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박상현
  • 조회 수 1869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0년 12월 14일 00시 59분 등록
* 원제 : THE CULTURE CODE

. 저자 소개

 

클로테르 라파이유(Clotaire Rapaille) -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태생의 정신분석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이며 마케팅 구루이기도 하다. 소르본느 대학교에서 정치학, 심리학 석사 학위에 이어, 문화인류학 박사를 받았다. 프랑스 파리의 소르본느대학교,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사데대학교, 미국의 미시건대학교와 뉴욕주립대학교, 스위스의 제네바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했다. 2006년 현재 아키타이프 디스커버리스 월드와이드(Archetype Discoveries Worldwide)의 회장으로서, 미국 100대 기업 중 50개 기업에 컨설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7 Secrets of Marketing in a Multi-Cultural World,Creative Comm...unication》등이 있다.


2009
11월 방한하여 '아리랑 국제 심포지엄'에서 행한 연설을 요약한 머니투데이 기사를 아래에 소개한다
.

라파이유 박사는 정신분석학을 전공하고 저명한 구조주의 인류학자인 레비 스트로스에게 배웠고 지금은 미국 100대 기업 중 50개 기업에 컨설팅을 하는 심리학, 마케팅의 석학입 니다. 나이 68
.

레비 스트로스에게 영향을 받은 사람답게 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

"
콘텐츠는 중요하지 않다. 구조가 중요하다. 여자는 엄마가 되지만 엄마는 여자가 아니다. 엄마는 그럼 뭐냐? 공간이다. 여자와 아이 사이에 있는 공간. 엄마를 여자로 보는 것은 콘텐츠로 보는 거다. 멜로디도 마찬가지. 멜로디는 각각의 음표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음표 사이에 있는 공간에 의해서 멜로디의 변별력이 생긴다."

좀 어려울 수도 있는 이야기죠. 그는 또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마케터가 새겨 둘 만한 이야기입니다.

"3
개의 뇌가 있다. 대뇌피질은 이성을 관장하고 그 아래 대뇌변연계는 감성을 담당하는데 사람들은 이성보다 감성에 더 기대서 선택한다. 세계 금융계의 실패는 결국 대뇌피질에 의존했던 사람들의 실패다. 이보다 저 중요한 뇌가 있다. 바로 파충류의 뇌다.

파충류처럼 생긴 이것은 생존과 생식을 담당하는 뇌로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서 환경에 적응하는 문화를 만들고 환경이 다 다르기 때문에 문화가 달라지고 이것이 특정한 경험에 의해 개인의 뇌에 각인(Imprinted)되면서 집단의 문화코드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파충류의 뇌가 항상 승리하는 것이다
."

문화코드를 읽어내는 것은 사람의 생존본능과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기업경영과 마케팅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죠. 이것은 매슬로우가 얘기한 '욕구 5단계론'에서 사람의 욕구는 생존의 욕구에서 점점 사회적, 자아완성의 상위단계로 이동한다는 것과는 일견 상충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라파이유 박사의 문화코드가 인간의 무의식계를 파헤치는 것이고 매슬로우의 욕구단계론은 의식계를 분석한 것이라고 보면 그 상충은 풀릴 것도 같습니다. 무의식은 의식을 지배하는 법이니 문화코드가 더 강력하겠죠
.

그는 자신이 GM을 컨설팅했는데 그들의 문화코드는 '소련연방'이랍니다. GM을 콘텐츠로 보면 업계 몇 위, 시가총액 얼마, 브랜드들이겠지만 코드로 보면 '소련연방'이라는 겁니다
.

상징의 힘을 모르고 개성과 창의가 없고 군화발로 짓밟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캐딜락이 안 팔리니까 BMW나 도요타같이 작은 차가 잘 나가니까 캐딜락이 고객에게 각인된 코드를 모르고 '그냥 작으면 팔린다'라는 단순한 발상을 하는 게 그 전형이랍니다
.

그는 한국의 가치와 아리랑의 가치도 설파했습니다
.

한국은 '낀 나라가 아니라 연결의 나라'라는 거죠. 대륙과 해양을 연결해주는 하나의 커넥터. 아리랑에서 자주 나오는 '아리랑 고개(Passage)'에도 주목했는데 고개는 이쪽과 저쪽을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커넥터라는 거죠.

한국에서 아리랑 고개가 그동안 십리도 못가서 발 병나는 고통과 한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남한과 북한을 잇는 연결의 상징이 되어야 하고 갈등하는 나라들인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국가가 되어야 하고 그것이 한국의 사명이다.
그렇다면 아리랑의 코드는 연결 또는 어울림?

또 아리랑에 자주 나오는 단어가 사랑과 미움인데 이는 적대관계가 아니고 긴장관계로 보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아리랑엔 그런 긴장이 살아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국민들의 노래로 살아왔다는 거죠.

'
구조', '파충류의 뇌', '문화코드', '연결', '긴장'. 기업은 이런 개념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머리가 아파왔지만 정리하자면 '콘텐츠가 아니라 구조 속에서 문화코드를 찾아라. 이 문화코드는 기능성, 럭셔리 같은 의식계의 욕구가 아니라 파충류의 뇌가 지배하는 생존에 대한 무의식적 욕망임을 알고 그 코드로 제품과 소비자의 욕구를 연결하라.'

'
아버지는 말하셨죠. 인생을 즐겨라', ‘비비디 바비디 부', '올레' 등이 의식계를 건드려 '야 멋있다, 재밌다' 같은 일시적 유행(Fad)어 들이 곧 잊히는 데 반해 기층민중의 무의식적 생존욕망, 뼈가 저리는 사랑과 미움을 노래한 아리랑이 꾸준히 우리 노래로 스테디(Steady)하게 애창되는 것처럼.

 

.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옮긴이의 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물의 의미를 각인하는 시기는 7세까지라고 한다. 미국의 어린이는 미국이라는 환경에서, 한국의 어린이는 한국이라는 환경에서 가장 활발한 학습 기간을 보낸다, 그리고 이 학습기간에 형성된 구조가 잠재의식을 지배하게 된다. 그리하여 문화가 다르면 생각도 다르다. 생각이 다르면 동일한 사물에도 다르게 반응한다. 감정은 학습의 결과인 셈이다. 7

 

우리들 행동의 배후에 있는 참된 의미를 찾아내는 열쇠는 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다. 어떤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하는 말의 내용보다는 구조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코드는 우리가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한 대상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다. 7

 

구조를 이해하려고 하면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이다. 8

 

시작하는 글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경

 

나는 조심성 많은 크라이슬러의 경영진을 다시 만나 미국인이 지프에 대해 갖고 있는 코드는 바로 (HORSE)이라는 사실을 전했다. 14

 

프랑스인들에게 지프는 독일군에게서 벗어난 해방의 상징이었으며, 독일인들에게는 암흑시대에서 벗어난 해방의 상징이었다. …… 나는 크라이슬러로 돌아와 지프 랭글러에 대한 두 나라의 코드가 해방자(LIBERATOR)라는 사실을 전했다. 15

 

용변 교육과 관련된 이러한 어린 시절의 각인이 너무 강한 탓에 미국인의 화장지에 대한 코드는 독립(INDEPENDENCE)이다. 17

 

앙리 라보리는 학습과 감정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혀내고, 감정이 없으면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감정이 강렬할수록 경험은 더욱 명확하게 학습된다. 부모에게 난로 위의 뜨거운 냄비를 만지지 말라는 말을 들은 한 어린아이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손을 뻗어 냄비를 만졌다가 실제로 데는 경험을 하기 전까지는 아이에게는 뜨겁다는 개념이 여전히 추상적으로만 남아 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격렬한 고통을 맛본 뒤에는 비로소 뜨겁다데다의 의미를 배우고, 다시는 잊지 않게 된다. 19

