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강훈
  • 조회 수 229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1년 12월 19일 09시 52분 등록

1. 저자 '구본형' 대하여

 

저자는 치밀하고 꼼꼼하며 자기에게 대단히 엄격하다. 그리고 삶에 진지하다. 저자는 2000년 스스로 변화에 도전하셨다. 20년 동안 몸담았던 직장을 과감하게 떠나기로 한 것이다. 그때 저자의 나이 마흔 여섯이었다. 97년에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리고 99 <낯선 곳에서의 아침>이 연이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난 후, 세 번째 책 <월드클래스를 향하여>를 쓴 다음에 회사를 그만 둔 것이다. 상당히 뜸을 들인 셈이다. 이 대목에 대해서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과연 내가 1년에 한 권씩 책을 쓸 수 있는지 아니면 한 두 권 쓰고 말 사람인지 시험해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3년간 테스트 하는 기간을 둔 것이다." 대단한 뚝심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가능성을 찾기 위해 회사를 먼저 그만둔 나의 마음을 멈추게 하는 부분이다. 저자의 이런 면을 보면 굉장히 치밀하고 진지 하다고 할 수 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을 얻은 후에 홀로 세상과 맞서야 하는 작가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저자가 직장이라는 울타리를 벗어 던지고 자유 직업의 세계에 발을 들인 것은 용기와 과감성의 소산만은 아닌 것이다.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치밀하고 꼼꼼한 점검과 준비가 3년이라는 과정 속에 숨어 있었다.

 

그가 마흔 여섯에 직장생활을 마치면서 자기 자신과 한 세가지 약속을 나는 기억한다.

이제는 더 이상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지 않기로,

그리고 자기 자신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의 양을 늘리기로,

마지막은 직업을 통해 누군가를 돕기로 정했다.

그는 지금도 이 약속을 실천하면서 살고 있다. 변화경영 전문가로 시작된 첫 번째 약속은 지금은 변화경영 사상가로 발전하였고 세월이 지나면 그는 변화경영을 노래하고 삶을 노래하는 시인이 될 거라고 한다. 두 번째의 약속도 가치를 지키는데 노력하고 있다. 돈을 위해서 시간을 쓰지 않는다. 인기와 일시적인 명성을 위해서도 시간을 나누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중심으로 시간을 가꾸고 꾸려나간다. 세 번째 약속은 나와의 인연을 만들어준 저자의 고마운 마음이다. 그는 7년째 변화경영연구소에 연구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별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연구원들과 교류한다. 그는 이 모임을 통해 같이 공부하고 배우는 한편 자신이 경험한 인생의 교훈을 공유하고 전파한다. 지식을 주고 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연구원들의 스승이자, 친구이다.

 

그는 자유로운 삶을 산다. 바람의 느낌이다.

그는 진지한 삶을 산다. 튼실한 한 그루의 나무 같다.

IMG_4520.JPG

 

 

2.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서문

 

정체성이란 우리가 지금 머무는 정신적 현재를 의미한다. 정체성은 과거로부터 오랫동안 흘러온 것이지만, 과거에 고착된 것이 아니다. 정체성 역시 물처럼 흐르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문화적 강물 속에 잠겨 흐르는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기대하고 예측할 수 있는 감정적 공감대를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8)

 

한국의 선진적 활로는 더 이상 우리 것을 버리고 선진의 것을 따라가는 추종이어서는 안 된다. 추종과 모방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탈이류의 문턱에서 버려야 할 첫 번째 품목이다. (9)

 

 

프롤로그/ 모방과 추종을 넘어 선도의 자리로

 

추종을 통해서는 리더의 자리로 진입할 수 없다. 어떤 리더도 다른 사람을 닮으려고 애쓰지는 않는다. 모방은 리더의 속성이 아니다. 닮으려는 자, 그가 바로 추종자인 것이다. 스스로 역할모델이 되는 것만이 리더십을 쥐고 지속적인 성장으로 가는 길이다. (8)

 

코리아니티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한국인 대다수의 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일상적 취향이다. 일상에서 지키면 편안하고 지키지 않으면 불편하며 의외가 되는 가치체계와 공유의식 그리고 일반 정서, 나는 이 복잡한 덩어리를 코리아니티라고 부른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코리아니티는 한국인 다수의 정신적 기상도이며, 문화적 DNA. 코리아니티의 번역어는 ‘한국성’일 것이다. (12)

문화적 동질성, 일반 정서, 문화적 DNA 이런 것이 한 집단의 문화이고 정신이다. 한국인이라는 국가적 문화, 동질성을 사부님은 코리아니티라고 하셨다. 내가 최근 칼럼에서 기업문화에 대해 정의한 맥락과 비교해 볼 때 사부님과 문화라는 정의에 대해서 비슷하다는 생각은 한다.

 

"인간은 집단을 이루면서 살아간다. 그리고는 그 집단이 만들어 낸 오랜 무의식 속에서 살아간다. 그것을 문화라고 한다. 직장문화 또한 보이지 않지만 적어도 그 기업의 문화 안에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그에 따라 행동하고 사고한다. 결과적으로 각 개인의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경영활동과 성과 또한 기업문화의 영향에 지배 된다고 할 수 있다. 융이 말한 대로 직장인은 집단의 대변자요 희생물이요 후원자인 셈이다. 위대함은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아주 보잘것없는 행동과 언어로부터 개인과 조직의 가치가 느껴진다. 한 사람의 눈빛이 그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을 드러낸다. 그들이 내는 목소리의 톤과 사용하는 언어가 기업의 현재를 말해 준다. 지나가는 직원들의 표정과 웃음소리, 회식자리에 모인 사람들끼리 주고 받는 이야기의 소재, 흡연실에서 나누는 대화들, 고객을 대하는 예절과 비즈니스 매너, 화장실의 낙서와 복도의 질서, 퇴근 하는 직원의 발걸음과 텅 빈 사무실의 모습 등에서 그 회사만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이렇듯 드러나는 회사의 표정, 회사의 얼굴이 그들의 문화를 보여준다. 기업 문화는 그 조직의 무의식이고, 마음이며, 다양한 일상으로 표정을 드러낸다.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고 드러나는 것이다."

 

한국적 특수성의 보편화와 세계적 보편성의 한국화라는 두 물결의 합류를 통해 세계적이면서도 한국적인 매력을 창조해내야 한다. (12)

 

코리아니티는 세계인 백남준의 예술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이것이 바로 그가 '남을 모방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고유한 예술 영역을 가지고 있는 이유다. (13)

 

가장 훌륭한 전략은 싸우지 않고 번영하는 것이다. 남들이 감히 들어올 수 없는 특수성, 이 특수성의 보편 가치화가 바로 우리가 가야 할 ‘세계화(globalization)’의 전략 방향이 되어야 한다. (13)

 

한 국가가 ‘단절’을 통해 독자성을 보전하던 시대는 지났다. 그러므로 ‘외국 것에 오염되지 않은 자족적이고 자율적인 한국’이란 허상에 불과하다. (14)

 

그것은 세계의 정신과 문화에서 배우되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우리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차별화하는 기저로 활용하여 세계적 보편성과 매혹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코리아니티 경영은 우리 것을 바탕으로 세계적 동의를 얻어내려는 창조적인 섞임 경영이며 즐거운 비빔 경영이다. (16)

 

 

1부 코리아니티 문화경영

 

1장 왜 코리아니티인가.

 

내가 누리고 있는 언어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이다. 내가 쓰는 몸짓도 내가 창안한 것이 아니다. 내가 내세울 수 있는 능력, 기능, 재치 등은 무엇이든 사회적 유산에 의해 길러진 것이다. 심지어 나의 꿈조차 내가 만들지 않은 세계, 내가 완벽하게 차지할 수 없는 세계에 뿌리내리고 있다. -모리스 메를로풍티 (22)

 

미국 문화는 보편주의가 강하다. 따라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동양인들에게는 특수주의 강하게 작용한다. 그 사람과 나의 관계에 따라 법 적용의 정도와 수준이 달라 질 수 있는것이다. (27)

 

미국인들은 세상을 조직화하는 방법으로 범주를 정하고, 그 범주를 지배하는 보편적 규칙을 찾아내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동양인들은 범주와 무관하게 사물들 간의 ‘관계’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서 흔히 엿볼 수 있다. (29)

 

한국인들은 관계지향적이다. 개인의 가치가 독립적으로 결정된다기보다는 다른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적절하게 규정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30)

 

문화적 패러다임에 깔려 있는 기본 가정(5가지 요소) (31)

1. 자연(환경)과 인간(조직)의 관계...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지배와 복종의 관계로 보는지, 아니면 일치와 조화의 관계로 보는지에 따라 문화의 성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2. 실제와 진실의 본질에 대한 가정...옳고 그름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있다고 믿는 것과 상황에 따라 옳고 그림이 달라진다고 믿는 것...시간과 공간에 대한 가정도 포함된다.

