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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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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3일 09시 18분 등록

* 원제 : Writing Down the Bones


. 저자 소개

 

나탈리 골드버그(Natalie Goldberg) 전 세계에 글쓰기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자 시인이며 소설가다. 오랜 세월동안 동양적인 가치를 체험하며 배우고 느낀 것들을 글 속에 담아냄으로써 글쓰기를 갈망하는 독자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전해왔다. 작가의 삶을 동경하면서도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무엇을 써야 할지몰라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때로는 강철처럼 단단하게 때로는 어머니처럼 따뜻하게 등을 두드리며머뭇거리지 말고 펜을 들라고 독려하는 글을 써왔다.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수업에 참가하기 위해 모여들고 있으며, 이 책을 비롯한 여러 권의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그녀의 집필과 강의, 명상 등 인생 전반에 대해 동행취재 하였으며, 2006년에는 밥 딜런의 생애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Tangled Up in Bob'의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표작으로는 전 세계 14개 언어로 번역된《Writing Down the Bones》를 비롯하여《Old Friend From Far Away》《Banana Rose》등이 있다.

 

.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서문

 

작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지식을 나누어 주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보다 작가는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기 위해 글을 쓴다. 9

 

글을 쓰기 위해서는 세상으로부터 차단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여 수용할 수 있는균형 잡힌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10

 

나탈리는 세부묘사의 힘이라는 장에서 당신의 삶을 이루는 실체들에 대해 경건하게 라고 대답하라라고 말하고 있다. 10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만약 당신이 글쓰기 안으로 깊이 몰입할 수 있다면, 글쓰기가 당신을 인생에 필요한 모든 곳으로 데려다 줄 것입니다.” 13~14

 

우리는 그 레스토랑의 창조자였다. 그렇기 때문에 레스토랑의 음식 맛을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우리의 노력에 달린 일이었다. 우리 자신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학창시절 A학점을 받았던 답안지처럼 기가 막힌 답이 나올 수는 없었다. 이때가 내가 자신만의 마음을 믿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운 최초의 시기였다. 16

 

네가 사랑을 믿을 때만이, 사랑이 네가 가야할 길을 이끌어 주는 법이지.” 나는 여기에 조금 덧붙이고 싶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믿음을 가지고, 그 일을 계속 밀고 나갈 때, 비로소 그 일은 자신이 가야 할 길로 이끌어 줄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안정된 삶의 방식에 대해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하고 싶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깨닫고 시작할 때 이미 당신은 끝까지 그 일을 따라갈 깊은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17

 

어디서 누구를 가르치든 나는 항상 똑 같은 방법론을 주장한다. 바로 자신의 마음을 믿고, 자신이 경험한 인생에 대한 확신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 말은 아무리 반복해도 싫증이 나지 않을 뿐더러 나 자신을 더욱 높은 이해의 경지로 끌어올린다. 18

 

수업을 할 때 나는 학생들에게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라고 요구한다. 자기 마음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으라는 말이다. 19

 

당신의 몸과 마음을 전체로 이 책을 흡수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읽는 데서 끝내지 말라. 써라. 그리고 자신을 믿어라. 19~20

 

초심자의 마음, 종이와 연필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었다. 21

 

나는 세상에서 가장 볼품없는 쓰레기 같은 글을 쓸 수도 있다고 생각하라. 자신에게 글쓰기를 탐험할 수 있는 많은 공간을 허용해 주라는 말이다. 23

 

내면의 세계가 외부 세계를 창조한다는 말은 참말이다. 하지만 이 외부 세계와 우리가 쓰고 있는 연장 또한 우리의 사유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하늘에 대고 글쓰기를 하지 못할 것도 없다.  25

 

‘첫 생각을 놓치지 말라

 

감정과 사유에 대한 집착을 흘려 보내는 것, 끝까지 계속 앉아 있는 것, 이것이 좌선의 규칙이다. 26

 

ㆍ손을 계속 움직여라. 방금 쓴 글을 읽기 위해 손을 멈추지 말라. 그렇게 되면 지금 쓰는 글을 조절하려고 머뭇거리게 된다.

ㆍ편집하려 들지 말라. 설사 쓸 의도가 없는 글을 쓰고 있더라도 그대로 밀고 나가라.

ㆍ철자법이나 구두점 등 문법에 얽매이지 말라. 여백을 남기고 종이에 그려진 줄에 맞출려고 애쓸 필요 없다.

ㆍ마음을 통제하지 말라. 마음 가는대로 내버려 두어라.

