한 상황에 따라 처리할 수 있다.[232]

 

슬로언은 제너럴 모터스의 최고 간부 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러분, 이 결정에 대해 우리는 의견이 완전히 일치되었다고 봐도 좋겠습니까?” 참석자 전원이 동의했다. “그러면.....” 하고 슬로언은 말을 이었다.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다음 회의까지 연기할 것을 제안합니다. 다른 생각도 좀 해보고, 그리고 우리가 내린 이 결정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이해할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250, 251]

 

의견의 불일치를 강조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

l       첫째, 그것은 의사 결정자가 조직의 포로가 되는 것을 막아주는 유일한 안전 장치이다.... 사람들의 각자 다른 바람과 의지들은 의사 결정자 입장에서 거절하기 힘든 감옥과도 같은 것들이다. 이러한 감옥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토론과 서류화와 철저하게 검토된 반대 의견의 제안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다.

l       둘째, 의견 차이 그 자체만으로 의사 결정을 위한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

l       셋째, 반대 의견은 무엇보다도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반대 의견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 그와 그의 동료들의 잠재되어 있던 상상력을 이끌어낸다. 반대 의견은 그럴듯한 의견을 올바른 견해로 바꾸며, 올바른 견해를 훌륭한 의사 결정으로 전환해 준다.[251, 253]

 

모든 의사 결정은 외과 수술과 같다. 외과 수술은 육체를 다루는 것이므로 언제나 쇼크라는 위험을 동반한다. 훌륭한 외과 의사가 불필요한 수술을 하지 않는 것처럼, 효과적인 의사 결정자는 불필요한 의사 결정을 하지 않는다. 만약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저절로 잘 되어갈 것이다.” 라면, 그 문제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다소 성가시기는 하지만 중요하지 않고 또 별다른 차이도 없을 것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255, 256]

 

효과적인 의사 결정자는 결정하거나 아니면 결정하지 않는다. 어중간한 결정은 하지 않는다. 어중간한 결정은 언제나 잘못되게 마련이다.[257]

 

의사 결정은 판단력을 요구하는 만큼이나 용기도 필요로 한다.[258]

 

효과적인 지식 근로자는 자신이 상황을 이해했다는 충분한 확신 없이는 서둘러 의사 결정을 하지 않는다.[259]

 

13. 리더십은 어떻게 발휘하는가

 

리더십은 ‘리더십 자질들’과는 거의 관계가 없으며, ‘카리스마’와는 더더욱 관계가 없다. 리더십은 오히려 평범한 것이다. 그리 낭만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매우 지루한 것일 수도 있다. 리더십의 본질은 오직 그것이 달성하는 성과에 있다.[281]

 

리더십이 카리스마나 성격상의 일련의 특성들과도 관련이 없다면, 그렇다면 도대체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첫 번째 언급할 것은, 그것은 일이라는 점이다. 효과적인 리더십의 기초는 조직의 사명을 깊이 생각하고, 그것을 규정하고, 또 그것을 명확하고도 뚜렷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조직의 지도자는 목표들을 설정하고, 우선 순위를 결정하며, 또한 기준을 설정하고 유지한다. 물론 그는 타협도 한다. 진정 효과적인 리더들은 자신이 우주를 통제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다(오직 스탈린과 히틀러 그리고 모택동 같은 틀린 지도자들만이 그런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효과적인 리더는 어떤 타협이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기 전에 무엇이 올바른 것이고 또 바람직한 것인지를 곰곰이 생각한다.[283]

 

효과적인 리더십 발휘에 두 번째로 필요한 사항은, 리더는 리더십을 계급과 특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책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효과적인 리더들이 ‘무분별하게 관대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일단 일이 잘못되었을 때에는-일이란 항상 잘못되기 마련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책망하지 않는다. 트루먼의 유명한 말, 즉 “모든 책임은 여기에서.”라는 말은 아직도 리더십에 관한 훌륭한 정의이다.[284]

 