3. 인간 본성에 대한 가정

4. 인간 활동의 본질에 대한 가정...인간이 갖추어야 할 올바른 자세

5. 인간 관계의 본질에 대한 가정

 

미국의 개인주의는 외적 조건이 아니라, '자신에 의한 성공'이라는 내부 지향적 개인주의를 특성으로 한다. (35)

 

프랑스는 미국이나 영국과는 매우 다르다. 개인보다 집단에 우선 순위를 두는 관계 중심의 공동체의식이 강하게 지배하는 나라가 바로 프랑스다. (37)

 

일본은 가장 집단적인 나라다. 개인은 없고 조직이 존재할 뿐이다. 일본은 지구상에서 가장 권위적인 위계질서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은 서구적 시선으로 해석하는 구시대의 독재와는 다르다. (38)

 

한국인들은 대개 ‘우리’와 ‘나’ 사이에 있다. ‘우리’라고 부르지만 늘 ‘나’를 생각하는 것이 한국인이다. ‘우리 마누라’라고 부르지만 그건 ‘내 마누라’를 뜻한다. 한국인들은 조직 속에 자신의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39)

 

한국인들에게 이 자리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넘나듦이 가능한 유동적이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인들에게 일탈과 파격은 바로 멋이다. 멋이란 파격으로 새로운 어울림과 조화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와 나’는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이면서 나’일 수 있는 것이다. 이 파격과 일탈이 만들어낸 새로운 어울림이 바로 멋이다. 멋은 한국인이 가진 미의식의 핵심 개념이다. (40)

 

사람들은 문화권에 따라 시간을 직선적으로 이해하기도 하고 순환적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유대교, 크리스트교, 이슬람교처럼 신의 천지창조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는 문화권에서는 시간의 직선적 성질이 우세하게 작용한다. 그러나 신을 인간 세계와 분리하지 않는 문화권에서는 시간의 순환적 성질이 우세하다. 다시 말해서 달의 차고, 기욺, 낮과 밤의 연속, 계절의 변화 같은 순환적 개념이 지배적이다. (42)

 

베르그송은 의식의 시간을 계량적 시간에 대비시켜서 ‘내적 지속성’이라고 말했다. 지루하면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즐거우면 짧게 느껴진다. 이처럼 의식의 시간을 잴 때 우리는 비계량적인 내적 척도를 사용한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세상이라면 시간은 멈춰 있으며, 누구도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아주 느리게 변하는 세상에서는 시간도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인식된다. 이때는 느긋함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다. (43)

 

죽은 낙엽이 땅을 비옥하게 하듯, 죽은 자들은 계속 현세로 돌아와 살아남은 자들을 돕는다. 그래서 자연과 함께 산다는 것은 죽은 조상과 함께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과 동물의 영령들은 다시 안간 세계로 돌아온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이나 <이웃집 토토로>는 가장 일본적인 주제를 가장 일본적인 소재로 다룬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44)

 

시간을 흘러가는 물로 보는 미국인들은 순서에 다라 단계적으로 일을 진행한다. 반대로 시간의 동시성과 순환성을 믿는 일본인들은 연속성 속에 동시성을 강화한다. (46)

 

프랑스는 매우 특이한 나라다. 그것은 그들의 사유체계가 역사적 시각을 통해 모든 것을 조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미래는 과거와 분리되지 않는다. 그들에게 현재와 미래는 프랑스의 과거라는 나무에서 계속 피어나는 꽃과 같다. .. 프랑스인들이 영어로 말하는 것을 불편해 하는 이유도 유별나게 민족적 자존심이 높기 때문이라기보다, 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풍부한 ‘역사적 맥락을 전제하지 않고 불쑥 낯선 언어로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48)

 

한국인의 시간 인식은 이중적이고 혼합적이다. 영유와 느림의 나라이기도 하고, 냄비의 나라이기도 하다. 모순을 버무리는 능력이 탁월한 한국인들은 시간 역시 이중적 모순의 조화로 이해했다. (48)

 

일본인들은 마치 아주 작은 변화를 거듭하면서 계속 진화하는 생물체 같다. 창조적 혁신이나 혁명이 아니라 아주 서서히 진화의 과정을 거치는 셈이다. .... 일본인들에게 과거란 ‘뒤집어 엎어야 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고쳐 써야 할 것’이다. 일본인들에게 혁명과 이노베이션은 없다. 일본은 오랜 시간에 걸친 가이젠(개선)의 나라다. (51)

 

프랑스는 모순과 대립을 즐기는 나라다. 프랑스인들은 서양인들 가운데 특이하게도 모순의 공존을 잘 견딜 뿐 아니라, 그것이 삶의 일상적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52)

 

프랑스인들에게는 개인의 자유에 대한 열렬한 신념과 더불어 지도자에 대한 강력한 지지가 공존한다. 개인의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동시에 공동체주의를 지향하는 프랑스 문화의 특성은 ‘모순과 갈등을 통한 번영’에 있다. 이를 똘레랑스, 곧 ‘관용의 문화’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52)

 

미국은 일본의 가이젠을 적용하는데 실패했다. 그것은 전혀 미국적인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국도 오랫동안 일본식의 퀄리티 서클과 전사적 퀄리티 운동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노력만 많이 들뿐이지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개선은 한국적 진보의 방식이 아니다. (54)

문화에 적합하지 않은 전략은 무용하다. 헛수이다. 어느 날 애플이 GE가 될 수 없고, GE가 애플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역으로도 성립한다. 전략을 무시한 문화의 도입은 더욱 어불성설이다. 기업문화에서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현재의 문화를 진단할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갈 방향으로 어떤 작용으로 문화를 정렬해야 할지 모색하여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영자는 전략에만 몰두할 뿐 문화에는 신경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중소기업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국인은 기질적으로 점진적 개선을 선호하지 않는다. 한국적인 멋은 기본적으로 데포르마시옹의 미의식이다. 허술하다와 통하는 교묘한 변형인 것이다. 멋이란 평범하고 정상적인 것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54)

 

우리 시가의 대표격인 정형시조는 3 6 45자의 음수율이지만 시조가 완성된 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엇시조, 사설시조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 그것은 방만함이 아니라 또 하나의 중심을 가지는 새로운 통일을 이룬다. 이것이 한국 문화의 상상력과 창의성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힘이다. (55)

 

미국인들은 먼저 표준을 만들고 그 다음에 통제한다. 잡다한 인종과 문화가 뒤섞인 미국에서는 그것들을 망라하고 포괄할 수 있는 커다란 바구니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따라야 할 보편적 규칙이어야 했고, 원칙은 오차 없이 지켜져야 했다. (57)

 

영미 경험주의의 전통은 이론적 분석과 보편화에 훌륭한 정신적 터전이 되었다. 그들은 경영의 세계 역시 보편적 규범에 따라 관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경영학이라는 학문적 체계를 가지게 되었다. 한국인이나 독일인, 일본인들은 미국인만큼 경영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모든 일을 보편적 체계의 틀 속에 집어넣을 수는 없다고 믿기 때문에 경영을 학문으로 체계화 하는데 미국인들보다 뒤질 수밖에 없었다. (58)

 

기계론적 조직은 생명의 파괴 없는 분해가 가능하지만, 유기체론적 조직은 생존하기 위해서 연결된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한다. (59)

 

미국의 위대한 성공은 보편화로부터 시작했지만, 미국의 실패는 그 보편주의가 한계에 도달할 때 일어날 것이다. 보편주의자들은 전 세계가 단일화, 일반화, 법률화되기를 바란다. 반면에 그 대칭점에 서 있는 동양의 특수주의자들은 세상이 유일하고 예외적이며 서로 정신적으로 연계되기를 바란다. (60)

 

일본 기업은 가장과 가족의 친밀성을 가진 공동사회(Gemeinschaft)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60)

 

일본은 안과 밖의 구분이 확실하다. 그들은 내부에서 결속하고 협력하여 외부와 경쟁한다. ... 개인들은 협조하고 조직은 경쟁할 뿐이다. 그러므로 협조의 질이 경재의 강도를 증대시킨다. (61)

 

일본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그들이 '다테마에(원칙)'에서 '혼네(본심에서 우러나오는 말)'로 서서히 옮겨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테마에는 진정으로 신뢰하지 않는 사람을 다루는 방법으로 외교적 혹은 공식적 관계를 말한다. 후자는 잘 아는 사람과의 관계를 말한다. (62)

 

영미 문화권에서는 조건을 명확히 규정할수록 이기적 집단이 그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소지가 줄어든다고 보는 반면, 일본인들은 조건이 모호하고 해석이 다양할수록 상호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성숙한다고 가정한다. (63)

 

보편주의자보다는 특수주의를 택함으로써 무수한 다양성을 인정하는 일본인들에게는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 그들은 ‘아니오’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사안보다는 관계를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공손한 겉모습 역시 관계 지향성을 보여주는 처세술이다. (64)

 

미국의 표준화와 단일성은 자유와 개성에 적대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특히 제조업에서 생산직 직원들은 대체로 열정과 기술을 쏟아 붓지 않았다. 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 밥벌이의 지겨운 반복 때문이다. (64)

 

일본은 매우 동질적인 사회이다. 이 동질성은 질식할 만큼의 정체였고, 끔찍한 정돈과 질서였다. 따라서 그들은 아주 미세한 편차 내에서 질적인 다양성을 인정하고 권장함으로써 작은 변화를 추구하고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으로 삼았다. 동질성 속에서 꽃 하나, 돌 하나가 다 다르다는 다양성을 찾아내려는 시도는 미시적 관점의 특수주의가 작동된 모델이다. (65)

일본기업의 업무 처리 특성이 아주 집약적으로 드러나 있는 부분이다.

