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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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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7일 16시 35분 등록
인간이 정신적 자립을 이루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에 대해 읽은적 있습니다. 예전에 어느 과학잡지에서 보니, 정신적 자립에 대한 문제를 최초로 자각한후 대략 10~1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덧붙여 정신적 자립은 물질적 자립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물질적 자립은 한인간이 몸담은 체제에대한 순응여부에 달려있는 문제인데, 정신적 자립에 비해 다분히 생존본능적 측면이 강하다는 이야기였어요. 간단히 말해, 정신적 자립 여부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와는 큰 상관이 없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체로 살기위한(?) 물질적 자립에 본능적으로 매달린다는 거였습니다. 자본주의체제에 살고있는 모든 사람들이 돈에 목을맬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겠죠.

잘못 이해하면 정신적 자립에 대한 문제, 예컨데 물질보다 정신에 더 관심을 갖는 문제는 일단 먹고사는게 해결된후에 따져볼수있다는 다소 갑갑한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거참 배부른 소리 하는구나. 뭐 이런 이야기들 많이 듣는 분들은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정신적 자립에 대한 고민을 처음 경험하는 순간은 각각 다르겠지요. 전 대학에 들어와서 부터였는데, 벌써 15년이 넘어버렸네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 친구를 알고부터 첫자각이 시작되었지요. 그 친구는 소위 고학생으로 늘 돈이 없어 고생했지만, 정신적으론 매우 강한 친구였습니다.

현실의 고민을 한웅큼 안고살고 있슴에도 표정은 늘 평온했어요. 한두마디 던지는 그 친구의 이야기또한 또래들보다 훨씬 넓고 깊은것이었지요. 그럼에도 매우 겸손하고, 신중했습니다. 그 친구의 그런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물질적 어려움을 충분히 넘어서고도 남을 포텐셜이 있었습니다. 물질이 어떠한 어려움을 주더라도 결국 인간을 살게하는것은 정신이구나 하는 단순한 진리를 알게 해준 친구입니다.

지나고보니 그 친구로 말미암아 최초로, 살면서 스스로에 대해 엄격해야 하고, 한편 어떤순간에라도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자각을 할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홀로설수 있는 힘이 그런 과정에서 비롯됨을 미약하나마 느끼게 되었습니다.

정신적 자립에 대한 첫자각이 있은후 10년이 훨씬 넘게 지난 어느날, 구본형이란 사람을 책으로 접했습니다. 글로만 접하면서도 바로 알겠더군요. 부드럽고 매우 예민한 사람이지만, 강한 정신을 갖고 있구나. 전 구본형의 정신이 좋았습니다. 수선스럽지않고 조용하고 잘난척하지 않지만, 묵묵히 목표점을 향해 한발한발 걸어가는 사람을 실로 오랜만에 만난것입니다.

예전 그 친구가 그랬듯이 구본형은 제게 동시대의 인간으로서 부러운 정신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추구하는 삶에 대해 지지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극복하고 싶은 모델이 되었습니다. 정신을 닮고 싶었습니다.

긍정적인 효과가 곧 드러나더군요. 내가 무엇을 열심히 할수 있는 사람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잘할수 있는것이 아닌 열심히 할수 있는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기 시작한것입니다.

일단 새벽5시쯤 일어나서 7시까지 출근을 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글을 썼습니다. 어느날은 전날 과음으로 의자를 제끼고 내리 퍼자기도 했지만, 열심히 할수 있고, 즐거움을 주는 일이었기에 꽤 실천을 할수 있었습니다.

쓰다보니 좀더 잘 쓰고 싶어 소재와 관련한 자료를 인터넷에게 찾아 읽고 줄치며 자료파일을 만들어나갔습니다. 한달에 두어번은 큰 서점에 가서 참고할만한 책을 사기도 했습니다. 아무도 관심없을지도 모를 일을 자기만족에 빠져 여러날 한것입니다. 그렇게 열달이 지나자 거짓말처럼 내 생각이 온전히 들어간 그럴듯한 원고가 만들어졌습니다. 개인홈피 방문자수도 점점 늘어났습니다. 꽤 괜찮은 저술가가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즈음 출판사 몇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홈피를 보고 관심을 가진 모양입니다. 그들을 만났고, 그중 한곳과 매우 즐겁고,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누군가를 알게되고, 누군가를 지지하고, 누군가를 극복하기 위해, 아무도 관심없을지도 모를 어떤 일을 시작한지 꼭 1년이 된 날입니다.

누군가에게 긍정적 영향을 받은 결과입니다. 한친구를 만나 정신적 자립에 대해 고민한지 17년이 되었는데, 또 한 사람을 만나 올곶은 정신에대해 고민했습니다.

전 몇년간 게으른 저를 움직이게 하고, 당치도 않은 꿈이 이루어질수도 있다는것을 깨닫게해준 현재의 모든 사건(?)들을......<구본형 효과>라고 정의합니다.
제게 있어서 <구본형 효과>는 이불을 돌돌 말고 싶은 새벽에 벌떡 일어나게 하는 힘이고, 쓸말이 없어도 어떤 이야기든 꾸역꾸역 뱉어내게 하는 힘이며,결국 모든일은 내 의지에 달렸슴을 일깨워준 힘입니다. 본인의사와는 상관없이 몇년째, 저의 기분좋은 멘토가 기꺼이 되어주셔서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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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09.06 12:02:44 *.46.151.24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참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정신적인 자립과 물질적인 자립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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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7.09.06 19:57:45 *.180.48.239
저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처음 본게 아마 99년에 본 것 같습니다.
제대한 후 휴학중에 봤습니다. 그때 뭐랄까 ... 보통의 책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존의 자기계발서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 진실성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몇년은 잊고 살다가 요근래에 책의 구절들이 다시 생각나는 경험을 하게되고 , 다시는 이렇게 살지는 말자. 그런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우연히 보게 됐지만 이제는 필연적으로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책 한권이 인생을 바꾼다.' 고 합니다. 전 그말을 썩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시일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99년이 제게 있어 정신적 자립의 시작점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그 이후로 거듭거듭 삶에 생각해오고 방황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다시는 이렇게 살지 말자.' 입니다.
제게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참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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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9.07 02:00:11 *.70.72.121
많이 노력하고 계시네요. 선생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어제보다 나아지고, 자기다운 삶을 살아가며, 나아가 스승을 뛰어넘는 걸출한 인물이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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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7.09.07 09:12:52 *.152.82.31
홈피 주소라도 알 수 있으면...
좋은 생각이 건강한 행동을 낳는 것이지요.
건강한 행동은 행복한 자신을 만들구요.
행복한 자신은 주위를 돕고 사회를 돕습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을 돕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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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i
2007.09.07 09:55:38 *.138.143.165
처음 접한 구선생님 책은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였습니다. 평생 남들처럼 살아가야하나...갑갑하던 시절이었는데, 죽비 한방 얻어맞은기분이었습죠. 책 내용데로 실천하는건 전혀 다른 문제였지만.. 나름 큰 자극제가 되어주었고...<남의 식데로 살지말고 내 식데로 살아가자> 조금 엉성해도 믿을만한 가치관하나 얻게 되었습니다. 공감글, 덕담글 감사합니다......ps. 자로님 홈피이사중입니다. 이사 끝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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