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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5일 01시 12분 등록

 

빅 스위치” – 니콜라스 카 지음/ 임종기 역/ 동아시아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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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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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카(Nicholas Carr)는 미국의 저술가이자 경영 컨설턴트이다. 다트머스 대학과 하버드 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으로 각각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Financial Times>, <New York Times>, <Guardian>, <Wired> 등의 저명한 매체에 정보기술과 관련된 많은 글들을 기고하면서 평론가로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2003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했던 글 “IT Doesn’t Matter”라는 글(후에 동일한 제목으로 책으로 저술하여 출간함) IT 업계의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고, 그 역시 스타 평론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이 글에서 저자는 IT는 전기와 같이 일상재(유틸리티)가 되어 가고 있으며, 단지 IT를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경쟁사 대비 비교 우위를 확보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설파했었다. 여기에 기존의 대표적인 IT 회사 대표들의 반박글들이 게제되면서(대표적으로는 ‘IT Does Matter’) IT의 기여도에 대한 다양한 토론과 담론이 관련 업계를 뜨겁게 달구었었다. 그리고 2004년에는 “The End of Corporate Computing”이라는 글을 <MIT Sloan Management Review>에 게제했는데, 여기에서는 이제는 기업들이 더 이상 전산센터를 운용하지 않고 전기와 같이 외부 공급자로부터 제공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었다.

니콜라스 카는 이러한 논쟁의 연장선 상에서 최근에 새로이 대두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관련하여 이러한 인터넷의 발전이 우리 사회에 어떤 함축적인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다양한 기고를 하였으며 최근의 관련 기고를 묶어서 이 책 <Big Switch>를 저술하였다.

카는 한때 메르세르 경영컨설팅 회사의 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자문 편집위원으로 있다. 그의 공식 홈페이지는 http://www.nicholasgcarr.com/ 이다.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프롤로그

 

나는 사실상 컴퓨터 시스템은 한 회사가 성공하는데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었다. 기업의 컴퓨터 시스템은 필요하지만 그 시스템 없이는 일을 할 수가 없다 그 대부분은 너무 일상화되어 더 이상 경쟁사들과의 관계에 있어 별다른 경쟁우위를 주지 못하는 실정이 되었다. 전략적으로 말하자면, 정보기술은 이미 활력을 잃었다. 그것은 이제 비즈니스를 하는 데 드는 또 다른 비용에 지나지 않았다.[11]

 

그는 미래의 기업들은 자체적인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고 관리하기 보다는 그저 다달이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외부 유틸리티의 지원을 받아 인터넷에 접속해 자신들이 원하는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내 책에서 나는 정보기술과 전기를 비교했었다. 설리반은 버라이센터가 차후의 필연적인 수순, 다시 말해 마치 전기처럼 벽에 설치한 소켓을 통해 정보기술을 공급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13]

 

나는 내 자신이 밟고 서 있는 곳이야말로 새로운 종류의 발전소의 원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 거대한 발전소들이 산업시대에 동력을 공급했듯이, 그곳은 정보시대에 동력을 공급하는 일조의 컴퓨팅 발전소였던 것이다.[15]

 

1 : 새로운 유틸리티의 경제학

 

첫 번째 스위치 : 거대한 변환의 시작

 

1851년 헨리 버든은 미국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공업용 수차를 설치했다. 60피트 높이에 250톤에 이르는 수차는 그 전례없는 크기와 동력을 이용해 버든의 철공장에게 다른 철제품 제조사에 비해 훨씬 더 큰 이점을 제공했다. 버든은 상품의 제조만큼이나 에너지원을 만들어내는 일에 많은 힘을 기울였다. (…) 하지만 그 수차는 50년동안 쉬지 않고 돌아간 후에 폐기되었다. 제조업자들은 더 이상 동력을 생산하는 일에 구속되어 있을 필요가 없었다. 이제 그들은 거대 유틸리티들이 (멀리 떨어져있는 발전소에서) 생산해서 전선망을 통해 공장에 공급했던 전류를 이용해 자사의 기계를 가동할 수 있었다. 버든의 수차와 그 밖의 수천의 개인 수차, 증기엔지, 그리고 발전기는 퇴물이 되어 버렸다.[20,21]

 

전동기의 설계뿐만 아니라 발전 및 전송에서 과학기술의 큰 발전이 있었기 때문에 거대 전기회사가 탄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회사들이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이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 있었다. 중앙발전소로부터 전기를 많은 소비자들에게 공급함으로써 그 유틸리티들은 전력 생산의 측면에서 개인 공장들로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었던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 유틸리티의 성공은 가속화되었다. 유틸리티들은 효율성을 엄청나게 성공적으로 향상시키며, 발전 능력과 규모의 경제를 한층 더 증대시킬 수 있었다. 전기의 가격은 아주 빠르게 떨어졌고, 곧 전국에 걸쳐 거의 모든 기업과 가정이 전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전기의 민주화라는 상업적이고 사회적인 결과는 결코 과장이 아닐 것이다.[22]

 

오늘날 우리는 또 다른 획기적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그 변화는 전기화와 유사한 과정을 따르고 있다. 다시 말해 1세기 전, 전력의 생산에 일어났던 일들이 지금 정보의 처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회사들이 개별적으로 구축해 운영하던 사설 컴퓨터 시스템은 중앙 집중된 데이터 처리 시설이 공동 시설망인 인터넷을 통해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대체되고 있다. 컴퓨팅은 유틸리티로 전환되고 있고, 우리가 일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결정하는 경제 방정식은 다시 씌어지고 있다.[23]

 

헨리 버든과 다른 제조업자들이 얼마간 동력 시스템을 정교하게 구축하기 위해 경쟁을 벌인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 기업들은 컴퓨터 시스템의 정교함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본업이 무엇이든 간에 현대 기업들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일에 구속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그랬다.[23]

 

갓 태어난 유틸리티들은 엄청난 정보처리 설비를 대규모로 구축하기 시작했고, 수백만 마일의 광섬유 케이블로 연결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앞서 존재했던 전기 유틸리티처럼 새로운 컴퓨팅 유틸리티들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자체 시스템으로 성취할 수 있었던 수준을 훨씬 더 뛰어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24]

 

유틸리티 모델의 경제적 이점을 깨달은 기업들은 정보 기술을 구입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재고하고 있다. 그런 기업들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구입하는데 많은 자금을 들이기 보다는 새로운 시설망과 접속하기 시작하고 있다. IT의 거대 첨단기업들은 동일한 시스템을 수많은 기업들에게 팔아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컴퓨팅이 점점 더 중앙 집중화되면서 그 엄청난 매출액을 고갈될 것이다.[24]

 

당신이 최근에 한 구글 검색을 처리하는 컴퓨터 칩은 어디 있을까? 당신은 그 사실을 모를 뿐더러 관심도 없다. 마치 당신이 책상 위에 있는 스탠드의 불을 밝히는 전기가 어느 발전소에서 생산되는지 모를뿐더러 관심도 없듯 말이다.[25]