 

문화들 사이에 우열이 없다는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에서 봐도, 일본의 정신적 자세와 시선은 이웃과의 공존 가능성을 위협하는 치명적 약점이다. 프랑스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 Strauss)는 이렇게 말했다. “문화상대주의는 한 문화가 다른 문화의 활동에 대해 ‘저속하다’거나 ‘고상하다’고 판단할 절대적 기준이 없음을 인정한다. 일본인들이 객관적 진실과 진리를 받아들이는 이론적 인식 수준은 야만적이라고 불릴 만큼 빈곤하다. (66)

 

프랑스인들은 법 자체보다는 법의 이면에 존재하는 정신을 존중한다.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에서 전체 제도는 법률의 이면에 숨어있는 ‘살아있는 원리’에 의해 지배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정신은 기업경영에서도 그대로 살아 움직이고 있다.

나는 원칙이라는 단어에서 ‘완고함’이라는 함의를 제거하고 사용하기를 원한다. 원칙이란 유연한 것이고 모든 필요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상황의 변화는 그 상황에 의해 파생된 규칙을 바꿀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상황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67)

 

한국인들은 법치국가를 이상으로 생각한 적이 없다. 우리가 만들고 싶어 한 사회는 ‘법이 필요 없는 사회’였던 것이다. 이것이 유가의 덕치주의 이상이었고, 우리의 오랜 가치관이었다. 법이 지켜지지 않아서 불투명한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먼저 지켜야 할 도덕과 윤리가 깨어지기 때문에 오탁한 세상이 되는 것이다. (70)

 

선비정신은 스스로 ‘수치를 아는 것’이다. 수치를 아는 사람은 부패할 수 없고 타락을 묵인할 수 없다. 이것은 우리가 물려받은 가장 훌륭한 정신적 유산이다. 자부심 강한 호학의 선비들은 지금의 한국인들에게 훌륭한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다. (68)

 

프랑스 경영자들은 ‘권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직원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미국의 경영자들보다 훨씬 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들의 권위는 마치 한 가정의 아버지나 형이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하며, 경영자는 가족처럼 직원을 돌보고, 배려해야 한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74)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대신 일본인들은 힘이 있다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에게 힘과 영향력은 옳은 것이다. 일본 총리가 토니 블레어에게 “나는 부시 행정부를 향하여 꽁지가 빠져라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이다”라고 한 농담 속에는 강한 진심이 담겨 있는 것이다. (75)

 

중간간부의 역할은 하층에서 나오는 다양한 귀납적 사례와 의견 그리고 상층에서 나오는 가치와 정책적 연역을 중재함으로써, 모순된 요구를 조화시키고 혼란으로부터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다. ... 중간 간부의 역할은 하층에서 나오는 다양한 귀납적 사례와 의견 그리고 상층에서 나오는 가치와 정책적 연역을 중재함으로써, 모순된 요구를 조화시키고 혼란으로부터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다. (76)

 

한국인에게 가장 취약한 대목은 바로 힘이 작용하는 방향이 지나치게 수직적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작동했다는 점은 권위주의 청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77)

 

그래서 코리아니티가 가지고 있는 반 21세기적인 가치 가운데 대표적인 것 하나를 들라면 나는 ‘수직적 권위주의’를 꼽겠다. 이것은 관계중심적인 코리아니티를 수직적으로만 작동하게 만들어버린 고질적 패턴이다. 권위는 존중하고 훌륭한 에너지로 활용하되, 권위주의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77)

 

 

2장 코리아니티 핵심 5가지

 

남과 똑같이 구는 것을 ‘쿨’하다고 느끼는 것은 한국인들이 가진 공동체주의의 일상적 표현이다. 한국인들은 집단에서 떨어져 나와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 그러나 한국인들은 공동체주의 속에서도 늘 ‘나’를 잊지 않는다. (85)

 

한국인의 또 다른 특성은 이중적 가치의 공존과 상생이다. 느림과 빠름, 노인에 대한 공경과 젊은이의 세상, 오랜 전통과 새 것 선호, 우리라고 말하면서도 ''를 앞세움, 여성의 수동성과 아줌마의 힘, 한의 무거움과 가벼운 일상, 자연미의 추구와 성형 붐, 온순함과 공격성이 공존하는 것이다. (86)

 

글로벌리제이션이라는 동전의 뒷면에는 로컬리제이션이라는 다른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의 내부를 탐색할 또 다른 센서를 아주 많이 그리고 아주 깊이 설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세계화의 밑천으로 쓸 수 있는 것은 결국 한국적인 토속성이기 때문이다. (87)

 

한국인과 미국인의 차이는 이렇게 한 사회 속에서 개인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른 문화적 이질성에서 비롯된다. 리처드 니스벳은 <생각의 지도>에서 동양인들은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상호의조적 단서들을 통해 끊임없이 상호의존적인 사람이 되도록 유도(점화, priming)되고, 서양인들은 독립적 단서들을 통해 독립적인 사람이 되도록 늘 점화된다고 주장했다. (89)

 

인류학자인 에드워드 홀은 서양과 동양의 차이를 저맥락(low context)사회와 고맥락(high context)사회라는 구분을 통해 설명한다. 저맥락 사회로 구분되는 서양에서 개인은 맥락에 속박되지 않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행위자이며, 이 집단에서 저 집단으로 이 상황에서 저 상황으로 쉽게 옮겨 다닐 수 잇다. 그러나 고맥락 사회인 동양에서는 인간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유동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주변 맥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고맥락 사회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당연히 개인의 자유보다는 관계 속에서의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89)

 

한국 사회는 칭찬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중요시하는 관계 지향성을 문화적 특징으로 한다. (90)

 

가정과 사회에서 낙오된 미국 사람들은 결국 인격장애를 겪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래슈는 이것을 ‘자기 도취의 문화’라고 부른다. 그러나 한국인의 다수는 낙오되어 떨어져 나오기보다는 억압받지만 집단 속에 남아 있는 길을 택한다. (93)

 

한국인들은 분노를 표출해서 낙오되는 대신 차라리 분노를 참고 집단 속에 남는 길을 택하기 때문에 화병이 민족적 심리증후군으로 고착된 셈이다. 화병은 주변에서 신경을 써야 할 사람들은 너무 많지만 진정한 관계는 아주 드문 상황에서 생기는 심리적 장애다. (93)

 

한국인들은 집단에 어울리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으며, 미국인들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따라가면서도 그것이 자신의 독자적 생각이라고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94)

 

그들의 정체성은 역할에 따라 결정되므로 역할이 바뀌면 정체성도 바뀌게 된다. 상황에 따라 '다른 나'가 되는 것이다. (95)

 

지나치게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은 미숙한 인간으로 취급 받는다. 따라서 한국인들은 논쟁을 논리적 설득의 방법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일체감을 깨는 갈등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짙다. 논쟁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나와 그 사람은 적대적 관계로 인식되고, 따라서 열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논리 이전에 관계가 먼저 설정되기 때문이다. (95

 

따라서 미국인들에게 적합한 ‘떼어내기’, 예를 들어 해고나 스핀오프가 한국인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감정적 공항을 낳는다. 그래서 조직으로부터 직원을 떼어내는 프로세스는 매우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적절한 보완장치 없이 적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켜 쓰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를 낳는다. (96)

 

한국을 위선적인 사회 혹은 안팎이 다른 이중적인 사회로 인식하는 선입견과 왜곡만 떼어내면, 한국인들이 ‘우리 속에 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정확한 관찰이다. 한국인들은 ‘우리’라는 집단 속에 자아를 심어두는 데 익숙한 문화적 DNA를 가지고 있다. 미국적 개인주의와 일본식 집단주의 사이에 한국인들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98)

 

문제는 한국인들이 유별나게 연고에 따라 배타적인 내집단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은 조직 내에도 줄이 다르고 피가 다르다. (98)

 

'우리라고 부르면서 실제로는 나를 앞세우는 위선적인 한국인' 이라는 한 외국인의 소감은 한국에 대한 표피적인 이해에 불과하다. 그는 한국인들이 집단 속의 자아와 개인적 자아를 모두 끌어안고 조화를 이루려 애쓴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것이다. (100)

 

미국인들은 주로 직무 내용이나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가 주를 이루는 반면, 한국인들은 주로 상사와의 갈등이나 집단주의 조직문화, 비공식적 직장문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인들이 집단적이고 공동체적인 조직문화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잇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100)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더 기업문화적 측면에서 고민을 많이 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여야 한다. 재무중심에서 문화중심으로 이동하는 그날을 꿈꾸며....