효과적인 리더십이 갖추어야 할 마지막 요건은 신뢰를 확보하는 일이다. 어떤 리더를 신뢰하기 위해서 반드시 그를 인간적으로 좋아해야 할 필요는 없다. 또한 그와 의견을 같이할 필요도 없다. 신뢰라는 것은 리더가 언행을 일치하고 있다는 데 대한 확신이다. 그것은 아주 낡은 표현 방식인 ‘성실'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다. 리더의 행동과 그 자신이 공언한 신념들은 일치 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적어도 서로 모순이 없어야 한다. 효과적인 리더십은-이것 또한 아주 오래된 지혜인데-영리함에 기초를 두고 있지 않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일관성이 있다는 데에 기초를 두고 있다.[284, 286]

 

14. 강점을 활용하는 방법

 

세상에 ‘나무랄 데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어떤 분야에서 나무랄 데가 없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을 뿐이다.[289]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미국 강철 산업의 창건자인 앤드류 카네기(1835 - 1919)가 자신의 묘비명으로 택한 “여기 자신보다 더 우수한 사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 누워 있다.”라는 글귀보다 더 좋은 처방은 없다.[289]

 

로버트 리 장군의 휘하 장군들 가운데 한 명이 리 장군의 명령을 무시하는 바람에 전략이 실패로 돌아간 일이 있었다. 그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다. 보통 때는 감정을 잘 억제했던 리 장군도 그때만큼은 화를 참지 못하고 노발대발했다. 장군의 감정이 누그러졌을 때 한 부관이 정중하게 물었다. “왜 그를 지휘관 자리에서 해임시키지 않습니까?” 그러자 리 장군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부관을 돌아보며 말했다. “자네는 왜 그런 쓸데없는 질문을 하지? 그는 전쟁에서 이기고 있잖아.”[290]

 

15. 경영 혁신의 원리와 방법

 

발명과 혁신에 관한 모험담들에 대해 일반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것과는 달리, ‘천재적 영감’이란 것은 극히 드물다. 한층 더 실망스러운 것은 천재적 영감이 혁신으로 이어진 예를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그것들은 모두 처음에는 떠들썩하기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화려한 아이디어로서 끝이 나고 말았다.[300]

 

올바른 분석과 시스템적 접근 그리고 고된 노력에 기초를 둔 목적지향적 혁신만이 혁신의 실천으로서 논의되고 또 제시될 수 있는 대상이다.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혁신에서 높은 성취를 이룬 사람은 오직 원칙에 바탕을 두고 그리고 그것을 터득했을 때에만 목적을 달성 할 수 있다.[301]

 

혁신을 위해서 꼭 해야 할 일들은 다음과 같다 :

1.       목적지향적이고 체계적인 혁신은 기회의 분석으로부터 시작한다.

2.       혁신은 이론적인 분석인 동시에 지각적인 인식이다. 그러므로 혁신 활동에 있어서 꼭 해야 할 일로서 두 번째의 일은 직접 밖으로 나가서 보고, 질문하고 그리고 경청하는 것이다..... 바깥으로 나가서 고객, 즉 이용자를 관찰하고는 그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찾아낸다.

3.       혁신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가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야 한다. 오직 한 가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으면, 그 혁신은 혼란을 야기한다. 초점이 분산되어 있는 복잡한 혁신은 성공할 수 없다.... 성공한 모든 혁신은 놀랄 만큼 간단하다. 정말이지, 어떤 혁신이 받을 수 있는 최대의 찬사는 사람들로부터 이런 말을 드든 것이다. “이건 너무 분명해서 누구나 쉽게알 수 있는 거야. 그런데 왜 나는 진작에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지?”

4.       효과적인 혁신은 작게 시작한다. 거창하지 않다는 말이다. 혁신은 어떤 구체적인 것을 시도한다.

5.       마지막으로, 혁신에 성공하려면 그 목표를 주도권을 잡는 데 두어야 한다.[303]

 

혁신을 위해서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은 다음과 같다 :

1.       첫 번째는 무조건 독창적인 것만을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혁신은 평범한 사람도 추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아무리 규모가 크고 중요한 혁신이라 하더라도 우둔한 사람 혹은 거의 우둔한 사람들에 의해 집행되기 마련이다. 어쨌거나 세상에 넘치도록 많은 게 무능한 사람들뿐인 걸 어쩌겠는가. 혁신뿐만 아니라 너무 똑똑한 사람을 필요로 하는 일은, 그것이 디자인이든 봉제 가공이든 무엇이든 간에, 거의 실패하게 되어 있다.