 

전력의 응용은 너무 일상화되었다. 우리는 더 이상 전력을 근원적인 기술의 요소로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다. 전력을 이용하여 열, , 동력 따위를 얻게되는 전기화가 시작되었을 때, 전력의 응용은 전기가 닿는 거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통제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힘이었다.[26]

 

경제적인 측면에서 전기와 정보기술은 범용기술이라 불리우는 것이다. 예를들어, 철도의 경우 일단 철도 선로가 놓이면 당신은 철로는 오직 짐이나 승객을 싣고 달리는 데에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전기망을 설치하면, 공장의 로봇에서 부엌의 오븐, 전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광범위하게 이용되기 때문에 범용기술의 공급이 확실히 보장된다면, 그 기술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27]

 

하지만 모든 범용기술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증기기관과 수차는 중앙집중화될 수 없는 범용기술이다. 두 기술을 동력이 이용되는 지점에 가까이 위치해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전기와 컴퓨팅은 상대저으로 작은 일련의 범용 기술들과는 다른 특별한 성질을 공유한다. 전기와 컴퓨팅은 네트워크를 통해 아주 먼 거리까지 효율적으로 전송된다. 전기와 컴퓨팅의 생산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중앙 공급이라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27,28]

 

범용 기술의 초기 단계에서는(다시 말해 기술 수준이 낮고 광범위한 유통망이 형성되지 않았을 때에는) 그 기술의 중앙 집중적인 공급이 불가능하다. 범용 기술의 공급은 필연적으로 분산되고 만다. 전기화가 막 시작될 무렵 공장들은 전력을 사용하기 위해 자체 발전기를 건립해야만 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회사들은 컴퓨팅의 동력을 사용하기 위해 자체 정보 시스템을 설치해야만 했다. 그러나 분산은 비경제적이다. 회사는 많은 자본 투자와 큰 고정비가 드는 것이다. 하지만 범용 기술의 부품들을 공급하는 업자들에게는 그런 상황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공급업자들은 과잉 투자의 이익을 거둬들인다. 하지만 그 상황이 계속 유지될 수는 없다. 일단 기술을 중앙집중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대규모 유틸리티인 공급업자들이 개인 공급자들을 없애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회사들이 상정한 자체 공급시설의 운영과 투자를 단념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유틸리티가 제공하는 경제적 효율성이 너무나 큰 나머지 거대 기업들조차도 그것에 저항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시설망이 승리하는 것이다.[28]

 

월드와이드웹은 월드와이드컴퓨터로 변신할 것이다.[31]

 

복잡한 서비스를 확대하기 전에 이란 사람들은 고속의 광대역 통신회로를 가질 필요가 있었다. 광대역 통신회로는 1990년대 후바 거대 닷컴 투자 분이 일어나는 시기에 와서야 설치되기 시작했다. 그때 전화 및 케이블 회사들이 구리선을 광섬유로 대체하고 네트워크를 일신하는 일에 너도나도 뛰어 들어 실질적으로 무한대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33]

 

냅스터는 수많은 컴퓨터를 단일한 공유 컴퓨터로 실행가능하게 할 수 있는가를 세상에서 최초로 보여 주었다. 냅스터의 실질적인 힘은 네트워크 자체에 있었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불법이었다. (…) 그래서 냅스터는 죽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인터넷을 통해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은 폭발적으로 등장했다.[34]

 

모든 이러한 서비스는 정보 유틸리티의 혁명적인 잠재력을 암시한다. 향후 가정과 직장에서 우리가 의존하는 정보처리 업무는 점점 더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거대한 데이터 센터에 의해 처리될 것이다. 컴퓨팅의 특성 및 경제학은 지난 세기 초, 몇 년 사이에 기계력의 특성 및 경제학이 변했던 것 만큼이나 극적으로 변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생활하고, 일하고, 배우고, 소통하고, 즐기고, 심지어 생각하는 방식에 걸친 그 사회적인 결과들은 매우 클 것이다. 만일 발전기가 20세기의 사회를 형성시킨 기계였다면, 정보 발전기는 21세기의 새로운 사회를 형성시킬 기계이다.[35]

 

발명을 촉진하고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성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가 어쩌다가 수용하기로 선택한 의무들이 아니다. 그것은 대부분 우리의 통제력을 벗어나 있는 경제적 힘의 결과이다. 경쟁 시장은 보다 효율적인 생산과 소비의 방식이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생산 및 소비의 방식에 승리를 거둔다는 사실을 보증한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헨리 버든은 수차를 만들었고, 몇 십년 후에는 수차가 쓸모없어진 것이다. 기술은 경제를 조형하고, 경제는 사회를 조형한다.[37]

 

한 개인으로서 우리는 기술의 규범에 의구심을 던지고 저항할 수도 있지만, 그러한 행동은 언제나 외롭고 결국 헛된 일이 될 것이다. 경제적 거래에 의해서 지배되는 사회에서 기술의 규범은 그야말로 피할 수 없는 강제적 원칙이다. 개인은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37]

 

사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원이 공급되는 방법에 변화가 일어날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기술과 경제의 상호 작용을 아주 명확하게 인식한다. 원시 수렵 채집 문화에서 분산되었던 식량 생산이 농업기술의 도입과 함께 집중화되기 시작하면서 문명을 출현했다. 다른 중요한 자원을 공급하는 방식의 변화도 사회를 형성하는 경제적 거래를 변화시켰다. 백 년 전, 우리는 인간의 육체적인 힘을 확장시켰던 기술과 함께 그런 변화의 순간에 도달했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의 지적인 힘을 확장하는 기술과 함께 또 다른 변화의 순간에 들어선 것이다. 특히 컴퓨팅 공급의 변환은 전대미문의 결과를 낳을 것이다.[38]

 

정보 유틸리티가 규모와 복잡화의 측면에서 성장하면서 비즈니스 및 사회는 물론이고 우리에게 가져온 변화는 확장일로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속도는 계속 가속화될 것이다.[39]

 

현대 사회의 많은 특징들은 전기화의 여파 속에서만 탄생했다. 전기화로 인해 중산층이 성장하고, 대중 교육이 확대되었으며, 대중문화가 꽃을 피웠고, 교외로 인구가 이동하고, 산업경제에서 서비스 경제로의 전환이 일어났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발전을 우리 사회의 영구적인 특징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환상이다. 그러한 발전은 그 시대의 기술들이 반영된 일련의 경제적 거래의 부산물이다. 머지않아 우리는 우리 사회의 영속적인 토대라고 여겨져 왔던 것이 사실은 일시적인 구조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39]

 

두 번째 스위치 : 테크놀로지 시스템 창조자와 비즈니스 시스템 창조자

 

다른 여타의 평범한 발명가들과는 달리 에디슨은 단순히 개별적인 발명품을 창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창조했다. 에디슨은 우선 전체를 구상해 놓고, 필수적인 부분들을 빈틈없이 하나로 조직하는 것을 명확하게 한 다음, 부분들을 만들었다. [42]

