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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8일 09시 46분 등록

뻘에 말뚝 박는 법/ 함 민복

뻘에 말뚝을 박으려면
긴 정치망 말이나 김 말도

짧은 새우 그물 말이나 큰 말 잡아 줄 써개말도
말뚝을 잡고 손으로 또는 발로
좌우로 또는 앞뒤로 흔들어야 한다
힘으로 내리 박는 것이 아니라
흔들다보면 뻘이 물거지고 물기에 젖어
뻘이 말뚝을 품어 제 몸으로 빨아들일 때까지
좌우로 또는 앞뒤로 열심히 흔들어야 한다
뻘이 말뚝을 빨아들여 점점 빨리 깊이 빨아주어
정말 외설스럽다는 느낌이 올 때까지
흔들어주어야 한다

수평이 수직을 세워

그물 넝쿨을 걸고
물고기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 상상을 하며
좌우로 또는 앞뒤로
흔들며 지그시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
한 민복 시인의 시 '뻘'에서는

말랑말랑한 흙이 말랑말랑 밭을 잡아준다
말랑말랑한 흙이 말랑말랑 가는 길을 잡아준다

말랑말랑한 힘
말랑말랑한 힘

이라고 읊고 있습니다.

어떤 시는 시인의 삶과는 다른 이상을 지향합니다.
그 지향하는 바가 그 시를 읽는 다른 사람들 마음에도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희망을 넌지시 던져기도 합니다. 그래서 좋은 시이지요.

또한 그 어떤 시는 시인의 삶 자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각하게 하고,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함 민복 시인은 갯벌에서 삽니다.
그 자연의 가르침을 시인은 노래합니다.

저도 때로는 모난 돌이 정을 맞고, 그래서 차라리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김을 일상에서 많이 경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모난 돌도 있어야 하구요,
부드러움이 강인함을 이기기도 해야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 안을 여유와 시선이 있다면
차라리 다름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말랑말랑한 힘~~이번 주는 저도 시인이 말하는 그 말랑말랑한 힘으로 한번 살아볼랍니다...

여러분~~~ 행복한 한 주 되세요..
IP *.223.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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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바다
2008.04.28 09:54:08 *.223.104.12
여기 글쓰기는 수정이 안되네요..
다른 건 몰라도
올린 싯구가 틀리면 안되어서 수정합니다.
함민복 님 '뻘'에서
말랑말랑한 뻘이 말랑말랑한 발을 잡아준다 입니다.
밭이 아니라..
뻘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지요.
뻘이 신발을 벗깁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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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04.28 13:45:07 *.117.241.251
푸른바다님..

잘 보시면 리스트 아래에 modify라는 곳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누르면 수정할 수 있습니다.

=

허영만의 식객이라는 만화에서 함민복 시인을 뵌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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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4.28 13:56:43 *.36.210.11
뻘은 밤의 하늘이요 칠흑의 바다를 비추는 거울. 시꺼먼 어둠속에서도 말랑말랑하게 길을 트는 것은 수직으로 뻗쳐든 빛 때문이 아니라 십자교차로처럼 길게 드러누워 눈물을 머금고 온 허리로 빨아당기는 뻘의 포용이다. 뚫은 것은 양이 아니고 한없는 치마폭으로 감싸 안은 뻘이다.

낮은 화사해 보이지만 어둡고 밤은 어두워 보이지만 밝게 하는 힘을 소생시킨다.

그리하여 뻘은 뒤얽힌 업이요 아수라의 현장인 삶이다. 맨살로 엉겨붙고 나동그라지다 다시 또 기어들어 찬란한 생명의 불꽃을 터트리며 반죽하는 부화의 자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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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
2008.04.28 18:14:37 *.180.230.140
개펄은 동화나 영화에 나오는 아수라장처럼 창의적이고,

선하면서 악하고, 강하면서 연약하고, 느리면서 순식간에 삼켜버리고, 독을 약으로 정화하는는 유연성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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