 

경험과 그에 따르는 감정이 결합되면 각인이 이루어지는데, 각인이라는 용어를 처음 적용한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동물학자인 콘라드 로렌츠였다. 일단 하나의 각인이 이루어지면, 그것은 우리의 사고 과정을 강하게 규정하고 미래의 행동을 만들어낸다. 각인은 저마다 우리를 더욱 우리답게 만드는 데 이바지한다. 각각의 각인들이 결합되어 우리를 정의(define)한다. 19

 

라보리 덕분에 나는 자폐아는 감정이 결여되어 있는 탓에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없다는 이론을 세우게 되었다. 20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된 네슬레는 곧 새로운 전략을 수립했다. 인스턴트커피를 파는 대신 카페인이 없는 커피향을 첨가한 어린이용 과자류를 만들었다. 전통차에 몰두해 있던 젊은 세대는 이 과자들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24

 

미국 남자와 미국 여자가 만나 아이를 낳으면 그들은 작은 미국인을 얻게 된다. 이것은 유전 코드 때문이 아니라 다른 코드, 즉 컬처 코드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25

 

Chapter 01. 문화적 무의식의 발견 / 코드를 발견하는 다섯 가지 원칙

 

원칙 1 : 사람들의 말을 믿지 마라

이 원칙에 따르면 사람들의 진심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말을 무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31

 

다만 자신의 관심사나 취향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질문자가 원하는 답변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행동은 일부러 속이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질문에 답할 때 감정이나 본능보다 지성을 관장하는 대뇌피질이 먼저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문을 받으면 깊이 생각하고 검토해서 답변을 내놓는다. 그리고 자신들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해도 진실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것은 대체로 진실이 아니다. 진실이 아닌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은 사람들이 대부분 자신이 왜 그런 답변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31

 

연구 생활 초기에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사람들에게 진실을 인식하게 하려면 앞으로 말했듯이 외계에서 온 사람처럼 직업적인 이방인 노릇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33

 

당신은 커피를 어떻게 다룹니까? 돈은 일종의 의복인가요? 사랑은 어떻게 작동시키지요? 이런 질문을 하면 사람들은 대뇌피질에서 분리되어 해당 제품을 처음 접했을 때로 되돌아가기 시작한다. 33

 

각인 발견 작업의 세번째 시간이 오면 참가자들은 마루에 베개를 베고 누워 편안한 음악을 듣게 되는데, 이때 사람들은 진심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뇌의 다른 부분들을 사용하게 된다. 그들의 답변은 이제 본능이 자리잡은 파충류 뇌(reptilian brain)에서 나온다. 파충류 뇌는 제1두뇌로서 가장 원초적인 내면이라 할 수 있으며, 진실한 답은 바로 여기에 있다. 33

 

크라이슬러는 사람들의 진심을 알아냄으로서 단순한 자동차가 아닌 하나의 현상(phenomenon)을 만들어낸 것이다. 36

 

감정은 학습의 열쇠이자 각인의 열쇠다. 감정이 강할수록 경험도 명확하게 습득된다. 36

 

미국인 대부분은 자동차 뒷좌석에서 생애 첫 성적 체험을 하며, 그것은 자동차에 대한 그들의 감정이 얼마나 강렬한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39

 

자동차 운전과 소유에 대한 감정이 매우 강력하므로, 피티 크루저는 사람들에게 강렬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차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따라서 강렬한 감정을 정당화해줄 수 있는 독특한 개성을 갖춰야 했다. 우리는 강한 개성과 새로운 자동차를 동시에 창조하기 위해 문화, 즉 너무 친숙해 이미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들을 활용하기로 했다. 우리가 선택한 대상은 알 카포네(Al Capone)가 몰고 다녀서 유명해진 갱단의 자동차였다. 39

 

원리3 : 내용이 아닌 구조가 메시지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구조, 즉 다양한 요소들 간의 관계다. 시라노와 베일스, 두 사람 모두에게 결투는 명예를 지키는 일이다. 중요한 점은 싸움에 이르는 필연적인 과정이며, 두 이야기의 세부적인 내용은 달라도 필연적인 과정은 동일하다. 40

 

행동의 배후에 참된 의미를 찾아내는 열쇠는 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다. 인류학자인 클로드 레비트스로스는 혈족관계를 연구하면서 자신은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으며 그들의 관계, 사람들 사이의 공간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조카가 없으면 삼촌도 없고, 남편이 없으면 아내도 없으며, 자녀가 없으면 어머니도 없다. 혈족관계는 구조다. 41

à 한자로 치면 형성문자의 원리가 이와 같지 않을까. (부를 창)과 呼(부를 호)를 보면, 입 口() 다음 무슨 자가 오느냐에 따라 다른 뜻과 음이 된다. 구조를 달리 표현으로 하면 호응관계다.

 

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이해하려면 행동 자체의 내용보다는 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어떤 경우이든 사람의 행동에는 세 가지 독특한 구조가 있다.

 

첫번째는 생물학적인 구조인 유전자(DNA).

두번째는 문화. 모든 문화에는 언어와 예술, 거주지, 역사 등이 있으며 이 모든 요소들, 즉 이 내용이 조직되는 방식을 통해 각 문화의 독특한 개성이 생겨난다.

마지막 구조는 개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유전자 속에는 무한한 다양성이 있다. 우리는 저마다 자기 고유의 정신적 각본을 갖는 동시에, 부모와 형제, 가족과의 관계를 통해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낸다. 일란성 쌍둥이도 결국에는 서로 다른 독특한 정체성을 갖게 된다. 그 중 하나가 먼저 태어나고 또 하나가 나중에 태어난다. 그들은 정확히 동일한 시각에 동일한 장소에 갈 수가 없으며, 조금씩 세상을 서로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된다. 그들은 동일한 내용으로 시작하지만 서로 다른 구조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42

 

원리4. 각인의 시기가 다르면 의미도 다르다

 

나는 여러분에게 첫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일생에 두번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대부분 7세까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물의 의미를 각인한다. 7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감정이 가장 중요한 힘이고(증거가 필요하다면, 아동의 감정 상태가 한 시간동안 얼마나 자주 변하는지 지켜보라), 7세 이후의 어린이는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42

 

미국인에게 술이란 취하게 해주는 도구일 뿐이다. 미국의 10대들이 맥주를 마시며 그 맛을 음미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들은 술을 마시면 자신이 엉망으로 된다는 사실만 인식했을 뿐 그 이상은 배우지 못했다. 44

 

원리 5 : 문화가 다르면 코드도 다르다

 

치즈에 대한 프랑스인의 코드는 살아있음이다. 이는 그들이 치즈를 선택해 저장하는 방법을 살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프랑스인들은 치즈 가게에 가서 치즈를 찔러보거나 냄새를 맡아 숙성 정도를 알아낸다. 반면에 치즈에 대한 미국의 코드는 죽음이다. 이 또한 배경을 알면 이해가 된다. 미국인들은 저온살균법을 통해 치즈를 죽인다(살균되지 않은 치즈는 미국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들은 합성수지 용기(시체를 닦는 부대처럼 생긴)에 미리 포장되어 있는, 말하자면 미라가 된 치즈 덩어리를 골라서 밀폐 포장된 상태에서 저장한다. 47

 

각인 발견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이 들려준 수백 개의 이야기를 분석해보면 자동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개성(IDENTITY)이다. 미국인은 다른 종류의 차들과 분명하게 구분되는 독특한 자동차를 원한다. 그리고 일요일의 드라이브와 처음 운전석에 앉았을 때 느꼈던 해방감, 젊음의 열정으로 가슴 설레던 일 등을 떠올리게 하는 자동차를 원한다. 48