2.       다각화하지 말라, 분산시키지 말라,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시도하지 말라. 이것은 ‘꼭 해야 할 일’인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과이다.

3.       마지막으로, 장래를 위해 혁신을 하려고 노력하지 말라. ‘현재를 위해’ 혁신하라. 혁신의 영향은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날 수도 있다. 20년이 지나서도 완전한 성숙기까지 이르지 않을 수도 있다. “앞으로 25년 뒤에 이것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이 엄청나게 많을 거야.” 라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음과 같은 말을 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이것을 사용해 보고는 뭔가 확실히 다르다고 차이를 느낄 노인들이 오늘날 우리 주변에 충분히 있다. 물론 시간은 우리 편이다-앞으로 25년 동안 수요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지금 당장 응용되지 못하는 혁신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노트에 그려져 있는  설계 도면과 같은 것이다-하나의 ‘멋진 아이디어’로서 말이다. 우리 가운데 다 빈치에 필적할 만한 천재는 거의 없으며, 우리의 노트가 영원한 생명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기대 또한 할 수가 없다.[306]

 

성공적 혁신을 위한 3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다 :

 

1.       혁신은 작업이다. 혁신은 지식을 필요로 한다. 때로는 위대한 발명의 재주를 요구하기도 한다. 세상에는 보통 사람에 비해 혁신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 분명히 있다. 또한 혁신가들은 한 가지 이상의 분야에서는 일하지 않는다.인간이 하는 다른 분야의 노력에서와 마찬가지로 혁신을 하는 데 있어서도 자질이 있어야 하고, 발명의 재주가 있어야 하고 그리고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혁신 아이디어가 제안되고 또 완성되려면 혁신은 열성적이고 목적지향적이며 초점이 맞추어진 ‘작업’이 되어야만 한다. 그런 작업은 집념과 책임감 그리고 성실함을 요구한다. 만약 그런 것들이 모자란다면, 자질이나 발명의 재주 그리고 지식 같은 것은 아무런 소용도 없다.

2.       혁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혁신가는 자신의 강점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성공적인 혁신가는 넓은 시야로 혁신의 기회를 탐색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다음과 같이 자문해 보아야 한다. “이런 기회들 가운데 ‘나’에게 그리고 ‘회사’에게 적합한 것은 어떤 것인가? 우리가 (또는 내가) 소질이 있고, 또 그 동안 실적 면에서 능력이 검증된 분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은 어떤 것인가?” 다른 작업도 이 점에 있어서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혁신에 있어서는 강점을 바탕으로 추진해야 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그 이유는 혁신에는 늘 위험이 따르고, 또한 성공하면 지식 면에서나 수행 능력 면에서 매우 큰 보상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벤처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혁신에 있어서도 기질적으로 자신의 ‘적성’에 맞아야 한다. 사업가들이 진심으로 좋아할 만한 일이 아니면 그 사업은 잘되지 않는 법이다. 혁신의 기회는 혁신가 스스로가 보기에 중요해야 하고 또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종종 좌절감을 맛보게 되는 혁신이라는 고된 작업을 추진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3.       혁신은 경제와 사회에 영향을 준다. 고객, 교사, 농민, 안과 의사 등, 다시 말해 모든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를 준다.... 그러므로 혁신은 늘 시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하고, 시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그리고 진정으로 시장 지향적이어야 한다.[309]

 

나 역시 성공적인 혁신가와 기업가를 많이 알고 있지만, 그 가운데 ‘위험 추구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성공적인 혁신가의 대표적 모습-반은 통속 심리학이 또 다른 반은 할리우드 영화가 만든-은 슈퍼맨과 원탁의 기사를 합해 놓은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그들의 실생활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은 낭만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 ‘위험’을 향해 돌진하기는커녕, 재무분석표를 들여다보며 몇 시간 동안 꼼꼼히 따져보는 사람들이 그들인 것이다.[310]