 

집단주의적인 동시에 주어진 자리를 뛰어넘어 자아를 실현해야 한다는 비전을 버리지 않는 한, 한국인들은 이 사이에서 늘 갈등을 겪고 스트레스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이 엄청난 스트레스는 가장 괜찮은 해결책, 곧 충실한 조직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자아의 목표를 잃지 않는 길을 찾아내려 하는 데서 생겨나는 긴장으로 해석된다. (101)

질문? 한국인의 코리아니티 중의 하나인 '우리 속의 나'는 지양할 것인가? 아니면 잘 살려야 하는 것인가?

 

우리 속의 나라는 코리아니티는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고질처럼 발현될 수 있다. 그것은 조직 속에 분파가 생기면서 집단과 유파 사이에 배타성과 폐쇄성이 강화되는 현상이다. 학연, 지연, 혈연 자체가 폐단이라기보다는 그렇게 구성된 내집단이 외부 세계에 대해 표시하는 적대감과 폐쇄성이 문제이다. 또한 수직적 관계망이 수평적 관계망보다 훨씬 강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권위주의적 일방통행 구조로 특화된 내집단이 아주 쉽게 만들어진다. 이런 현상은 창조성과 자율성이 질식된다는 점에서 치명적 폐단이 아닐 수 없다. (101)

'우리 속의 나'의 부정적 작용 가능성

 

그러나 반대로 ‘우리 속의 나’라는 코리아니티가 강력한 긍정적 에너지로 특화될 수 있다. 바로 공동체의 논리와 집단성 속으로 개인이 매몰됨으로써 기계의 톱니바퀴와 나사로 전락하는 폐단을 막아주는 것이다. ‘조직은 개인의 성장을 지원할 때만 의미를 갖는 현장’이라는 미국식 개인주의가 아니라, ‘공동체의 성장과 더불어 함께 나아가는 개인’이라는 집단의식이 개인의 자아와 함께 발전해간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문화적 유산이 아닐 수 없다. (102)

'우리 속의 나'의 부정적 작용을 순화할 수 있는 방향!! 내가 조직문화를 정리하고 공부할 때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인듯하다. "어떻게 공동체의 성장과 더불어 함께 나아가는 개인'이라는 방향성을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

 

지역에 따라 동편제와 서편제로 갈라지고, 스승에 따라 계보가 갈라지며, 이윽고 자신이 커가면서 자기만의 계보를 하나 더 만들어가는 이 증식성이 바로 한국식 개인주의의 방향과 목표가 되어야 한다. 한국인에게 공동체는 자궁이다. 자신을 품어준 집단의 탯줄을 통해 배우고, 경험하고, 실험하면서 그 집단을 빛낼 또 하나의 전문가고 성장해간다. (105)

 

이분법적 사고가 지배하는 문화권에서는 언제나 '선택'이라는 단어가 큰 의미를 가진다. (107)

 

그러나 한국인들은 ‘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하라고 할 때 마음이 편치 않다. 이것은 이것대로 옳고 저것은 저것대로 옳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 아니면 저것’, or의 문화권에 속해 있지 않다. 한국인들은 ‘이것이면서 저것’, and의 문화권에 속해 있다. and 문화의 핵심은 음양의 원리이며, 상극과 상생의 원리가 지배하는 가치체계이다. 음양은 ‘서로 반대이면서 동시에 서로를 완전하게 만드는 힘’, ‘서로 존재 때문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힘’의 관계이다. 한국인에게 세상은 늘 변하며 모순으로 가득한 곳이다. 따라서 어떤 일의 경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반대의 경우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옳다고 여겨지는 것이 변하여 나중에는 그렇지 않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7)

 

음양과 오행은 상생의 조화다. 상생은 서로 살린다는 말이다. 서로 돕고 이해하며 더불어 산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상생만이 아니라 상극도 있다. 세상은 상생과 상극의 관계로 넘친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극과 상생 모두를 훌륭한 변화의 원리로 활용할 수 있다. 이것이 동양사상의 원천이고, 음양오행의 원리이다. (108)

 

모순에 대한 태도에서 드러나는 동서양의 차이는 매우 뿌리 깊은 근원을 가지고 있다. 동양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은 변증법적 사고라 불릴 만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의 가장 큰 특징은 모순되는 주장을 타협을 통해 수용하는 것이다. 동양인들의 이 같은 특성을 리처드 니스벳은 다음 3가지로 정리했다.

1. 변화의 원리이다. ... 현실은 끊임없이 변동하기 때문에 현실을 반영하는 개념들 역시 고정적이고 객관적이기보다는 유동적이고 주관적이어야 한다.

2. 모순의 원리. .... 대립은 서로를 완성하고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 모순관계에 있는 두 주장이 역동적인 조화의 상태로 존재하며, 서로 대립적인 동시에 서로 연결되어 상호통제한다.

3. 연관성 또는 종합론의 원리이다.

 

모순을 껴안는 힘은 내면에서 그 모순을 회통시켜 새로운 조화와 균형을 창조해내는 한국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모순은 갈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조의 동인이 된다. (115)

 

일본인들은 사랑을 몰라요. 본질적으로는 야만스런 문화입니다. ....본질적으로 야만스럽기 때문에 원리적 인식이 없어요. 이론적 인식이 지독하게 빈곤하지요. (119)

 

이희승은 한국 멋의 한 특성이 ‘흥청거림’에 있다고 보았다. 나는 이 흥청거림이 곧 다양한 군상들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맛이라고 느낀다. 흥청거림에는 ‘율동과 농지거리의 흥겨운 어감’이 어울려 있다. 다양한 것들이 들썩이고 서로 어울려 왁자지걸 부글거리는 것이 바로 흥청거림이다. 우리 음식문화의 한 특징은 찌개와 비빔밥이다. 재료라는 재료는 다 써서 섞어버린다. 찌개의 부글거림과 구수한 냄새, 비빔밥의 어울림은 다양한 것들이 어울려 하나가 되는 엑스터시다. (120)

 

<논어> <옹야>편에 다음의 유명한 구절이 있다.

바탕이 문체보다 승하면 거칠고, 문체가 바탕보다 승하면 사치스럽다. 형식과 내용이 고루 어울린 뒤라야 군자다. (121)

 

한국인들은 원경에서 본 어울림을 좇았고, 일본인들은 근경의 아름다움을 좇았다. 한국인들은 형태 속에 감추어진 심상을 느끼려 했고, 일본인들은 밖으로 보이는 형태의 정교함을 얻으려 했다. 그래서 우리는 대범함과 생명력으로 가득해서 거칠며, 그들은 섬세하지만 기교에 치우쳐 껍질은 얻었으나 그 속의 생명력을 잃었다. (123)

 

그러나 기술과 전문성만이 교육의 전부는 아니다. 열린 의식구조로써 상생할 수 있는 가치관을 가진 바른 전문가들이 아니라면, 능력이 있다 하여 크게 쓸 수는 없는 일이다. (125)

 

능력이 있다는 것과 그것이 옳게 쓰인다는 것은 이렇게 다른 일이다. 인재를 키워낸다는 것은 기량과 함께 그 정신을 바르게 가꾸는 일이다. (127)

 

국가가 위기를 맞았을 때 취해야 할 선비의 처세에 '처변삼사(處變三事)'라는 것이 있다. 은둔과 망명 그리고 자결이다. (128)

 

역사는 변화를 다룬다. (129)

 

그들은 삶의 거울이라는 뜻으로 역사서를 감이라고 했다. ... 결국 경사를 배우고 익혀 진정한 삶에 이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여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지식인의 책무였으며, 앎을 삶과 일치시키는 지행일치가 선비들의 가치관이었다. (129)

 

쉽게 사람을 버리는 기업은 또한 인재들에 의해 쉽게 버림받을 것이다. 좋은 사람들 없이는 어떤 기업도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번영하지 못한다. 인재는 오랫동안 공들여 키워지는 것이다. 올곧은 선비는 여러 뛰어난 스승과 멘토들이 도와 오랜 시간에 걸려 정성스럽게 만들어 배출한 동량들이다. 조직에 대해 충성심과 지극함을 가지지 못한 개인주의자들은 언제고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조직을 떠날 것이고, 그들에게 의리와 명분은 더 이상 선택의 기준이 되지 못할 것이다. (134)

 

