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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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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6일 23시 33분 등록

류춘희님..


3일전쯤에 이메일을 열어보니 춘희님이 보낸 글이 있더군요.
지난달 시축제에 와 달라는 내용의 글이었는데 뒤늦게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메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지라 이렇게 늦게 받아보게 됬네요..
나의 이메일은 사실 싸이월드를 만들기 위해서 만들어졌을뿐
이메일로 누가 나에게 글을 쓸 일도 없고, 스팸메일만 잔뜩 있는지라 별로 이용을 안하고 있습니다.


음...
메일을 받고나서 이곳 변경연에  와보니 시축제가 잘 치러졌었다는 소식이 보여지네요.

사실 메일을 받기전 지난달에 이곳에 와서 보니 시축제가 있을 것이라는 글을 보긴 보았는데
나는 이곳 모임의 회원도 아니고 , 아는 사람도 하나 없는 자리에 내가 가보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었습니다.
설사, 춘희님의 메일을 축제가 열리기전에 보았더라도 못갔을 것입니다. 쑥스러워서~~

 

아무튼,
아름다운 지구의 아름다운 계절 가을에 삶을 아름답게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한바탕 신나는 축제를
같이 즐기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그런 자리에 웃기는 짜장같은 시나 썼던 나에게까지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마음만큼은 마치 같이 즐긴듯
흐뭇합니다.   감사합니다..
천국은 우리의 관념속의 진부한 개념이 아닌 눈앞의 현실속에서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임을 그대들은
보여주고 있는듯 합니다.

 

음...
이대로 글을 끝마치고 썰렁하게  떠나면 변경연이 낳은 위대한(?)시인이라고 할 수가 없겠죠?
그래서 최근에 만든 시 3편을 이곳에 써 봅니다.
그 중 <가을의 기도>는 김현승 시인의 시를 보고서 패러디를 한 것이기 때문에
김현승의 시와 비교하면서 보시라고 같이 묶어서 써 보았습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가을 되세요...

 

 

 

 


---------------------------------<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 가을의 기도 >------------------------------최흥식

 

가을에는
춘희의 발에 밟히게 하소서
낙옆 쌓인 가을빛 언덕위를 오르는
그녀의 가슴시린 가을풍경속의
뒹구는 낙옆이 되어 밟힌다한들
어찌 비명을 지르겠나이까
어찌 괴롭다 하겠나이까
옆구리 터진 김밥이 된다한들
후회치 않겠나이다

 

가을에는
춘희의 눈망울속으로
이내 몸을 던지게 하소서
그녀의 달빛 고요한 호수같은 눈망울속으로
퐁당 빠져 허우적 허우적 거리다가
꼬로록~~ 숨이 막혀 죽는다해도
여한이 없겠나이다

 

가을에는
춘희의 마음속으로 파묻히게 하소서
도시의 메마른 문명속에서
인간애에 목마르고
외로움에 지친
나그네의 포근한 고향이 되어줄
그녀의 안락하고 비옥한 마음땅에서
두더지처럼 파고들어가
편히 쉴 수 있게 하소서..





---------------------------< 넌 알겠니? >-------------------------------최흥식

 

 

넌 알겠니?
춘희의 눈망울속에
왜 그토록 많은 그리움과 사랑스러움이
담겨져 반짝이는지?
그것은
춘희를 사랑하는 신이
밤하늘의 은하수별을 따다가
그녀의 눈속에 담아 주었기 때문이야

 

넌 알겠니?
춘희가 왜 그토록 향기로움을 머금고
미소짓고 있는지?
그것은
그녀가 살고있는 산골지방의
모든 꽃들의 정기와 이슬과 향기가
그녀의 미소속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야

 

넌 알겠니?
춘희가 삶의 상실감,부조리,괴로움속에서도
상처받지 않고 바다같은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고 담담해 할 수 있는지?
그것은
세상에 비가 내려 먼지를 쓸어버리듯이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사랑비가 자주 내려
그녀의 마음속 삶의 먼지들이 쌓이지 않고
씻겨 버려지기 때문이야

 

넌 알겠니?
춘희가 왜 이 세상에 태어나 존재하는지?
그것은
하느님이 하늘나라 선녀의 마음씨는
바로 춘희의 마음씨와 같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야

 

 


 

----------------------< 붕어빵에게 >--------------------------최흥식

 

붕어빵아

얼마나 진짜 물고기가 되어
푸른 바다속을 누비고 싶었으면
그렇게도 뜨거운 불판위에서의
고통을 견디어가며 물고기가 되려는지
나는 네가 자랑스럽구나

 

붕어빵아

너는 호빵,계란빵같은 녀석들처럼
추운날 사람들의 한순간 군것질거리에 지나지 않는
하찮은 존재이지만 너는 갈매기 조나단처럼
푸른 꿈을 가지고 있다
그 꿈이 너를 한낮 군것질거리라는 오명에서
너를 자유의 영혼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주리라..