ㆍ더 깊은 핏줄로 자꾸 파고들라. 두려움이나 벌거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무조건 더 깊이 뛰어들라. 거기에 바로 에너지가 있다. 28

 

첫 생각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마음에서 제일 먼저 번쩍하고 빛을 내는 불씨이다.  불씨의 뿌리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잠재력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그 불씨는 대개 우리 내부의 검열관에 의해 진화되어 버린다. 28

 

첫 생각은 에고나 우리를 통제하려고 드는 메커니즘(세상은 영구불변하며, 견고하며, 지속적이고, 논리적이라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은 생각이다. 세계는 불변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실들로 가득하다.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자신의 의식 차원을 넘어선 글을 쓸 때, 그것은 있는 그대로 사물의 진실을 나타낸 것이 된다. 그래서 이런 글은 에너지가 넘칠 수밖에 없다. 당신의 글쓰기를 누르던 자아라는 짐을 벗어 던지는 순간 당신은 인간적 감정과 인생의 단면이라는 파도를 타고 더 큰 조류를 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29

 

영감이란 숨을 불어넣다라는 의미로 ()을 들이마신다는 의미이다. 번득이는 첫 생각과 만나는 순간 당신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보다 더 큰 존재로 변화한다. 우주의 무한한 생명력과 연결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30

 

당신이 바로, 지금, 현재에 존재할 때, 세상은 진정으로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30

 

멈추지 말고 계속 써라

 

글쓰기 훈련은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해 지속적으로 마음을 열어 나가게 되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와 스스로에 대해 믿음을 가져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옳았을 때만 좋은 글을 얻을 수 있다. 32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믿는 것을 배운 다음 글을 쓰게 되면 그 글이 사업상의 글이든 장편 소설이든, 박사논문이나 희곡, 여행기이든 그 글에 힘이 실리게 된다. 32

 

책상을 마주했을 때는 최소한의 제한만으로도 충분하다. 그저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졸작을 쓸 권리가 있다.”라고만 하자. 목적지가 없어도 많은 글을 쓰겠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만약 당신이 책상에 앉을 때마다 무언가 위대한 작품을 쓰리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대개 커다란 절망으로 끝나기 쉽다는 걸 명심하라. 이런 기대감이 글쓰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34

 

글을 쓰는 것은 가 아니다

 

내가 파리에서 미시간 이야기를 썼듯 어쩌면 나는 파리를 벗어난 후에야 비로소 진짜 파리 이야기를 쓸 수 있을지 모른다. 그것은 내가 파리를 충분히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파리를 떠난 후에야 알게 되기 때문이다.” 39

 

우리의 지각능력이나 판단력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각과 판단력은 우리의 의식과 육체를 거쳐서 나온 경험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나는 이것을 퇴비를 섞는 과정이라고 부른다. 39

 

카타기리 선사는 말했다.

당신의 작은 힘으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습니다. 일을 하게 만드는 건 위대한 결정자입니다. 당신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신이 당신의 배후에 존재하는 우주만물, , 나무, 하늘, , 그외의 무수한 생명의 흐름들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만이 위대한 결정자가 당신을 도와 일합니다.” 41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한 것은 그저 사람마다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42

 

예술적 안정성을 얻는 과정

 

나는 내 인생의 표면 밑에 무언가 나를 지탱하고 키워 주는 보이지 않는 뿌리와 줄기가 있다는 믿음만은 늘 가지고 있었다. 45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오로지 내 마음과 그 동안 살았던 인생이 전부였다. 나는 거기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46

 

이런 쓰레기와 비료에서부터 피어난 글쓰기만이 견고한 글이 된다. 당신은 어느 것으로부터도 도망친지 않게 된다. 당신은 예술적 안정성을 지니게 된다. 안에서 울려 나오는 목소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바깥에서부터 쏟아지는 비평도 무섭지 않다. 46~47

 

문제가 있는 것을 불평하거나 비평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좋다. 이런 인식이 생긴 뒤에는 아름다움과 다정한 배려, 명료한 진실을 선택할 수 있는 튼튼한 갑옷을 입게 되는 것이다. 47

 

습작을 위한 이야깃거리를 묶어 보자

 

글을 쓰고 싶은 주제가 떠오르면 언제라도 노트에 적어 두라. 그것이 한 단어이든 문장이든 이러한 목록들은 당신이 다음에 글을 쓰고자 할 때 요긴하게 끄집어 내어 사용할 수 있는 주제가 될 것이다. 49

 