훌륭한 경영은 or 문화권보다는 and 문화권과 잘 어울린다. 이미 짐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는 모순적 가치를 가진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기보다는 두 모순적 가치를 조화시키는 경영이 위대한 기업들의 공통점이라고 설파했다. ‘모순을 견디고 조화시키는 힘’은 서구인들에게는 새로이 배우고 익혀야 할 과제이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이미 주어진 문화적 유산이다.(141)

 

한국인들은 여러 모순적 요소를 섞고 비벼서 새로운 맛을 창조해내는 데 능하다. (143)

 

지식은 권한이나 지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지식은 기업의 본질적 가치이며 경쟁력의 핵심이다. 따라서 기업은 늘 새로운 아이디어에 접근하고 배우는 학습 조직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자기업계에서 늘 생각의 혁명을 만들어냄으로써 생각의 리더, 전략적 리더가 되어야 한다. 직원들은 날마다 배우고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을 실험해야 한다. 관리자는 부지런히 업무를 처리하는 새로운 방식과 효과적인 시스템,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연구해야 한다. 지식은 스스로를 재생산하는 유일한 자산이다. 지식이 진부해져서 값어치가 떨어지면 그 가치는 파괴된다. 지식은 결국 모든 국가, 조직, 개인의 부드럽지만 확고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이처럼 분명한 진실은 없다. (145)

 

이제는 소비자만이 고객화의 대상이 아니다. 직원도 고객화의 대상이 될 것이다. 지금은 이미 인재의 시대이며, 인재는 점점 더 귀해지고 있다. (146)

 

고객과 직원 모두에게 고객화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규칙보다는 융통성과 탄력성을 중요시한다. .. 획일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관리보다는 직원들의 헌신에 초점을 맞추는 경영을 해야 한다. .. 한국 역시 오랫동안 관계 중심적인 문화적 전통이 지배적이었다. 고객화는 자연스럽게 한국인의 관계 지향성에서 끌어 올릴 수 있는 또 하나의 혜택이다. (146)

 

사람에게 투자하여 사람을 회사 제일의 자산으로 만들면, 그 사람들 개개인이 회사에 큰 이익을 안겨준다. 다만 거기에는 사람들이 역량을 키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회와 토대를 제공하는 회사의 역할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사람중심, 고객과 시장 중심으로 기업의 체질을 혁신하고자 했다. -문국현 (150)

 

더욱 중요한 것은 작업자들의 사고방식이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나에게 일이 수동성에서 내가 제품을 만든다는 능동성으로 전환되었고, 능동성과 보람은 1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동기로 작용했다. (154)

 

예를 들면 장기고용은 유지하되 연공서열의 보상제도는 완전히 바꿔버렸다. 학력, 연령, 성별에 관계없이 오직 실력을 바탕으로 한 인사와 보상제도를 정착시켜 연령과 근무 기간에 따른 프리미엄을 배제한 것이다. (156)

 

"기업의 위계질서는 실용적이지 못하다. 힘든 상황이 닥칠 때면 권위적인 구조에 눌려 창의성과 자유로운 표현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기 때문이다. (162)

 

프랑스식 삶은 프랑스 혁명의 상징인 자유와 저항 그리고 혁명 이전 앙시앵레짐의 호화로운 귀족주의가 뒤섞인 묘한 색체의 유혹이다. (165)

 

그들의 성공은 빌려올 수 있는 것(수단)과 빌려와서는 안 되는 것(내용) 사이의 중대한 차이와 경계를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다. (171)

기업문화의 결과적 형태는 빌려올 수 있지만 그 정신을 빌려올 수 없는 것이다.

 

가치와 원칙을 바탕으로 한 자기 성찰과 절제 없이는 그 어떤 수단도 제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172)

 

 

2. 코리아니티 인재경영

 

1장 사람을 남겨라

 

우리가 가진 장점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서 우리는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단점까지도 활용할 수 있는 기업에서 우리는 훨씬 더 뛰어날 수 있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 (216)

 

세계적인 기업들의 전략과 문화를 분석한 하버드 경여대학원 교수 로자베스 모스 캔터는 중요 무형자산을 3가지로 정리했다. 그녀는 이것을 3C라고 부른다. (219)

개념(Concept) / 역량(Competence) / 연결 (Connection)

 

모든 생각이 다 행동으로 실천되지는 않는다. 어떤 전략이든 그것을 샐행에 옮기는 것은 늘 도전적인 과제다. 좋은 아이디어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듯이, 좋은 아이디어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문화적 장애를 가진 기업도 있다. (220)

 

현실에서 통하는 전략이란 단순 명료한 것이다.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필사적으로 실행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 이론은 흥미롭고 차트나 그래프는 멋있어 보인다. 그러나 전략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221)

 

정서와 신념과 가치 체계의 작동 없이는 가슴으로 이해되는 행동, 곧 열정적 실천과 헌신이 따를 수 없는 것이다. (222)

 

모든 문화에는 '침묵의 영역'이 있다. 그것은 그 문화를 이루는 구성원들이 너무도 당연히 여겨서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하는, 잠재의식 속에 살아 있는 신념과 정서다. 소수가 다수를 소외시켜서는 안 된다. 소수를 위한 차별적 인사시스템과 정책이 건강한 다수를 좌절하게 하거나 무기력하게 만드는 현상이 빚어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은 소수의 뛰어난 인재들에게 차별적 지원을 제공하는 한편, 다수의 건실하고 묵묵한 직원들의 사기와 잠재력을 활성화하는 데는 적극적이지 못하다. 우리의 인재정책은 창조적 소수를 빛나게 하고, 건실한 다수의 자부심과 건강함을 증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223)

 

물을 보라. 넓고 완만한 곳에서는 천천히 여유롭게 흐른다. 그러나 협곡에 이르면 소리치고 구르며 엎어질 듯 쏟아져 내린다. 물의 2가지의 모습은 서로 상반되는 듯하지만 하나의 특성, 곧 ‘물은 낮은 곳을 취한다’는 특성을 따르고 있다. (224)

 

아니면 ‘모든 것을 잃은 후의 빌게이츠’라는 제목으로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타이거 우즈가 모든 것을 잃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골프채 하나만 쥐어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파블로 카잘스에게는 첼로가 있으면 되고, 피카소에게는 붓과 물감이 있으면 충분하다. (226)

나에게는 무엇이 있는가? 당신에게는 무엇이 있는가?

 

회계혁명주의자들은 전통적 회계원칙으로는 지식집약형 기업들의 가치와 실적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대차대조표를 던져버리고 지적자산, 연구개발, 인사채용과 훈련, 직원의 건강 등이 지닌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움직임을 지금은 충격회계법이라고 부르지만,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빨리 새로운 회계원리로 받아들여질지 모른다. (227)

직원들의 사랑, 헌신의 정도를 기업가치의 차별적 요소로 보지 않는다면 과연 무엇을 보아야 할까. 재무적인 가치고 기업을 평가하는 시스템은 앞으로도 크게 변화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것에 플러스하여 여러가지 방법으로 직원들의 마음은 평가될 것으로 짐작된다. 마치 브랜드 가치를 메기는 것처럼.

 

자본주의도 진화한다. 지나온 세기가 효율성과 생산성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효과성과 재능의 시대이다. 과거와 지금의 사이에는 분명히 '전략적 변곡점'이 존재한다. (227)

 

이 기회와 몰락의 변곡점에는 ‘사람’이 있다. 한국의 경영자들은 그 동안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즐겨 써왔다. 그러다가 조직, 제도, 시스템, 프로세스, 규정을 앞세운 미국식 기능주의 경영의 성공에 밀려 구시대적 발상으로 매도되기도 했다. ... 그러나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변곡점에서 다시 힘을 얻었다. .... 우리가 이 개념을 훌륭하게 복원해 낼 수 있다면 한국의 경영은 세계 속으로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경영모델로 부상할 수 이을 것이다. (227)

 

회사가 병이 들었을 때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직원들의 퇴사다. 직원이 떠나려고 한다면 그 조직은 이미 병든 조직이다. 이것은 직원의 충성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직원의 열정을 끌어내지 못한 경영자의 믿음 부족 탓이다. 최고의 일터를 제공함으로써 출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내는 것이 경영자의 신념이 되어야 하며, 일선 관리자들의 실천을 통해 구현되는 가치여야 한다. 잭 웰치가 한 말을 기억하자. GE는 여러분의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다. GE에서 희생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GE를 떠나라. GE는 여러분의 성장과 번영을 원한다. GE에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만 이곳에 남아라.” 우리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할 수 있다. ‘이곳에서 번영할 수 있는 사람뿐 아니라 이곳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도 남아라.(228)

 

사람을 얻고 사람을 남기려면 2가지 기본 태도가 중요하다. 첫째는 사람에게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이다. 둘째는 비즈니스가 정치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29)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경영자 가운데 한 명인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이고, 두 번째가 고객이며, 세 번째가 주주라는 사실을 늘 강조한다.  (230)

 

