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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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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8일 16시 32분 등록
나는 한참을 찾지않았던 꿈에도 그리던 한국의 설악산을 이번 여름 휴가철을 맞아서 갔다왔다.나의 지난 등산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언제나 환희로 가득한 경험이었던 설악산을 찾으면서 나의 잃어버린 시간이 나를 감싸고 지나가는 것을 느끼었다.

내가 지난 10월에 카나다 이민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했을 때 조금만 여유가 있었어도 진작에 찾았을 것을 서울로 귀국한 다음날부터 남해안 중소도시에 있게되는 바람에 10달이 지난 이제사 배루고 배루고 찾아본 것이다.나는 원래 한국이라는 나라가 IMF환란때 나를 버리어서 카나다에 뼈를 묻으려고 갔었는데 운명이 이것을 당분간 허락하지 않아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그래서 사실은 죽은후 꿈에서나 설악산을 찾으려 했는데 살아서 실제로 설악산을 다시 찾은 것이다.

나는 설악산하면 잊혀지지 않는 가까운 친구하나가 있다.이녀석은 대학에서 같이 공부하던 놈인데 애하고는 경기도 유명한 산을 섭렵하고 멀리 전라도 마이산까지 휘젖고 다니다가 해가지면 논둑에서 텐트을 치고 같이 딩굴던 친구였다.이친구가 대학 3학년때 가을에 혼자서 며칠은 설악산에서 구석 구석을 찾아보고 와서는 기진 맥진해 있는 상태에서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집에서 자다가 새벽녁에 심장마비로 혼자서 저세상에 가버리었다.나는 그때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동행을 할 수 없어 저세상에 갈 수 있는 경험을 할 기회를 놓쳤다.그때 나는 이친구는 12선녀하고 진을 다 빼고 와서는 거기다가 목욕탕에서 또 땀과 진을 다 빼었으니 자다가가 아니라 가만히 있어서도 죽었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사람은 너무 진을 빼면서 살것이 아니다 하는 생각에 파묻혀 지낸 기억이 난다.

그때까지 나는 설악산을 찾아보지 않았었는데 이친구는 몇차레 설악산을 다녀왔었기 때문에 왠만한 능선 계곡은 들어서 알고 있었고 당시에는 12선녀탕 계곡에 미쳐서 그곳에서 선녀하고 이미 진탕 즐기다가 와서는 그것이 못내 아쉬었던지 그길로 빠쁜 길을 나선 것이다.이친구를 그렇게 보내고 청계산 수리사에서 49제로 다시 확실하게 보내고 내가 무척 괴로워 했던 기억이 다시 한번 새로웠다.나는 그때 이친구의 몫만큼 더 잘 살아 볼려고 독기를 품기도 했었다.

새벽녁 6시 조금 안되어 간단한 옷가지만 챙기어 색을 질머지고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냅다 달리었다. 오래간만에 시험해보는 내 등산실력이다.이렇게 높은 산을 등산안한지가 5년이 넘었으니 60살이 넘어서도 이를 거튼히 해낼 수 있을가 내심 걱정이 되었으나 일단 산에 들어서니 나는 마냥 옛날의 나로 다시 돌아왔다.보통 한참 잘 나갈 때는 3시간 전후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거리인데 오늘을 어찌될가.큰산에 들어서니 우선 동네 근처산에서는 볼 수 없는 싱그러운 산냄새부터 확 다르다.나뭇잎이 도시냄새가 전혀 나지 안는 것이다.그리고 산은 나를 완전히 보듬고는 나를 놓아줄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등산에만 정신이 팔려서 마실 물도 간단한 먹거리도 전혀 준비를 안하고 온것이다.그러면서도 숨가프게 달리고 달리고 오는데 시간이 좀 일러서 그런지 사람이 한여름 휴가철인데도 인적이 드물고 따라오는 사람도 없고 간간히 힘들어서 쉬는 사람만이 드문 드문 만날 수 있었다.그러다기 남들이 중간에서 물을 들이키는 것을 보니 나도 아닌게 아니라 목이 탄다.그래서 산자락에서 물이 약간 고여있고 조금씩 뚝 뚝 떨어지는 곳에서 목을 적시다.

그러면서 2시간 가까이 오니 뒤에서 열심히 따라오는 새파란 젊은이 한사람이 나보고 아저씨 왜그렇게 빨리 등산을 하십니까.내가 아무리 따라 갈려도 갈 수가 없네요. 한다.그래서 내가 좀 지나쳤나 해서 그때부터 2개의 스틱을 짚으면서 따라오는 이 젊은이를 신경을 쓰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나는 아직 스틱은 나하고는 인연이 없다고 하며 절대로 스틱을 안쓴다.꼭 필요하면 나뭇가지를 조금 꺽어서 쓰다가 버린다.젊은 사람이 무슨 두개의 스틱을 들고 다니느냐고 하니 스틱을 써보세요.훨씬 수월합니다한다.나는 그럴려면 산에 오지를 말지 하고 생각했다.이 사람이 물도 준비하지 않고 오는 내가 안스러웠는지 자기가 준비한 물의 일부를 주면서 그냥 가지고 가다가 마시면서 가라고 해서 고맙게 받아 마시면서 갈증을 겨우 달랬다.