 

물론 혁신에는 위험이 따른다. 그러나 자동차를 몰고 슈퍼마켓에 가서 빵을 사기 위해 자동차 속에 들어가는 행위에도 위험은 따른다. 본질적으로 모든 경제 활동은 ‘큰 위험’을 동반하는 법이다. 그리고 어제의 것을 지키는 일-혁신 활동은 아니지만-은 내일을 창조하는 일보다 훨씬 더 큰 위험을 동반하다. 내가 아는 혁신가들은 위험의 내용을 파악하고 그것을 가능한 한 제한하려고 함으로써 성공하고 있다. 그들은 혁신의 기회의 원천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하나의 기회를 포착한 다음, 그것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성공하고 있다.[311]

 

성공적인 혁신가는 보수적이다. 또 그래야만 한다. 그들은 ‘위험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들은 ‘기회에 초점’을 맞춘다.[311]

 

 

5부 자기 실현을 향한 도전

 

16.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하라

 

오늘날 최고경영자의 ‘중년 위기’에 대해 말들이 많다 이것은 대부분 권태의 결과이다. 45세가 되면 대부분의 최고 경영자들이 전성기를 맞이한다. 그들 자신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20년 동안이나 같은 종류의 일을 수행해 온 터라 그들은 자신의 일에 매우 능숙하다. 그러나 그들은 전성기를 누리면서 더 이상 아무것도 배우지 않으며, 어떤 것에도 더 이상 기여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직무가 또다시 도전의 대상이 되거나 만족의 대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316]

 

40여 년 동안 일해온 육체 노동자는 정산적인 기대 수명이 다하기 훨씬 전에, 다시 말해 전통적인 은퇴 연령이 되기도 전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녹초가 되고 만다. 그들은 ‘끝난’ 것이다. 그러나 지식 근로자는 ‘끝나지’ 않는다. 그들은 나이에 상관 없이 계속 일할 수 있다. 비록 온갖 사소한 불평들을 늘어놓기는 하겠지만, 지식 근로자는 여전히 맡은 바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또한 지식 근로자는 자신이 30세일 무렵에는 무척 도전적인 과업으로 여겼던 것이라도 50세가 되면 넌덜머리가 날 정도로 지겨운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 50세가 된 이후에도 20년 까지는 아니더라도 15년 정도는 더 일할 수 있는 데도 말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서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데 있어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317, 318]

 

인생의 후반부를 설계하는 3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

1.       2의 다른 경력을 실질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막스 플랑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간혹 이것은 어떤 종류의 조직에서 다른 조직으로 옮아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2.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하는 두 번째 방법은 ‘병행 경력'을 개발하는 것이다. 더욱 많은 사람들-특히 첫 번째 직업에서 높은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지난 20년 내지 25년간 몸담아 온 직업에 계속 종사하고 있다. 그들은 본업에서 일주일에 40시간 내지 45시간씩 일하면서 월급을 받는다.... 그리고 그들은 스스로 병행 경력을 개발하여, 주로 비영리 기관에서 일주일에 10시간 정도 일한다.

3.       마지막이자 세 번째 방법은 ‘사회 사업가'가 되는 것이다.[319,320]

 

인생의 후반부를 관리하는 데에는 전제 조건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인생의 후반부로 접어들기 훨씬 전에 그 준비를 시작해야만 한다는 것이다.[320]

 

‘제2의 주요 관심사’는-그저 또 다른 취미로서 머물지 않고-완전히 다른 인생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322]

 

어떤 개인이 자신이 기여하는 분야, 남다른 성과를 올리는 분야 그리고 어떤 ‘대단한 사람'이 되는 분야를 갖는다는 것은 그 개인에게- 그 가족에게 역시- 지극히 중요하다. 그것은 제2의 분야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제2의 경력이든, 병행 경력이든, 사회적 모험이든, 외부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든 간에, 어쨌든 지도자가 될 기회, 존경을 받을 기회 그리고 성공한 자가 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면 된다.[323]