고객과 주주를 만족시키는 원천인 직원들의 자부심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부심은 자신이 하고 싶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부여 받았을 때 최고로 배양된다. (231)

 

재능(talent)은 지식(knowledge)이나 기술(skill)과는 다른 개념이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기술이나 지식은 가르칠 수 있지만 재능은 가르칠 수 없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지식과 기술은 비교적 용이하게 평가할 수 있지만, 재능에 기반을 둔 인력채용과 육성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231)

 

질레트의 전성기를 이끈 콜먼 모클러 역시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뒤 2년 동안은 근무시간의 절반 이상을 경영팀을 신중하게 고르고, 최고 위임원 50명 가운데 38명을 바꾸거나 자리를 이동하는 데 사용했다. 훌륭한 기업은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채용하고, 가치를 강화하고, 직원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적극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명료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그들이 실천하고 있는 인사관리의 핵심이다. (233)

 

보통 피터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덫, '사람들은 사진이 무능력해질 때까지 승진하게 되어 있다.'는 발견을 한다. 이때는 심리적 공허감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때로는 다른 사람이 저한 성공의 기준에 빠져 실패의 길로 자랑스럽게 돌진해 온 자신을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의 길이 아닌 곳에서 성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실패의 또 다른 정의라는 것을 깨닫는다. (236)

직장인들은 어찌해야 하는가. 아니 조직은 직장인들에게 어떤 길을 제시하여야 하는가. 내가 너의 안전을 책임 질 테니 충성하라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 안전을 거두고, 충성을 포기한 자리에 개인과 조직은 무엇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 해야 하는가.

 

나는 유능함이란 어울림이라고 생각한다. 일과 자신과의 어울림, 회사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의 어울림, 세상의 기준과 자신의 기준 사이의 화해 같은 것을 유능함의 기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236)

 

힘은 들지만 성과는 범상하고, 개인의 열정은 사라지고 일은 품삯에 지나지 않게 된다. 이런 사람에게 회사는 성장과 번영의 공간이 아니며 자부심의 근원이 되지 못한다. 반대로 이런 직원과 함께하는 기업은 '위대한 기업'으로 전환할 수 없다. (237)

 

하루는 제나라 환공이 마구간을 둘러보다 그곳에 근무하는 벼슬아치에게 물어보았다. “마구간 일을 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가?” 벼슬아치가 대답하지 못하자 대동했던 관중이 대신 답했다.

저도 예전에 이 직책을 맡아본 적이 있습니다. 말을 세울 우리를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처음에 굽은 나무를 쓰면, 굽은 나무가 다시 굽은 나무를 요구하기 때문에 곧은 나무를 쓰려야 쓸 수가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처음에 곧은 나무를 쓰면, 이 곧은 나무가 다시 곧은 나무를 원하기 때문에 굽은 나무를 쓰려야 쓸 수가 없는 것입니다. (238)

적합한 인재를 쓰는 것. 그것은 문화와 재능이라는 두 가지 축에서 적합해야 한다.

 

우리는 심각한 기술 인력의 부족을 맞게 될 것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많은 기업들이 상품이나 서비스의 제공에 실패하기 때문이 아니라, 직원을 채용하는 데 실패하기 때문에 문을 닫게 될 것이다. (239)

 

지금까지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과거의 기록에 따라 직원을 선발했다. 학벌, 성적, 경력, 성취, 자격증 등이 선발의 중요한 요소들이었다. 이것은 한 사람의 과거에 기초하여 채용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변화가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 오늘의 환경 속에서 과거의 성공은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 (240)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채용 시에 인재의 풀을 넉넉히 두고 채용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지원하는 사람들이 드물기 때문이다. 회사는 사람을 뽑기 어렵고, 사람은 회사에 들어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둘 사이에 갭. 그러나 막상 뽑아 놓고도 그저 그런 인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을 보면 왜 채용 시 그렇게 신경을 쓰고 사람을 뽑았는지도 의문스럽다.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과 나눈 이야기의 내용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 몇 초 사이에 받은 인상이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더욱 뚜렷해졌다. 그리고 그 몇 초의 인상은 이후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잘 바뀌지 않는다. (241)

 

여기서 분명한 것은 그들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핵심역량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242)

 

기질과 재능은 교육을 통해서 얻어지지 않는다. 오직 채용을 통해서 얻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채용이 중요한 이유다. (242)

 

성공은 유능함을 떠나서는 얻어질 수 없다. 따라서 개인은 반드시 자신의 유능한 점을 먼저 인식하고 그것을 꽃피울 수 있는 직장과 일을 선택해야 한다. 훗날 이것이 가장 훌륭한 선택임을 알게 될 것이다. (245)

 

그러나 무성보다도 직원 스스로 배우도록 도와야 한다. 10년간 경험을 쌓았다고 해서 꼭 무언가를 터득한 것은 아니다. 1년의 경험을 10번 되풀이하는 사람들’도 많다. .. 진정한 장애는 나이가 아니라 경험을 쌓으면서도 그 경험 위에 새로운 것을 채우지 못하는 것이다. (246

 

<맹자>에는 좌우명으로 삼을 만한 경구가 많다. 그 가운데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그구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앞으로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 지름길에 연연하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고집이 바로 훌륭한 전문가에 이르는 비결이다. (246)

 

기업은 조직이다. 유능하고 전문적인 개인만으로는 기업이 성장하고 번영할 수 없다. 개인을 묶어 하나의 뜨거운 팀이 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247)

 

유능한 개인만이 기업의 미래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다중의 어울림이 팀을 이루고, 힘을 모으고, 물결을 만들어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249)

 

재능이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조직운영의 요체는 ‘개인을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훈련시켜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249)

 

 

2장 직원을 기업가로 만들어라

 

안전한 직장은 없다. 어느 직장에도 안정적인 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유일한 안전망은 자신을 어디서나 고용하도록 만드는 것뿐이다. 시장 어디서나 고용될 수 있는 능력(employment-ability), 이것이 바로 안전장치이다.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이것이 메시지이다.

 

이 방식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직장인의 모델은 ‘주어진 일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다. 이는 직장인이면 누구나 듣고 싶어 하는 말일지 모른다. 그러나 조그만 달리 표현하면 이 말은 ‘자신이 맡은 일만 하는 사람(box server)' 이라는 뜻으로 쉽게 바뀔 수 있고, 이는 아주 다른 뜻을 가진 말이 되고 만다. ‘자리만 채우는 사람(slot filler)과 더불어 고객이 가장 섭섭해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기가 맡은 일만 하는 사람’임을 명심해야 한다. (256)

 

업무가 갇히면 정신이 갇히고, 일상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고 동일화 된다. 이것은 사람을 서서히 고사시키는 방식이다. (256)

 

어떤 사업을 하든 그것은 물건을 파는 일이 아니다. 모든 사업은 결국 고객을 돕는 사업이다. 관계를 관리하고, 고객의 요구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즉각적으로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비즈니스란 결국 관계, 고객화, 대응성을 파는 일이다. (257)

 

코리아니티의 자장 큰 특징이 우리라는 공동체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나를 실현해가는 여정이며, 좀 거칠어 보일 만큼 강한 생명력과 역동성이다. (258)

 

직장인들 가운데 4분의 1만이 자신의 모든 능력을 다 바쳐서 일한다. 어쩌면 이보다 더 적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나는 20년간 직장생활을 하였고, 아주 많은 직장인들을 알고 있다. 그들은 늘 일상적으로 반복되고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되는 업무 탓에 호기심과 실험정신이 멈춰 있는 듯하다. 관성적 일과 속에서 특별한 도전과 실험을 시도하지 않고 있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더 정확히 말하면, 능력을 다 써보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라는 것이다. (260)

 

이제부터 개인은 스스로 비즈니스를 경영해야 한다.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사업을 경영하듯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새로운 실험을 감행해야 한다.(262)

 

1인 기업가로서 직원의 성과는 고객이 평가하게 해야 한다. 고객의 피드백이 가장 개관적인 평가라는 것을 인식하고, 고객의 평가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는 것, 이것이 제도적 장치의 핵심이다. (264)

 

잭 웰치의 메모에는 2가지가 적혀 있었다. 첫째는 ‘이 사람이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이고, 둘째는 ‘그것들을 어떤 방식으로 향상시킬 수 있나’였다. 그는 ‘강점’과 ‘계발’에 초점을 두었던 것이다. (264)

 

자신의 성과와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 예시 (톰 피터스의 경영파괴에서)

 

l  과거에 나의 경력을 입증할 만한 완성된 프로젝트 중 가장 성공적인 두세 개를 선별할 것.

l  내가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제공했던 질적, 양적 효익을 열거할 것.

l  지난 12개월 동안 나의 존재 이유를 입증해 줄, 고객으로부터 받은 인증서와 감사장을 챙겨둘 것.

l  내가 한 해 동안 새로 배운 것들을 정확하게 설명할 것.

l  나의 자질이 지난해보다 얼마나 더 향상되었는지를 정확하게 설명할 것.