 

독일인의 자동차에 대한 코드는 엔진(ENGINE)이다. 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자사의 엔진 품질에 대해 가진 자부심은 너무도 뿌리가 깊어서 독일 문화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자동차 하면 가장 먼저 엔진을 떠올릴 정도다. 48

 

Chapter 02. 사랑과 유혹, 섹스에 대한 코드/청년기적 문화의 성장통

 

문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창조되고 발전해가지만 변화의 속도는 더디다. 문화는 여러 세대 동안 의미 있는 변화를 겪지 않을 수도 있다. 문화가 정말로 변화할 때, 그 변화는 우리의 뇌처럼 강력한 각인 장치를 통해 일어난다. 52

 

미국은 미국을 지배하려는 유일한 왕에게 반항해 그를 에서 내쫓았지만, 그의 목을 베지는 못했다. 미국은 그에게 나가 줄 것을 요구했을 뿐이다. 이런 탓에 미국은 반항기를 끝내지 못했다. 반항기를 벗어나지 못한 미국은 미국으로 오는 이주민들을 맞이할 때 반항기에 집착하고 그것을 강화한다. 이주민들은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나온 사람들이다. 미국으로 온 것은 대단한 반항 행위다. 미국의 혁명가들처럼 이들은 왕을 살해함으로써 사명을 완수하는 대신 옛 문화를 버린다. 따라서 이들은 여전히 반항아로 남아 있으며, 새로운 청년들이 끊임없이 들어와 미국 문화 전체를 청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54

 

예를 들어 우리가 마이크 타이슨과 마이클 잭슨, 톰 크루즈, 비너스 월리엄스, 빌 클린턴을 좋아한다고 하자. 우리가 그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기이하고, 별나고,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55

 

우리를 매혹시키는 이 인물들의 공통점, 그것은 바로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마음으로 영원한 젊은이이며, 열광적이고, 삶의 기복이 심하며, 한때는 승승장구하다가, 어느 순간에 완전히 버림을 받고, 항상 다시 등장한다. 이들은 모든 미국인들이 원하는 영원한 젊은이이다. 57

 

또한 이들은 관습을 무시하는 데도 선수다. 미국에서는 괴짜이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 언론인인 잭 밀러는 이렇게 썼다. 기상천외하고, 우리와 전혀 다르고, 사람들이 오해하지 못하는 심오한 현실을 사는 창조적인 예술가들은 그들의 능력과 천재적 재능에 대해 찬사와 보살핌, 인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 다양성 만세! 57

 

미국 문화에는 청년기와 일치하는 특징들이 많이 나타난다. 지금에 대한 철저한 집중, 극적인 감정의 동요, 극단적인 것에 대한 매혹, 변화와 재창조에 대한 개방성, 실수를 해도 반드시 다시 기회가 오리라는 확신 등이 그 예다. 57

 

예를 들어 미국의 젊은이들은 자신이 노인들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은 외교 정책을 펼칠 때 프랑스나 독일, 러시아 또는 영국과 거의 상의하지 않는다. 미국의 젊은이들은 노인들의 해결책은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제 문제를 다룰 때도 노인 문화의 여론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미국의 젊은이들은 역사의 교훈을 거부하고 세계를 개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의 지도자들은 다른 문화에서 이미 저지른 실수에서 교훈을 얻기보다는 스스로 실수를 범하려 한다. 58

 

코드는 가치중립적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코드는 어느 특정한 문화를 심판하지 않는다. 미국인의 코드는 미국의 청년기적 문화를 반영할 뿐이다. 앞으로 이어질 내용들에서도 확인이 되겠지만, 문화가 젊다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매우 바람직하고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59

 

컬처 코드가 제공하는 새로운 안경의 기능은 우리가 지금처럼 행동하게 된 이유를 보여주는 것이다. 59

 

청년기적 경험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순수성의 상실일 것이다. 모든 젊은이들은 자신의 이상이 한때 생각했던 것처럼 그리 찬란하지 않다는 사실을 언젠가는 깨닫는다. 이런 깨달음은 보통 새로운 성숙으로 이어지고 현실에 대처하는 새로운 수단을 얻게 해준다. 그러나 이러한 깨달음은 환멸감과 함께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참가자들은 사랑에 관한 최근의 기억을 기록할 때 잃어버린 이상을 이야기했다. 63

 

미국인은 나이와 상관없이 청년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으로 사랑을 본다. 즉 이들이 보기에 사랑이란 이루어지는 일이 거의 없는 가슴 설레는 꿈이다. 미국인의 사랑에 대한 코드는 헛된 기대(FALSE EXPECTATION). 64

 

오래된 문화, 즉 여러 세기 전에 청년기를 거친 문화에서는 사랑에 관한 기대와 관련된 무의식적인 메시지가 매우 다르다. 64

 

프랑스에서는 사랑과 쾌락의 개념이 서로 얽혀 있다. 그들은 참된 사랑과 이상적인 남편감은 서로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연애는 극히 기교적인 과정이며 세련된 쾌락이 가장 중요하다. 사랑은 상대가 가능한 한 많은 쾌락을 얻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런 쾌락을 얻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필요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물론 프랑스인도 상대방에게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들의 헌신에 대한 정의는 미국인과 크게 다르며(예컨대 프랑스인에게는 정절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상대방에 대한 기대 수준도 다르다. 65

 

이탈리아인은 인생이 비극이 아닌 희극이라 믿으며, 기회가 있을 대마다 웃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풍성한 쾌락과 아름다움,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가 듬뿍 담긴 사랑을 기대한다. 너무 극적이거나 힘겨운 사랑에는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 이탈리아 문화는 가족을 중시한다. 이탈리아인은 어머니를 가장 존경하며, 이들에게 참된 사랑은 모성애다. 따라서 낭만적인 사랑에 관한 기대는 낮은 편이다. 또한 이탈리아 여자들은 사랑을 표현하고 경험하는 최고의 방법은 어머니가 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남자들 역시 자녀를 낳아야지만 이상적인 남편이 된다. 65

 

나는 젊은 남녀가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시작하는 게 서구인들의 결혼 풍습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남자가 사랑에 빠지면 여자에게 청혼을 하고, 여자도 그를 사랑하면 허락을 한다고 말한다. 65

 

그들은 서구인 사랑을 위해 결혼하다는 생각을 매우 경멸한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은 일시적인 질병이지요. 가정을 이루는 것처럼 중요한 일을 그런 일시적인 감정에 의존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일본의 10대들은 클럽에서 미팅을 하는 등 부모 세대보다 훨씬 활발하게 데이트를 하고 있지만 결혼은 대부분 연애가 아닌 중매로 한다. 66

 

미국 여자들이 이상적인 남편감을 구하는 이유는 책이나 TV에서 본 그대로를 믿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남자들을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남편감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으며, 그러다가 자신의 노력이 실패하면 좌절감에 빠진다. 남자들도 대개 동일한 이유로 완벽한 신붓감을 구한다. 남자는 자신의 가슴을 설레게 할 여자를 찾으며, 그 설렘이 영원히 지속되리라 믿는다. 그러다가 아내가 아이를 낳고 자녀에게 관심을 쏟게 되면 실망한다. 67

à 한국의 남자ㆍ여자도 마찬가지 패턴을 보여주는 것 같다

 

유혹의 개념에는 미국인을 불편하게 하는 어떤 것들이 있었다. 68

 

프랑스 여자들의 목표는 되도록 자신의 매력에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여자가 짙은 화장을 하고 나타나면 창녀로 오해받기도 한다. 프랑스인은 여자들의 짙은 화장을 남자를 유혹하려고 지나치게 안달하는 모습으로 보며 눈살을 찌푸린다. 이런 태도는 유혹의 수단으로 입는 의복의 명칭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여성용 실내복을 일컫는 네글리제(negligee)라는 단어는 영어로 무시하다(neglect)로 번역되는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것이다. 프랑스 여자들은 네글리제에 유독 신경을 쓰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려 애쓴다. 69

 

영국남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유대관계가 강하다. 아마 다른 어떤 문화에 속한 사람들보다 강할 것이다. 이들은 남자만이 남자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깊은 우정은 남자들 사이에서만 이루어진다. 그래서 남성 클럽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저녁 모임도 대개 남자들끼리 갖는다. 그들은 모임이 끝난 뒤에야 여자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 겨로가 영국 남자들은 파티에서 무시당했다고 생각한 여자들에게 곧잘 절교를 당하기도 한다.