 

에디슨의 도전은 가스등 시스템을 전기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것이었다. 전기는 가스 보다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전기는 통제하기 쉽고, 불꽃 없이도 조명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 보다 깔끔하고 안전했다. (…) 따라서 하나의 기계를 건립하기 위해서 에디슨은 시스템의 모든 주요 부품들에서 기술의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어내야만 했다. 그것은 위압적인 도전이었다.[44]

 

에디슨의 진정한 사업적인 관심은 특허를 받은 시스템을 다른 경영자들에게 사용권을 허가하거나 인가를 주고, 그들에게 자체 발전소를 건립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많은 부품들을 판매하는 데 있었다.[46]

 

그러나 발명가로서의 에디슨의 위대한 성공이 에디슨을 눈멀게 하기도 했다. 가공할 만한 천재성에도 불구하고 에디슨은 특허 및 부품 비즈니스 이상의 것을 보지 못했다. (…) 에디슨은 최초로 실용적인 전기 유틸리티를 발명했지만, 이후에 필연적으로 진행된 전기 유틸리티의 전개 방향을 내다보지는 못했다.  다시 말해 에디슨은 거대한 발전소들이 생겨 전기 생산이 강화되고 전력을 전송하고 공유할 수 있는 전국적인 전력 시설망이 생성될 것이라는 점을 내다보지 못했던 것이다. [47,48]

 

에디슨이 기술 시스템 그 자체를 완성할 만한 재능이 있었듯, 기술 시스템의 경제학을 완성할 만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새로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가 바로 새뮤얼 인설이었다.[48]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설의 전기 산업에 관한 생각이 그의 스승의 생각과는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인설은 유틸리티의 운영이 결국엔 유틸리티 부품의 제조보다 더욱 더 중요한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인설은 에디슨의 시스템을 뛰어 넘어, 완전히 새로운 모델과 중앙 발전소의 역할을 구상하기 시작했다.[52]

 

인설은 에디슨의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똑 같은 도전을 극복해야 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도전은 자체 전력 생산을 중단하고 대신 중앙 발전소에서 제공되는 전력을 구입할 것을 납득시키는 일이었다.[53]

 

마침내 제 3의 산업 동력의 위대한 원천으로서 발전기가 이 세상에 출현했다. 전기는 놀라운 장점을 제공했다. (…) 하지만 전력을 채택해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꺼림칙한 문제였다. 과거에 수력이나 증기 시스템, 그리고 부수적인 모든 물방아 기계에 쏟아 부은 투자 대부분을 희생해야 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골치 아픈 일은 전기 모터에 의해 동작하도록 기계들을 새롭게 뜯어 고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전환은 처음에 천천히 일어났다. 하지만 기술의 진보에 따라 가격이 알맞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신뢰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특별한 것이었던 전력은 곧 평범한 것이 되고 말았다.[58]

 

하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변하지 않았다. 공장들은 계속해서 자체 전력 공급 시스템을 구축했다. [58]

 

사설 발전소를 퇴물로 만들 두 가지 기술이 개발되었다. 하나는 증기터빈이었고 다른 하나는 교류 시스템이었다. 증기 터빈은 증기 엔진보다 전기를 더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었고, 교류 시스템은 전기를 아주 먼 거리까지 전송할 수 있었다.[59]

 

에디슨이 헛되이 진보에 역행하는데 힘을 쏟고 있는 사이(교류 시스템의 위험을 알리는 일에 매진) 인설은 진보를 이용하려 하고 있었다. 인설은 신기술들을 이용해 전기 공급이 대규모 중앙 발전소에 통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깨달은 사람이었다.[60]

 

새뮤얼 인설 덕분에 사설 발전소의 시대는 끝났다. 유틸리티의 모델이 승리한 것이다.[67]

 

세 번째 스위치 : 디지털 물방아 기계

 

기업들은 자동 데이터 처리라는 새로운 기술에 전념하는 새로운 부서들을 만들고 있었다. 20세기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전자 디지털 컴퓨터가 천공카드 기기를 대체하면서 이 새로운 부서들은 극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러한 20세기의 사설 데이터 처리 설비에서 19세기의 사설 발전소의 망령이 되살아났다. 기업들은 복잡한 컴퓨팅 운영의 실행이 비즈니스를 하는 데 본질적인 요소라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이다.[72]

 

오래 지나지 않아 기업들은 제품의 품질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정교성 측면에서 경쟁을 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정보 기술 전쟁을 초래했던 최초의 싸움은 항공업에서 일어났다.[75]

 

버든의 수차가 철공소에 큰 이점을 주었던 만큼이나 사브르 시스템은 아메리칸 항공에게 큰 이점을 주었다. 따라서 다른 항공사들도 비슷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항공사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꺠달았던 것이다.[76]

 

클라이언트-서버 모델은 절약의 윤리학을 죽였다. 비즈니스 컴퓨팅을 규정하는 특징은 절약이 아니라 낭비였다.[84]

 

왜 컴퓨팅은 이렇게 겉보기에 역기능적인 방식으로 진화했는가? 이유는 아주 간단한데 결국 두 법칙으로 귀결된다. 무어의 법칙은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성능은 2년 마다 두 배로 늘어나고, 그로브의 법칙은 전화 통신 대역폭은 매 세기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고 한다. 즉 컴퓨팅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처리 능력은 네트워크의 수용 능력보다 한층 더 급속하게 확장되었다. 이러한 불일치는 한 회사가 컴퓨터를 사무실에 설치했을 떄, 이득은 오직 그 컴퓨터에서만 얻을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직류의 전기가 그러했듯이, 컴퓨팅 능력을 상당히 먼 거리까지 효율적으로 전송할 실질적인 방법은 없었다.[87]

 

하지만 네트워크 장벽은 불과 지난 몇 년 사이에 붕괴하기 시작했다. 닷컴 시기에 부설된 광섬유 케이블 덕분에 인터넷 대역폭은 풍부해지고 아주 비용이 저렴해졌다. 그로브의 법칙은 폐기되었다. 모든 기기는 이제 연결되어 공유된다. 모든 기기는 하나의 기계가 된 것이다.[89]

 

광섬유 케이블 인터넷이 컴퓨팅을 위해 하는 일은 정확히 교류 네트워크가 전기를 위해 했던 일이다. 광섬유 케이블 인터넷은 사용자의 관점에서 장비의 위치를 중요하지 않게 만든다. 인터넷은 또한 인설의 회전 변류기의 역할도 한다. 그 덕분에 예전의 호환성이 없는 이종의 시스템들이 단일 시스템으로 함께 작동할 수 있다.[90]

 

컴퓨팅 유틸리티 시스템이 성숙하는 데에는 수년의 기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도전들은 예전에도 그랬듯이 성취될 것이다. 컴퓨팅의 경제학은 변했다. 이제 PC 시대는 저물어 가며 새로운 시대인 유틸리티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91]

 

네 번째 스위치 : 굿바이, 미스터 게이츠

 

