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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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밤에 책을 읽다 맥주를 한 컵 마셨다. 시원하다. 신기하기도 하다. 이 밤에 우리는 같은 책을 읽고 있구나. 숙제를 내 주었으니 오래전 읽고 가까이 둔 책을 함께 읽는다. 이 훌륭한 이야기 책은 수 많는 장면에서 나를 멈추게 했다. 오늘 혜통의 이야기가 끌리는구나.
"하루는 집 동쪽 시냇가에서 놀다가 수달 한마리를 잡았다. 살을 발라내고 뼈는 동산에 버렸다. 아침에 보니 그 뼈가 없어졌다. 핏자국을 따라 찾아보니 뼈는 제 굴로 돌아와 새끼 다섯을 안고 쭈구리고 앉아 있었다. 멍하니 바라보고 오랫동안 놀라와 하다 깊이 탄식하였다. 문득 속세를 버리고 출가 하기로하고 이름을 혜통이라 바꾸었다. "
아직 거품이 다 가시지 않은 술을 마저 마셨다. 포레와 김연준의 비가를 듣고 있으니 이만한 술집이 없다. 앞자리에 앉은 일연스님은 아직 내게 할 말이 많은 모양이다. 그래서 왕화상 혜통의 시를 지어 크게 부른다.
산 복숭아 시냇가 살구가 울타리에 비쳤는데,
오솔길에 봄이 깊자 양쪽 언덕엔 꽃이 가득하네
우연히 수달을 잡았던 인연으로
나쁜 용을 서울 밖으로 멀리 쫓게 되었네
경주 사천왕터를 거쳐 이 3월의 봄이 다 가기 전에 포항의 오어사나 다녀와야겠다. 갯가에 버들강아지 꽃 가득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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