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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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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13일 11시 40분 등록
주식(株式)이라고 할 때, 그 한자(漢字)의 의미는 주(株)는 '나무 주, 그루 주, 뿌리 주, 줄기 주’의 뜻이며, 식(式)은 '쓰다(用), 사용하다’의 뜻으로 나와있다. 그러니까 글자 그대로 말하자면, 주식이란 ‘나무를 쓰기(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뜻인 셈이다. 그렇다면, 주식투자란 ‘나무에 일정한 소유권 표시를 해두고 그 과실을 따먹기 위하여 기르는 것’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 같다.

나무가 쓸모 있게 자라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유실수(有實樹)의 경우 열매를 맺을 때까지 대개 7-8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예를 들어, 종자에서 자랄 경우 감나무는 약 8년, 사과나무는 약 13년 이상 자라야 결실을 시작한다. 나무를 심고 가꾸어 그 나무가 커서 결실을 맺고 그 과실을 사용하기까지는 이렇게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나무를 심은 후 그 나무를 쓰기 위하여 제법 긴 시간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하듯이, 주식 또한 그 과실(수익)을 취하기 위하여 일정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게 아닐까.

나무를 어떻게 심고 기르고 가꾸는 것이 좋을까? 『강의』말미에 ‘종수곽탁타전(種樹郭橐駝傳)’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신영복 선생이 들으면 틀림없이 실소할 일이겠지만, 이 이야기 속에 주식투자의 요체가 적절하게 묘사, 설명되어 있는 것 같다.- -;;;

"곽탁타의 본 이름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곱사병을 앓아 허리를 굽히고 걸어다녔기 때문에 그 모습이 낙타와 비슷한 데가 있어서 마을 사람들이 ‘탁타’라 불렀다. 탁타의 직업은 나무 심는 일이었다. 탁타가 심은 나무는 옮겨 심더라도 죽는 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잘 자라고 열매도 일찍 맺고 많이 열었다. 다른 식목자들이 탁타의 나무 심는 법을 엿보고 그대로 흉내 내어도 탁타와 같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묻자 대답하기를, 나는 나무를 오래 살게 하거나 열매가 많이 열게 할 능력이 없다. 나무의 천성을 따라서 그 본성이 잘 발휘되게 할 뿐이다. 무릇 나무의 본성이란 그 뿌리는 펴지기를 원하며, 평평하게 흙을 북돋아주기를 원하며, 원래의 흙을 원하며, 단단하게 다져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일단 그렇게 심고 난 후에는 움직이지도 말고 염려하지도 말일이다. 가고 난 다음 다시 돌아보지 않아야 한다. 심기는 자식처럼 하고 두기는 버린 듯이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나무의 천성이 온전하게 되고 그 본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 성장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자라게 하거나 무성하게 할 수가 없다. 그 결실을 방해하지 않을 뿐이며 감히 일찍 열매 맺고 많이 열리게 할 수가 없다.>

**{다른 식목자는 그렇지 않다. 뿌리는 접히게 하고 흙은 바꾼다. 흙 북돋우기도 지나치거나 모자라게 한다. 비록 이렇게는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사랑이 지나치고 그 근심이 너무 심하여, 아침에 와서 보고는 저녁에 와서 또 만지는가 하면 갔다가는 다시 돌아와서 살핀다. 심한 사람은 손톱으로 껍질을 찍어보고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사하는가 하면 뿌리를 흔들어보고 잘 다져졌는지 아닌지 알아본다. 이렇게 하는 사이에 나무는 차츰 본성을 잃게 되는 것이다. 비록 사랑해서 하는 일이지만 그것은 나무를 해치는 일이며, 비록 나무를 염려해서 하는 일이지만 그것은 나무를 원수로 대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뿐이다. 달리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만류귀종(萬流歸宗)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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