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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 한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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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7일 05시 31분 등록
어머니 생전에 불효막심했던 나는
사별 후 삼십여 년
꿈 속에서 어머니를 찾아 헤매었다.

고향 옛집을 찾아가기도 하고
서울 살았을 때의 동네를 찾아가기도 하고
피난 가서 하루밤을 묵었던 관악산 절간을 찾아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전혀 알지 못할 곳을 애타게 찾아 헤매기도 했다.

언제나 그 꿈길은 황량하고 삭막하고 아득했다.
그러나 한번도 어머니를 만난 적이 없다.

꿈에서 깨면.. 아아~ 어머니는 돌아가셨지.
그 사실이 얼마나 절실한 지 마치 생살이
IP *.221.7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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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8.05.07 15:55:17 *.248.75.5
어린이날 그분이 영면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슬펐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토지'를 싸안고 밤을 새며 한권 한권 읽던 때의 감동이 되살아나는 듯 합니다. 글을 쓴 작가의 장쾌한 역량에 얼마나 놀라고 가슴이 떨렸던지요.그분이 여자라는 것이 더욱 제 가슴을 옥죄며 흥분을 가져다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분에 대한 추모글을 하나 남기려고 여기저기서 자료를 서치하다보니 우리가 정말 '큰 분'을 잃었다는 생각이 듭니다.아마 그분은 죽음조차도 두렵지 않게, 어머니 품에 안기듯 홀가분히 대지에 안겼을 것 같습니다.

<옛 날의 그집>이라는 그 분 시의 마지막 행이 어느 기자분 표현대로 가슴에 턱, 걸립니다.

그분은 지금 참으로 평안하실 것 같습니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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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주
2008.05.08 04:03:41 *.221.78.72
애별리고(愛別離苦)
가신 분, 가실 분에 대한 애착을 어쩌지 못하겠습니다.

'묻어버리고 나면 그 뿐, 각기 하던 일로 돌아가야 해
삶의 허무 같은 것 고쳐 생각할 겨를도 없으이
허나 여읜 슬픔은 날이 갈수록 더해 가는 것

첫 삽을 말리던 여인의 통곡보다 어린 세 살의 웃음이 더욱 잊을 수 없구료....'

어느 시인의 추도시 몇 구절이 생각납니다.

'삶이 통곡이라'시던 그 분은 그렇게 모든 걸 훌훌히 털구고 가셨지만
남아 있는 사람들은 이리 허하고 아쉬운지요.

덮어 두었던 '토지' 다시 꺼내 읽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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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8.05.09 10:50:46 *.247.80.52
소설 '토지'로 인해 젊은시절 방황을 조용히 혼자서 햇볕 아래서 보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가슴에 담아 두어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토지를 통해서 알았습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어제(어버이날) 부모님께서 제게 전화를 하셨는데, 제가 휴대폰을 집에 두고와서 통화가 되지 않아 아버지께서 하루 사이에 폭삭 늙어버리셨다고 합니다.
혼자 나와 사는 딸 걱정되어 전화 했는데, 하루 종일 전화가 안되어 경찰로 근무중인 사촌오빠를 동원하여 집에 경찰을 보내고... 전 한밤중에 집에 들어가서야 사정을 알았습니다.
어버이 날에..... 불효입니다.

시가,..... 가슴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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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주
2008.05.09 20:24:04 *.221.78.72
이를 어쩌나.... 정화님, 정말 야단이 났었네요.
부모님께 전화 자주 드리세요.

혼자 나와 사는 딸, 부모님께선 항상 마음에 걸리시죠.
전화 드리는 것도 습관이더군요.
저는 아예 아침 눈뜨면 컴 좀 보다가 바로 해요.(8시 이전이면 통화료도 싸요.ㅎㅎ)
아침 반찬은 무얼 드실 건지, 조깅은 하셨는지, 아버지는 오늘 외출 하실 계획이 있으신지.. 등등 아주 시시콜콜 일과에 대해 여쭙는 거죠.
수년 전부터 노추를 보이지 않으신다며 바깥 출입을 거의 안 하시거든요.
아버지 외출해버리시면 종일 우두커니 혼자 앉아 계시는 거예요.
하고보니 저라도 말 벗이 되어드릴려구요.

그러다 오후에 또 한두 차례 더해요.
점심은 무얼로 드셨는가 또 오빠나 누구 한테서 걸려온 전화는 없었는가.

정화님, 회사 일 하랴 사람들 만나랴 저처럼 시간이 널널하시진 않겠지만 생각 날 때마다 전화 하시면 부모님께서도 아주 좋아하실 거예요.
휴대폰 통화료는 비싸니까 전화 카드 여러 장 구입해 놓고 공중 전화 이용하시면 좋아요.

지난 해, 초아선생님 북세미나 뒷풀이 때 길눈 어두운 절 안내해주셨던 그 친절함 기억하고 있어요.
이 수려한 오월!
행복한 추억거리 많이 만드시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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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8.05.10 08:31:39 *.72.153.57
희주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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