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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8일 22시 57분 등록

지은이 에두라르도 갈레아노 / 그린이 안토니오 산토스 / 옮긴이 남진희/ 펴낸히 심만수 / 펴낸 곳 (주)살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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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전설을 닮았다. 간절히 원하는 무엇인가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는, 마치 희망을 놓지 않는 속성에 잘 닿아있다.

첫 페이지에서 앵무새는 어이없는 죽음을 맞는다. 정말이지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다. 호기심에 국통을 들여다보던 앵무새가 국통에 빠져 죽어버리다니 '황당하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앵무새의 존재에 대애서는 특별한 언급은 없다. 그런데, 앵무새의 죽음으로 인해 주변의 모든 것이 살아난 것처럼 보인다. 소녀는 슬퍼서 어쩔 줄을 모르고, 오렌지는 스스로 껍질을 벗어 자신을 바치고, 붉은 불꽃도 스스로 꺼져 버리고, 벽에 박힌 돌맹이도, 무성한 잎을 가진 나무도, 공중을 돌아다니는 바람도 슬픔을 자신이 온몸으로 표현한다. 이들이 모두 슬퍼하는 사연을 들은 지나가던 도자기 공이 새를 빋어 만들고는 거기에 앵무새의 영혼이 깃들어, 앵무새의 죽음에 온몸을 바친 모든 것들의 속성을 가진 앵무새가 부활하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앵무새의 죽음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소녀의 슬픔에 공감하지 못했다. 앵무새의 죽음에 반응하는 주변의 반응도 너무나 과정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는 앵무새의 죽음이 슬픔으로 다가오질 못했던 것이다.

짧은 글을 읽어가는 동안 바람과, 창문과, 돌멩이의 반응이 충격적이고, 그림책에 삽입된 그림(나무로 만든 물체의 형상에 채색된 조각을 찍은 사진)의 색강렬한 색채에 넋을 놓고 있는 사이에 이야기가 순식간에 끝나 버렸다. 

중남미 지역의 '앵무새'가 상징하는 것을 모르는 내게는 이 이야기는 어려운 이야기이다.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는 소설의 제목이 [앵무새 죽이기]였다. 그책에서  기억나는 것은 꼬마 여자이의 목소리로 '그건 앵무새 죽이기예요.'라는 것이다. 그때의 앵무새는 '작은 것', '기쁨'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희망'

이 책에서의 앵무새도 그 책의 앵무새와 같은 것일까? 앵무새의 죽음이 '작고 여린 것, 기쁨을 주는 존재, 희망이 사라져 버린 것'을 의미한다면, 나는 여기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물들이 슬퍼하는 것에 대한 반응이 이성적으로 이해가 된다. (아직 감성까지는 아니지만.....) 

내게서 이런 존재가 사라진다면, 혹은 내 이웃의 누군가에게 이런 존재가 사라진다면 나는 몹시도 슬플 것이다.

 

 

책의 뒷편에 나오는 글>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가난한 사람들의 부활을 노래하다!

가난하고 소외받은 사람들의 슬픔이 어떻게 하면 기쁨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요? 브라질에는 앵무새의 부활이라는 전설이 있습니다. 모두의 애정과 사랑이 담긴 진실한 눈물이 간절한 마음이 되어 작은 앵무새를 더 멋지고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고통 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위해 모두가 자신을 던져가면서 희생을 한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경이롭고 아름다울까요? 작고 소중한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는 마음이 우리 안에도 피어나길 바랍니다.

_ 섬진강 시인 김용택

 

순순한 눈물 한방울이 죽은 사람을 살린다는 동화속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내용이다.

 

 

옮긴이의 말>

'타인의 고통에 슬픔을 느낄 줄 아는 것이 사랑입니다.'

 

앵무새가 죽고 난 후 소녀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친구를 잃은 소녀는 어떤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느꼈답니다.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지요. 이런 마음을 어떤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슬픔, 안타까움, 그리움,... 이 모든 감정이 하나로 모인 마음이 바로 사랑이랍니다.

...

 

사랑은 진심을 다해 상대방을 생각하고 때로는 나를 온전히 바치는 희생이기도 합니다.

억울하고 안타까운 상황에선느 발 벗고 나서서 같이 아파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모습도 사랑이지요.

 

갈레아노는 중남미를 대표하는 지성인입니다. 특히 강대국들이 힘의 논리를 앞세워 힘 없는 중남미의 국가들을 수탈해 온 역사를 신랄하게 비판한 많은 글을 발표했습니다. 약자의 편에서 사회의 모순과 불합리를 비판하는 잡지를 창간한 중남미의 살아있는 양심이지요.

 

많은 사람을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나, 혹은 순간의 실수로 고통에 빠져들곤 합니다. 이들에게는 내일을 살아갈 희망이 절실히 필요하겠지요. 갈레아노는 이들을 위해 사랑과 관심 그리고 사랑을 실천하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약하고 고통받는 자들은 그들을 위해 진정한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때 희망을 갖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갈레아노는 지금도 그의 글을 통해 약자를 사랑하는 것, 억울한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을 실펀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부분을 읽을 때는 지인이 자신의 경험을 얘기해준 것이 생각났다. 지인이.... 또 자신이 후원하는 사람들이 검정고시를 보려는데 책을 살 돈이 없어 마음이 아파서, 석천사에 찾아가 스님 앞에서 울었더니 스님께서는 타인을 위해서 이렇게 울어주는 사람을 도와야하지 않겠냐고 책 살돈을 선뜻 내어주셨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중에 석천사의 진옥스님을 뵈었을 때, 나는 지인의 눈물을 보고 같이 울어준  그분이 너무 좋았다.  

이 책의 이야기는 내게는 조금 멀게 느껴지는 상징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지인의 통곡이 재활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도왔다는 것이 더 가슴에 사무친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통해서 '사랑', '사람', '희망'을 다시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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