 

미국에서는 지식 근로자의 ‘이동성’이 당연시 되고 있다. 그러나 ‘근로자가 조직보다 수명이 더 길다’라는 개념은-그리고 그와 더불어 ‘제2의 인생, 즉 지금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후반부 인생’에 대해 준비할 필요성은-실질적으로 아직 시작되지 않은 혁명이고, 따라서 이 혁명에 대한 준비를 하는 사람도 없다. 현재 실행되고 있는 은퇴 제도 역시 이러한 혁명에 대한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이외의 다른 선진국에서는 ‘비이동성'이 기대되고 있고, 또한 당연시 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안전성'이다.[324]

 

17. 교육 받은 사람이란 누구인가

 

그렇다 할지라도 서구의 전통은 여전히 세계의 중심에 있어야 할 것이다. 세계의 교육 받은 사람들이 현재에 대처할 수 있기 위해서는 말이다. 미래 사회는 ‘탈 서구’가 될 수도 있고 ‘반 서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미래 사회는 ‘비 서구’가 될 수는 없다. 미래 사회의 물질 문명과 지식은 모두 서구의 지적 기초, 즉 서구의 과학, 서구의 도구와 기술, 서구의 생산 체제, 서구의 경제학, 서구의 화폐 제도와 은행 관습들에 의존한다. 서구의 사상 그리고 서구의 전통에 대한 이해와 수용 없이는 이와 같은 것들을 전혀 이용할 수 없게 된다.[333]

 

미래의 교육 받은 사람은 글로벌화 된 세상, 즉 서구화된 세계에서 살아갈 준비를 해야만 한다. 또한 교육 받은 사람은 더욱더 민족주의화 된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 비전과 시야 그리고 정보에 있어서 그들은 ‘세계의 시민’이 되어야만 한다.[334]

 

우리는 지금으로서도 한 가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예측할 수 있다. 바로 새로운 사회에서의 가장 커다란 변화는 지식의 형식, 내용, 의미, 책임의 변화 그리고 ‘교육받은 사람’의 의미의 변화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340]

 

 

18.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 바라는가

 

사람은 오직 자신만이 스스로를 효과적인 인간으로 만들 수 있다-그 어느 누구도 그것을 대신해 줄 수 없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 대해 져야 할 첫 번째 책임은 자신이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높은 성과를 올리는 것만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신뢰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343]

 

나 자신에게 있어 자기 성장이란 스스로의 역량을 향상시켜 나아가는 것과 한 개인으로서 더 크고 비중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을 동시에 의미한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 부과하는 책임 의식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사람은 자기 자신을 보다 크고 중요한 존재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은 허영도 자만심도 아니다. 그것은 자아 존중이고 또한 자신감이다. 그것은 한번 몸에 배이면 그 사람으로부터 빼앗아 갈 수 없는 그 무엇이다. 그것은 내적인 것인 동시에 외적인 것이기도 하다.[344]

 

우리는 흔히 사람의 기질과 개성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기질과 개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또 그것들을 분명하게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훈련을 통해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346]

 

때때로 변화 - 큰 변화든 작은 변화든 간에 - 는 스스로를 재충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들이 과거보다 상당히 더 오래 살고 또 그만큼 더 일하게 됨에 따라,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347]

 

우리가 수행하는 대부분의 일은 반복적이다. 따라서 일하는 재미는 일 자체에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 그것은 일의 결과에서 찾아야 한다. 비록 현재의 일에 얽매여 있을 때라도 시각은 항상 높은 곳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만일 싫증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면, 그것은 결과를 산출하는 것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오로지 의미 없는 현실에만 매달려 있는 셈이다.[348]

 