70

 

무시당하고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영국의 젊은 여자들은 프랑스 여자들과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유혹을 준비한다. 이들은 남자들의 눈을 끌기 위해 튀는 옷차림을 한다. 허리띠 넓이만 한 짧은 미니 스커트를 입고 배를 다 드러내놓은 채 배꼽을 장신구로 꾸미는가 하면, 한꺼번에 여러 가지 빛깔로 머리를 염색하기도 한다.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71

 

영국 남자들은 길을 가다가 아름다운 여자를 보고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71

 

미국 여자들은 이렇게까지 도발적이지 않다. 이러한 분위기 또한 미숙함과 불확실성의 청년기적 문화가 반영된 탓이다. 미국 문화에는 노골적인 성적 행동에 관한 두려움이 저변에 깔려 있다. 71

 

이탈리아인은 유혹을 교묘하고 유쾌한 놀이로 본다. 이탈리아 남자들은 여자를 숭배하고 여자의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게다가 다른 문화의 남자들보다 여성적인 측면을 더 많이 드러낸다……. 세계에서 가장 우아한 남자들은 아마 이탈리아 남자들일 것이다. 이들이 이렇게 우아해지려고 노력하는 목적은 물론 유혹에 있다. 72

 

사실 유혹은 이탈리아 남자들에게는 오락거리이지만 다른 문화에 속한 사람들은 다르다. 이 놀이에서는 즐기는 것이 쟁취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하다. 73

 

각인 발견 작업에 참가한 미국 남자들에게서는 이러한 장난스런 면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혼란과 낙심, 절망 등 청년기적 감정들을 털어놓았을 뿐이다. 73

 

일본의 문화는 노년기에 해당하지만, 일본 남자들은 미국 남자들과 똑같이 불안한 감정을 나타낸다. 그러나 그 이유는 다르다. 일본에서는 중매결혼이 일반화되어 있는 탓에 남자가 여자를 유혹하는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다. 일본 남자들은 바에 가는 것 좋아한다. 바에 가서 호스티스에게 많은 돈을 주고 술을 따르게 하고 술을 마시며 그들과 대화를 한다…….

이는 사랑을 하찮고 위험한 것(일시적인 질병)이라고 가르치는 문화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 74

 

일본 여자들은 머리를 청결하게 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다. 그녀들은 목에 각별히 관심이 많아서 크림과 화장으로 열심히 관리한다. 그리고 티 하나 없이 깨끗한 머리를 틀어 올리고 기모노 깃을 이용해 목을 특별히 돋보이게 한다. 이는 남자를 유혹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생식 과정과 전혀 관련 없는 신체 부위를 이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는 일본밖에 없는 것 같다. 75

 

감정은 학습의 열쇠다. 각인을 일으키는 감정이 부정적일 때, 그 각인도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사회 전반에는 유혹의 개념에 관한 부정적인 각인이 있다. 미국인은 유혹을 생각할 때 하고 싶지 않거나 해서는 안 될 일을 강요받는 것을 떠올린다. 유혹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조종(MANIPULATION)이다. 76

 

모든 것을 단념하고 독신생활을 택하지 않는 한 결국 유혹에 가담할 수밖에 없다. 이때 유용한 한 가지 기술은 순진한 정직성을 보이는 것이다. 즉 사랑하는 상대에게 자신의 관심을 직접 알림으로써 속거나 조종당한다는 기분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도 부정적인 코드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정직함-무언으로 코드를 인정하는 것-이 코드의 힘을 약화시킨다. 79

 

나는 각인 발견 작업을 할 때 사람들이 쓴 글을 읽더라도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보지 않고(사람들이 하는 말을 믿지 말라는 원칙을 명심하라) 공통적인 메시지를 본다. 글의 문맥을 보지 않고 어법을 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라 구조다. 81

 

실제로 섹스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폭력(VIOLENCE)이다. 81

 

미국인은 섹스를 불안해하기 때문에 섹스를 쾌락의 정반대, 즉 고통과 죽음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여긴다. 그리고 미국 문화는 섹스보다 폭력을 훨씬 더 편안하게 여기는 것이 확실하다. 식탁에서 섹스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무례하게 여기지만 전쟁이나 범죄 또는 최근에 나온 액션 영화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는 것은 얼마든지 허용한다. 82

 

미국 문화에서는 섹스와 폭력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83

 

미국인은 실제의 폭력에 대해서는 질색할 지 모르지만, 가상적인 폭력에는 넑을 잃는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이는 청년기적 문화의 또 다른 특성이다. 84

 

Chapter 03. 아름다움과 비만에 대한 코드/폭력과 도피에서의 줄타기

 

미국인은 자유를 지키려고 여러 차례 전쟁을 치러 왔으며, 자유를 유지하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다. 동시에 금지를 지향하는 성향도 매우 강하다. 86

 

문화가 다르면 동일한 원형이 전혀 다른 반대 원형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자유의 반대 원형은 금지가 아니라 특권이다. 전 역사를 통틀어 프랑스인은 특권 계급이지배하는 시기와 이 계급이 전복되어 국가가 특권과 귀족제도를 폐지하는 시기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87

 

여기서 귀족주의란 노동은 나쁜 것이며 고귀한 인간의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사고방식을 가리킨다. 87

 

평등의 바다에 떠 있는 특권의 섬이라는 사상은 프랑스의 컬처 코드와 정확히 일치했다. 88

 

여자가 남자에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각인시킬 수 있다면, 여자가 남자의 눈에 늘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면 그녀는 남자를 더 훌륭한 인물로 만들 수 있다. 그녀는 남자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이상의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남자를 발정한 동물에서 더욱 고상한 존재로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로 볼 때 아름다움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남자의 구원(SALVATION)이다. 94

 

노르웨이에서 아름다움은 자연과의 관계를 반영한다. 노르웨이 남자들은 운동선수 같은 체격을 갖춘 날씬한 여자를 최고의 미인으로 여긴다. 이런 여자가 활동적일 뿐만 아니라 달리기와 스키 타기를 오래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여자들은 화장이나 머리 손질을 별로 하지 않는다. 노르웨이 문화에서는 자연스러움이 아름다움의 최고 기준이기 때문이다. 95

 

아름다움 뒤에 있는 긴장은 청년기적 특징이다. 청년들은 극단적인 삶을 산다. 하늘 높이 올라가다가도 끝없이 추락하고, 불굴의 의지를 발휘하다가도 쉽게 패배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코드는 남자의 구원이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파멸이다. 사람을 구원하는 것이 파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96

 

극도로 도발적인 옷차림을 한 여자들이나 창녀가 아름다움에 대한 코드가 전혀 맞지 않는 이유는 남자들에게 저열한 욕망을 쉽게 총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96

