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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31일 20시 39분 등록
새로운 미래가 온다

다니엘 핑크의 전작 "프리에이전트 시대가 오고 있다"와 연결해 같은 선상에서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며 읽어 보았다.

그의 주장대로 프리에이전트 시대가 이미 우리 곁에 와있고, 그가 말하는 새로운 미래사회도 반 이상은 현실화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아직 실현되지 않은 혹은 실현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잘 감지하지 못하는듯한 나머지 반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핑크가 말하는 미래사회란 지금까지 좌뇌 중심의 지식근로자 사회에서 우뇌를 병행해서 사용하는 후기정보화 시대로 넘아감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러한 흐름이 펼쳐질 수 밖에 없는 이유로, "풍요화, 아시아로의 아웃소싱 및 자동화"를 꼽고 있다. 이 밖에도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여기서 그것을 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중요한건, 핑크의 주장대로 우리의 현재가 이미 더 이상 좌뇌만이 지배하는 지식사회는 아니라는 사실일 것 같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미래사회, 감성의 우뇌가 인류 역사에 다시금 뛰어들어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생겨나는 커다란 변화는 무엇일까? 다름아닌, "디자인, 스토리, 놀이, 조화, 공감 및 의미"라고 한다.

앞의 세 가지, "디자인, 스토리 그리고 놀이"는 이미 현실의 비즈니스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 같다. 톰 피터스와 그 밖의 유명 경영구루들도 한번쯤은 짚었던 부분들이고, 이미 나같은 일반인도 피부로 느낄 정도이니 말이다.

흥미로운건, 나머지 세 가지 개념인 "조화, 공감 및 의미"가 아닐까 싶다.

얼핏 비즈니스로 연결하기도 쉽지 않아 보이고, 주변을 둘러봐도 아직 그다지 구체화되어 적용된 사례가 선명하게 잡히지 않는다. 어쩌면 분야 자체가 디자인이나 스토리보다 더 한층 개념적으로 모호함이 있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제레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를 읽어본 독자라면, 핑크가 말하는 이 세가지 역시 모호하다고 그냥 흘리기에는 무언가 걸려드는 느낌이 들 것 같다. 더군다나 대기업이 아닌 1인 기업가들, 즉 핑크의 전작이 말하는 프리에이전트들에겐 어쩐지 굉장히 중요한 개념일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오늘은 잠시 이 세가지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생각해보기로 했다.

"공감이란 자신을 다른 사람의 처지에 놓게 생각하며 그 사람의 느낌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 하지만 공감은 다른 사람을 위로하는 연민과는 다르다. 공감은 내가 다른 사람이 되었을 때 어떤 감정을 느낄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173)."

공감이라하면 흔히들 연민과 착각하며 위로나 슬픔 등을 함께 하는 감정만으로 생각하기 쉬울 것 같다. 그러나 공감이란 엄연히 슬픔이나 어려움을 함께 할 뿐만 아니라 기쁨이나 행복 등도 함께하는 감정이 포함되는 것 같다. 그러니까, 공감은 상대방의 어느 한 부분을 터치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이 되는 하이터치 능력"인 셈이다.

그럼 공감이 1인 기업가들에게 왜 중요할까?

그건 아마 1인기업가들이 다루는 비즈니스 규모가 더 이상 대량생산이나 정보만이 아니라 반드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고객과의 관계가 조직 내에서보다는 훨씬 밀접할 수 밖에 없고, 협력자들과의 관계도 더 이상 수직관계가 아니라 동료로서 수평관계를 맺어가야 하고.. 사실 1인기업가들이 뚫고 들어갈 수 있는 틈새시장이란것 자체가 대기업들이 행할 수 없는 관계적 측면을 중요시하는 부분임을 감안할 때, 공감이란 것이 비즈니스 세계안으로 문득 들어섬을 그야말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조화라고 부르는 능력은 작은 조각들을 결합하는 능력이다 (150)."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후기 정보화시대에 성공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다양하고 독립된 분야 사이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요소들을 연결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158)."