l  불어난 명함첩을 정리하고, 나의 네트워크에 추가하여 새로운 관계로 발전시킨 사람들의 이름을 들어볼 것.

l  내가 1년 전보다 크게 달라진 점들을 이력서에 명기할 것.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대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SAS는 제품설명서에 개발자와 검사자의 이름을 적는 실명제를 실시한다. 직원들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회사는 그러한 결정을 신뢰한다. 그러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는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270)

 

나는 관리(managing) 대신에 지원(sponsoring) 그리고 관리자 대신에 스폰서라는 개념을 도입하기를 제안한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정말 해야 할 일, 기대했던 일’들이 현장 곳곳에서 놀라운 감동으로 연출되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72)

 

지금은 인재와 전문인들의 시대다. 천재는 ‘운명으로부터, 신으로부터 최고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일지 모르지만, 인재는 만들어지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74)

 

내가 이력서에 써야 할 가장 잘하는 일은 무엇일까? 나는 직장인들 가운데 이 한두 갖지를 적을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많은 직장인들을 괴롭히는 큰 이유라는 것도 알고 있다. (274)

그렇다 자기만의 필살기가 없으면 직장을 떠난다는 것은 두려움이다. 세상에 홀로 덩그러니 남는 기분이다. 그러면서도 만들지 않는다. 왜 그럴까. 당장 힘들고 고단한 것이 싫어서...그리고 잘 하고 싶은 한 분야가 없어서.

 

직원들에게 앞에서 설명한 이력서나 자기추천장을 쓰게 하라. 이력서는 이미 한 가지라도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의 것이며, 자기추천장은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전문성을 획득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서이다. (278)

 

이처럼 전 부문을 이익집단으로 만드는 방법은 미국식 접근법이지만, 나는 이것이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잘 작동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한국인들이 가진 내집단 공동체의식자기중심적 역동성을 함께 활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281)

 

훌륭한 경영의 역설은 밖에 나가서 아주 잘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 이 회사 안에서 훌륭한 기업을 차려보라고 권장하는 것이다. 잭 웰치의 말을 잊지 말자. “내가 아주 오랫동안 공들여 하고 싶었던 것은 커다란 회사 안에 아주 작은 창조적 기업들을 수없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회사 내에서 성공하고 말겠다는 집착에 빠져 기업가이기를 포기하고 주어진 일에만 죽어라 매달리는 관리자가 되지 말자. (288)

 

피터 드러커는 “어떤 조직도 완전한 조직은 아니며, 그 조직은 결국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점을 전제하라”고 강조한다. 훌륭한 경영자는 솔선해서 기존 조직을 끊임없이 해체해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 대목에서 가장 그럴듯한 구호는 도요타의 ‘타도! 도요타’이다. 어제의 도요타를 타도함으로 늘 새로운 도요타가 되겠다는 뜻이다. 이것이 혁신 기업의 공통된 모습이다. (291)

 

 

3장 상생과 수평의 기업문화

 

비전 기업은 역설을 쉽게 받아들인다. 상반된 두 개의 힘이나 사상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들은 or라는 악령에 결코 사로잡히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에게 세상은 ‘A and B’가 아니라 ‘A or B’라는 흑백논리를 신봉하도록 강요하였다. ... 그러나 비전 기업은 여러 극단을 동시에 포용하는 and의 영신을 받아들임으로써 or의 악령에서 벗어난다. - 짐 콜린스 (292)

 

신기한 것은 한국인들이 조화와 균형이라 부르는 것들을 서양인들은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서양인들이 균형이나 조화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모두를 다 잘 해낼 수 있다’보다는 ‘어느 하나를 잘하려면 다른 하나는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선택과 선택되지 않는 것들의 포기’(select and give up if not selected)라는 이분법 속에서 조화와 균형을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일과 생활의 균형은 실제로 ‘교환(swap or trade off)’ 혹은 ‘선택과 선택되지 않는 것들의 포기’로 정의되는 경우가 많다. (294)

 

선택은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조화와 균형은 중요한 것들 사이에서 둘의 모순적 관계를 상생시키는 것이다. (296)

 

성공한 리더들을 보면 한결같이 자신의 직업에 헌신적이다. 헌신 없는 성공이란 없다. (298)

 

바톨로메와 에반스에 따르면, 일과 개인생활이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다음 3가지의 감정이 느껴지는 경우를 말한다. 첫째, 스스로 유능하다고 느껴야 한다. 둘째, 일을 즐긴다고 느껴야 한다. 셋째, 업무와 자신의 도덕적 가치가 일치된다고 느껴야 한다. (301)

 

대부분의 조직은 사람을 새로운 자리에 보낼 때, 그 자리에 적합한 능력을 가졌는지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직원이 그 일을 좋아하는지, 그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고려하지 않는다. (302)

 

더욱이 현실적인 어려움은 일과 자신의 적성이 조화를 이루는지 스스로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직장인은 자신이 어떤 일에 적성이 맞는지를 알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일과 스스로를 조율해 볼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 (302)

 

일과 개인생활의 공존이라는 목표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trade off approach)은 적절하지 않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모두 중요한 것들, 그 가운데 하나라도 상실하면 그만큼 불행이 자리 잡는 일에는 조화와 균형이라는 통합적 접근방식(integrated approach)을 써야 한다. 직원과 조직이 협력하여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경영철학이 가장 중요하다. (303)

 

사실 조직에서 야심적이고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소수면 족하다. 오히려 직무와 조화를 이루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적절한 보상을 원하는 다수가 더욱 필요하다. 이들은 조직의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것보다 자신의 일을 즐기며, 기대되는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인력을 배치할 때는 능력 뿐 아니라 일에 대한 관심과 만족도, 도덕적 자부심의 정도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길게 보면 이것이 바로 부적응자를 양산함으로써 직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건강한 접근법이다. (303)

 

직원들이 갖고 있는 업무 외의 관심사를 알아내고, 개인적 꿈이 일과 함께 잘 성취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배려와 멘토링이 중요하다. (304)

 

우리가 종신고용과 성과주의를 배치하는 개념으로 보아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 중요한 것은 바로 무해고 원칙과 성과주의를 함께 묶어 활용하는 방식이다. (308)

 

직급과 직위가 존재했지만 개인은 존중되었다. ... 기분 나쁘고 불쾌한 일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대부분 회사의 방침과 제도 탓이라기 보다는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의 적절치 못한 태도와 행동 때문이었다. (316)

 

신뢰와 믿음은 그것을 지키려는 지속적인 노력 없이는 얻을 수 없는 보물이라는 점이다. (320)

 

인간은 어떻게 사는가 라는 질문은 인간은 마땅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과 아주 다르다.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하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할 것을 고집하는 사람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 (330)

 

경영은 직접 이익을 다루고, 이해의 바다를 항해하는 기술이다. (331)

 

그가 쓴 <군주론>은 부도덕한 정치론이지만, 그럼에도 인간을 적나라하게 비춰주는 매우 정직한 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주’ 대신에 ‘경영자’라는 단어를 대입하면, 부도덕하지만 정직한 ‘경영자론’ 하나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정치와 마찬가지로 경영의 세계는 부, 명예, 권력이라는 재화의 상대적 희소성을 다룬다. (332)

 

경영의 핵심은 상징과 외양이다. 경영자는 능란한 위선자요 가장의 달인이어야 한다. 성실함, 자비, 인간애와 신실함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경영은 본질(what is)의 영역이 아니라 외양(what appear)의 영역에 속한다. (336)

 

돈이 사람 사이의 관계를 주도하면 타락한다. 그리고 지위가 사람 사이를 주도하면 한 사람은 명령하고 다수는 그 명령을 따르는 종이 된다. (338)

 

애덤 스미스도 <국부론>을 쓰기 전에 <도덕 감성론>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윤리학자였음을 감안하면, 돈을 경제 이전에 윤리학의 대상으로 인식해온 오랜 전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막스 베버 역시 자본주의를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연결했다. , 곧 이익은 윤리의 대상이다. 윤리없는 돈, 그것은 죄악이다. (342

 

조직은 이제 업무 중심의 접근에서 지식과 기술 중심의 접근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관료적 모델은 업무(job)라는 개념 위에서 세워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조직은 업무를 규정하는 대신 사람을 규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사람을 규정한다는 것은 조직의 핵심역량과 조직역량을 최적화할 수 있는 인적자원을 채용하고 훈련하고 유지하는 과정이 중요해졌음을 의미한다. (354)

 

자유와 혼란을 견딜 수 있다는 것, 그 속에서 번영을 기다리고 촉진할 수 있는 힘은 가장 중요한 경영능력이 된 것이다. (355)

 