13. 시집 한 권을 꺼낸다. 아무 데나 책장을 열고, 마음에 드는 한 줄을 골라 적은 다음, 거기서부터 계속 이어서 글을 써 보자. 골라 낸 구절이 명문이라면, 당신은 이미 무척 높은 수준에서부터 시작한 것이므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53~54

 

나태함과의 싸움

 

당신 속에서 싸움을 원하는 마음이 있다면 싸우도록 내버려 두라. 56

 

말할 때는 오로지 말 속으로 들어가라. 걸을 때는 걷는 그 자체가 되어라, 죽을 때는 죽음이 되어라.” 그러므로 글을 쓸 때는 쓰기만 하라. 열등감과 자책감으로 중무장한 채 자신과 피 흘리는 싸움은 하지 말라. 57

 

바로 당신 앞에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라

 

작가는 작품을 쓸 때 모든 것을 항상 처음 대하는 기분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65

 

무엇에 대해 써야 할까? 당신 앞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지 바로 거기서부터 출발하라. 66

 

내면의 잠재능력에 가 닿아라

 

진실은 아주 간단하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 68

 

시의 온기에서는 발을 떼고 시에 대하여말하는 데만 열을 올리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자. 69

 

시인과 시는 다르다

 

우리가 쓰는 글은 순간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70

 

우리가 힘을 얻는 곳은 언제나 글쓰기 행위 그 자체에 있다. 글쓰기로 다시, 또 다시 돌아가라. 72

 

당신은 좋은 시를 쓰고, 그 시에서 떠나라. 당신이 쓴 시를 세상 사람들이 읽게 만들고, 당신은 계속 또 다른 시를 쓰는 것이다. 72

 

시에 들어가 있는 단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 몸을 빌어 밖으로 표출되었던 위대한 순간이다. 그 순간을 잡아내 글로 옮길 수 있도록 항상 깨어 있는 것이 작가가 할 일이다. 73

 

논리를 뛰어넘어 모든 것을 수용하라

 

?”라고 끊임없이 묻거나 새옷을 고를 때처럼 신경을 곤두세우는 대신 우리 마음은 모든 것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울 정도로 수용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엄청난 에너지를 종이 위에 쏟아붓도록 해야 한다. ‘이건 글을 쓰기에 좋고, 저것은 이야깃거리가 못 된다.’는 식의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작가는 두려움 없이 무조건적으로 모든 것을 써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75

 

은유를 위한 은유를 하지 말라. 무언가를 은유하기 위해 당신의 마음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일을 하지 말라. 그저 평소의 사고방식에서 한발 물러서서 머릿속을 자나가는 생각들을 계속 기록해 보라. 이런 연습은 마음과 사고를 부드럽게 해 줄 뿐 아니라 창조력을 키워 준다. 자신의 생각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엄청난 도약을 하게 된다. 마음이란 순식간에 위대한 도약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76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은유는 이러한 진실을 반영한 것이기에 종교적이다. 개미와 코끼리 사이에는 어떤 구별도, 분리됨도 없다. 은유의 세계에서는 안개 낀 저녁 가로등이 켜진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처럼 모든 사물의 경계가 사라지게 된다. 77

 

글쓰기는 맥도날드 햄버거가 아니다

 

글을 쓸 때 모든 것을 풀어 주라. 아주 간단한 말로 단순하게 시작하고, 당신 속에 깃들여 있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도록 애써라. 79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노출시킨다는 것은 절대로 자신의 에고를 남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대로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나의 인간 존재임을 드러내 보인다는 뜻임을 명심하라. 79~80

 

강박증의 힘을 이용하라

 

작가는 종국에는 자신의 강박증을 쓰게 되어 있다. 자주 출몰해서 괴롭히는 것, 절대 잊을 수 없는 것, 자신의 육체가 풀려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이야기로 엮는다. 82

 

당신을 가장 괴롭히는 강박증에는 힘이 있다. 당신을 글을 쓸 때마다 언제가 같은 곳으로 돌아가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 강박증의 변두리에서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들을 창조해 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83

 

우리는 알게 모르게 강박 충동의 조정을 받는다. 강박증은 엄청난 힘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힘을 거부하지 말고 이용하라. 84

 

예술가로 살기란 절대 쉽지 않다. 예술가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을 때조차 절대 그 일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는 존재들이다. . 85

 

창작에 대한 강박증은 무언가 가치 있는 길을 찾아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85

 

평화에 대한 강박증은 좋지 않은가. 하지만 평화를 생각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평화롭게 만들어야 한다. 85

 

세부묘사는 글쓰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인생이란 너무도 다양해서 만약 당신이 사물의 과거와 현재의 진정한 모습을 세부적으로 써 내려갈 수만 있다면 당신에게 더 이상 필요한 것은 없다. 87