핑크는 조화에 능통한 사람을 "경계를 넘는 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한 마디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분야와 분야 사이의 관계를 능숙하게 맺을 수 있는 "관계의 달인"이라고나 할까. 공감을 이해하고 넘어와서인지 이 부분은 이해하기 조금 더 수월하다. 명칭은 1인기업가 혹은 프리에이전트라 하지만, 이 세상에 홀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1인 기업가가 된다는 사실은, 어쩌면 그때부터는 여지껏 주어졌던 수동적 관계를 탈피해 보다 적극적인 나만의 관계를 능동적으로 맺어가는 변화의 흐름을 탄다고 할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핑크가 주장하는것처럼 사람과 사람만의 관계가 아니라, 1인 기업가가 자신만의 포지셔닝을 굳건히 할 수 있는 틈새시장은 어쩌면 경계 어딘가를 엮어냄으로 가능한 일일지도 모를 일이다. 경계와 경계 사이를 엮는 일. 얼핏 겉으로는 그다지 대규모 시장이 형성되지 않을 것 같아 대기업들은 눈독들이지 않지만, 1인 기업가에겐 충분한 시장을 공급해줄 수 있는 경계선 어딘가의 숨겨진 시장말이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쾌락보다는 의미를 추구한다. 그 쾌락에 의미가 깊이 개입되어 있지 않는한 그러하다" (제이콤 니들먼 교수겸 작가 227)."

굳이 핑크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현대사회는 이전 사회보다 물질적 안정을 기반으로 정신적 욕구가 조금씩 성장하는 시대임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신적 욕구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표출될 수 있을까? 거기에는 어쩌면 쾌락과 희열의 차이가 있지 않을까..를 생각해보았다. "의미를 추구하는 기쁨" 그것은 희열이고 그 느낌이 가져다주는 기쁨은 내적으로 깊이 침잠하여 행복하게 한다. 반면 의미없이 표면적인 기쁨을 가져다주는 것은 쾌락으로, 일시적이고 점점 더 강도높은 걸 원하지만 그럴수록 공허함의 강도도 높아지는 것 아닐런지..

자기계발저자인 핑크조차도 "의미"를 언급한다는 사실은 내겐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영성학자인 데이비드 호킨스의 책을 읽다보면, 21세기 인류는 그 어느때보다 높은 의식수준을 이끌며 점점 더 자기실현의 길을 추구하게 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융이 말하는 개인의 일생을 놓고 살펴보아도 물질적 욕구가 충족되면 다음으로 정신적인 것을 추구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누구나 태어난 본연의 목적의식인 자기실현의 길을 추구하고자 하는 본성적 욕망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자기계발 이외의 분야에선 이미 많이들 설명하던 "의미"란 부분이 결국 이젠 이 분야에까지 흘러들어온걸까..? 그렇다면 이 부분이 1인 기업가들의 비즈니스와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걸까?

그건 어쩌면 사회적 성공의 척도에서 내 일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내적 충만감에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일이 곧 내 삶이되고, 내 기쁨이 되는 천직을 찾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건 어떨까? 만약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식의 삶을 추구한다고 상상해보면, 분명 사회는 지금보다 행복하고 건강하지 않을까..?

한 사람이 꿈을 꾸면 그건 몽상이지만, 여러명이 꿈을 꾸면 현실이라고 했다.
숨차게 달려온 한국의 현대사회지만, 이제 우리도 잠시 걷잡을 수 없는 스피드를 잠시 내려놓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싶다.

"내게 의미있는 삶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미래학자는 아니지만, 현재 사회의 트랜드에 대해서는 전작 "프리에이전트 사회가 오고 있다"와 함께 비교적 명확하게 짚어주는 다니엘 핑크의 "새로운 미래가 온다"였다.

이제 책에서 언급하는 6가지 미래사회 키워드를 내 삶에 어떻게 끌어들일지는 지금부터 끌고가야할 내몫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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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앨리사의 북살롱
죽음마저 가르침이신 고 이태석 신부님의 "울지마 톤즈" 영화리뷰: http://blog.daum.net/alysapark



IP *.98.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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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2011.06.16 09:13:08 *.237.209.28
연구원 공간에서만 뱅뱅 돌고 있었는데...
언니글 읽으러라도 자주 와야할 게시판이 되었네요.   ^^

먼저 길을 간 선배가 있다는 게 얼마나 든든한 일인지
가슴으로 실감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언니, 고마워요. 그리고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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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6 12:39:00 *.98.16.15
묘기같은 선배가 있어 든든하다는거 알어? ^^
뭉쳐서 함께가는거. 그게 참으로 좋은 것 같아^^

나야말로 고마워~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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