성과를 올리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과의 차이는 타고난 재능의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목표 달성 능력은 행동 습관의 문제이고, 몇몇 기본적인 규칙의 준수 여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우리들 대부분이 아직 이런 것에 서툴다. 그것은 조직 자체가 워낙 최근의 발명품이기 때문이다.[350]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성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히 높은 상관관계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하기 싫어하는 것과 잘 못하는 것 사이에는 더욱 뚜렷한 상관 관계가 있다. 요컨대, 우리는 하기 싫은 일은 가능한 한 빨리 손을 떼려고 하거나, 조금 노력하는 척하다가 아예 미루고, 그러다가 영원히 미루어버리는 경향이 있다.[351]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일로부터 자극을 제공받을 수 있는 경우는 스스로를 혁신하기 위해 노력할 때이다. 지금까지 하던 일에 ‘직무 충실'을 기하기 위해 계속해서 재미있는 일을 만들고, 도전을 하고 그리고 변혁을 시도할 때이다. 가끔씩 자기 자신과 자신의 업무 두 가지 모두를 새로운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은 그런 역량을 증대 시킨다.[351]

 

스스로 거듭난다는 것은 지금까지 하던 일을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지금까지 하던 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352]

 

스스로 거듭나기 프로세스를 계속 유지해 줄 수 있는 가장 평범하면서도 강력한 도구는 세 가지가 있다. 그것은 가르치는 것, 조직 밖으로 나가보는 것, 낮은 직급에서 봉사해 보는 것이다.[352]

 

자기 자신을 스스로 혁신하는 데에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보건대, 그들은 자신이 기울인 노력의 결과들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이다. 어떤 점에서 보면, 그들은 자기 중심적이고 그리고 우주 삼라만상을 마치 자신의 성장을 위한 영양분으로 간주한다.[353]

 

나는 열세 살이 되던 해에 어느 선생님으로부터 종교 과목을 배웠는데, 그 선생님은 진실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 선생님은 어느 날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너희들은 죽은 뒤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느냐?”라는 질문을 했다. 물론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잠시 있다가, 선생님은 껄껄 웃으시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너희들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50세가 될 때까지도 여전히 이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은 인생을 잘못 살았다고 봐야 할 거야.” 마침내 우리는 고등학교 졸업 60주년 동창회를 가졌다. 그날 모인 친구들 모두 그 질문이 자신들의 인생을 크게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비록 마흔 살이 될 때까지는 그 질문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말이다.[354]

 

나는 지금도 여전히 그 질문을 계속하고 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이 질문은 우리 각자를 스스로 거듭나는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준다. 왜냐하면 이 질문은 우리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도록, 즉 자신이 앞으로 ‘될 수 있는’사람으로 보도록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355]

 

 

부록 : 정보 혁명 이후의 지식 근로자

 

철도는 산업 혁명을 일으킨 진정한 혁명 요소였다. 왜냐하면 철도가 새로운 경제의 장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내 식으로 표현하자면, ‘심리적 지리를 급속히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철도로 인해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사람들은 진정한 이동 능력을 갖게 되었다. 또한 철도는 역사상 처음으로 일반 사람들의 시야를 세계로 확대시켰다.[365]

 

정보 혁명에서 전자상거래가 수행한 역할은 산업 혁명에서 철도가 수행한 역할과 같다 - 둘다 아주 새롭고, 유례가 없으며 그리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170년 전에 철도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 전자상거래는 새롭고도 보기 드문 호황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또한 경제와 사회 그리고 정치를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 철도가 창조한 새로운 심리적 지리로 인해 인류는 거리상의 격차를 극복할 수 있었다. 전자상거래가 창조한 심리적 지리는 아예 ‘멀다’라는 개념 자체를 사라지게 했다. 이제 세상에는 단 하나의 경제 그리고 단 하나의 시장만 존재하게 된 것이다.[369]

 

새로운 유통 채널은 고객들을 바꾸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고객의 ‘구매 방법’뿐만 아니라 ‘구매 상품’자체를 바꾸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소비자 행동, 저축 성향 그리고 산업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경제 전체를 바꾸고 있다. 이런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선진국 그리고 중국 대륙을 포함한 많은 신흥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다.[372]

 

