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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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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0일 17시 36분 등록
제가 매일 글을 쓰기로 결심한 데 큰 영감을 주었던 분들이 계십니다. 더 깊은 배움과 성찰을 위해 매주 한권의 책을 읽고 북리뷰와 컬럼을 쓰시는 분들입니다. 바로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들입니다.

변화경영 전문가 구본형 선생님을 알게 된 것은 약 3년여 전의 일입니다. 어느 자기계발 사이트에선가...연구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았지요. 자격요건은 전혀 없고, 다만 현재의 자신을 견딜수 없는 사람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변화를 절실히 원하는 사람들을 원하는 것이지요.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구본형이라는 사람을 전혀 모르지만, 그가 써놓은 모집 공고는 이상하게도 매력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더 자세히 알게 된 일이지만, 선생님이 뽑는 연구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연구원과 사뭇 다릅니다. 그들은 소위 '땡전 한푼 안받고 쌩고생'하기를 자처한 사람들이지요. 보수는 전혀 없고 1년 동안 매주 약 서른시간의 '자기연구'를 해야 하는 아주 빡센 시스템이었습니다. 지원을 위해선 20장에 걸쳐 자기소개서 (Me-story)를 써야 하고, 또 3주간 온라인 글쓰기 레이스를 통과해야 합니다.

매년 약 10여명의 연구원이 이와 같은 절차를 거쳐 1년간 고전과 스테디셀러를 50여권 읽고 매주 글을 씁니다. 그리고 두번째 해에는 자신의 책을 펴냅니다. 1년간 자신을 탐구하고 전문분야를 정해서 그 분야에 대한 책을 펴내는 것이지요. 올해 4기 연구원이 몇달 전 연구원 생활을 시작했고, 3기연구원은 각자의 책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 분들의 글은 모두 www.bhgoo.com에 올려져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작년에 연구원에 지원했다가 3주간의 온라인 글쓰기 레이스를 버티지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글쓰기 경험이라곤 생전 없는 사람이, 그것도 완벽주의적인 성격의 사람이 매주 제한된 시간 안에 온라인 공간에 글을 올린다는 것은 피를 말리는 작업이라는 것을 3주간의 2차심사 기간 동안 절절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을, 좀더 적절한 타이밍이 올 것이라는 것을...

많은 분들께서 올해 제가 다시 연구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생각하셨지만, 저는 심사숙고 끝에 안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내 이름의 책을 내는 것에 대한 절실함이 목까지 차오를 때, 훌륭한 책을 곱씹고 나와 세상을 성찰하는 것에 충분한 시간을 들일 수 있을 때, 그때가 되면 저는 연구원에 지원할 생각입니다.

구본형 선생님께서 점점 더 - 연구원들의 친근한 표현에 따르자면 - '악랄해지고 있기 때문에 저 또한 꾸준히 저를 단련시키고 있습니다. 바로 이렇게 매일 글을 쓰면서 말이지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잘 팔리는 책을 만들기 위한 작위적인 글이 아니라, 내 일상에서, 내 마음에서 바로 뽑아낸 싱싱한 글을 써내기 위해서요. 점점 글쓰는 것이 쉬워지는 요즘입니다. 점점 글이 나를 닮아가는 요즘입니다. 감사합니다.
IP *.219.7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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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수
2008.06.11 09:37:25 *.77.6.211
글이 지혜씨를 닮아가는 군요. 이 글속에 지혜씨의 마음이 전해져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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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효
2008.06.12 07:53:22 *.241.31.178
잘 읽고 갑니다.
담담하나 아름다운 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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