인터넷의 광범위하고 풍부한 기반은 즉각 이용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과 그 체험이라는 서비스 물결을 곧 해방시킬 것이다.” [94]

 

구글이 건립한 그 데이터 처리 시설은 사실상 원자력 발전소에 상응하는 정보처리 발전소, 즉 전례가 없는 능력을 지닌 데이터 발전기인 셈이다.[95]

 

기업의 컴퓨팅 시스템, 심지어 거대 기업들이 운영하는 컴퓨팅 시스템 조차 구글 시스템의 능률과 속도, 유연성을 따라잡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빌 게이츠와 그 외 기술 경영진들이 구글의 발전기에 대해 그토록 긴장했던 것이다.[100]

 

기업들은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더 이상 소프트웨어 라이센스를 구입하거나 유지 보수 계약을 맺을 필요가 없었다.[103]

 

사실상 이제는 전통적인 사무실 업무에 필요한 거의 모든 응용 프로그램이 똑같이 인터넷을 통해 제공된다. 그리고 기업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아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106]

 

아마존의 유틸리티는 경기장을 평준화 시켰다. 즉 오랫동안 거대 기업들에 비해 컴퓨터자동화의 이점을 덜 보던 기업들이 갑자기 거대 기업들을 따라 잡을 수 있었다. [109]

 

가상화는 클라이언트-서버 컴퓨팅을 너무 비능률적이고 복잡하게 만들었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사이에 있는 물리적인 장벽을 깨뜨렸다. 가상화 덕분에 기업들은 메인프레임 시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높은 가동률을 회복할 수 있고, 동시에 PC 시대보다 한층 더 큰 유연성을 얻을 수 있다. [113]

 

일단 유틸리티 서비스가 성숙해지면, 당신의 PC를 없앤다는 생각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119]

 

컴퓨팅 및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서비스 기반 모델이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만큼) 극적이고 점진적으로 향상되었다. 광대역 무선 네트워킹의 보편화는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는 방법의 특성을 변화시켰다. 그리고 사람들은 점점 서비스 및 서비스를 가능케 해 주는 소프트웨어, 단지 실행만 하는소프트웨어의 간소함에 끌리고 있다.[120]

 

때때로 기업은 옛 비즈니스를 기꺼이 버릴 때에야 훨씬 더 좋은 비즈니스를 발견할 수 있다.[122]

 

컴퓨팅의 미래는 새로운 공리주의자들의 것이다.[123]

 

다섯 번째 스위치 : 하얀 도시

 

새로운 기술이 지닌 변화시키는 힘의 본질은 수많은 크고 작은 결정들 그리고 종종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거래를 (바로 그 능력이) 변화시키는 방법에 있다.[128]

 

전기화가 일부 산업의 빠른 성장을 촉짐했던 반면, 다른 일부의 산업(:얼음 무역)은 완전히 죽였다.[131]

 

전기화로 인해 작업 조건이 좋아지긴 했지만, 작업 그 자체는 그리 좋지만은 않은 쪽으로 변화를 겪었다. 기계화는 유능한 장인들에 대한 수요를 꾸준히 감소시켜왔다. 전기는 그 경향을 더 가속화시켰다. 그 결화 작업장에서 훨씬 더 단순작업화가 진행되었다.[133]

 

공장의 기계화처럼, 사무직 노동 인구의 팽창은 전기화 이전부터 시작되었지만, 저렴한 동력은 그러한 경향을 가속화시켰다.[137]

 

전기 시설망은 그 시대를 형성하는 근본적인 기술, 즉 거대한 변환을 추진하는 원동력이었다.[148]

 

 

2 : 구름 속에서의 삶

 

여섯 번째 스위치 : 월드와이드 컴퓨터

 

인터넷은 관료적인 통제의 도구이자, 개인 해방의 도구이고, 공동체적 이상의 통로이자 기업 이윤의 통로이다. 네트워크가 세계적인 컴퓨팅 그리드로 변모하고, 범용기술로 활발히 이용됨에 따라 이런 저런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인 긴장 상태들이 한층 더 뚜렷해지고 있다. 그 결과가 이 책의 나머지 부분의 주제이다.[156]

 

유틸리티 컴퓨팅은 새로운 파괴적인 힘이다.[156]

 

전력 생산 방법은 다양하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동일한 일, 기계 에너지의 전기로의 전환을 실행한다. 전기의 모든 응용은 유틸리티의 책임이 아니라 유틸리티를 이용하는 고객의 책임이다.[157]

 

컴퓨팅은 다르다. 컴퓨팅의 응용 프로그램은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전송되기 때문에 유틸리티 서비스로서 그리드를 통해서도 전송될 수 있다. 따라서 전기기구와는 대조적으로 컴퓨팅 응용 프로그램은 유틸리티가 실현하는 규모의 경제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응용이 물리적인 형태를 띠지 않을 때 그리고 디지털 서비스로서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될 수 있을 때, 비로소 물리적인 제약은 사라진다.[158]

 

공공 컴퓨터 시설망은 전기 시설망과는 달리 단순한 전송 채널만은 아니다. 그것은 다양한 전자 컴퓨팅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유용한 통합 서비스로 조합하거나 통합하는 수단이기도 하다.[159]

 

1990년대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네트워크가 컴퓨터다라는 마케팅 슬로건을 만들어냈다. 오늘날 의 슬로건이 갑자기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컴퓨팅이 우리 모두의 것이 되었거나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표현한다. 네트워크, 즉 인터넷은 사실상 우리의 컴퓨터가 되었다. 월드와이드웹은 실로 월드와이드컴퓨터로 전환되었다.[159]

 

사용자의 관점에서 보면 프로그램 가능성은 유틸리티 컴퓨팅의 가장 중요하고 또한 가장 혁명적인 측면이다. 그것이 월드와이드컴퓨터를 개인 컴퓨터로 만드는 것이다.[160]

 

월드와이드컴퓨터의 능력이 확대됨에 따라 개인 전용 시스템들은 계속해서 대체될 것이다. 기업들은 계속적으로 사내 데이터센터 및 IT 부서를 통해서 몇몇 컴퓨팅 업무를 처리할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유틸리티의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계속해서 그 둘을 적절하게 혼합해서 사용할 것이다.[166]

 

불과 몇 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 제프의 작업은 다양한 유틸리티 공급업체로부터 데이터와 서비스를 얻어 그 서비스들을 단일 웹페이지에 결합하는 것이 얼마나 단순해졌는가를 알려 준다. 놀랄만한 사실은 그가 어떠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필요도 없거니와 자신의 PC에 어떠한 자료도 저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모든 데이터는 유틸리티 기업의 시스템에 존재한다. 더욱 더 놀랄 일은 이러한 모든 사용에 전혀 비용을 치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모든 것은 무료였다.[171]

 

컴퓨팅과 대역폭의 비용이 떨어짐에 따라, 점점 더 많은 물리적인 대상들을 순수한 디지털 상품들로 바꾸고, 그 디지털 상품들을 컴퓨터들로 처리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운반하고 거래하는 것들이 경제성을 띄게 되었다.[173]

