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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4일 00시 02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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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짐머의 음악은, 영혼을 져민다. 음악은, 내 가슴을 움켜잡고는, 육중하게 '삶은 이런 것이야'라고 말하다. 

'신문에서는 예습을 하고 보아야 한다. 중간에 화장실 갔다오면, 내용이 안들어온다.'고 호들갑이다. 내용이 안들어와도, 시각효과만 보더라도 돈이 안아깝다. 아바타 처럼 대단한 영상미를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 컴푸터 그래픽을 잘 사용한다는 것은, 컴퓨터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가 접히고, 시내에 느닷없이 증기기관차가 질주하는 장면이 나온다.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했을텐데, 컴퓨터의 날카롭고, 딱딱한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다. 소재의 독특함과 더불어, 영상미학 또한 독자적이다. 시각적인 충격은 예의 매트릭스에 버금간다. 특별한 효과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특별해 보이는 기술이 대단한 것이다. 

이는 시대가 변했음을 말한다. 아이폰의 재료를 보면, 삼성메모리와 엘지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 그런데, 웃긴것은 왜 삼성과 엘지는 아이폰을 못만들었느냐는 것이다. 발상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기술이 워낙 발달해서 인간이 상상하는 것은 다 만든다. 재료도 있고, 기술도 준비 되었다. 문제는 발상이다. 아이폰과 더불어 인셉션 또한 같은 맥락의 창의성을 보여준다. 기존의 것을 조합해서, 새로움을 만드는. 

인셉션을 보고 싶었던 것은, 최근 들어 칼융을 열심히 읽기 때문이다. 칼융의 꿈의 이야기는, 인셉션의 꿈과 상통하는 면이 있다. 깊이 알기 위해서는,  깊이 들어가야 한다. 외부의 상황은 꿈에 반영된다. 무중력 상태가 되거나, 난데 없이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영화가 그 여러운 꿈의 해석을 읽는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판타지 같은 영화이지만, 작정하고 허무맹랑하지는 않다. 

사람의 꿈속으로 들어가서, 정보를 빼앗는다는 내용이다. 특이한 것이 두가지다. 첫번째는 꿈을 공유하는 방법이다. 쌩뚱맞지만, 공유기가 나온다. 인터넷 처럼, 각 사람에게 선을 연결하면 꿈을 공유 가능하다. 두 번째는 꿈에 침투해 들어가면, 그 꿈속에서 또 꿈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설정이다. 이것은 획기적이다. 단순한 발상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현실에서 1분은 꿈속에서 1시간이고, 꿈속의 꿈에서는 10시간이고...이런 식의 궤변도 성립 가능하다. 먼저 줍는자가 임자이고, 아무도 꿈 속에 들어가 본 사람이 없다. 감독 말이 진리다.  영화에서는, '꿈속의 꿈속의 꿈 속의 꿈'까지 모두 4번 들어간다. 꼬치구이처럼 이야기가 일렬종대로 엮인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는, '메멘토'를 본 것이 처음이다. 10분만 기억을 할 수 있는 남자 이야기다. 소재가 특이한데, 난 재미는 없었다. 그 뒤로, 베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 시리즈가 있다. 특히 배트맨 비긴즈는 블록버스터와 철학적인 고뇌를 엮어낸 수작이다.'두려움'에 대한 고찰과 결국 두려움은 피하지 말고 마주보아야 한다는 교훈까지 준다. 박쥐를 무서워했던, 배트맨이 어떻게 배트맨이 되었는가라는 이야기와 잘 맞물린다. 

놀란 감독은 이제 갓 불혹을 넘긴 나이다. 그 나이에 이렇게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니. 놀랍다. 놀란 감독.
IP *.129.20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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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써니
2010.07.25 14:41:24 *.197.63.100
놀랍다. 건의 글, 영화 비평이 이전보다 좋다.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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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10.07.26 10:29:53 *.157.60.10
저도 주말에 재밌게 보았네요.
'꼬치구이처럼 이야기가 일렬종대로 엮인다.' ㅎㅎ 표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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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ves saint laurent
2011.05.31 18:09:34 *.111.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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