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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27일 15시 38분 등록
< 프롤로그 >

11월 4일에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무료상담이라는 이름으로 그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는 메시지를 담은 글을 올렸었다. 승완이의 기대섞인 예측처럼 상담이 폭주하기는커녕 일주일이 넘도록 단 한 건의 상담신청도 없어서 힘이 빠지고 있었는데..

일주일전부터 동시에 5건 정도의 상담신청이 메일과 쪽지, 그리고 댓글로 접수되었고, 그 중 네 분과 직접 만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어렵게 용기를 낸 20대 후반의 미혼여성분, 최근 다시 일을 시작하신 40대를 맞이한 기혼여성분, 직장생활 10주년 기념주간을 맞은 30대 중반의 남성분, 직장생활 3년차를 맞은 30대 초반의 남성분 등을 차례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얻은 에너지와 숙제가 만만치 않다.


< 특별한 인연이 주게될 선물 >

아직까지 전문가라 불리우기에는 모자람이 많은 나였지만 무엇이 부족한가를 훨씬 구체적으로 확인하게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던거 같다. 동시에 아주 특별한 인연을 맺기 시작한 이 분들 모두와 각기 다른 자기다움을 찾는 여행의 동반자로서 어떤 역할을 해주어야 할지 윤곽을 잡을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계속 배워나갈 것이고 깨닫고 성장하여 다시 돕는 선순환의 길을 모색할 것이다. 내가 소망한 것처럼 다른 이에게 살아있는 증거가 되고, 그들의 자기다움을 찾는걸 도와주는 일에 공감하고 실천하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그 또한 보람찬 일이 될 것이다.

네 분 모두의 공통점을 들라면, 자기다움 찾기를 진정으로 갈망하고 있었고 그 열망으로부터 생면부지의 사람을 만나겠다는 용기를 내고 행동에 옮긴 분들이라는 것이다. 만났을때도 표현했지만 이 분들은 이미 자기다움을 찾기 위한 좋은 출발을 하신 것이고, 의미있는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믿어도 될 사람인지를 먼저 따지고 들었다면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과감하게 행동으로 옮겨 보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뜻밖의 선물을 많이 안겨주게 될지 설레이는건 나만의 생각일까?


< '자기다움 찾기'를 방해하는 것들 >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자기다움 찾기'를 주제로 한 중요하고도 의미있는 고민이 우리에게 얼마나 낯설고 불안하고 힘겨운 것인지 네 번의 만남 모두에서 절절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왜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우리는 자기다움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별로 갖지 못해 왔다. 부모로부터 선생님으로부터 '자기다움'보다는 '세상이 이미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한 길'을 이탈하지 않고 충실하게 따라갈 것을 귀가 따갑게 들어왔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깨닫게 된 것은 아마도 세상의 룰에서 승리하는 자보다 패배하는 사람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다는 두려움과 비록 승리의 요건을 채웠다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인생을 충만하게 만들어 줄 수 없다는 허무감 등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이런 느낌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미 모든 결과가 결정되었다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싶다. 이미 실패했고 한참 뒤쳐져 있으며 뼈를 깍는 노력과 의지없이는 성공의 대열에 낄 수 없다는 패배감 말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세상의 룰대로 승부한다는 전제하에서는 사실일 수도 있다.

나이도 많이 먹었고, 한참 공부할 나이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지 못했고, 좋은 대학을 다니지도 못했고, 좋은 직장에 다니지도 못했고, 돈도 많이 벌지 못했고, 주위에 성공한 친구들도 별로 없고, 뭐 하나 내세울 만한 재주나 능력도 없고 등 등 그 이유를 댈려면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만큼 '자기다움 찾기'보다는 남들과 비교하는데 익숙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남들은 가지고 있어 보이지만 자신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괴로워 하는 일에 놀랍게도 익숙하다.

특히나 '성공한 남들'을 부러워 하며 그들과 닮아지려 끊임없이 애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성공한 이들의 핵심요소인 자기다움 찾기와 실현'을 보려는 사람보다 '성공한 그들이 이룬 결과'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기에게 맞지도 않는 '성공한 그들만의 방식'을 무작정 따라하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


< '자기다움'이 정말 경쟁력이 될 수 있을까? >

나의 기질과 재능, 그리고 하고 싶은 일과 이루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면 대뜸 이런 식의 반응을 겪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철없는 소리 하지 마라, 지금 나이가 몇살인데 그런 쓸데없는 생각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가' 또는 '그게 중요하다는거 누가 모르나, 그러나 아무나 그걸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잘할만한 특출한 무언가를 아무나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문제지..'

최근에 만난 분들에게 꼭 하는 얘기가 있다. 지금까지 여러분은 공통적으로 세상이 인정하는 성공의 룰대로 승부를 해왔다. 그 룰의 잣대로 보면 여러분은 성공에 어느 정도 가까워져 있고, 다른 이들보다 앞서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그리고 행복한가. 아마도 그렇지 못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다른 방식의 게임을 한번 해보자는 것이다. '자기다움'이 경쟁력이 될 수 있을지 없을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단언할 수 없을지 몰라도 이제까지의 방식보다는 재미있고 흥미로울 것임은 장담할 수 있다.