 

당신은 얼마든지 상상력의 힘을 빌어 이것을 변경시킬 수 있다. 변경된 상황에다 당신이 실제로 알고 있거나 보았던 것을 세밀하게 묘사해서 이식을 한다면 그 글에 뛰어난 생동감이 생기며 개연성과 진실성이 배어날 수 있다. 88

 

그들의 이름을 불러 주라

 

우리의 삶 모든 순간순간이 귀하다. 이것을 알리는 것이 바로 작가가 해야 할 일이다. 작가는 의미없어 보이는 삶의 작은 부분들 마저도 역사적인 것으로 옮겨 놓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89

 

세부묘사는 우리가 만나는 세상 모든 것들, 모든 순간들에 이름을 붙여 주고 그 이름을 불러 주고 기억하는 것과 같다. 91

 

케이크를 구우려면

 

글쓰기에 깊이 빠져들면 쓰는 사람과 글이 분리되지 않는다. 93

 

글이 글을 쓰도록 하라. 당신은 사라진다. 93

 

세부묘사를 사용하면 당신이 느끼는 환희나 슬픔을 글로 전달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다. 94

 

세부묘사야말로 글쓰기의 기본 요소이자 단위이다. 95

 

작가는 비를 맞는 바보

 

모든 것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시간이다. 그들은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마다 자신의 인생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 모습을 면밀하게 검토한다. 삶을 이루고 있는 재질과 세부 사항을 들여다본다. 96

 

결국 당신은 돈을 버는 일보다 글을 쓰기 위해 바보가 되는 것도 무릅쓰는 인생에 더 많이 끌리고 있는 것이다. 97

 

이들에게 시간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과 같은 것이다. 97

 

당신의 육체를 통해 창조하라

 

만약 당신이 진정으로 불후의 명작을 완성시키고 싶다면 위스키를 마셔서는 안 된다. 대신 세익스피어와 테니슨, 네루다, 홉킨스, 밀레이, 휘트먼, 이들의 글을 소리내어 읽고 또 읽어 당신 몸을 그들의 운율에 맞춰 춤추게 만들어야 한다. 101

 

글쓰기는 듣기에서 시작된다

 

만약 당신이 자신을 둘러싼 현실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만 있다면, 글쓰기에는 더 이상 다른 것이 필요 없게 된다. 104

 

듣는 것은 곧 받아들인다는 의미이다. 당신이 더 깊이 들으려 하면 할수록 더 좋은 글을 쓰게 될 것이다. 아무런 편견 없이 사물이 가는 길을 받아들일 때 그 사물에 대한 진실된 글이 태어난다. 만약 당신이 사물의 이치를 잡아낼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시를 쓰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얻은 것이다. 104

 

좋은 작가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많이 읽고, 열심히 들어 주고, 많이 써 보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많이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냥 단어와 음향과 색깔을 통해 감각의 열기 속으로 뛰어들어가라. 그리고 그 살아 있는 느낌이 종이 위에 생생히 옮겨지도록 계속 손을 움직여라. 105

 

위대한 선승인 도겐은 안개 속을 걷는 사람은 안개에 젖는다.”라고 했다. 그러니 그저 듣고, 읽고, 쓰라. 당신은 아주 조금씩 당신이 말하고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당신만의 목소리를 통해 흘러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게 된다. 106

 

파리와 결혼하지 말라

 

당신이 누군가의 글을 읽을 때 글 속으로 몰입이 안 되고 마음이 자꾸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혹은 가끔 우리가 쓴 글을 읽고, “모르겠어요. 너무 어려워요.” 라든가 너무 서술이 많아서, 내 머리로는 따라가기가 벅차.”라는 말을 듣게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 글을 읽는 독자에게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글쓰기 방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일은 작가가 자신의 감정에 너무 빠져 원래 하고자 하던 이야기의 방향을 망각하고 본래의 줄거리에서 너무 멀어져 버렸을 때에 일어난다. 107

 

또한 작가 스스로 글의 방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글을 써 내려가거나, 다루고 있는 글의 소재에 밀착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문제가 된다. 108

 

문학의 책임은 사람들을 깨어 있게 하고, 현재에 충실하게 하고, 살아 숨쉬도록 하는 것이다. 108

 

파리의 존재를 인식하고, 더 나아가 원한다면 파리를 사랑할 수도 있겠지만, 파리와 결혼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109

 