역설적이게도 이 직급정년제를 사용하는 곳은 가장 위계질서가 강한 군대 조직이다. 이것은 성과가 약하거나 정치적 능력이 부족한 연장자를 합리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으로 쓰여왔다. (357)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조직 속에서 이러한 십자형 관계를 계발하고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 할 수 있다. (358)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매킨지의 접근법은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공식적인 훈련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구체적인 직무교육부터 전체적인 리더십교육에 이르기까지, 입사하는 날부터 회사를 떠날 때까지 지원해 주는 계발과정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투자한 비용에 비해 효과가 적은 교육방법이다. 사실은 이보다 훨씬 중요한 2가지 접근법이 있다. 2가지 방법은 모두 개인적인 노력과 학습이라는 점에서 대단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애드거 샤인의 다양한 경력의 길(career path)이 필요하다는 제안에 동의한다. 모든 사람이 조직의 꼭대기만을 향해 달려간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성향에 따라 여러 가지의 대체 커리어 패스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363)

 

좋은 만남도 있고 나쁜 만남도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이 독사에게 물리면 위험하다. 이때 ‘독’과 ‘사람’의 만남은 나쁜 만남이다. 그러나 뱀은 독을 이용해 먹이를 구하고 자신을 보호한다. 따라서 독과 뱀은 좋은 만남이다. ... 관계의 변곡점에 이른 것이다. 이처럼 ‘좋다’ ‘나쁘다’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무엇과 무엇 사이의 관계 맺음, 즉 ‘배치’에 의해 이해되고 결정되는 것이다. (368)

 

이러한 다양한 방식을 통한 수평적 교류나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역지도 운동이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을 만들어내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조직의 민주화를 촉진하는 훌륭한 디딤돌이 된다. (370)

 

그간 관리자 대신에 리더와 리더십이라는 말을 사용하려는 추세는 이런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관리자는 직무기술서에 규정한 과업들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정해진 일을 착오 없이 수행하는 효율성이 관리자의 미덕이다. 그러나 리더는 추종자들과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그들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선도해야 한다. 따라서 효과성이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다. 그리고 특히 사람이 경쟁력의 핵심인 사회에서는 직원들이 창의적이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폰서의 개념이 중요하다. 이제 명령하지 않고 경영하며, 지시하지 않고 과업을 이루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과거의 언어가 새로운 현재를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된다. 조직의 비전을 이루는 미래의 언어를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고 생활화해야 한다. (372)

 

칭찬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과도함의 병폐가 있다. 남용하면 사람을 피노키오로 만든다. 링컨이 한 말을 기억하자. “우리는 찬사에 민감하다. 옳은 말이다. 우리는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인정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모든 인간은 이러한 인정에 대해 끊임없는 허기를 느끼고 있다.” 사람은 이상한 동물이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마음을 받지 못하면 금방 그것을 감지한다. (374)

 

모든 칭찬은 나쁜 것인가? 그렇지 않다. 모든 비난은 나쁜 것인가? 역시 그렇지 않다. 칭찬과 비난은 모두 얼마나 진지한가의 문제다.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가장 중요한 코리아니티는 그 사람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은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친절한 마음에서 나온다. 솔직한 인정과 긍정적인 애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377)

 

누군가를 칭찬할 때 성과를 칭찬해서는 안 된다. 성과를 칭찬받는다면 그 사람은 인형으로 쉽게 전락하고 만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피와 열정과 영혼을 얻어내는 것이다. 그것은 성과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존재를 인정해 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존재를 인정받을 때, 우리는 열정을 가진 창조자가 된다. (377)

 

굉장히 웃기는 결과인데, 아주 많은 관리자들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짐짓 말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우리 모두 사랑 받기를 기다리지만, 그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는 안 되는 비밀로 간직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누군가의 사랑을 간절히 기다리는 것은 ‘유약한 모습’이며, 유약함을 보여주는 것은 경쟁 사회에서 매우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379)

 

칭찬과 격려를 통해 성숙한 사람으로 나아가는 것은 결코 유치한 일이 아니다. 특히 정신적 성숙도가 다른 여러 사람이 모여 공동의 과제를 수행하는 조직에서 마음을 나누는 격려는 서로를 이어주는 훌륭한 접착제이다. (380)

 

혁신적 조직에서는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고맙다'는 말이 훨씬 더 흔하다. 그러나 그것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380)

 

 

에필로그/ 세계를 받아들이고 내 것을 활용하라

 

두려움 없이는 진정한 용기도 없다. 두렵지만 무릎을 꿇지 않는 자들이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도전하고 실험하고 모색하고 혁신한다. 그리고 성공한다. (391)

 

우리는 우리가 가지지 않은 새로운 문화적 요소의 도입이나 약점의 보완을 통한 추격이 아니라, 이미 한국인의 정신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문화적 특성을 강점으로 전환함으로써 강력한 현장 시런력을 가진 강점 경영이 절실히 요청된다. 나는 이것을 '코리아니티 경영'이라고 불러보았다. (392)

 

세계적 보편성의 한국화가 하나의 날개이다. ...개성을 살리고 특화하여 우리의 매력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곧 한국적 특수성의 보편화가 또 하나의 날개이다. 이 두 개의 날개를 통해 한국은 세계적 보편가로 인정 받을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것이 지금 코리아니티 경영이 필요한 이유이다. (393)

 

이제 나는 앞으로 10년간 100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한국과 세계’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 어울림의 방식을 다루어 보려 한다. 이것은 10년간 신나게 놀아볼 만한 재미있는 놀이이며 의미 있는 과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그 첫해의 수확이다. (393)

 

 

3. 내가 저자라면

 

최근 기업문화를 학습하면서 기업마다 고유한 문화적 기질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기업문화는 사람의 혈액형처럼 독특한 DNA적 유형을 가지고 있다. 경영자가 자신의 조직에 대한 문화적 유형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면 위기상황에서 A형의 혈액에 B형의 혈액을 주입하는 치명적인 우를 범할 수 있다. 이만큼 문화에 대한 인식은 중요성 면에 있어서 경영전략과 함께 고려하여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에서 택할 수 있는 기업문화적 전략 혹은 방법 등을 생각하면서 미국식의 베스트 프렉티스만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골몰하고 있었다. 한국적인 문화, 혈액형, 기질적 DNA를 무시하고 그저 기업이라는 특수성에만 몰입되어 있었던 것이다. 사무님의 책 코리아니티는 그런 나에게 더 큰 지평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기업이라는 특수성을 너머 한국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라고 가르치신다. 만약 내가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나의 생각은 한쪽에 치우친 절름발이처럼 균형을 잡기 힘들었을 것이다. 체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멋진 옷을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은 사례로 들고 있는 캐논, 노키아, LVMH, 유한 킴벌리, 그라민 은행 등 5가지 기업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 한편 한편은 짚어보고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훌륭한 사례이지만 코리아니티와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보면 유관성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물론 코리아니티라는 독자성을 가지고 우리도 적용해보면 사례와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의 메시지는 이해가 되었다. 여기서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사부님께서 제시하시는 코리아니티의 정신과 매칭되는 부분적인 사례들이다.

 

<>

IP *.35.244.1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92 34.<코리아니티> 구본형 file 미나 2011.12.18 1678
1991 북 No.34 - 구본형의 글로벌 경영전략, 코리아니티 file [2] 유재경 2011.12.19 4805
1990 34. 코리아니티_구본형 file [2] 미선 2011.12.19 2366
1989 코리아니티 - 구본형 [1] 루미 2011.12.19 2324
» 34. 코리아니티, 구본형, 휴머니스트 file [1] 강훈 2011.12.19 2294
1987 [Sasha] 34th Review 코리아니티 - 구본형 file 사샤 2011.12.19 2453
1986 북 No.35 - 신영복 '강의' 두번 읽기 file 재키 제동 2011.12.25 2577
1985 35.강의 두번읽기 file 미나 2011.12.25 2311
1984 35. '강의' 두번 읽기 file 미선 2011.12.26 2159
1983 [리뷰] <강의>_신영복, 두번째 읽기 file 양경수 2011.12.26 4801
1982 35.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 신영복, 돌베게 철학하는 인사쟁이 2011.12.26 2329
1981 [Sasha] 35th - 강의 두번읽기 file [1] 사샤 2011.12.26 3190
1980 강의 - 신영복 (두번읽기) - 루미 재키 제동 2011.12.26 2403
1979 [선의 북리뷰]<서른 다섯의 사춘기> 한기연 선형 2011.12.30 2392
1978 기억, 꿈, 사상 - 카를 융(세번 읽기) 루미 2011.12.31 3015
1977 [Sasha] 36th 일상, 그 매혹적인 예술 file [3] 사샤 2012.01.01 4106
1976 북 No36 - 사마천 '사기열전' 세번읽기 재키 제동 2012.01.01 3700
1975 36.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_ 두번 읽기 file [3] 미선 2012.01.02 2298
1974 36.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 Built to Last file [1] 철학하는 인사쟁이, 강훈 2012.01.02 6709
1973 [리뷰] 현대인도 못알아먹는 현대미술_조영남 file [2] 양갱 2012.01.02 37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