이 방식의 장점은 남들과 비교할 필요도 없다는 점이다. 남들과 더 멋지고 더 잘난 '자기다움' 컨테스트를 하는게 아니라 '자기다움'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 길을 떠나보지 않은 사람들이 아직 훨씬 많다. 지금 시작해도 '자기다움'을 먼저 깨달은 앞선 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차이가 작다고 생각하는가. 이 차이를 느끼려면 이 길을 떠나보아야 한다. 우리 모두 함께 너나 할 것 없이 떠나 보자. 결코 늦지 않았으리니..


< 에필로그 >

이미 네 분과 각기 다른 여행을 시작했는데, 또 다른 여행에 동참하기 위해 대기중인 나의 분신들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앞으로 서른번의 여행을 우선 시도할까 한다. 그 길에 동참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자기다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혼자할 수도 있지만, 다른 이와 함께 하면 더욱 의미있고 재미있고 짜릿한 여행이 될 것이다. 그 다른 이 중에 하나가 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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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2006.11.27 21:14:26 *.166.65.167
亨典 선생!
자신을 깨달아 순수함에 이른 사람이 지금같이 치열하고 각박한 사회에서 경쟁력이 있는가는 누구나 의심이 갈 것입니다.
주역(周易)에서는 "자신을 찾는" 깨달음보다는 어떤 높은 기준을 만들어 노력하여 완성케하는, 즉 공부와 수련으로 높은 인격체에 이름을 중하게 가르쳤습니다.
이를 동몽(童蒙), 진여자(晉如者) 기제자(旣濟者)등으로 표하였습니다.

亨典선생!
완성된 인격체일 지라도 경쟁함에는 "比"라하여 아래와 같이 가르쳤습니다.

유부비지(有孚比之) 믿음이 있어야 경쟁에서 이긴다.
비지자내(比之自內) 자신의 내적인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외비지(外比之) 겉으로도 좋아보이고 당당해야 한다.
현비 왕용삼구(顯比 王用三驅) 높은 직위에 있으면 경쟁에서 양보함이 더욱 큰 것을 얻는다.
비지무수 흉(比之无首 凶) 경쟁함에 지도자(監督)가 없으면 흉하다.
비지비인(比之匪人) 경쟁의 승패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승패를 위하여 끝까지 노력할 뿐이지 결과에는 승복해야 한다.

주역에서는 여섯까지 경쟁원칙을 현장에서 적응토록 가르쳤습니다.

亨典선생!
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순수함으로 수련된 인격자라야 이를수 있다 하였습니다. 이를 동몽자(童蒙者)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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亨典 이기찬
2006.11.27 21:27:09 *.140.145.118
초아선생님.. 제 고민에 대해 이렇게 정성이 가득한 말씀을
전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좀 더 깊이 그 뜻을 새겨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을 돕는데 보태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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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6.11.27 23:01:14 *.70.72.121
열정의 자람을 느껴요. 자신을 먼저 살피고 노력하려 애쓰시는 모습
깨닫는 순간의 에너지! 초아선생님과의 진지한 대화 너무 멋지네요.
두 분에게서, 꿈 벗에게서, 사부님에게서 진정한 열정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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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6.11.28 10:01:16 *.55.54.185
원잭님! ^^
언제 한번 두눈 똥그랗게 뜨고 침튀기면서 이야기해야겠어요. ㅎㅎ
글에서 열정이 느껴집니다. 좋아하지 않고서는 못하는 일들이 느껴져요.
'무료상담'의 자리를 꼭 한자리 남겨주세요. 저도 동참하고 싶습니다.

초아 선생님의 글에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자신을 찾는 깨달음보다는 공부와 수련을 통한 깨달음..
결국 '자기다운 방식으로 공부하고 배우는 사람'이 답이 아닐까요?

저는 사람마다 스스로가 독특하게 '배우는 방식'이 있으며
그것을 잘 아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드러커의 책에도 한 챕터를 할애하여 설명하였던 것 같은데요,
공적 서비스로서의 교육은 그런 배움의 방법에 대한 다양성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 같구요. 저도 자기다운 방식의 '학습'에 대해 연구하고 싶습니다.

고로, 12월 중순 전에 한번 꼭 뵙고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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亨典 이기찬
2006.11.28 11:11:33 *.140.145.118
우리는 곧 만나게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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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애
2006.12.01 09:58:06 *.0.59.204
늘 메일 주시는 글들만 받아오다가 오랜만에 들어오니 이런 자리가 마련되어 있는 걸 알지 못했네요..

신청하신 분들이 많다 하시니 참석할 수 있는 순서가 뒤로 밀리겠지만
가능하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찾아뵙고 나를 찾아보고 싶네요

꼭 불러주세요~ 그날 하루를 비워놓고 나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신랑도 시간내서 같이 가자고 졸라볼께요..

얼릉 불러주세요~그래주실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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亨典 이기찬
2006.12.01 15:26:24 *.140.145.118
김선애님.. 반갑습니다.. 괜찮으시면 다음주중에 한번 만나면
어떨지.. 먼저 적극성을 띄는 분들이 일순위가 되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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