글쓰기는 사랑을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작가인 우리는 늘 의지할 것을 찾아다닌다. 동료들로부터 비평가로부터 인정받아야만 안심하려 든다. 그러나 누군가 자신의 재능에 대해, 작품에 대해 보내는 칭찬에 기대 살아가는 한 그 작가는 다른 이들의 비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보다는 우리의 근원적인 원조자에 대해 아는 편이 작품성을 높이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 우리는 이미 매 순간 무엇엔가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서 있는 대지, 폐를 채우고 있는 공기…, 이 모두가 우리가 의지하고 있는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어질 때 멀리서 그 대상을 찾지 말라. 바로 자신이 의지하고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112

 

우리는 정직한 지원과 격려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막상 누군가 칭찬을 해 주면 그 말을 믿지 않으려 한다. 반대로 비평하는 소리를 들으면, 너무나 쉽게 받아들이고 결국 자신은 별볼일 없고 진짜 작가도 못 된다는 쓸데없는 믿음만 키워가려 한다. 113

 

때론 문장 구조에서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사고 방식은 문장 구조에 맞추어져 있고 사물을 보는 관점도 그 안에서 제한된다. 119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소통하는 법을 많이 알게 될수록, 당신은 글을 쓸 때 필요한 상황에서는 구문론이라는 틀에서 자유롭게 빠져 나올 수도 있게 된다. 121

 

말하지 말고 보여 달라

 

글쓰기에 관련된 오래된 속담이 하나 있다. ‘말하지 말고 보여 달라.’ 무슨 뜻인가? 이것은 분노(정직, 진실, 증오, 사랑, 슬픔, 인생, 정의 등 의미심장한 모든 단어들)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고 무엇이 당신을 화나게 만드는가 보여달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당신 글을 읽은 사람이 분노를 느끼게 하는 글을 쓰라는 글이다. 독자들에게 당신의 감정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정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122

 

당신의 숨결을 느낄 수 없는 글은 당신이 그 글 속에 들어 있지 않은 것이다. 124

 

그냥 꽃이 아니라 그 꽃의 이름을 불러 주라

 

사물의 이름을 알고 있을 때 우리는 근원에 훨씬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126

 

대신 제라늄을 말할 때 당신은 현재 속으로 더 깊게 뚫고 들어가게 된다. 127

 

몰입이 주는 깨달음

 

아무리 거대한 크기를 가진 것과 또 현실을 벗어난 환상적인 것에도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모습이 담겨 있다. 132

 

모든 사물을 올바로 해석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주 깊이 들어가야만 한다. 그 다음에는세부묘사가 우주를 물들일 것이다. 세부묘사와 우주는 서로를 변화시켜 준다. 134

 

이야기 친구를 만들라

 

말하기는 혼자서 펜과 종이만을 상대로 보내야 하는 길고 긴 창작의 시간에 앞서 하는 준비운동이다. 당신이 수없이 말했던 이야기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보라. 그것으로 글쓰기의 많은 부분이 이미 이루어진 것이다. 139

 

작가들은 위대한 애인이다

 

작가들은 위대한 애인이다. 작가들은 다른 작가들과 사랑에 빠진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글쓰기를 배우는 방법이다. 그들은 한 작가에게 다가가, 그가 쓴 모든 작품들을 통해 그가 어떻게 움직이고 휴식을 하는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읽고 또 읽는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에게서 빠져 나와 다른 누군가의 피부 속으로 옮겨 들어가는 것, 이것이 바로 사랑에 빠진 사람의 모습이다.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사랑하게 되는 능력이 당신 안에 있는 능력을 흔들어 깨운다는 뜻이다. 141

 

글쓰기는 다른 작가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절대 질투심이 자리를 잡아서는 안 된다. 만약 누군가 정말 대단한 작품을 썼다면, 그는 작품을 통해 세상을 좀 더 명료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이해해야 한다. 142

 

현상의 논리를 넘어 사물 속으로 파고 들라

 

작가로서 우리가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모든 모습들, 거리의 간판, 모퉁이, 소화전, 신문 가판대를 보고 듣고 감지해서 자신을 이루는 한 부분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이다. 147

 

언어가 배꼽에서부터 올라오는 것을 느끼라. 머리를 위 속으로 끌어내리고 소화시키라. 당신 육체가 양분을 빨아들이도록 내버려 두라. 인내심을 가지고 한결 같은 균형을 유지하라. 생각이라는 단계 밑에 있는 무의식의 세계 속으로 당신의 핏줄 속으로 글쓰기를 삼투시켜라. 148

 

제일 좋은 글은 당신의 안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이 실린 글이다. 149

 

작업실에 대하여

 