 

붕어빵아

계란빵은 닭이 되는 꿈을 접고
계란 하나만을 품은 것에 만족해하며
평생 계란빵으로 살아가겠다고 하지만
너는 사람들의 입맛에 아부나 떨며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지 않는다
이 세상은 현실에 맞추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자신이 개척하고 상상하며 꿈꾸는 정신에 의해서
만들어져 간다는 사실을 너는 알고 있다
세상의 현실주의자들로부터 조롱과 비난을 받는다해도
네가 진짜 물고기가 되려는 꿈은
푸른 바다의 빛처럼 눈부시다

 

붕어빵아

가끔은 구본형의 입속에서 마구 씹히며
너의 꿈이 짓밟힐 때도 있겠지만
푸른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살아가겠다는
너의 꿈과 이상은
하루하루 뜨거운 불판의 고통속에서도 꺽이지 않고
불꽃처럼 이어져 나아가리라..

 


 붕어빵아..

힘내라..











 

IP *.129.8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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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8.10.17 01:19:59 *.100.105.123
에궁.. 최흥식님.. 왜 이제서야 나타나셨나요? 그래도 춘희와 저희 몽치스 멤버들의 사무치는 마음이 닿긴했나 보네요.. 이렇게라도 소식을 전해주시니 반갑고 고맙네요.. 게다가 특유의 위트가 넘실대는 신작까지 잘 읽었습니다. 춘희한테만큼은 존안을 꼭 보여주셔야 합니다. 님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이 있으니 너무 오랫동안 신비주의 전략 쓰시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 진짜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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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춘희
2008.10.17 02:10:49 *.254.30.80
와우!! 반갑습니다. 최흥식님.
그렇찮아도 메일을 읽지 않으셔서 배를 타셨나. 외국으로 나가셨나 했습니다.^^
시축제 때는 최흥식님의 순서를 넣어두고 행사를 치르기 전까지 기다렸었습니다. 우리 준비팀의 막내가 최흥식님의 자작시를 대독했지만 변경연이 낳은 위대한 시인이신 최흥식님을 꼭 모시고 싶었거든요.

이렇게 시로 안부를 올려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늘 읽은 책에서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아주 쉽게 잘 나와 있었는데요. 사람의 마음을 순결하게 닦아 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람답게 살라고 일러주기 때문이라네요. 시를 제대로 읽으려면 생활속에서 읽어야하고 그래야 참맛을 느낄수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맞다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내 삶의 시한편을 들고 시축제를 한 것 같구요. 시든 글이든 쓴다는 것은 내 존재를 드러내고 주위와의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고 하는데 이런 여러가지로 비추어 볼 때 최흥식님은 진정 시가 무엇인지 아는 분이십니다.
존경스럽고 부럽습니다.
저는 살면서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이유도 모르고 늘 읽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음을 정화시켜준다는 이 아름다운 시를 써보려고 합니다. 최흥식님처럼요.^^

이 가을에 저를 위한 기도와 시. 정말 고맙습니다. 읽을수록 마악 행복해집니다.ㅋㅋ
인간애에 목마르고 외로움에 지친 이들의 고향같은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늘 그런 사람이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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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10.17 05:30:56 *.220.176.3
최흥식님..

반갑습니다.

춘희가 추운 겨울 호수에 뛰어들어간 것을 어찌 아시고 호수를 연상하셨는지 그 통찰력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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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수사랑
2008.10.17 10:55:33 *.113.101.16
최흥식님!
이제 변경에서 스타 시인이 되어가고 계십니다.^^*
시를 쓰는 그 마음으로 보아 용안을 뵙지 않아도 분명 멋진 분이시리라 짐작듭니다.
신선한 님의 작품에 우리 모두 혼탁한 눈과 맘을 씻고 가오니 앞으로도 쭈우욱 기대하겠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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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yixiaozi
2010.10.12 15:01:43 *.141.2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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