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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4일 03시 34분 등록
 
'우동 한그릇'이라는 일본 단편소설이 있다. 엄마와 아들 둘이 셋이서 우동 한그릇을 주문해서 먹는다. 우동집 주인은 불쌍해 보여서, 반그릇을 서비스로 준다. 이 아들들이 나중에 훌륭하게 자라서, 다시 그 우동집을 찾고, 주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우동 3그릇을 주문한다. 주인은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감동할 일도 없는 나라인가 보다.
 
일본은 음식점에 가면, 일행이 식사를 안하더라도 자리값을 받는 곳도 있다. 셋이서 우동 한그릇 주문은 있을 수 없다.
 
또 일본은 김치를 비롯, 단무지가 유료다. 한 접시에 3,4천원한다. 일본 가이드로 일할 때, 손님들과 라면골목에 간 적이 있다. 일본 라면은 돼지기름을 우린 국물에 수타면을 삶는다. 거기에 돼지고기나 심지어는 버터까지 올려 먹는다. 나이 드신 분은 보기만해도 뒷골이 땡긴다고 하셨다.
 
한국사람이 먹기에 느끼하다. 손님들은 연신 단무지를 주문했다. 주인이 빌지에 계속 체크할 때, 설마했는데, 결국 단무지값이 라면값보다 더 많이 나왔다.
 
손님들은 분노했고, 가이드인 나에게 화살을 쏘아댔다. 나도 처음이라 몰랐다.
 
'우동 한그릇'을 한국사람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수도 있다. 한국이라면, 우동 한그릇을 그릇 하나 더 달라고 해서 나누어 먹는 것이 이상하지않다.  손님들은 미안해하지 않고, 주인도 그러려니 한다.
 
어떤 업인들 사장 입장에서 손님이 반갑지 않겠는가. 특히, 매상을 많이 올려주는 손님이 좋다. 일행이 많아서 좋았는데, '밥먹고 왔다'며 적게 주문을 하면 솔직히 짜증난다. 가게 앞에 주차까지 하고 말이다. 게다가 밑반찬까지 계속 달라고하면, 얄밉다. 이런 손님들을 어떤 마인드로 대해야 하는가? 매상 적게 올려준다고, 박대하면 그것은 사장의 기본 마인드가 아니다. 그렇다고, 얄미운 것을 속으로 삭힐수도 없다. 장사 하루 이틀 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음식점이 많다보니, 음식점 사장은 광고와 마켓팅에 신경을 많이 쓴다. 판촉을 도와주는 사업도 번창한다. 나 또한 획기적인 광고 방법이 없을까하고 고민을 해왔다. 몇백만원 투자해서, 유선 방송으로도 광고를 했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 가장 좋은 광고란 무엇인가?
 
손님이 업장에 앉아서 식사하는 모습 만큼 좋은 광고가 없다. 왁자지껄한 식당은 서로 부대껴도 분위기가 좋아보인다. 이런 식당에서는 어떤 음식을 팔건, 먹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손님이 줄까지 서있다면, 감동적인 광경이다. 손님이 손님을 부른다. 회전율이 빠르지않고, 단가가 높은 음식일수록 그렇다. 최대한 손님을 오래 앉혀놓아야 한다.  업장이 1 층이라면, 2,3층에 비해서 벌써 광고비는 먹고들어가는 셈이다. 2, 3층은 올라가는 수고를 별도로해도, 일단은 업장이 보이지가 않는다. 적게 주문을 한 손님도 그 분들이 직접적으로 매상을 올려주지 못해도, 광고비를 아껴주고 있는 셈이다.
 
소설 '우동 한그릇'의 우동집 주인은 감동적인 이야기가 입소문이 나서, 번창했다고 한다.
IP *.32.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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