창조성은 완전히 그 반대편, 조절력을 포기하는 데서 나오는 것임을 모르는 것이다. 161

 

, 그 거창한 주제에 대하여

 

글쓰기는 발견의 기록이다. 당신은 자신이 쓰고자 하는 화제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아니라, 당신과 그 화제와의 관계를 발견하기를 원한다. 163

 

성애의 감정을 간직한 채 지금 먹고 있는 멜론의 느낌을 표현한다면, 성애와 연관된 단어를 전혀 언급하지 않고서도 독자에게 성적인 것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다. 164

 

앞으로, 더 멀리

 

당신의 글을 밀고 나가 깊은 종점에 다다르는 것을 계속 막기만 한다면, 그 글에는 당신의 진정한 꿈이 배어나지 않는다. 글쓰기를 자유를 향해 헤엄칠 수 있는 위대한 기회로 만들라. 172

 

심지어 당신이 충분히 자신을 밀고 나갔고 철저하게 에고가 깨졌다고 느낄 때조차도 조금 더 앞으로 밀고 나가라. 중간에서 멈추지 말라. 이 순간은 다시는 같은 방식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나중으로 미룬다면, 지금 작품을 끝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172

 

인생에 대한 연민

 

이렇게 조절력을 잃어버린 글쓰기, 결과물이 어디에서 나올지 확실치 않은 글쓰기는 무지와 암흑 속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이것과 정면으로 부딪칠 때, 바로 이러한 무지와 암흑의 장소에서 출발한 글쓰기가 결국에는 우리를 깨우치게 할 것이고,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향해 우리를 나아가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런 두려움의 회오리바람에서부터 진정한 천재의 목소리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177

 

작가로서 살아남는 길

 

우리는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서, 작가로서는 강하고 용감하지만 한 인간으로 돌아오면 한없이 무기력하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런 사실이 우리를 미치게 만들고 있었다. 우리가 세상에 대해서 얼마나 위대한 사랑을 품고 있는지 쓰려고 할 때마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위대한 사랑과 생활인으로서 우리 등에 달라 붙은 불명예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197~198

 

예술은 비공격의 실천이다.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이 기술대로 살아야만 한다. 198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199

 

자신이 쓴 글을 완전히 떠나 보내라

 

자신이 쓴 글을 완전히 떠나 보내는 것, 그럴 수 있을 때 작가로서 완전하게 설 수 있다. 204

 

시의 형식과 인생의 형식

 

같은 형식의 글을 많이 읽으면 그 형식이 당신 내부에 각인이 된다. 그리고 결국 직접 글을 쓰려고 할 때 그 구조에 맞는 글을 쓰게 된다. 205

 

방랑을 위해 들판으로 나가라

 

마스터베이션, 마스터베이션, 마아아아스!!!

! 마스터  바 베 베 베이 션 션 션… 211

 

나는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았어요! 여러분 중에는 금지된 약물을 먹어 본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겁니다!”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 LSD나 신경제를 꼭 경험해야한다는 말이 아니다. 내 말은, 우리 삶에는 반드시 미쳐 버려야 할 시기, 자제력을 놓아 버리고 사물을 바라보는 일상적인 시각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야 하는 시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렇게 견고하지도 않고, 구조적으로 완벽하지도 않으며, 영원하지도 않다는 시실을 배워야 할 때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의 삶은 언젠가는 당도할 죽음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며, 이 죽음을 막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213

 

자신을 규정하는 경계를 확장시켜라. 잠시 동안이라도 그 경계선 끄트머리에서 살아 보라. 우리는 마치 우리가 영원불멸한 존재인 것처럼 생각하며, 이런 환상 속에서 편안한 것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 죽을지 그 시간조차 알지 못한다. 오래 살다가 편안하게 자연사하기를 바라지만 당장 몇 분 후에 죽을 수도 있다.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우리의 숙명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숙명에 대한 깊은 고찰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더욱 생동하게 만들고 현실에 충실하게 만들며, 지금 이 순간에 방심하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213

 

대중을 통제 조정하는 최상의 길은 그들에게 해로운 일을 하도록 조장하는 것이다. 그러면 대중은 통제력 안으로 들어올 것이다. 소와 양을 탁 트인 초원에 풀어 놓는 것이 소와 양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214

 

규칙에 얽매이면 글쓰기에서 필요한 진짜 현실이라는 반석을 얻지 못한다. 그냥 옥수수밭으로 들어가라. 심장 전체로 글을 쓰라. 220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때

 

작가가 되는 것, 이것이 내가 이 세상에서 나머지 인생 동안 가야 할 길이다. 225

 

외로움을 이용하라

 

선사님, 제가 고독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요?”

