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문요한
  • 조회 수 1651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05년 12월 6일 10시 44분 등록
<변화학 칼럼 27>

인디언 섬머


문 요한 (변화경영 연구소 연구원, 정신과 전문의)




불굴의 도전! 최.향.남.
11월에 본 스포츠 뉴스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기사가 있었다. 최 향남이라는 프로야구 투수의 마이너리그 진출소식이었다. 그는 1990년 연습생으로 프로야구 해태구단의 투수로 입단해서 7년 동안 1승만을 기록한 선수였다. 98년 LG로 이적해서 잠시 10승 투수가 되며 황금기를 구사하다가 어깨부상으로 2003년 방출되었다.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절정기는 끝났다고 보았다. 하지만 바닥으로 떨어지는 가운데서도 그는 놀랍게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단지 마음속에 담아둔 것이 아니라 다각도로 방법을 모색하고 준비하여 진출을 시도하였다. 멕시코 리그에 잠시 머무르면서 기회를 타진하던 그는 결국 갈 곳이 없어 귀국하여 다시 친정팀인 기아로 옮겼다. 그러면서도 계속 자비를 들여 미국으로 건너가 문을 두드렸다고 한다. 그런 그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올해 나이 34세. 야구선수로는 뒤늦은 나이에 그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이적 보너스 포함 연봉 10만 달러(약 1억원)라는 초라한(?) 계약을 맺고 마이너리그 행을 택했다. 그는 결국 가고 싶은 곳을 향해 뚜벅뚜벅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

“내 인생에서 도전은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것이다. 메이저리그도 그 중 하나다. 남들은 어렵다고 말리지만 내 스스로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에 도전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어느 인터뷰에서 이야기하였다. 그가 오스트리아에서 축구 인생을 다시금 불태우고 있는 서 정원 선수처럼 제 2의 도약을 이루어내길 기대해본다.

세상을 향해 외쳐라!
루이 파스퇴르는 ‘기회는 준비된 정신을 좋아한다.’고 하였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기회와 행운은 이름표를 차고 나타나지 않는다. 항상 변복(變服)을 하고 나타난다. 남루한 옷을 걸쳤더라도 내쫓지 않고 그를 위해 문을 열고 음식을 내어줄 때 그는 운명을 바꿀 선물을 주고 갈지 모른다. 기회가 없었음을 탓하지 말고 기회를 보지 못했던 자신을 돌아보라. 위기(危機)라는 말은 위험의 ‘위(危)’와 기회의 ‘기(機)’라는 글자가 조합된 글자임을 다시금 생각해보자. 세상을 향해 내지를 수 있는 당신만의 일관성 있고 분명한 외침이 있다면 기회와 행운은 얼마든지 찾아온다.

세상을 향해 소리 질러라! 기회와 행운이 응답하리라!

Life is beautiful possibility
자신의 삶이 시들어버린 꽃처럼 느껴지는가? 하지만, 존재의 본질을 향해 뿌리가 뻗어가는 한 우리는 죽지 않는다. 인간은 다년생 생물이다. 겨울이나 건조기에 지상부(꽃과 땅위 줄기)가 말라 죽어도 지하부(뿌리)가 살아남아서 이듬해 다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존재들이다.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고 여겨지는가? 세상은 둥글다. 둥근 세상에 막다른 길이란 없는 법이며 끝도 없는 법이다. 모든 길은 연결되어 있고 삶은 새로운 시작만이 있을 뿐이다. 시작하기에 너무 늦었다고 여겨지는가? 하지만, 발동이 늦게 걸리는 슬로우 스타터(slow starter)가 있을 뿐이지, 시작하기에 늦어버린 사람은 없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다. 어느 시의 한 구절처럼 우리 인생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꽃은 아직 피지 않았고 가장 뜨거운 불꽃을 타오르지 않았다.

삶이라는 말은 끝이라는 말과 같이 쓰일 수 없다. 삶의 세계에서는 늘 새로운 시작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삶은 아름다운 가능성으로 존재한다.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존재 이유이다. 우리는 자기실현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셀프-히스토리언(self-historian)이기 때문이다.

날씨가 춥다. 하지만 소망하는 사람에게는 분명 여름철의 뜨거운 날이 다시 찾아들 것이다.

-영화 <인디언 섬머> 나레이션 중에서-
겨울이 오기 전, 가을의 끝에 찾아오는 여름처럼 뜨거운 날
모든 사람들에게 찾아오지만 그 모두가 기억하지는 못하는 시간
다만 겨울 앞에서 다시 한 번 뜨거운 여름이 찾아와주기를 소망하는 사람만이
신이 선물한 짧은 기적... 인디언 섬머를 기억한다.
내가 그날을 기억하는 것처럼.
기억한다는 것! 그것은 아직 끝나지 않은 까닭이다.


* 아무래도 주연배우인 박 신양의 육성으로 들어야 제 맛일 것 같네요.



IP *.231.169.35

프로필 이미지
아름다운놈
2005.12.06 11:03:50 *.206.250.9
문선생님, 깊은 공명을 주는 고운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버릴 문장이 없는 참 간결한, 그러면서도 마음을 움직여 놓는...^^
영화와의 결합은 백미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이은미
2005.12.06 15:08:57 *.110.0.199
와!!!!감탄 또 감탄 !!!!멋져요
프로필 이미지
김성렬
2005.12.08 21:11:52 *.75.166.94
용기를 주는 글, 잘 읽었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