 

월드와이드컴퓨터가 훨씬 더 강력해지고 더 많은 장치들이 그것에 연결되면서, 실제 사물 및 장소의 세계와 모방된 사물 및 장소의 세계의 혼합은 가속화될 뿐이다. (…) 그래서 우리는 실제 세계와 컴퓨터가 낳은 세계에 동시에 존재할 것이다.[173]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한 사람들 중 거의 절반이 자신들은 현실 세계의 커뮤니티에 대해서 실감하는 것 만큼이나 강하게가상 커뮤니티에 대해 실감한다고 말한다.[176]

 

진보에 대한 단순한 믿음은 힘에서 연유하는 확신이 아니라 묵인에서 연유하는 따라서 나약함에서 연유하는 확신이다.”[176]

 

일곱 번째 스위치 : 다수에서 소수로

 

유튜브, 스카이프와 같은 기업들은 자사의 비즈니스가 소프트웨어 코드로 거의 완벽하게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토록 소수의 직원들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기업들이 새로운 생산품을 생산해 세계 어디든 새로운 고객에게 유통시키는 데 드는 비용은 본질적으로 0이다. 게다가 자사의 유통 경로로 공공 인터넷을 사용함으로써 그 기업들은 전통적인 기업이 투자해야만 했던 많은 자본을 절약할 수 있었다.[184]

 

이 모든 기업들은 경제학자들이 규모 수익 체증이라고 부르는 특별한 종류의 경제 행위를 입증한다. 이것은 기업이 생산품을 더 많이 판매할수록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85]

 

인터넷이 정보 상품을 물질적인 형태에서 해방시켜 완전히 물질적 형태가 없는 1 0의 문자열로 전환시키기 때문에, 그것은 또한 정보 상품을 수익체감의 법칙으로부터 해방시킨다. 디지털 상품은 본질적으로 무료로 끝없이 복제될 수 있다. 디지털 상품의 제조사들은 비즈니스가 확장되어도 투입량을 증가시킬 필요가 없다. 게다가 네트워크 효과로 불리는 현상을 거치면서 종종 사람들은 더욱 더 디지털 상품을 이용하게 되고, 그에 따라 디지털 상품은 더욱 더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된다. 판매나 이용이 확대될수록 수익은 무제한적으로 계속 성장한다.[186]

 

온라인 비즈니스라는 신경제는 소비자들에게는 이익이다. 비싼 비용을 들여 이용할 수 있던 것을 이제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결국 이 기업들 각각은 오랫동안 많은 직원들을 고용해 상당한 임금을 지불해 온 전통적인 회사들과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187]

 

온라인 회사들의 장점, 다시 말해 유틸리티 컴퓨팅의 성숙이 데이터 처리 및 커뮤니케이션의 비용을 크게 줄여줌에 따라 커져갈 장점들을 받아들이려면, 전통적인 회사들은 유사한 노선에 따라 자사의 비즈니스를 개조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수백만의 직원을 해고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일부의 정보산업에서 전문 노동 인구들이 줄어들고 있는 조짐을 목도하고 있다.[188]

 

인터넷은 미래의 파도이다. 그 파도 안에서 직업을 구하려 하지 말라.” [188]

 

디지털 형식으로 배포될 수 있는 생산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에 고용된 사람이면 누구든 위험에 처해있을 수 있고, 그런 기업의 숫자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189]

 

반복적인 인간 노동을 기계류가 대체한 사건은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일어난 기술적 변화가 가한 하나의 충격이었다. 반복적인 인간의 작업을 기계가 대체하는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컴퓨터화는 이러한 경향을 촉진한다. 어쩌면 가속화 할 것이다.” 컴퓨터화는 블루칼라에서 화이트칼라에 이르기까지 기계에 의한 노동자의 대체를 확대한다.[189]

 

산업화와 전기화가 공장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만들면서 많은 새로운 사무직을 양산했지만, 컴퓨터화는 자신이 파괴한 직업 계층을 대신할 광범위한 새로운 직업 계층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190]

 

유연성, 창의성, 일반화된 문제 해결, 복잡한 커뮤니케이션을 요하는 많은 비정형적인 인지 직무는 아직까지는 컴퓨터화에 적합하지 않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러한 일은 컴퓨터가 아니라 네트워크 상의 사람들에 의해서 무료로 실행될 수 있게 되었다.[191]

 

유튜브를 주의 깊게 살펴 보라. 유튜브는 자사가 방송하는 수십만의 동영상에 대해서 단 1센트의 비용도 지불하지 않는다. 모든 생산 비용은 서비스 사용자들이 떠안는다. 사용자들이 감독이고 배우이고 작가이고 제작자이다. 그들은 사실상 그 기업에 자신들의 노동을 기부하고 있다.[191]

 

이러한 사이트의 소유주들은 전답과 도구들을 제공하고, 회원들에게 전부 일을 맡기고 나서 경제적 보상을 수확하는 격이다.[192]

 

이제 기업들은 점점 더 무임금 노동의 능력을 이용할 방법을 파악하고 있다.[193]

 

왜 사람들은 자신들의 노동을 이런 식으로 기부하는 걸까? 검색엔진의 구축처럼 사람들이 자신이 노동을 기부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도 못한 채 기부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누군가를 만나는 사회적 이익 등)을 위해서 기부한다. 또 다른 경우는 경쟁적이거나 지위 추구적인 요인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은 그런 활동을 하면서 즐거움과 만족감을 얻는 데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뭔가를 만들고 창작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신과 가족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공동 사회에 참여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와 같은 일은 인터넷 상에서도 다를 바가 없다.[194]

 

사회적 생산의 폭발적 증가를 가능케 한 3가지 기술의 진보는 다음과 같다 :

(1)   정보 및 문화의 생산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물리적인 장치들은 거의 보편적으로 보급된다.

(2)   물리적 경제와는 달리 정보 경제의 주요 원료들은 공공의 상품 현재의 정보, 지식, 문화 이다.