아니요. 고독은 익숙해질 수 없습니다. 나는 매일 아침 냉수 샤워를 합니다. 그때마다 차가운 기운에 펄쩍 놀랍니다. 하지만 나는 물줄기를 피하지 않고 계속 서 있습니다. 그독은 언제나 우리를 물어뜯습니다. 우리는 익숙해서가 아니라 그 속에 서 있을 수 있는 법을 배우기 위해 고독을 받아들이는 겁니다.”230

 

고독을 이용하라. 고독의 아픔은 당신에게 세상과 교제하게 만드는 급한 용무를 만들어 줄 것이다. 231

 

당신이 쓰는 모든 글들은 아름답다

 

자신의 인생이 무엇인지 바로 알고 거기에 가치를 두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바깥에서 보여지는 모습으로 자신을 아는 것이 훨씬 쉽다. 하지만 우리가 자신이 좋은 글을 썼다는 주장을 하게 될 때, 우리는 우리 자신 속에 들어 있는 진정한 본성과 그것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 사이를 가로막던 장애물을 치워버릴 수 있다. 255

 

내면에 있는 부유함을 외부에 있는 작품으로 연결시키는 것, 이것이 예술가들이 바라마지 않으면서도 다가서기 힘든, 고요한 평화와 확신감을 얻는 열쇠이다. 255

 

사무라이가 되어 글을 쓰라

 

 

사무라이 세계에서는 거칠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야박하다는 뜻이 아니라 진실의 단단함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진실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상처입힐 수 없는 진실이다. 이 진실이 더욱 명료하게 만들고 시를 빛나게 한다. 262

 

다시 읽기와 고쳐 쓰기

 

작품 전체를 다시 읽어보는 것에는 당신 마음의 움직임과 변화를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당신은 어느 시점에서 앞으로 계속 밀고 나갔어야 했는지, 당신이 게으름에서 빠져나왔어야 했는지 한 눈에 알게 된다. 266

 

오점이 있는 곳, 다시 말해 당신 마음이 들어가 있지 않은 부분은 떼어내라. 단어를 수정하지 말라, 왜냐하면 이것은 자신의 목소리를 믿는 능력을 심원화(心願化)시키는 훈련이기 때문이다. 268

 

원고 수정작업은 새롭게 다시 상상하는것이다. 만약 당신이 쓴 글에 모호한 부분이 있다면, 먼저 그림을 다시 보고 작품이 마음속에 그려진 그 그림과 더 가까워지도록 세부 묘사를 첨가하면 된다. 270

 

고쳐 쓰기를 할 때에도 처음에 썼을 때처럼 제한된 시간안에서 훈련하는 규칙을 이용해야 한다. 이런 방법이 전에 썼던 작품과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된다. 271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카타기리는 영적인 사람은 위대한 작품 앞에 서게 되면 평화로움을 느낀다는 말을 자주 한다. 미술가가 명화를 보면 자신도 명화를 그리고 싶다는 충동을 받는다. 예술가는 생명력을 발산하고, 영적인 사람은 평화를 발산한다. 하지만 카타기리는 이 영적인 사람들이 평화를 느끼게 되기까지는 지난한 삶의 노력과 그 순간을 움직이는 우연성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예술가들이 생명력 있는 작품을 얻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요한 평화와 접촉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접촉을 이루지 못할 경우 예술가는 파멸한다고 했다. 273

 

우리의 내면 어디에선가는 죽음을 앞에 둔 순간 나는 죽고 싶지 않아.”라는 씁쓸하지만 명료한 진실이 들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분노나 자기 연민, 자기 비난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가라는 진실을 수용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글쓰기를 통해 이런 단계에 이를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를 계속 작가로 지켜 주는 골인지점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274

 

에필로그

 

작업의 종류와 상관없이 혼자서 하는 여행만이 완전한 작업이 된다. 276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성공이 행복이다라는 등식에 너무 익숙해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성공을 해도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또 성공은 고립감과 또 다른 실망을 가져올 수도 있다. 모든 성공이 다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을 받아들이는 여유를 가지라. 이렇게 큰 감정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를 제한시키지 말라. 277

 

