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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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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1일 15시 02분 등록
 

책을 내려 놓으며


지난 여름들 무렵서부터 내내 아팠습니다.

몸보다 마음이 아팠던게지요.

그러면서 책을 잠시 내려 놓았습니다.

공부를 하면 몸이 변하고, 삶을 바꾸는 공부다

어쩐다 하면서 줄창 공부욕심을 냈습니다.

그래요. 욕심을 내었더랬습니다.

무엇이든 과한 것은 못한 것만 못하다지요.

제게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다보니 세상에는 왜 이리 훌륭한 책이 많은거지

하면서 이것도 읽어야지 저것도 해야지

책을 쌓아두었습니다.

왜 좀더 젊었을 때, 좀더 눈도 밝을 때

좀더 총기 가득할 때

나는 공부를 안 했을까

그러면서 몹시 조급해졌습니다.

그랬던 것 같아요.

더 어려운 책도 읽을거야 하면서 또 욕심을 내고

책이 나를 치유하고

책이 또 나를 구원할 거라고

스스로를 믿게 했지만,

책은 내게 병이 되었습니다.

책은 내게 허영덩어리였습니다.


오늘 낮에 전화통화를 한 제 친구

아팠다는 소리에 그래 잘 되었다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친구 같은 친구 하나가 있는데

그 친구 말대로

아팠다니 잘 되었습니다.

책을 잠시 내려 놓긴 했지만

그래도 다시 공부하고 또 읽고 또 쓸려고 애쓸겁니다.

하지만 전처럼은 아닐겁니다.

책으로 둘러싸인 감옥 같았었거든요.

아픈 게 꼭 나쁜 건 아니지요.

어리석은 사람은 아파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니 말입니다.


IP *.100.6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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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10.11 17:44:20 *.220.176.241
정말 공감이 되는 말씀입니다.

신영복선생님의 책에서도 그래서 피서(避書)로 여름을 보낸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님께서도 피서(피서)로 여름을 보내셨군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깊이에 놀라게 되고 그 바다의 크기에 놀라게 되고..
서점에 가면 절망감을 느끼고는 했지요.
이렇게 배울 것이 많은데...

다독에만 목말라서 갈증을 느끼는 제 모습을 돌아보게 해 주시더군요.
하나를 배워도 조금 많이 느끼고 하나라도 내것으로 만들고
살이되고 피가되도록 해서 실천을 해 보고....

배우면 배울수록 이 갈증을 해소하기는 어렵지만 그럴수록 자신의 바닥을 아는 기회로 삼았지요.
새로운 책을 다시 읽어가는 것도 좋지만 이미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어보는 것도
제 경우에는 참 좋더군요.

올해 열네번을 읽은 얇은 책이 있는데 읽을 때 마다 다른 느낌을 주고
읽을 때마다 이런 내용이 있었나 싶을때가 있더군요.

아프셨다는데 이런 말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만
저도 님의 친구가 참 잘되었다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시는 그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만합니다.
이 가을에 여름의 아픔을 지내고 조금 더 자란 "님"을 거두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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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uli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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