(3)   인터넷은 다양하게 동기 부여를 받은 많은 사람들이 광범위한 이유들로 활동할 수 있게끔 해 주는 모듈 생산의 플랫폼을 제공해 준다.[195]

 

생산과정에서 정보 상품의 생산 및 보급 수단은 예전에는 거대 기업들에 의해 통제되었으나 이제는 대중의 수중으로 들어갔다. [195]

 

판매 보다는 공유에 근거한 선물 경제(Gift Economy)’는 시장 경제의 외부에, 심지어 시장경제에 대립적으로 존재한다. 이 선물경제는 더 부유하고 더 평등주의적인 문화를 생성하고 있는 한편, 이른바 창작품과 기타 정보 상품의 분배를 독점해 온 기업과 정부로부터 부와 권력을 빼내고 있다.[197]

 

사용자 제작 콘텐츠가 계속 상업화 됨에 따라 사회적 생산에 의해 야기되는 가장 큰 위협은 거대 기업이 아니라 개인 전문가들에게 닥칠 듯 하다. 웹 상에서 무료나 저렴한 비용으로 컨텐츠를 얻을 수 있는데, 왜 아마추어가 기꺼이 무료로 하는 일을 전문가에게 시켜 돈을 지불하는가?[199]

 

이제 무임금 노동자들은 예전에 가능했던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정규직원들을 대체할 수 있다. 이를 크라우드소싱이라고 칭한다.[199]

 

보편적인 컴퓨팅 그리드의 도래는 소수의 개인들에게 부를 집중시키며, 중산층을 침식하고 유산자와 무산자 사이의 경계선을 넓힐 것이다.[200]

 

컴퓨터화가 소득 정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컴퓨터 기술에 일고 있는 진보는 노동자들에게 유예 기간을 주지 않는다. 노동자들의 배제는 이제 연속적인 일이다. 임금에 가하는 압박은 끊임없이 계속된다.” [202]

 

컴퓨터화는 일할 준비를 갖춘 능력 있는 노동자들의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임금 근로자직의 수요를 줄인다.[203]

 

일부의 사람들은 컴퓨터화가 탄력이 붙으면서 부의 격차를 줄이기 시작할 거라고 계속해서 확신하고 있다. 그것은 과거 기술혁명에서 일어났던 패턴이다. 월드와이드컴퓨터가 해방하고 있는 경제적 힘을 보라. 한층 더 다양한 경제 부문들로 수익체증의 법칙이 확산되고 있으며 비숙력 노동자 뿐만 아니라 숙련 노동자도 소프트웨어로 대체되고 있으며, 지식 노동자의 세계 무역화 그리고 자발적 노동을 결집해서 그 경제적 가치를 거둬들이는 기업들의 능력이 커지고 있다. 이제 유토피아적 생각과는 거리가 먼 전망을 갖는다. 매우 부유한 사람들, 즉 상대적으로 소수인 디지털 엘리트 집단과 줄어드는 부를 놓고 후구지책을 위해 지속적으로 싸워야 하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 사이의 경계선이 넓어지면서 중산층의 몰락은 가속화될 것이다. 유투브의 경제에서 모든 사람들은 자유롭게 경기에 참여하지만 불과 몇몇만이 보상을 받는 것이다.[205]

 

여덟 번째 스위치 : 쪼개지고 흩어지다

 

창작품 공급의 주요 걸림돌인 높은 비용과 협소한 유통 경로들이 사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일반 문화 상품들은 전부 디지털 형식으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다른 정보 생산품 보다도 복제하고 배포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저렴해지고 있다. 또한 저가의 제작 도구들 덕분에 일반적인 문화상품들이 쉽게 창작되고 있다. 이제 전문가가 만들었든 아마추어가 만들었든 모든 새로운 디지털 생산품은 온라인 시장에서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208]

 

하자민 제작 및 배포 비용의 절감이 우리에게 보다 많은 선택권을 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떠한 희생도 없을 것이라 결론내리는 것은 오류이다. 선택권이 보다 많다고 해서 더 좋은 선택을 반드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209]

 

콘텐츠의 세분화는 대부분의 온라인 미디어가 가지는 공통된 특징이다. 신문은 기사 단위로 쪼개어져서 검색되고, 음악은 앨범별이 아닌 곡별로 구입된다.[217]

 

세계의 컴퓨터들이 단일 네트워크로 통합됨에 따라 이른바 세분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른바 좋은 원료를 얻기 위해서 하찮은 부스러기에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는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우리의 문화로부터 도태되고 있는 하찮은 부스러기에 대다수 우리가 좋은 원료로 규정하는 생산품이 포함될지도 모른다. 희생되는 것은 재미없는 것이 아니라 양질일지도 모른다.[218]

 

어떤 경우에는 사소한 동기, 거의 의식할 수 없는 차이가 아주 뚜렷한 분열 결과를 낳을 수 있다.” [221]

 

사회적 현실은 사람들의 욕망 뿐만 아니라 분별없는 행위나 다소 기계적인 힘들에 의해서 형성된다. 이 경우에서처럼 그 힘들은 대수롭지 않고 표면적으로는 악의가 없는 개인적인 선호를 극적이고 곤혹스러운 결과로 확대할 수 있다.” [221]

 

분열 과정은 가상 공동체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경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는 그 과정이 훨씬 더 빨리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222]

 

분열 효과를 더욱 더 증폭하는 것이 있다. 개인화 알고리듬과 여과 장치가 그것이다. 이것은 이질성에 동질성을 부여한다.[223]

 

이러한 도구들에 의해 형성된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리적인 접근성에 의해 규정되는 커뮤니티보다도 다양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226]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집단을 이룰 경우, 그들은 종종 자신들의 편견을 악화시키며, 그릇된 생각을 퍼뜨린다.” 그들은 결국 토의를 하기 전에 갖고 있던 경향에 따라 더욱 더 극단적인 입장에 서게 된다.”[230]

 

인터넷상에서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자기 마음에 드는 생각들을 찾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를 고려해 보고, 동질 집단을 형성하려는 우리의 타고난 성향을 가정한다면, 우리는 이데올로기적 확대가 온라인에서 쉽게 확산되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다시 한 번 필터링과 개인화 기술은 그 효과를 증폭시킬 것이다.[230]

 

더 나아가 상황이 더 뒤틀리고 왜곡된다면, 인터넷에서 이용할 수 있는 매우 풍부한 정보가 과격주의를 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더욱 더 확대하는데 기여할지도 모른다.[231]

 

다시 말해 인터넷은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분리하는 경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양 집단 간의 차이를 확대하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실은 결국 민주주의 정부의 본질에 속하는 타협의 정신과 합의 도출의 실천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231]

 

이러한 클릭이 우리를 어디로 끌고 갈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인터넷 낙관론자들엑 가장 소중한 희망 두 가지, 즉 웹이 풍부한 문화를 창조할 것이며, 더 큰 조화와 이해를 증진시킬 것이라는 점을 회의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만은 명백하다. 문화적 피폐와 사회적 분열이 똑같이 도래할 가능성도 엿 보인다.[232]

 

아홉 번째 스위치 : 네트워크와의 싸움

 

인터넷 서비스는 좋게도 나쁘게도이용되지만 그것은 어떠한 도구나 마찬가지다. 기술은 도덕과 무관한 것이고 발명품들은 그 발명자들이 의도하지도 용납하지도 않는 방식대로 일상적으로 사용된다. 발명자에게 발명품의 오용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진보 자체를 기소하는 것이다.[235]

 

월드와이드컴퓨터는 특히 오용되고 남용되기 쉽다는 점을 예고한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유용하게 만드는 바로 그 특성들 보편성 및 개방성 때문에 월드와이드컴퓨터는 매우 위험한 것이 되기도 한다.[236]

 