. 내가 저자라면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확신하는 자의 선동은 짧고 명료했다. 그 경지에 이르기까지 회의와 좌절의 늪을 밥 먹듯이 거쳤을 저자는 독자들이 견고하게 쳐 놓은 방어선의 약점들을 정확히 짚어 크루즈 미사일을 날린다. 손 쓸 새도 없이 전선은 무력화되고 뼛속 깊이 전해지는 통증 부위를 보니 살갗이 벗겨져 뼈가 보일 지경이다. 헌데 이상하게도 잔인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까발려진 상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면 볼수록 아물어 간다. 이런 경우를 병 주고 약주는 격이라고 하나. 연구원 1년을 마감하는 내 인생의 첫 책을 준비하는 길에 만난 이 책은 멘토요 벗이요 회초리였다. 책을 쓰기 위해 알아야 할 책쓰기의 정수였고, 초보 작가들의 어려운 마음을 한아름 안아주는 넉넉한 품이었다. 그럼에도 작가의 고독은 글로 풀 수 밖에 없음을, 이 책은 가감 없이 말해 주고 있다. 이 책을 왜 이 시점에 읽게 하셨는지 스승님의 뜻이 오롯이 느껴지는 한 주였다.   

 

몇몇 구절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다.

 

말할 때는 오로지 말 속으로 들어가라. 걸을 때는 걷는 그 자체가 되어라, 죽을 때는 죽음이 되어라.” 그러므로 글을 쓸 때는 쓰기만 하라. 열등감과 자책감으로 중무장한 채 자신과 피 흘리는 싸움은 하지 말라. 57

à 글쓰기와 관련된 번뇌에서 벗어나는 길은 쓰는 일밖에 없음을 거듭 경험했다. 꼬리에 꼬

리를 무는 회의. “써라”-잭 웰치의 말처럼 핵심을 찌르는 전략은 간결 명료하다.

 

작가는 종국에는 자신의 강박증을 쓰게 되어 있다. 자주 출몰해서 괴롭히는 것, 절대 잊을 수 없는 것, 자신의 육체가 풀려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이야기로 엮는다. 82

à 써 놓고 보니 Me Story부터 그간 쓴 칼럼들에서 일관되게 등장하는 강박증을 읽을 수 있었다. 그것들을 소설에서 좀 더 주도적으로 풀어봐야겠다.

 

 

결국 당신은 돈을 버는 일보다 글을 쓰기 위해 바보가 되는 것도 무릅쓰는 인생에 더 많이 끌리고 있는 것이다. 97

à 그랬다. 나도 그 느낌을 제대로 알고 싶어 비오는, 눈 내리는 거리에 나섰다. 마흔이 넘

어 처자식을 둔 몸으로 소설가를 꿈꾼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면 배 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이 길에 기어이 선 것은 나의 기쁨이 세계의 기원이기 때문이다.

  

좋은 작가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많이 읽고, 열심히 들어 주고, 많이 써 보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많이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냥 단어와 음향과 색깔을 통해 감각의 열기 속으로 뛰어들어가라. 그리고 그 살아 있는 느낌이 종이 위에 생생히 옮겨지도록 계속 손을 움직여라. 105

à 소설의 틀을 잡는다고 책을 사들이고 줄곧 구성을 생각했다. 시간이 경과되었지만 써 놓은 게 없으니 막연함은 막연함을 탈피하지 못했다. 글의 완성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인물들을 쓰기 시작했다. 인물들간에 화학작용이 일어나면서 인물들 스스로 다음 이야기를 끌어내는 경험을 했다.

 

이렇게 조절력을 잃어버린 글쓰기, 결과물이 어디에서 나올지 확실치 않은 글쓰기는 무지와 암흑 속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이것과 정면으로 부딪칠 때, 바로 이러한 무지와 암흑의 장소에서 출발한 글쓰기가 결국에는 우리를 깨우치게 할 것이고,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향해 우리를 나아가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런 두려움의 회오리바람에서부터 진정한 천재의 목소리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177

à 어렵다, 딱 다가오지 않는다는 평을 받은 칼럼들을 다시 읽어봤다. 주제의 방향이 불분명했거나 내면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게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 내가 아니면 독자는 당연히 아닌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서, 작가로서는 강하고 용감하지만 한 인간으로 돌아오면 한없이 무기력하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런 사실이 우리를 미치게 만들고 있었다. 우리가 세상에 대해서 얼마나 위대한 사랑을 품고 있는지 쓰려고 할 때마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위대한 사랑과 생활인으로서 우리 등에 달라 붙은 불명예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197~198

à 가장 힘 빠지게 하는 생각이다. 글과 생활의 간극. 비전과 현실의 Gap. 아직 어떻게 해야 할 지 해답을 찾지 못했다. 열심히 사는 것으로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이건 실존의 차원이다. 하지만 생각만으로 풀릴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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