 

컬처 코드라는 안경을 통해 보면 아름다움에는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신비감이 일반화되면 중요한 무엇인가가 사라진다. 97

 

비만이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이처럼 비만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운 것일까? 비만은 문제가 아니라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비만이 문제라기보다 해결책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100

 

아름다움의 반대편에 도발이 있는 것처럼 비만의 반대편에는 관계가 있다. 미국인들은 날씬한 사람들이 활동적이고 참여적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뚱뚱한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의 단절을 경험한다. 이들은 사람들을 멀리하고, 언제나 방 안에 틀어박혀 있으며, 가족들과도 쉽게 교류를 하지 못한다. 104

 

비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도피(CHECKING OUT). 105

 

비만해지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어렸을 때처럼 남들이 돌봐주리라 생각한다. 106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는 무엇으로부터 도피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서 찾아야 한다. 108

 

코드에 따르면, 아름다운 사람은 지금 고상한 사명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며, 비만인 사람은 자신이 수행해야 할 역할에서 물러나 있는 것이다. 110

 

미국에서 과체중인 사람들의 수는 2004년 대통령 선거에서 두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들의 수보다 많다. 110

 

Chapter 04. 건강과 젊음에 대한 코드/언제나 생존이 우선한다

 

사람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 뇌를 갖고 태어난다. 그 중 한 부분은 대뇌피질로서 학습과 추상적 사고와 상상력을 다룬다. 어린이들은 대부분 7세가 넘어야 대뇌피질을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7세 이전의 어린이들에게는 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정신적 도구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 112

 

또 한 부분은 대뇌변연계로서 감정을 관장한다. 감정은 전혀 단순하지 않으며 모순으로 가득할 때가 많다. 112

 

대뇌변연계는 출생 직후부터 5세 사이에 주로 어머니와의 관계를 통해 형성된다. 우리는 어머니를 통해 따뜻한 정과 사랑, 그리고 강한 유대감을 얻는다. 아버지와 그런 경험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어머니와의 이런 관계로 인해 대뇌변연계는 여성적인 측면이 강하다. 113

 

그러나 세부분의 뇌 중 으뜸은 두말할 나위 없이 파충류 뇌. 이 명칭은 이 부분이 파충류의 뇌와 비슷한 데서 유래되었으며, 파충류 뇌는 2억년 전의 조상의 뇌와 별로 다를 바 없다고 한다. 파충류 뇌는 두 가지 중요한 일, 즉 생존과 생식을 관장한다. 물론 이 두 가지는 기본적인 본능이다. 생존하고 생식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멸종된다. 따라서 파충류 뇌는 다른 두 부분보다 영향력이 훨씬 크다. 113

 

인간에게는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나 올바로 이해하는 것보다는 살아남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따라서 삶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것은 바로 파충류 뇌다. 파충류 뇌는 대뇌피질, 대뇌변연계와의 싸움에서 언제나 승리한다. 본능, 논리, 감정과의 싸움에서 늘 승리하는 것은 본능이다. 이는 개인의 행복과 인간관계, 구매 결정, 심지어 지도자 선택의 문제를 다룰 때도 마찬가지다. 114

 

문화 역시 생존의 차원에서 변화하고 발전한다. 문화는 우리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데 필요한 일종의 생존 수단이다.

 

청교도적 특성과 강한 근면성, 사람에게는 두 번의 기회가 온다는 믿음, 성공을 중시하는 태도 등은 모두 미국이라는 신세계에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었다. 114

 

미국 문화가 전반적으로 행동지향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 미국인이 건강을 바라보는 시각을 알 수 있다. 117

 

미국인에게 건강과 행복은 자신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음을 뜻한다. 121

 

어떤 것이든 간에 거기에는 모두 행동이 따른다. 미국인들은 이러한 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라면 건강한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이 병에 걸렸을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건강과 행복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활동(MOVEMENT)이다. 121

 

의사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영웅(HERO)이다. 125

 

간호사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어머니(MOTHER). 127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병원과 연관시키는 느낌은 그곳에 있을 때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 제품이라는 것이다. 병원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가공공장(PROCESSING PLANT)이다. 127

 

병원에 대한 미국인의 태도를 이해하기 위한 열쇠는 바로 활동이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우리를 다시 활동할 수 있게 해주고, 그래서 그들을 좋아한다. 반면에 병원은 우리를 꼼짝 못하게 속박하기 때문에 무시무시한 생각밖에 안 든다. 128

 

몸을 움직일 수 있습니까?(파충류 뇌)

기분이 어떠세요?(대뇌변연계)

사고의 경위를 상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대뇌피질) 128~129

-         제너럴모터스의 금융계열사인 지맥(GMAC)의 교통사고 신고 시 질문 사항

 

미국 문화에서는 생존을 원할 뿐만 아니라 절정기의 힘까지 유지하려 한다. 미국에서는 활동적인 노인이 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모든 10대가 지닌 무적의 힘이라는 환상을 유지하려 한다. 미국인들은 젊음과 젊음을 영원히 유지한다는 환상적인 생각에 매혹된다. 130

 

미국 문화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의 문화들(이 문화들은 모두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이 현재의 국가 형태를 이루기 훨씬 전부터 존재했다)만큼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현재의 모습으로 존재한 것은 이들 나라들보다 더 오래되었다. 미국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성문헌법이 있다. 130~131

 

미국은 많은 수의 이주민들을 계속 받아들이기 때문에 미국 문화에는 여전히 갱신과 재창조 의식이 살아 있다. 이런 상황이 미국을 늘 젊게 만든다. 또한 미국은 청년기적 문화를 갖고 있으므로 60대가 되어도 청년과 같은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기 쉽다. 131

 

미국인에게 젊음은 인생의 한 단계가 아니라 가장할 수 있는 어떤 것, 실제 나이를 감출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젊음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가면(MASK)이다. 134

 

인도의 힌두교도들은 인생에는 네 단계가 있다고 믿는다. 젊음은 가장 재미없는 첫번째 단계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수단을 얻는 대로 빨리 지나가야 하는 어떤 것이다. 두번째 단계는 성숙인데, 아이를 낳고 돈을 벌며 성공을 이룬다. 세번째 단계는 초연함이다. 이 단계에서는 세상과 생존 경쟁으로부터 물러나 진리를 탐구하고 철학을 공부한다. 네번째 단계에서는 도인과 비슷한 존재가 된다. 135~136

 

영국인들은 젊음을 따분하게 여긴다. 젊은 사람들은 미숙하고 쉽게 실수를 저지른다. 영국인은 젊은이를 인내심을 가지고 대해야 하는 어린아이쯤으로 여긴다. 미국인은 젊은이들의 활력과 열정을 찬양하지만 영국인은 괴짜들의 활력과 열정을 찬양한다. 영국에서는 초연함과 기벽 사이의 긴장이 핵심이다. 영국 문화는 초연함과 관습으로 삼고 있지만 긴장의 축 가운데 또 다른 면도 즐긴다. 136

 

미국인의 조상들이 새로운 나라를 건설해야 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들이 건강을 단지 질병으로부터 해방으로 보지 않고 계속 활동하면서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본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미국 문화가 청년기적 특성을 갖고 있어서 노인을 존경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왜 그들이 나이를 감추고 영원한 젊음이라는 환상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지 알게 된다. 140

 

Chapter 05. 가정과 저녁식사에 대한 코드/따뜻함으로의 회귀 본능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들은 가장 추운 상점을 가장 고급스럽게 보는 경향이 있다. 에어컨은 필수품으로 호화스러운 느낌을 주려면 에어컨을 매우 강하게 틀어야 한다. 143

 

