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oh
- 조회 수 2646
- 댓글 수 4
- 추천 수 0
행복 (幸福)
-청마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일지라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아마도 제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랑 우연히 동네 서점에 들렀고 책 들을 구경하다 우연히 책 한권을 보시고는 저한테 선물로 사주셨습니다.
청마 유치환 시인의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
(유치환 시인이 이영도 여사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서간집. 어찌 보면 불륜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가슴 아프고 애틋한.. 그러면서도 참 행복해 했던 시인의 편지들로 가득한 책)
아버지께서 어머니께 데이트를 하실 때 선물하셨던 책이라고., 책에 대한 설명과 여러 가지 얘기를 해주셨던 것 같은데.. 지금 제 기억에는 아버지께서 어머니께 선물하셨던 책이라는 것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책 뒷면의 표지에는 “행복” 이 시의 전문이 실려 있었는데,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어찌나 가슴을 설레게 하던지..
어쨌든 시 한편 외워오기라는 16기 모임의 숙제를 받고 이 시가 제일 먼저 떠올랐습니다.
(제 집사람을, 가족을 사랑하기에, 몽치스 형님 누나들, 사부님을 사랑하기에 참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고 항상 감사하고 싶고.. 진짜 진짜 행복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에..)
IP *.159.88.123
-청마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일지라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아마도 제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랑 우연히 동네 서점에 들렀고 책 들을 구경하다 우연히 책 한권을 보시고는 저한테 선물로 사주셨습니다.
청마 유치환 시인의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
(유치환 시인이 이영도 여사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서간집. 어찌 보면 불륜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가슴 아프고 애틋한.. 그러면서도 참 행복해 했던 시인의 편지들로 가득한 책)
아버지께서 어머니께 데이트를 하실 때 선물하셨던 책이라고., 책에 대한 설명과 여러 가지 얘기를 해주셨던 것 같은데.. 지금 제 기억에는 아버지께서 어머니께 선물하셨던 책이라는 것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책 뒷면의 표지에는 “행복” 이 시의 전문이 실려 있었는데,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어찌나 가슴을 설레게 하던지..
어쨌든 시 한편 외워오기라는 16기 모임의 숙제를 받고 이 시가 제일 먼저 떠올랐습니다.
(제 집사람을, 가족을 사랑하기에, 몽치스 형님 누나들, 사부님을 사랑하기에 참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고 항상 감사하고 싶고.. 진짜 진짜 행복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에..)
댓글
4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60 | 오뜨길 [1] | 이선이 | 2004.08.03 | 2089 |
1959 | 사장론. [4] | 맑은 | 2009.02.07 | 2089 |
1958 | 기분좋은몸살 [2] | 백명경 | 2004.04.05 | 2090 |
1957 | [칼럼 9] 너는 얼마나 절박한 글쟁이인가? [4] | 신진철 | 2010.05.03 | 2090 |
1956 |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무례했습니다... [6] [3] | 김신웅 | 2011.01.31 | 2090 |
1955 | 시간과 공간까지 버리다. [1] | 맑은 김인건 | 2010.03.12 | 2091 |
1954 |
딸기밭 사진편지 65 / 그녀 ![]() | 지금 | 2010.07.31 | 2091 |
1953 | 이기는 사람과 지는 사람 [2] | 미르얌 | 2011.02.08 | 2091 |
1952 | 요리 여행 [12] | 한정화 | 2007.04.16 | 2093 |
1951 | < 그래도 구본형을 사랑하자 > [4] | 최흥식 | 2010.04.13 | 2093 |
1950 |
딸기밭 사진편지 45 / 첫 휴가 ![]() | 지금 | 2010.06.27 | 2094 |
1949 | 매일91 : 칠레 광부들 생존이 주는 교훈 | 인희 | 2010.10.14 | 2094 |
1948 | 살다보면...때로는 [14] | 홍승완 | 2007.09.11 | 2095 |
1947 | 매일쓰기25 : 개연성蓋然性과 전방향적 사고 | 인희 | 2010.08.08 | 2095 |
1946 | 9월 첫 수업에서 이런 설문지 받았습니다. | 지금 | 2010.09.11 | 2095 |
1945 | 매일64 : 나의 꿈, 핏빛처럼 선명하게 디자인 하기(2) [1] | 인희 | 2010.09.15 | 2095 |
1944 |
딸기밭 편지 12 / 스님! ![]() | 지금 | 2010.03.14 | 2096 |
1943 | 1. 새로 태어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1] | 미선 | 2011.02.20 | 2096 |
1942 | [영원의 시 한편] 농담 | 정야 | 2014.10.08 | 2096 |
1941 |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로움에서 편안함으로 바뀌다 [9] | 다뎀뵤 | 2007.05.18 | 20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