그렇게 해서 대청봉에 오르니 3시간이 조금 안되어서 정상에 오늘 수 있었다.
이정도 실력이라면 내 다리는 이상이 전혀 없다.대청봉에서 카나다에 있는 마누라한테 휴대폰으로 대청봉정상 등반을 보고했다.그러고 잠간 한숨을 돌리고
그날의 빠쁜 일정을 생각해서 중청 소청 희운각휴게소 길로 들어서는데 왠걸 내다리는 이미 예전의 것이 아니다.그때 부터 후들 후들 떨리기 시작하더니
관절인지 종단지인지 가벼운 통증 때문에 계속 가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그래서 다리 보호 차원에서 조금만 힘이 들거나 아프기 시작하면 무조건 괜찮아질 때 까지 쉬다가 내려왔다.그러면서 나는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대청봉 정상 등반과 같이 내 인생에서 이미 왕성한 원기는 다 빼았기었고 지금부터는 내리막이다는 것을 그때사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나는 입때 까지 가지고 있던 원기를 유지내지 천천히 쇄락하게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구나.정상등반때보다 내려오면서 나는 지나온 세월이 나를 몰아친다. 깊은 산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푸릇 푸릇한 나무잎 냄새를 맏으면서 천천히 내려 오고 있었다.지금부터는 바삐가거나 내 예전의 체력에 대한 생각은 잊어버리고 다리가 허락하는 대로 노인내 걷듯이 천천이 걸었다.그간에 내가 살아온 것이 무엇이었나 좀 차근 차근 여유로운 생각을 하고 싶었는데 왠걸 나는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일이 목구멍이 포도청인지 내 머리를 어지럽히어 이것이 잘 안된다.그래서 인생을 조용히 되돌아 본다는 것은 현업에서 손을 완전히 땐 다음에나 가능한 일인가.

천천히 내려오는 중에 다리를 쉬는 아줌마한분하고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중에 다람쥐얘기가 나왔다.예전에는 철살모 투성이었는데 이제는 토종 다람쥐로 바뀌어서 의아하게 생각되었다.등어리에 줄무늬가 5개정도 있어 참 귀여운 다람쥐로 다시 돌아온것이 좋다고 하고 있는데 이 아줌마의 얘기가 어디서 들었는지 우리나라의 어느 곳에 도토리보다 한참 맛이 더 좋은 호도가 많은 지역이 생기어서 청살모는 그곳으로 다 갔다고 한다.꼭 그것만이 이유는 다가 아닐 것 같지만 좀 씁슬한 얘기다.

그러다가 희운각 휴게소에 도착했다. 여기서 간단히 요기라도 하면서 하루 묵고 다른 곳을 더 둘러보고 설악산을 빠저나갈려고 했었다.그런데 여기 와보니 운영을 국립공원이 직접하는 바람에 요리하는 것은 없고 깡통밖에 팔지 않아 요기할 것이 없다.거기다가 숙박도 최소한 며칠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고 까탈 스럽게 군다.그래서 산에서 조금 정을 붙이고 있으려는 맘이 싹 가신다.그래도 깡통으로 급한 허기를 면하고 다시 천불동계곡을 더듬어서 빨리 빠져나와야 겠다고 해서 걸음을 내디디다.사람이 헤어져야 할 때는 정을 떼는 절차를 밟는다더니 이것이 바로 내가 설악산하고 정을 떼는 절차인가 보다 했다.이제는 설악산하고 이세상에서 하직을 하고 저세상에서나 만나볼 준비를 해야 되나 보다.

지금으로 부터 7-8년 전에 동대문에서 출발하는 설악산 등반뻐스를 타고 오색에서 새벽녁에 램프를 들고 대청봉에 오르기 시작해서 용아장성능을 탈때 생각이 난다.빠른 다른 코스의 일행을 빼고 이곳일행이 10명 정도인데 그때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으로 60대가 한사람 있었는데 이사람과 나는 항상 선두그룹에서 많은 사람의 부러움을 사면서 노익장을 과시했었다.그러면서 나도 60대가 되어도 그럴 수 있을 가 했었는데 아번에 나는 그것은 안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대단히 서글픈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그때 용아정성 중간쯤 어느산자락에 이름 모를 산나물 하나를 안내자가 따서 날 주면서 아주 귀한 것입니다. 집에서 한번 간단히 데쳐서 드세요. 해서 그것을 무슨 큰 보약이나 되는 것처럼 집에 도착해서 마누라테 부탁을 해서 먹고는 한동안 내가 힘이 세어진 것인양 생각하며 지내던 생각이 스친다.