이는 지금 많은 기업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지식 근로자들의 물질적 야망을 만족시킴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식 근로자들의 가치관을 만족시켜주고, 사회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또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달성되어야만 한다. 또한 지식 근로자들을 부하가 아닌 동료 경영자로, 그리고 피고용자가 아닌 동업자로 인정해 줌으로써 달성되어야만 한다.[381]

 

옮긴이의 글 : 지식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침서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했다.[382]

 

지식 르네상스인 드러커의 관심은 사회, 경제, 정치, 경영 그리고 문학과 예술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드러커의 주된 관심은 언제나 ‘개인’이었다. 자유로운 사회에서 사는 개인의 위상과 존엄성 그리고 기능과 책임 말이다. 그런 점에서 드러커는 조직을 ‘개인으로 하여금 성과를 달성하고, 공헌하고 그리고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사회적 기관이자 도구’로 간주하고 있다.[384]

 

 

 

내가 저자라면

 

책의 주제와 구성

 

이 책의 원제는 “The Essential Drucker on Individuals to Perform, to Contribute and to Achieve”이다. 즉, 기존의 드러커의 여러 책들 중에서 개인들이 실행과 공헌을 통해 성취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만한 좋은 글들을 발췌하여 새로이 주제별로 편집한 책이다.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직장인들이 효과적인 지식 근로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

l       먼저 1부에서 지식이 중요한 자원으로 대두되는 지식 사회로 전환되는 변화의 과정을 기술하고 있다.

l       다음으로 2부에서는 지식 노동에 있어서 핵심은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임을 강조하면서, 어떻게 하면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방안, 즉, 목표를 명확히 하고 성과를 통해 조직에 공헌하는 것이 핵심임을 제시하고 있다.

l       이어서 3부에서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관리가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자기 관리의 핵심 요소인 강점 파악, 시간 관리, 중요한 일에의 집중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l       그런 후, 4부에서는 성과를 올리는 개인인 프로페셔널들이 잊지 말아야 할 몇 가지 중요 기초 지식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l       마지막으로 5부에서는 각 개개인이 자기 실현을 위해 반드시 점검해야 할 중요한 고려 사항들에 대해서 정리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지식 사회에서 우리 개개인이 시대의 흐름을 읽으면서 지식 근로자로서 자신을 재무장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내용들이 주제별로 잘 정리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구성에서 아쉬운 점은 다음과 같다 :

l       본문과 인용문의 구분이 모호한 측면이 있다. 글의 중간 중간에 발췌된 원문들이 들어 있는데 글자의 크기만 다를 뿐 폰트도 같아서 발췌 원문과 설명문의 구분이 가끔 헷깔리는 어려움이 있었다. 폰트를 다르게 하거나 박스로 분리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l       중요 질문 혹은 요점을 각 장의 마무리에 별도로 정리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책의 중요한 장점 중의 하나가 드러커가 던지는 질문들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질문들과 그 답에 대한 간결한 요약을 매 장 뒤에 따로 정리하였으면 책의 핵심 메시지를 보다 쉽게 파악하고 또한 다시 읽을 때 요약만을 복기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내가 받은 긍정적 영향

 

내가 이 책을 번역본이 출판된 2001년에 처음으로 읽었다. 그 당시 지식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지식 관리 시스템(KMS: Knowledge Management System)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던 시기였고, 또한 회사 일로서 KMS 관련 업무를 수행하게 되어 관심 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 읽었을 때에는 오로지 지식 관리라는 업무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읽었었다. 지식 및 지식 관리의 중요성, 그리고 지식 근로자의 의미와 생산성에 기반 한 자기 실현 등을 그 당시 나에게 나의 업무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좋은 계기를 제공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에 다시 읽어도 역시 명문임을, 아니 도리어 더욱 새롭게 나에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예전에는 조직 구성원의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어떻게 하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 하는 측면에만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조직 관리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팀을 제대로 리드해서 성과를 올리는 팀원과 조직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 나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예전과는 또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었던 점이 특히 좋았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오늘날 모든 조직들은 한결같이 “사람이 우리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말을 진실로 믿는 것은 고사하고 실천에 옮기지도 못 하고 있다.[79]

 

à 나의 주변에서도 빈번하게 접하게 되는 케이스이다.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유형으로 대표적인 것은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막상 영업 실적이 미달되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옵션이 인원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 및 이를 통한 마진률의 확보에만 매달리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유형으로는 사람이 큰 자산이면 사람 중심으로 프로세스를 설계해야 하는데 프로세스를 만들어 놓고 거기에 사람들이 맞추도록 강요해서 전혀 인적 자원의 내재 가치를 살리지 못 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직원을 존중하고 그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격려하는 조직 구조와 문화를 만드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이다.