오늘날 사실상 국가 인프라의 모든 부분은 네트워크화 된 IT 시스템에 위태롭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책을 거의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만일 IT가 불안정하다면, 그리고 오늘날 우리의 IT가 불안정하다면, 국가 인프라의 모든 요소들은 불안정합니다.” [245]

 

미국 에너지 차관보는 컴퓨터 시스템을 에너지 소비의 절대 괴물이라고 부르며, 그는 산업계와 정부는 국가의 에너지 방위의 보장을 위한 도덕적 의무를 공유한다고 주장했다.[246]

 

우리는 인터넷의 효용성이 꺼지고 어쩌면 쇠퇴하는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는 지점에 있을지도 모른다.” – MIT 교수 데이비드 클라크 [248]

 

컴퓨팅이 더욱 더 유틸리티화 되면서, 기업들은 컴퓨팅 자산의 관리뿐만 아니라 소유권도 단념할 것이다. 그러한 자산들은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유지 운영될 수 있는 장소(국가)로 이동할 것이다. 이것은 국가 안보와 심지어 국가 주권에 관한 새롭고 난해한 문제들을 일으킨다.[249]

 

인터넷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인터넷의 구조와 프로토콜 뿐만 아니라 그것의 통제에 관한 결정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곧 각국의 정부들을 편 가르기를 시작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각국의 정부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개방적인 미국 모델에서 정치적인 통제의 중국 모델에 이르는통제 시스템들 중에서 선택을 해야만 할 것이다. 원래 통일성을 갖추기 위해 고안된 비밀 기술 표준은 이데올로기적인 논쟁과 지정학적인 경쟁의 새로운 조건이 될 것만 같다.[252]

 

열 번째 스위치 : 거미줄

 

 

우리 대부분은 온라인에서 익명성이 보장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익명성에 관해 크게 오인하고 있다. 우리가 온라인에서 행하는 모든 것에 관한 정보는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고, 다양한 관련성 분석을 통해서 우리의 실제 신원과 관련 맺게 된다.[257]

 

컴퓨팅 그리드의 본질적인 특성들 중 하나는 정보를 담고 있는 다양한 기억 장치들 간의 상호 연결이다. 하지만 이것은 또한 광범위한 데이터의 비트들 사이에 숨겨진 관계를 발견하는 일을 쉽게 만들었다. 그러한 관계를 분석해서 웹 사용자들에 관한 놀라울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비밀 정보를 해독해 낼 수 있는 것이다.[260]

 

인터넷은 개인들의 수중에 엄청난 권력을 부여했지만, 기업, 정부 그리고 기타 기관들의 수중에 훨씬 더 큰 권력을 부여했다. 그리고 그 집단들의 비즈니스는 바로 개인들을 통제하는 것이다. 컴퓨터 시스템의 핵심은 해방의 기술이 아니다. 컴퓨터 시스템은 통제의 기술이다. 그것은 인간 행동을 감시하고 인간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도구, 즉 사람들이 하는 행동과 행동 방식을 통제하기 위한 도구로 설계되었다.[264]

 

월드와이드컴퓨터는 우리에게 자기표현과 자기충족을 위한 새로운 기회와 도구들을 제공하는 동시에, 타인들에게 우리의 사고 방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우리의 주의력과 행동을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끌어들일 수 있는 전례가 없는 능력을 부여하기도 한다.[265]

 

산업 혁명의 첫 두 세기에 걸쳐 물질과 에너지의 처리는 정보처리 보다 한층 더 빠르게 진보했다. (…) 홀로리스의 제표기 발명은 산업혁명에 뒤이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새로운 혁명, 통제혁명의 싹이 트는 사건이었다. 통제 혁명을 거치면서 정보처리 기술들은 마침내 물질 및 에너지 처리의 기술들을 따라잡으면서 사회의 생체 시스템을 평형 상태로 돌려놓았다. 자동화 데이터 처리의 전 역사를 통제의 재설정 및 유지의 진행 과정 일부로 보는 것이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이다.[267~269]

 

네트워크의 설립 원칙은 통제이지 자유가 아니다. 애초부터 통제가 존재했었다.” [273]

 

열한 번째 스위치 : iGod

 

구글의 대표인 브린과 페이지는 반복해서 말했다. “궁극의 검색 엔진은 사람만큼이나 똑똑한 것, 혹은 사람들보다 더 똑똑한 것입니다. … 우리에게 검색의 실행은 인공지능을 실행하는 것입니다.”[293]

 

브린은 무선의 두뇌 장치가 사람과 인터넷 사이의 정보의 전송을 자동화하는데 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마도 머지않아 우리는 당신의 두뇌에 단지 플러그를 꼽기만 하면 되는 구글의 소형 버전을 부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294]

 

게이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그리 공감하지 않습니다. 나는 기꺼이 컴퓨터를 저쪽에 놔두고, 내 자신은 바로 여기에 있을 겁니다.”[297]

 

둘 혹은 그 이상의 육체들이 물리적으로 연결될 때, 연결고리를 이룬 육체들은 하나의 거대한 버스를 형성하고, 그 버시를 통해서 전력 혹은 커뮤니케이션 신호가 전송될 수 있다.”[298]

 

인터넷은 우리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우리를 기계들과 연결시킨다.온라인에 들어 갔을 때, 우리는 인터넷의 노드가 된다.[300]

 

미케니컬 터크와 구글 검색 엔진에서 우리는 인간 정신이 월드와이드컴퓨터의 인공적인 정신에 융합되는 것을 보기 시작했다. 우 두 서비스에서 사람들은 기계에 보조적인 존재가 된다.[303]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구글의 검색 엔진에 기여한다. 브린과 페이지는 자신들의 기계를 프로그래밍해서 우리가 일상적 일을 하면서 웹에 남겨놓은 자질구레한 작은 지능들을 모으는 것이다.[303]

 

우리를 가장 놀라게 할 일은 우리가 그 기계가 알고 있는 것에 엄청나게 의존하게 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스스로 뭔가를 기억하는 것보다 구글이 뭔가를 기억하는 것이 두 세배 더 쉽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이러한 메가 컴퓨터는 더욱 더 우리의 지식에 대한 책임을 떠맡게 될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기억장치가 될 것이다.[312]

 

우리 내부에서 치밀한 문화적 유산의 보고가 비워지고, 버튼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접근할 수 있는 그 광대한 정보 네트워크와 접속하면서 우리는 넓고 얇게 펴진 팬케이크 같은 사람들로 변형되고 있는 듯 보인다.[313]

 

인터넷의 능력, 범위, 그리고 유용성의 확장이 낳은 가장 혁명적인 결과는 컴퓨터가 우리처럼 사고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사실이 아니라, 우리가 컴퓨터처럼 사고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315]

 

에필로그 : 불꽃과 필라멘트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는 심지였다. 그 발견은 수송의 역사에서 수레바퀴만큼이나 인공 조명의 발달사에서 혁명적이었다. [319]

 