집이 가정이 될 때 우리는 생물학적 체계를 넘어선다. 가정은 미국 문화에서 대단히 강력한 원형이다. 가장 성스럽고 독특한 의식의 하나인 추수감사절 만찬은 전적으로 귀향과 관련이 있다. 만찬은 대개 어머니의 집에서 이루어지며, 어머니가 몇 년 동안 집을 떠나 있었어도, 그리고 자손이 그 집에 산 적이 없었어도, 그곳은 가정을 상징한다. 추수감사절 만찬을 위해 함께 모일 때 우리는 가정과 다시 연결되고, 인생에서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확인한다. 145

 

우리의 감정으로는, 전쟁중에 어떤 성과를 달성했든 군인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전쟁에서 진정으로 승리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미국의 국민적 오락인 야구에서도 나타난다. 이 미국적인 스포츠에 세 개의 루와 하나의 본루(home plate)가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인에게 가정()은 강력한 보편적 이미지이며, 야구가 이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야구에서 점수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145

 

미국인의 가정에 대한 감정은 지구상의 어떤 문화보다도 강할 것이다. 미국인은 가정을 자신이 성장한 집 또는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곳으로 생각할 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로 확장해 생각하기도 한다. 미국은 한번도 침략 세력에게 점령당한 적이 없다. 한때 점령되거나 합병된 경험이 있는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미국인은 역사상 조국을 잃은 적이 없다. 147

 

가정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접두사 (RE-)이다. 151

 

가정은 어떤 일을 되풀이할 수 있고,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외부 세계와 달리 결과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장소다. 가정은 어떤 일을 반복하면 의미가 더해지는 장소다. 152

 

흥미롭게도 일본어에는 친밀함을 뜻하는 단어가 없다. 일본인처럼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면 친밀함이라는 개념을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152

 

아랍 유목민들은 항상 이동을 하지만 가정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하지만 그 애착심은 특정한 공간과는 상관이 없다. 152

 

미국인 가정에서 주방은 가족이 함께 모이는 핵심적인 장소다. 153

 

프랑스의 집에서 가장 큰 방은 무대라 할 수 있는 공간, 즉 현관방이거나 거실 또는 응접실이거나 식당이다. 153

 

중요한 것은 가정의 물리적 위치가 아니라 그곳에 바로 가족과 가족에 대한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념물과 사진앨범 등 가족의 상징물을 보관하는 것은 가족에 대한 미국의 코드와 잘 들어맞는다. 반대로 혼란을 없애기 위해 추억을 내다버리는 것은 미국의 코드와 맞지 않는다. 온가족이 할머니 집 식탁에 둘러앉아 추수감사절 만찬을 하는 것은 미국의 코드와 잘 맞지만, 휴가철에 휑하니 넓고 낯선 식당에서 홀로 식사를 하는 것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154

 

지맥가정보험회사(GMAC Home Insurance)와 각인 발견 작업을 할 때 알게 된 것은 미국인은 무의식적으로 가정을 자신의 물건이 보관돼 있는 곳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그 상자에 물건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고, 물건은 미국인들에게 가정을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귀중한 가치가 있다. 이러한 점을 제대로 간파한 지맥가정보험회사는 보험 가입자를 위해 가족 사진-매우 귀중한 물건-을 보존해주는 계획을 모색하고 있다. 156

 

나는 각인 발견 작업의 첫번째 시간에 미국인들이 가족과의 저녁식사를 옛 시대의 별난 ㅡ습관쯤으로 여긴다는 사실을 알았다. 158

 

저녁식사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필연적인 순환(ESSENTIAL CIRCLE)이다. 164

 

저녁식사는 하루의 순환을 마무리하는 행사다. 사람들은 아침이 되면 잠에서 깨어나 집을 나선다. 그리고 세상으로 나가 전투를 벌인다. 그러다가 다시 저녁식사 시간이 되면 가족에게로 돌아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루의 순환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164

 

중요한 것은 음식이 아니라 재결합이다. 165

 

Chapter 06. 직업과 돈에 대한 코드/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

 

미국 문화에서 무엇을 하십니까?하고 묻는 방식에는 깨달음을 주는 매우 강한 무언가가 있다. 당신의 목표가 무엇입니까?하고 묻는 또 하나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170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를 만나면 이렇게 묻곤 한다. 어디 출신이시죠?가 첫번째 질문이고, 무엇을 하십니까?가 두번째 질문이다. 이때 질문자는 상대의 답변을 통해 그를 판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녁시간을 함께 보내며 가벼운 대화를 이어갈지를 결정하기도 한다. 170

 

미국인은 일을 찬양하고 성공한 사업가들을 유명인사로 떠받든다. 172

 

직업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정체성(WHO YOU ARE)이다. 175

 

더 깊은 차원에서 보면 할일이 아무것도 없으면 자신의 존재 역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란 걸 알 수 있다. 175

 

프랑스에서는 직업에 대한 욕구가 쾌락 추구에 대한 욕구보다 우선순위가 낮다. 프랑스인들은 직업이 즐거움을 주지 않을 경우 차라리 실직을 선택했다. 177

 

미국인이 이토록 열심히 일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직업과 정체성을 동일시할 뿐만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지위가 높아지면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건강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가 활동이고, 이것이 직업적인 건강에까지 연장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178

 

미국인들이 기업가를 옹호하는 까닭은 그들이야말로 가장 적극적으로 정체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누군가가 바람직한 인물상을 제시해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바람직하다고 믿는 인물이 되기 위해 과감하게 모험을 한다. 180

 

미국인에게 돈은 물건을 구입하는 수단이상의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돈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고, 가난한 조상에 비해 얼마나 큰 부자가 되어 있는지도 알려준다. 돈은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이 훌륭한 사업이며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는 것, 자신의 짐을 스스로 질 수 있으며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다음 단계를 향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래서 돈이 없으면 궁지에 빠지거나 끝장이 날 듯한 기분에서 사로잡힐지도 모른다. 186

 

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증거(PROOF)이다. 186

 

유럽 문화에서 막대한 재산을 모은 사람은 일정한 때가 되면 비즈니스를 접고 개인적인 생활로 돌아간다. 반면에 미국인들은 자신의 능력이 언제까지나 변함없다고 믿으며, 수십억 달러를 번 뒤에도 자신이 얼마나 유능한지를 입증하기 위해 수십억을 떠 벌려고 한다. 190

 

프랑스에서는 돈을 자신을 보여주는 증거의 한 형태가 아니라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무엇으로 여긴다. 190

 

자신의 직원들에게 수익성을 역설하는 것은 미국의 코드와 맞지 않는다. 돈은 훌륭함의 증거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영진은 직원들이 훌륭한 인물이 되어 회사를 튼튼하게 만들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그러한 격려가 직업과 돈에 대한 코드와 부합하며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수익성과도 연결된다. 192

 

미국인들이 벼락부자들의 돈을 진짜 돈으로 여기지 않는 까닭은 노력해서 번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193

 

Chapter 07. 품질과 완벽함에 대한 코드/단지 작동하면 된다

 

미국인은 일본인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품질이라는 개념을 각인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제로 미국인의 경우 품질에 관한 최초의 각인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무엇인가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각인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200

 

품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작동한다(IT WORKS)이다. 200

 

사람들은 완벽함은 한 과정의 끝이며 그 뒤에는 더 이상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완벽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죽음(DEATH)이다. 201

 

도전하고, 실패하고, 실수를 통해 배우고, 그리고 더욱 강해져서 돌아오는 것이 미국인의 본질이다. 202

 

일본에서는 제품이나 과정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 실수를 하면 훨씬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품질은 필수이고 완벽함은 덤이다. 204

