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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6일 15시 30분 등록
산이 어느 저녁
나를 깨웠습니다.
나는 놀라 일어나
그의 뒤를 따랐습니다.
그와 나는 둘이 호숫가에 섰습니다.

나는 그에게
낚시를 하겠느냐.
그는 말이 없었습니다.
그럼 목욕을 하겠느냐.
다시 고개를 저었습니다.
같이 한잔할까.

그는 오랫동안 말이 없더니
그냥 둘이서
물이나 들여다보자.

그와 나는
말없이 물만 들여다보았습니다.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 밤도
물만 들여다보았습니다.

그후 그는 거기 늘
그렇게 서 있고
나는 가끔 그를 만나러
그곳에 갔습니다.
내가 내 얼굴이 보고 싶고 그리워지면
그곳에 가곤 하였습니다.


- 그와 나, 이성선(1941-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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