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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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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5일 09시 57분 등록
8 년 전, 이렇다할 지병도 없으시던 어머님의 급서에
참 많이 망연자실했었죠.
당시 제게 지푸라기보다 더한 힘을
벼락처럼 주었던 이 시 귀절이
기억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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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욕망은 산더미 같고
내 울음소리는 처절했으나
님은 언제나 무정한 거절로 날 구원하셨으니
이 엄하고 엄한 님의 자비는
내 온 생명 속에 깊이 스몄습니다


타고르의 '기탄잘리' (범우사, 199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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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8.04.25 22:04:12 *.128.229.163

다시 아름다운 신에게 바치는 노래, 기탄잘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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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인이여, 저녁때가 다가오나이다. 당신의 머리가 희어지는구려. 당신은 외로운 명상 속에서 저 내세(來世)의 소식을 듣나이까?”

시인은 이렇게 말하였다.

“저녁때입니다. 나는 비록 때가 늦기는 하였지만, 마을에서 누가 부를지도 모르는 까닭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참이오. 행여 길잃은 젊은이들이 서로 만나면 두쌍의 열렬한 눈이 자기들의 침묵을 깨뜨리고 이야기해 줄 음악을 간청하지나 않나 하고 지켜보는 참이올시다. 행여 내가 인생의 기슭에 앉아 죽음과 내세를 관조한다면 열정의 노래를 엮을 사람은 누구이겠습니까?

초저녁 별이 사라집니다.

화장(火葬) 연료의 불꽃이 고요한 강가에서 가늘게 사라져 갑니다. 기진한 달빛 속 외딴 집 뜰에서 승냥이들이 소리를 합쳐 웁니다.

행여 고향을 등지고 떠돌아다니는 이가 여기 와서 밤을 지키고 있어, 머리를 숙이고 어둠 속에서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데, 내가 문을 닫고 인간의 굴레로부터 해방되고자 애쓰고 있다면 그 나그네 귀에다 인생의 비밀을 속삭일 사람이 누구이겠습니까?

내 머리가 희어지는 것쯤은 대수롭지 않는 일이올시다. 나는 이 마을의 젊은이 중에서도 가장 젊고, 또 늙은이 중에서도 가장 늙은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은 상냥하고도 순진한 미소를 띱니다. 또 어떤 사람은 교활한 눈짓을 합니다.

어떤 사람은 햇빛에 눈물이 솟아나고 또 어떤 사람은 어둠 속에 숨어서 눈물을 흘립니다.

그들은 모두 다 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나는 내세에 대하여 생각할 시간의 여유가 없습니다.

내 나이는 다른 사람과 동갑입니다. 내 머리가 희어진들 어떠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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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구본형
2008.04.25 22:08:38 *.128.229.163
12번 째 노래, 둘째연

나그네는 자기 집 문에 이르기 위해

낯선 문마다 일일이 두드려야 하고

마지막 가장 깊은 신전에 다다르기 위해

온갖 세상을 방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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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효
2008.04.28 09:51:24 *.241.31.178
갠지스, 구루, 힌두, 벵갈語 등등을 생각나게하는 아름다운 아침입니다. 구선생님,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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