 

미국인은 완벽함에 싫증을 낸다. 무엇인가가 완벽한 것이 있으면 평생 그것에 붙잡히게 되는데, 이는 미국인에게는 대부분 어울리지 않는다. 204

 

미국인에게는 제품의 화려한 기능은 필요 없지만(자동차는 기관학의 최고 걸작품이 될 필요가 없고 휴대전화기도 완벽한 음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 절대적인 것들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다른 문화에는 성능이나 디자인에 관한 더 높은 기준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미국인들은 단순히 제품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는지에 대해서만 확인한다. 205

 

미국인에게는 최고의 품질보다는 최고의 서비스가 훨씬 중요한 것이다. 208

 

완벽함을 믿지 않기 때문에 무결점이라는 생각은 환상이라고 본다. 210

 

Chapter 08. 음식과 술에 대한 코드/많을수록 좋다

 

미국인들은 식사가 끝나면 배가 부르다고 말하고 프랑스인들은 맛있었다고 말한다. 213

 

미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이지만 파충류 뇌의 수준에서는 자신들을 가난뱅이로 여긴다. 213

 

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양쪽 뇌 사이의 싸움에서는 파충류 뇌가 승리하게 마련이다. 214

 

미국에서 음식은 안전한 섹스. 무의식적으로는 섹스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쾌락을 위해 몸에 음식을 집어넣는 것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행위로 여긴다. 아마 이것이 수많은 사람들이 자주 폭식하는 이유일 것이다. 215

 

음식을 먹음으로써 얻는 쾌락은 활동에 대한 욕구, 즉 우리의 시간을 활동으로 채우려는 욕망에는 미치지 못한다. 미국은 분주한 나라이며 사람들은 음식을 먹느라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최근 나온 한 보고서를 보면, 미국인이 일반적으로 저녁식사에 소비하는 시간은 6이다. 215

 

음식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연료(FUEL). 218

 

프랑스에서는 음식을 먹는 목적이 쾌락이며, 가정에서 만든 음식도 손님들이 오랜 시간 감상하는 훌륭한 요리가 된다. 221

 

일본에서 요리를 마련하고 즐기는 것은 완벽함에 접근하는 수단이다. 221

 

미국에서는 품질보다 양으로 판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221

섹스를 파는 주류광고의 확산은 제품과 섹스, 폭력으로 이루어진 삼각형을 완성시켰다. 성적인 이미지는 무의식적인 폭력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술에 대한 코드에 부합하는 제품 광고는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폭력적인 메시지를 심기도 한다. 231

 

끊임없이 일하는 미국인들은 이런 사실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 음식을 끊임없이 돌아가는 엔진을 작동시키는 연료로 본다. 반면에 술은 기껏해야 긴장을 풀어주고 최악의 경우에는 취하게 한다. 어떤 경우에도 일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인이 술을 위험하거나 치명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232

 

Chapter 09. 쇼핑과 사치품에 대한 코드/골드카드의 애호가들

 

배우자가 아닌 타인과의 성 행위를 꺼리는 이유는 평판이 나쁘거나 성병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구실을 대지만, 무의식은 우리가 폭력을 두려워하기 때문임을 알려준다. 234

 

쇼핑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세상과의 재결합(RECONNECTING WITH LIFE)이다. 238

 

여성이 계산대에 줄서기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쇼핑 경험의 종말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면 소매상들은 구매 경험을 혁신시켜야 한다. 241

 

고객은 세상과 단절된다는 우울한 느낌 없이 마음에 드는 물건을 집으로 가져와서 며칠 동안 소유하고 있다가 필요하지 않으면 반환하면 된다. 241

 

P&G가 프랑스에 대한 각인 발견 작업을 외뢰해왔을 때, 나는 쇼핑에 대한 프랑스인의 코드는 자신의 문화 배우기(LEARNING YOUR CULTURE)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242

 

프랑스에서 사치품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쓸모없는 물건-아름답고 조화롭지만 실용적 기능은 없는 것-을 소유할 수 있는 자유를 상징한다. 244

 

프랑스에서는 남들(농부와 노동계급, 미국인)이 누릴 수 없는 것을 누릴 수 있으면 사치스런 생활을 한다고 생각한다. 244

 

영국인은 초연한 감정을 강조하기 위해 사치를 이용한다. 245

 

미국 사회에서 계급을 나타내는 방법은 사치품을 소유하는 것이다. 사치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군대 계급장(MILITARY STRIPES)이다. 247

 

미국인들은 무의식적으로 훌륭한 사람은 성공하며, 그 성공은 하나님이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성공은 하나님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다. 248

 

미국에서 서비스는 사치이며, 사람들은 그런 서비스에 대해 엄청난 값을 기꺼이 치르려고 한다. 249

 

미국에서 사치품 마케팅에 성공하기 위한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진보의 개념이다. 250

 

투자가치는 바로 명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253

 

명분은 타당하게 보일 때만 효과가 있다. 어쨌든 명분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휼륭한 이유를 제공해준다. 무엇보다 대뇌피질도 전혀 괴롭히지 않는다. 254

 

Chapter 10. 미국 문화에 대한 코드/벼락출세자를 바라보는 눈

 

프랑스인의 미국인에 대한 코드는 외계인(SPACE TRAVELLERS)이다. 259

 

독일인의 관심은 미국의 업적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미국인이 강력한 지도자이고 세계 최고의 권위자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여전히 불신감을 드러냈다. 독일인들은 자신들이 교육과 공학, 질서 창조에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262

 

독일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존 웨인(JOHN WAYNE)이다. 262

 

그는 그 자체다. 그러나 총을 먼저 쏘는 법이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미국이 이라크에서 저지른 행동은 독일인이 보기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 262

 

영국의 참가자들이 생각하는 미국인은 몸집이 크고, 소란스럽고, 강하고, 천박하고, 극단적이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기려 드는 사람이었다. 영국인들은 미국인이 절제력이 없고, 전통도 없으며, 계급제도가 없다고 얘기하지만, 동시에 미국인들의 자신감과 열정, 성공 기록,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태도를 찬양했다. 미국에 관한 최초의 각인을 돌이켜보라는 요청에 영국의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거대함을 이야기했다…….영국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부끄럽지 않은 풍요함(UNASHAMEDLY ABUNDANT)이다. 264

 

프랑스에 대한 프랑스인의 코드는 사상(IDEA)이다. 265

 

영국에 대한 영국인의 코드는 계급(CLASS)이다. 265            

 

레고는 미처 의식하지 못한 채 독일에 대한 독일인의 코드, 질서(ORDER)라는 코드를 이용했던 것이다. 267

 

나태하고 상상력이 부족한 프랑스인들은 계속 유럽에서 살았다. 용기와 결단력이 있는 사람들은 미국으로 왔다. 이들은 어딜 가나 조국을 발견했다. 이들의 조국은 우연이었고, 그 조국을 떠나 미국으로 왔을 때 영원히 살 곳을 발견했다. 271

 

Chapter 11. 미국 대통령에 대한 코드/비전을 갖춘 반항자

 

 미국의 지도자는 반란을 이끄는 사람이다. 이러한 지도자는 건강과 활동을 동일시하는 문화에서는 필수적이다. 미국인들은 변화하고, 전진하고, 재창조하는 과정을 지도할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275

 

반란의 본질은 변화하는 것이다. 275

 

미국인들은 대통령이 너무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대신 어려움을 이길 수 있는 용기와 강한 생존 본능을 가진 지도자를 원한다. 또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대통령 후보는 파충류 뇌의 힘이 특별히 강할 필요가 없으며, 상대보다 조금 더 강하면 된다. 277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모세(MOSES). 279