설악산은 예전에도 천불동게곡은 특히나 인위적인 가교가 없으면 등산코스를 유지할 수 앖는 곳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대청봉에 오를 때도 그랬지만 지금은 그것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그래서도 이제 설악산이 정이 더 떨어졌다.
이제 미련을 버리기 위해서도 시엄 시엄 오면서 계곡에 웃옷을 벗어제치고 양말도 벗어 다리를 계곡물에 담구어 넣고는 지난 세월을 씻기도 했다.지난 세월을 어찌 말끔히 떨쳐 낼 수 있을가.내가 거기에 노예가 되거나 얶매이지 말고 극복을 해야지 인위적으로 잊기만 한다고 해서 세월을 내가 이겼다고 할 수는 없다.어떤식으로 든지 내가 그것을 잘 감당을 그리고 이용을 했다고 해야지.
지난 세월은 있는 그대로 잘 보내는 것이다고.

그렇게 천천히 내려오니 오후3시쯤되어서 비선대에 도착이 되었다.그곳 휴게소에 들르니 또 한가지 생각이 나를 괴롭힌다.그때는 동대문에서 아까 용아장성을 탈 때와 같이 와서 공룡능선을 딸때이다.공룡능선 등반을 끝내고 마등령를 넘어 비선대에 도착해서 일행과 맥주잔치가 벌어졌다.그때 나는 괘 고급 월급쟁이여서 나보고 한턱 내라고 해서 낸 기억이 난다.그생각 때문에 이번에도 맥주한병하고 부침하고 시켜놓고 탁자에 앉아서 비선대를 처다보면서 한참을 흘려 보낸 내 잃어버린 시간을 더듬고 있었다.

처음 한모금 맥주를 입에 털어 넣으니 앗불사 목에 무슨 가시가 걸린듯이 탁 걸리는 것이 아닌가.그러고 보니 목이 무던히도 말라서 목이 마른 것이 아니라 완전히 타버린 것이 아닌가.거기에다가 맥주를 들어 부었으니 거기에서 일이 벌어진 것 같았다.그러고는 이것이 아물기를 기다려서 다시는 목에 아무것도 넣지 못하고 가라않기를 기다리었다.나는 기다리는 선수다.내가 배가 아프면 그냥 굶는 것이 나의 치료법이다.잘 걸리지도 않지만 어쩌다가 감기에 걸리면 나는 나을 때 까지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서 낫기를 기다리는 것이다.돈이 없는 사람으로 살아온 나한테는 익숙하고 아주 편하고 참 경제적인 치료법이다.

이번에 산에 오르면서 이렇게 천천히 걸어도 되고 쉬엄쉬엄해도 된다는 것을 알았다.예전에는 그렇게 오를바에야 산엘 뭐하러 오나 했는데 그것이 아닌 것이다.천천히 산을 씹듯이 감상하면서 오는 것도 일미다.
산을 나는 경치도 좋지만 산의 냄새를 맏으면서 다니는 것이 좋다.경치는 남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이지만 깊은 산속 속살의 냄새를 맏는 것은 직접같이 호흠을 하는 것 같다.마치 노래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고 직접 부르는 것이고 운동경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해보는 것은 차원이 다른 재미를 준다.박범신의 촐라체로 우리가 가까이 할 수 없는 등반의 얘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설악산을 쉬엄 쉬엄 즐기면서 산속을 헤매는 것도 그에 못지않은 것이다.

한 20분 정도를 그렇게 멍청히 앉아 있으니 다행이 입안이 좀 살 것같았다.
그리고 나서 뻐스 타는 곳까지 나와서 속초로 나왔다.
나는 설악산하고 지금 생각같아서는 아마 영원히 다시 찾지 못할 것 같다.그래서도 눈여겨 보아 두었고 다른 모든 일을 처리할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철저하고도 성의 있는 빠이 빠이를 하고 설악산을 물러난 것이다.
다시 몇자락 찾아본 내 잃어버린 시간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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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8.09 13:15:10 *.36.210.156
왜요. 아직 노익장?을 발휘하셔야지요. 이수 형아가 부들부들 다리 힘을 잃은 것은 아마도 글을 쓰시느라 팔을 너무 써서 일 테지요. 변.경.연의 가정 주치의 및 꿈 벗 13기인 정양수님께서는 그래서 궁둥살 못지 않게 허벅지살을 탄탄히 하라고 이미 이르며 강조 하였지요. ㅎㅎㅎ

지금같이 글 쓰시려면 운동도 더 많이 하셔야 오래 버틸 수 있으실 거예요. 이렇게 쓰시다간 저보다 훨씬 빨리 마치시겠어요. 아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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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2008.08.09 18:22:39 *.234.105.131
휴가 철이라 이 곳에 들어와 그 동안 못 읽고 미루어 온 글을 이제 죄다 읽고 의미잇는 시간이라 자축했어요. 이수님의 글 잘 읽고 있어요....생각하면서 읽게 됩니다. 글이 차분하고 성실하게 쓰고 계십니다..설악산을 그 시간대에 올라가는것은 젊은이도 어렵지요..대단하세요. 독서량도 많아 보이고...저도 예전에는 산에 많이 갔는데 요즘에는 걷기를 합니다 쉬엄쉬엄 걸어며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눈에 담고 귀로 느낍니다. 살아온것만큼 세월이 주는 지혜 말씀 기다립니다

좋은 글 잘 읽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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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4 10:04:56 *.252.13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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