가족들은 밤이면 명멸하는 불꽃이 비추는 중앙 방에 모여, 그날 있었던 일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아니면 함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전등은 그 긴 전통을 해체시켰다. 가족 구성원들은 서로 다른 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혼자서 무언가를 하기 시작했다. 각 개인은 많은 사생활을 가졌고, 더 큰 자율성을 느꼈다. 하지만 가족의 유대감은 약해졌다.[320]

 

모든 기술의 변화는 세대의 변화이다. 새로운 기술의 모든 힘과 영향력은 그것과 함께 성장한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 구세대인 부모를 구석으로 밀어내기 시작할 때가 되어서야 해방된다. 구세대들은 죽으면서, 새로운 기술이 도래했을 때 사라졌던 것에 대한 자신들의 이야기와 지식을 가져간다. 그러면 새로운 기술이 가져온 것에 대한 지각만이 남는다. 이런 식으로 진보는 자신의 발자국을 지우면서, 우리가 있는 곳은 우리가 현재처럼 존재하도록 운명지어져 있는 곳이라는 환상을 영구적으로 환기시키는 것이다.[321]

 

 

 

내가 저자라면

 

책의 주제와 구성

 

이 책은 놀라운 통찰력으로 가득차 있다. 이 책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벌어졌던 다양한 기술의 전환 현상의 사례들에 대해서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100여년 전에 발생했던전기의 일반화과정, 즉 초기의 전기의 발견 및 개별적 발전을 통한 사용부터 현재 전기가 일상재로서 하나의 대규모 중앙 공급자를 통해 유틸리티화 되어진 과정을 세밀하게 짚어 보면서, 그와 유사한 현상 및 발전 경향이 현재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인터넷의 일반화과정을 점검하면서 이제는 인터넷이 단순한 컴퓨터들의 연결이 아니라 하나의 전 세계적인 가상의 컴퓨터, , 월드와이드컴퓨터로 진화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가 우리의 사회 생활상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영향에 대해서 상세하게 고찰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새로운 유틸리티의 경제학이라는 제목으로 전기와 정보 컴퓨팅이 어떤 경로를 거쳐서 일상재(유틸리티)로 전환되고 있는가를 보이고 있다. 1부가 공급자의 관점에서 본 것이라면 2부는 구름 속에서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라고 하는 새로운 인터넷 트렌드가 일반 인터넷 사용자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저자의 고찰을 중심으로 자신의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내가 받은 긍정적 영향

 

이 책은 그래도 IT에 대해서 조금 안다고 자부하던 나에게 커다란 좌절감을 안겨 주었다. 기실 내가 아는 것은 IT의 기술적 측면의 일부분일 뿐 그리고 신문과 잡지에 드러난 몇 가지 속보성 기사일 뿐임을, IT 발전의 역사를 기반으로 그것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가를 전망할 수 있을 정도의 해박한 관련 지식과 통찰력은 전혀 갖추고 있지 못함을 여실하게 나타내 주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인용한 자료들(책 전체에 걸쳐 총 267개의 참고 문헌을 인용하였으며 그 출처를 밝혔음)을 보노라면 내가 얼마나 지엽적인 것만을 보고 들으면서 지내왔는가와 그러면서도 조금 IT를 안다고 우쭐대 온 우물 안 개구리였는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보다 많이 읽고(사실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이 읽고) 그러한 자료들을 잘 취합/분류하여 숙지해야만 그 중에서 내가 작성하고자 하는 책의 내용과 목차에 맞게 좋은 자료들을 활용하여 나의 글을 쓸 수 있을 것임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오늘날 우리는 또 다른 획기적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그 변화는 전기화와 유사한 과정을 따르고 있다. 다시 말해 1세기 전, 전력의 생산에 일어났던 일들이 지금 정보의 처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회사들이 개별적으로 구축해 운영하던 사설 컴퓨터 시스템은 중앙 집중된 데이터 처리 시설이 공동 시설망인 인터넷을 통해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대체되고 있다. 컴퓨팅은 유틸리티로 전환되고 있고, 우리가 일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결정하는 경제 방정식은 다시 씌어지고 있다.[23]

 

월드와이드웹은 월드와이드컴퓨터로 변신할 것이다.[31]

 

발명을 촉진하고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성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가 어쩌다가 수용하기로 선택한 의무들이 아니다. 그것은 대부분 우리의 통제력을 벗어나 있는 경제적 힘의 결과이다. 경쟁 시장은 보다 효율적인 생산과 소비의 방식이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생산 및 소비의 방식에 승리를 거둔다는 사실을 보증한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헨리 버든은 수차를 만들었고, 몇 십년 후에는 수차가 쓸모없어진 것이다. 기술은 경제를 조형하고, 경제는 사회를 조형한다.[37]

 

온라인 회사들의 장점, 다시 말해 유틸리티 컴퓨팅의 성숙이 데이터 처리 및 커뮤니케이션의 비용을 크게 줄여줌에 따라 커져갈 장점들을 받아들이려면, 전통적인 회사들은 유사한 노선에 따라 자사의 비즈니스를 개조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수백만의 직원을 해고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일부의 정보산업에서 전문 노동 인구들이 줄어들고 있는 조짐을 목도하고 있다.[188]

인터넷은 미래의 파도이다. 그 파도 안에서 직업을 구하려 하지 말라.” [188]

 

비판적 시각과 교훈

 

이 책은 원서의 다양한 예시와 통찰력 있는 미래 사회 예상에도 불구하고, 약간 엉성하게 느껴지는 번역과 편집이 눈에 거슬린다. 아무래도 IT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전문적인 기술 용어(예를 들면, 메인프레임, 클라이언트-서버 모델, 클라우드 컴퓨팅, 가상화 등)에 대해 사전적인 의미만을 제공할 수 있을 뿐 실제 그 기술의 깊은 원리와 의미에 대해서는 제대로 전달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편집의 미숙이다. 인용과 쉼표 등의 부호가 상식적인 활용과는 너무도 다르게 위치해 있는 것을 많이 보았다. 편집자의 수준이 의심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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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ntario 3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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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2.15 06:49:21 *.218.187.153
희산님이 번역하셨더라면, 좋았겠네요.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심 많은데, 앞으로는 OS도 서비스하지 않을까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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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산
2010.02.15 08:29:14 *.176.68.156
외람되지만 저도 읽으면서 '이런 좋은 책은 내가 함 번역했으면...' 하고 생각했더랍니다^^.

니콜라스 카도 얘기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앞으로의 기술 발전의 바꿀 수 없는 흐름의 방향인 것 같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회사에서 마침 제가 그쪽 관련 일을 하니 나중에 함 얘기 나눠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OS는 디지탈 기기를 살아 움직이게 해 주는 프로그램인데 이미 설치와 업데이트는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곳도 있습니다. 향후에는 OS 조차도 분할되어 실제 디바이스에서 실행되는 부분의 코드는 더욱 작아지고, 구글 같은 대형 시스템에서 지원하는 부분은 더욱 커지는 형태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좋은 답글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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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2011.01.27 17:05:52 *.193.134.162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한번 읽어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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