 

미국인들은 완벽함을 두려워한다. 미국은 문화적으로 청년기에 있으며, 따라서 대통령도 청년답기를 바란다. 미국인들은 대통령이 미국의 정신과 조화를 이루기를 바라는데, 이는 처음부터 일을 올바로 처리해야 한다는 뜻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실수를 하더라도 그 실수에서 교훈을 얻고 발전해가기를 원한다. 281

 

캐나다에 대한 캐나다인의 코드는 유지하는 것(TO KEEP)이다. 281

 

프랑스인들은 새로운 사상으로 체재에 도전하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결집한다. 282

 

미국인들에게 대통령은 최고의 연예인이라는 의식이 있다…….미국의 원형에 깊이 공감하는 대통령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연예인이다. 283

 

Chapter 12. 미국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성숙도 포기도 거부하는 나라

 

미국인은 스스로를 새롭다(new)고 생각한다. 287

 

미국인은 자동차에서 집과 음식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풍족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크기나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말을 듣기 싫어한다. 287

 

미국의 매력 중 하나는 광활한 공간 안에서 놀랍게도 다양성과 통일성을 모두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288

 

이렇게 여럿으로 이루어진 하나(From the many, one)는 미국 문화에 꼭 맞는 표어다. 288

 

미국에 대한 미국인의 문화 코드는 (DREAM)이다. 291

 

미국이 불가능한 일을 하는 것은 그것이 운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292

 

자기혐오는 물론 비관주의도 미국의 코드와 맞지 않는다. 293

 

미국인이 좋아하는 상징 중 하나는 돌아온 아이(Comeback Kid). 293

 

컬처 코드를 알면 자신의 행동을 지배하는 동기를 깨닫게 됨으로써 새로운 자유를 얻는다. 296

 

.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의 부제는 세상의 모든 인간과 비즈니스를 여는 열쇠. 이 책에서는 생활 속에서 만나는 주요 단어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정서와 무의식에 투영된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주로 미국인이 중심이고, 영국인, 프랑스인, 독일인, 일본인의 코드가 소소하게 양념으로 언급되므로 엄밀히 얘기하자면 세상의 모든 인간을 여는 열쇠라기에는 쑥스러운 면이 있다. 하지만 다분히 상업적 목적의 연구였음에도 인간의 심리적 DNA 지도를 밝히려는 쉽지 않은 시도였고 그 성과 또한 주목할만한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를 찾고 싶다.

 

사람들간의 차이를 우리는 흔히 문화라는 프리즘으로 이해하여 왔다. 하지만 문화만큼 대중적이면서 실체가 불문명한 단어도 없을 듯 하다. 이 책은 동일한 대상에 대해, 동일한 단어에 대해 나라별로 각기 상이한 정서가 유발되는 이유를 명료하게 제시해 준다. 미국인을 바라보는 프랑스인의 시각과 영국인의 시각을 읽음으로써 국제사회에서 대체로 영국은 미국을 옹호하고 프랑스는 미국의 대척점에 서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덤으로 내가 미국인과 비슷한 청년기 코드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첫사랑이 오랜 동안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사람이 아니라 첫번째 경험이 중요했던 것이다. 책의 구성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병렬로 배치되어 있는데 쉽고 간결한 문장에 조사과정에서 채집한 다양한 사례와 해석이 단조로움을 보완해줘 술술 읽히는 게 장점이다.

 

한편으로 한국인에 대한 코드 연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게 아쉽다. 글로벌이나 國格 이야기가 나오면 으레 G7 국가들과 단순 비교하기 좋아하는 위정자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다. 컬처코드는 서양판 橘化爲枳(귤화위지).

 

컬처코드에서 소개된 코드에 대한 접근방식은 국가 뿐 아니라 개인을 이해하는데도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누군가를 볼 때 근원을 찾아 전체의 맥락을 짚기 보다는 서둘러 판단하고 분류하는데 익숙하지 않은지 자성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소개된 키워드 중 몇 가지를 나의 코드와 비교해 보았다.

단어

클로테르 라파이유

사랑

헛된 기대(false expectation)

파충류뇌와 변연계의 짜고 치는 고스톱

저녁식사

필연적인 순환(essential circle)

-노동 후의 휴식, 아내-노동 후의 노동

젊음

가면(mask)

목마른 사슴

치즈

죽음(death)

누가 옮겼을까

가정

(re-)

둥지, 情과 애증과 비루함으로 만들어진

건강과 행복

활동(movement)

스스로에 대한 긍정

유혹

조종(manuplation)

파충류뇌에 찌르는 똥침 한 방

섹스

폭력(violence)

생식을 위한 그거는 쑥스러워

음식

연료(fuel)

휴식

완벽함

죽음(death)

전공 분야에서의 자존심

 

IP *.236.3.241

프로필 이미지
우성
2010.12.14 09:14:20 *.30.254.21

와우...
짝짝짝...
역쉬...저자 소개와 마지막 나의 코드와의 비교...
많이 배웠어...

그런데, 좀 닮은 것 같아.
클로테르 라피이유와 상현이...
날카로운 관찰, 통찰..

그런데
사랑이...짜고 치는 고스톱이고
가정이  동지며...
유혹이 똥침한방이라...
ㅎㅎㅎ
상현이가 훨 낫다... 

나도 해보고 싶어..
같이 해서 서로 비교해보면 정말 재밌겠는걸...
시간 좀 나면...ㅎㅎ
멋진 리뷰!!

프로필 이미지
상현
2010.12.14 13:54:01 *.236.3.241
긴 말 하는 것 보다 동일 단어에 대해 각자가 내놓는 정의를 보면
 단박에 상황 파악이 될 것 같습니다 ^^

클로테르 라파이유는 직감도 발달했지만 자연과학도와 같은 체계적
사고가 돋보이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72 '일의 발견'을 읽고 [2] 정양수 2007.03.26 1860
4371 컬처 코드 / 클로테르 라파이유 香仁 이은남 2007.12.20 1860
4370 [구본형 다시읽기 3]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書元 2013.09.15 1862
4369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두번읽기 앨리스 2014.09.29 1863
4368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 안철수 好瀞 민선 2007.08.27 1864
4367 나, 구본형의 변화이야기 [1] 어니언 2014.09.23 1864
4366 [북리뷰 25] 공익을 경영하라 [1] 신진철 2010.09.12 1869
» 북리뷰 38. 컬처 코드_클로테르 라파이유(리더스북) [2] [1] 박상현 2010.12.14 1869
4364 #46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정승훈) 정승훈 2018.03.04 1870
4363 #리뷰3_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_찰나 [1] 찰나 2014.04.28 1871
4362 [11월 4주차] 살아남기 위하여_자크 아탈리 file [1] 라비나비 2013.11.18 1872
4361 #23 다시 카를 융_정수일 정수일 2014.09.28 1872
4360 위대한나의발견_강점혁명_구달리뷰#25 [1] 구름에달가듯이 2014.10.13 1873
4359 [02]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 조셉 캠벨 [1] 정산 최현 2008.04.14 1874
4358 북리뷰. <코끼리와 벼룩> 찰스 핸디 이선형 2010.10.24 1875
4357 『칼리 피오리나 * 힘든 선택들』를 읽고 [1] 현운 이희석 2007.09.03 1876
4356 내 인생의 첫 책 쓰기_찰나 리뷰#38 file 찰나 2015.01.13 1876
4355 #19 한시미학산책_1 [1] 뚱냥이 2017.08.14 1876
4354 [구본형 다시읽기3]코리아니티(2005년) [2] 오병곤 2013.09.16 1877
4353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_구달리뷰#22 구름에달가듯이 2014.09.23 1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