 

‘보다 현명하게 일하기’는 물건을 생산하고 운반하는 육체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서는 하나의 열쇠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지식 노동에 있어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유일한’ 열쇠이다.[91]

 

à 일을 함에 있어 경구로 삼아야 할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보통 ‘하던 대로’ 일을 한다. 이전보다 조금 더 낫게, 조금씩 발전하는 형태로 일을 하는, 그렇게 노력하는 모습이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좋은 문장이다.

 

지식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 가운데 높은 성과를 올리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지식 근로자는 당연히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상상력도 풍부하다. 그러나 성과를 올리는 것과 지적 능력 사이에는 그다지 상관 관계가 없는 듯하다. 머리는 좋은 사람이 놀랄 만큼 터무니 없는 행동을 하는 예가 얼마든지 있다. 그들은 지적 통찰력은 매우 체계적인 작업을 통해서만 성과와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반면에 모든 조직에는 상당히 높은 성과를 올리는 끈질긴 사람들도 있다. 다른 머리 좋은 사람들이 종종 ‘창조성’과 혼동되기도 하는 열정과 분방함 속에 빠져 있는 동안 그들은 동화 속의 거북이처럼 한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고, 결국에는 목표 지점에 먼저 도달하는 것이다. 지식 근로자에게 있어 지능과 상상력 그리고 지식은 기본적인 요소인데, 이 요소들을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목표 달성 능력이 필요하다. 지식 근로자는 스스로 방향을 정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방향은 성과와 공헌, 즉 목표 달성에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111,114]

 

지식 근로자는 성과를 올리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무능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126]

 

성과를 올리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은 자신의 능력과 존재를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실행 능력뿐이다. 이러한 실행 능력은 기업, 정부 기관, 병원, 대학, 어느 조직에서 일하든지 간에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드러났다.[133]

 

à 실행 능력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좋은 문장들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항상 명심해야 할 말들이라고 생각된다. 나를 포함해서 주변에서 ‘똑똑한 멍청이’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만하지 않고 일상의 소소한 실행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훈련을 통해 습관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다.

 

나의 임무는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알도록 가르치는 것입니다. 실제 상황에서 그들이 무엇을 하는가 하는 것은 오로지 그들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책임은 내게 있습니다. 하지만 결정은 현장에 있는 사람이 합니다. 결국 전쟁터에서는 모든 병사가 ‘경영자’가 되는 것입니다. [117]

 

à 팀을 운영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생각된다. 팀원들이 할 일을 정확히 알고 각자 자기의 영역에서 책임감과 결정권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되,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팀장이 지는 것, 그것이 팀장이 팀원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는 유일한 이유이다.

 

지식 노동은 양으로 측정될 수 없다. 비용으로 측정되는 것도 아니다. 지식 노동은 그 결과의 질에 따라 규정되는 것이다.[117]

 

à 실제 일을 하면서 많이 느낀다. 현실적으로 팀장의 입장에서 보면 일을 열심히 하지만 결과의 질이 안 좋은 팀원 보다는 설렁설렁 하는 것 같은데 실제 마지막에 보면 아주 양질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그런 사람에 더 애착이 가게 된다.

 

IP *.45.129.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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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야
2009.10.13 12:40:32 *.12.20.203
맞어. 나도 본문과 예시문의 경계가 모호해서 넘 힘들었어.
오빤 정말 조직의 관리자측면에서 보았겠다. 좋은 책은 세월이 흘러도, 아무리 다른 상황에 읽어도
그 때의 상황에 울림을 주는 것같애. 
오빠야. 우리도 이런책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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