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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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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8일 20시 14분 등록
  어머니 : ‘승호야, 서울역 내릴 때에는 코를 잡고 내리거래이’

  나 : ‘왜요?’

  어머니 : ‘서울은 코베어가는 동네기 때문이지.’


  10여년전 직장관계로 내가 서울로 올라오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을때 어머니께서 하셨던 말씀이다. 나의 고향은 대구이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내가 3살 때 아버님의 급작스런 돌아가심으로 어머님의 고향쪽인 대구로 이사를 와서 20대 후반까지 터를잡고 살아온 곳이다. 사실 그쪽에서 생활할 때에는 몰랐었는데 서울이라는 큰도시에 와서 살아보니 내가 참으로 좁은 시야의 공간에서 살아 왔구나 라는 사실을 체험할 수 있었다.

  서울에 와서 제일먼저 와닿았던 사항은 지하철 출퇴근 시간 때였다. 사람들도 많기도 하였지만 그들이 이동하면서 뛰어 다니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당시만해도 대구가 양반도시이고 보수적이며 체면을 중시여기는 색채가 있었기에 여간 급한 일이 아니면 뛰지 않았었는데, 저들은 무어그리 바쁜일이 있어 저렇게 뛰어 다니는가라는 의문을 가졌었었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나자 나역시 그들의 대열에 함께 동반합류하게 되었다. 뛰지 않으면 일명 지옥철이라고 불리우는 2호선에 동승을 못함을 알수 있었기에.

  다음으로 느꼈던 사항은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라는 곳을 갔었을 때였다. 세상에나? 이렇게나 커다란 서점이 있다니? 당시 대구에서 제일큰 서점은 제일서적이라는 곳이었는데 이곳에 와보니 거기는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할 따름이었다. 하나의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다고나 할까. 여하튼 이를통해 서울이라는 거대도시를 다시금 바라보게 되었고 왜 어르신분들이 사람이 성장하면 한양으로 보내라고 했는지를 직접적으로 느낄수 있었다.

  

  은행원들이 지방 출장 근무를 할 때 꺼리는 지역중에 하나가 대구라는 것을 우연히 가까운 분에게서 듣게 되었다. 왜그럴까? 이유의 1순위는 지역적인 특성이기도 하겠지만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타지역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이말에 나는 고개가 끄덕여 졌다. 그쪽에서 살아본 나로서는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아는바와 같이 대구는 TK사단의 일환으로 정치권과는 불가분의 관계의 지역이었다. 그덕택에 많은 혜택이 있었겠지만 이것이 오히려 대구의 발전적인 성장을 더디게 만든 원인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대적인 변화의 수용의 더딤으로 인해 자체 대표적인 기업이었던 갑을방직의 부도, 건설 기업인 청구와 우방의 몰락을 대구 시민들은 두눈뜨고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또한 한때는 대한민국 섬유산업의 메카로 불리우던 곳이었지만 현재는 빛바랜 전설로 남아있는 것도 현실의 모습이다. 이같은 이유로는 개혁보다는 안정과 혁신보다는 보수성을 추구하는데서 연유해 볼 수 있다. 또한 대한민국의 유명 백화점인 롯데와 신세계가 대도시중 가장 늦게 진출한 곳이 대구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그만큼 다른 지역에 비해 다양함의 수용력이 그만큼 떨어진다고 볼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구의 중앙로에 가면 국채보상운동 공원이라고 불리우는 곳이 있다. 일제시대때 우리 것을 이용해 우리 민족의 힘으로 자력갱생하자는 좋은 취지의 운동으로 대구가 가장먼저 시행을 했다고 해서 자랑스럽게 탑과 공원이 조성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우리것만 쓰고 우리만 잘살아보자는 조금은 쇄국적인 성격의 일환의 운동이 아니었나 여겨진다.

  이같은 영향으로 대구는 서울, 부산에 이은 대한민국 3위의 아성을 현재는 인천에 물려주게 되었다. 당연지사 이겠지만 그만큼 다양한 시대적인 변화와 방향성을 빨리 받아들이지 못하고 대구라는 지역 자체의 테두리 안에서만 머물렀었기에 일어난 결과일 것이다.


  서울에 살아보니 왜 이곳에 사람이 모이고 발전될 수밖에 없는가 하는 이유를 자연히 알게 되었다. 지역적인 넓이도 있지만 그만큼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이기에 지방과는 달리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이 되고 훨씬더 강력한 에너지의 생성이 파생되는 것이다. 결국 다양성속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발휘가 되는 것이다.

  

  3월 8일 일요일 현재. 글을 쓰는 와중에 우연히 지나치다가 TV 브라운관을 통해 KAIST 서남표 총장이 본교를 세계적 과학기술대학으로 소개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순간 다음과 같은 의문이 발생 하였다. 카이스트가 우리나라에서는 최고일지 모르겠지만 세계적인 대학으로 과연 불리울수 있는지? 에이미 추아의 ‘제국의 미래’의 내용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외국인들 보다는 우리나라의 학생들로 대개의 구성원들이 이루어져 있는 카이스트가 얼마만큼 세계적인 경쟁력과 맨파워를 발휘할수 있는지는 미지수일 것이다. 아마도 카이스트의 이에대한 방법론에 대한 해답의 단서로는 앞서 예를 들었던 대구라는 지역에서 그실마리를 찾을수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아바스 왕조의 칼리프는 단순한 유목민 무리(몽골)에게 굴복한 것이 아니라 ’중국, 중앙 아시아,
  러시아, 카프카스, 그리고 이란의 통합된 인적, 재정적, 물질적, 기술적 자원‘에 굴복한 것이었
  다.”

   - 에이미 추아 ‘제국의 미래’중

IP *.168.110.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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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22:55:26 *.234.77.175
언제, 어디서든 폐쇄성은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건 개인에게도 마찬가지고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다양성을 마음껏 받아들이시고 늘 발전해가시는 모습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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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부
2009.03.09 08:14:04 *.167.143.73
각 나라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 미국이라면
각 지방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 서울이지요.
차이점은 크지만 그 둘의 비교가 수월해졌네요.
보수와 개혁은 언제나 갈등의 요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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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09:20:04 *.78.105.123
제 고향도 대구라^^;; 공감이 많이 되는군요!!!!
경험이 묻어나오는 글은 역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있다가 뵈어요~~!!좋은 월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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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
2009.03.09 15:28:24 *.124.157.231
4주간의 시간이 우리의 시야를 한 단계 끌어올려 준 것 같네요.
승호님에게도 힘들었지만 유익한 시간이 되었음을 느끼네요.
서로 얼굴보며 한 잔 기울일 시간이 빨리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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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22:09:39 *.145.58.201
주체성을 지키는 것과 폐쇄성을 띄는 것 사이의 미묘한 긴장의 줄타기는
우리나라 역사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지요^^
'현명한 주체성'이란 폐쇄적인 태도을 뛰어넘어 다양함을 인정하는 태도에서 출발하지 않나 싶어요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4주간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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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cler coats
2010.11.16 11:37:00 *.43.1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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