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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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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9일 11시 30분 등록

상처뿐인 영광-영광뿐인 상처

미국의 잡지 <Life>가 지난 천년동안 인류사에 영향을 크게 미친 인물 100선에서 중국 명나라 영락제 때 해군 제독이었던 鄭和(Zheung He)를 14번째 주요인물로 뽑았다. 동양인으로서는 제일 앞에 놓인 인물이다.

정화 제독은 운남성 진닝에서 무슬림의 후손으로 태어났다.  1382년 운남성이 명에 점령당했을때 포로로 끌려가서 거세된 다음 노예가 되어 조정에  환관으로 들어갔다. 얼마후 군에 강제 징집되어 전장에서 무공을 세워 영락제의 신임이 두터웠다.

명대의 중국은 인쇄술 화약 나침반등 기술적인 면에서 후진적인 유럽을 훨씬 앞서 있었다. 영락제의 명에 의해 정화제독은 1405년부터 1433년까지  모두 7차례의 대규모 해외원정을 다녀왔는데 그 원정대 보물선의 용적톤수가 2500톤에 이르는 규모였고 탑승인원 또한 유럽선박들의 열배에 해당했으니 당시로서는 세계최대였다. 정복이 목적이 아니고 명나라의 위업을 알리고 공물을 거둬오는 것이 교류가 목적이어서 약탈을 하지않고 많은 진귀한 보물들을 황제에게 가져왔다.

특히 1421-23년의 6차 원정은 아프리카와 호주, 남 북아메리카 ,남극과 북극을 모두 돌아왔다는 기록이 있다. 1424년 영락제의 사후 조정은 마지못해 1433년 정화에게 마지막 원정을 허락했고 그 이후에 원양 항해용 선박의 건조를 금지 했고  정화의 선원들을 세리로 일하게 했으며 마침내 선박의 돛대를 두 개 이하로 제한하는 칙령까지 내렸다. 심지어 정화 원정대의 공식적인 기록까지 폐기할 정도로 보수적이고 쇄국적인 정책으로 돌아섰다. 황제의 해군을 장악하고 있던 궁정 환관에 대한 견제가 주된 동기이고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쇄국정책을 씀으로서 거대했던 해군의 힘으로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기회를 잃어 중국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

2002년 개빈 멘지스(Gavin Menzies) 라는 영국 잠수함 함장 출신의 아마추어 해양사 연구가가 <1421년: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 The Year China Discovered America.>라는 책을 발간하여  정화제독의 상처와 영광을 재조명하고 있다.

15세에 영국 해군에 입대해서 17년간 근무하며 위성항법이 개발되기 전에 ,자와 콤파스로 항로를 그려내던 훈련을 받았던 맨지스는 옛 항해가들이 처한 상황과 그들의 항로를 재구성할 수 있었고 고지도와 해도 천체 관측등에 대한 전문가적 식견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런 안목으로 새로운 이론을 밝혀낼 수 있었을 것이다.

맨지스에 의하면 1421년에 정화함대는 이미 아메리카 신대륙에 닿았었고  희망봉을 회항했으며 마젤란 해협을 지났다는 것이다. 만약 이 사실이 밝혀지면 세계역사는 다시 씌여져야 한다. 맨지스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조사
작업을 하던중 1459년의 구형도에서 아프리카와 희망봉이 그려져 있었으며 또한 1420년 초반 희망봉을 돌아 베르데 제도까지 갔던 항해기록에 중국의 정크선이 그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젤란 , 다가마, 콜럼버스등 서구의 탐험가들이 중국의 천체도와 항해지도를 미리 보았고 거인의 어깨에 올라 세상을 더 넓게 멀리 보듯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는 14년 동안이나 1차 사료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무려 140여개국에서  900군데 이상의 문서 보관소와 박물관, 과학연구소, 중세 후기의 주요항구들을 답사했으며 그가 섭렵한 옛지도 각종문헌, 동식물,유물과 유적 고대 건축물 비석 바위 그리고 전문가나 지역 주민들과의 인터뷰 등 고증자료의 방대함은 그 분량만으로도 독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정화 제독은 1433년 마지막 여행에서 돌아오던 길에 인도의 Calicut 항구에서 사망해 전통적인 해양선박의 장례의식에 따라 바다에 수장되었다.

오늘의 중국은 웅혼하는 힘을 몰아 정화제독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보물선을 원형복구하고 항해길을 재연 하는 등 정화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에이미 추아의 방대한 자료를 보고났더니 칼럼도 웬지 이런 주제로 써야할 것 같아서 마감시간 초를 다투며 정리해 보았다.

정화제독의 상처뿐인 영광은 오늘날 영광뿐인 상처로 꼬리를 물며 순환하고 제국의 모든 상대적 관용은 우리 앞에 변화와 혁신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는 듯 하다.

정화 함선 옛 모습 그대로 중국 국제 뉴스 한겨레.files/openPop.js"></SCRIPT>
 
한겨레
<
24일 중국 난징의 명나라 황실조선소 유적지 공원에서 정화 제독 함대의 기함을 그대로 복원한 ‘보선’ 낙성식이 열렸다. 함대의 중심 선박을 의미하는 보선은 길이 63.3m, 폭 13.8m, 배수량 1300t에 한꺼번에 400명을 태울 수 있는 ‘중간급’ 범선 크기로 복원됐다. 서역 출신 환관인 정화 제독은 1405년 명나라 영락제의 명에 따라 보선 62척 등 240척의 선단과 2만8천명의 선원, 과학자 등을 이끌고 1차 항해에 나선 이래 23년간 7차례의 원정항해에 나섰다. 최근에는 정화의 분견대에 의한 미 대륙 발견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보선 복원 이후 정화의 항해를 재연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IP *.5.2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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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11:52:17 *.8.27.5

정화 제독에게 이런 스토리가 있었군요. 좀 더 연구해 보고 싶은 느낌이 팍팍 드는 주제네요.

너무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잠시 쉬셨다가 또 이사 준비 하셔야겠네요. 당분간 많이 피곤하실 것 같은데 아무쪼록 환절기에 건강 관리 잘 하시고 조만간에 삼거리 주막집에서의 회동을 기대합니다^^.

봄이 주는 에너지 한껏 품으시는 좋은 한 주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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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2009.03.09 12:46:39 *.5.21.71
성우씨

숙제 끝나고 나니 낯선곳에서 회동하고 싶어지네요.
삼거리 주막집을 과감히 걸어나와서...ㅎㅎ

자전거타고 나와서 선유동 공원에서 오기 뭉쳐봅시다.
마치 베이징에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자전거를 많이 타더군요.

길위에서 달리면서 수다합시다.
변화 경영해야죠. ㅋㅋ

오늘 아주 많이 웃고  소주는 조금 만 마시고 수다는 박노자선생 수준으로 가길...
부럽네요. 그리고 모두 숙제 잘 끝내신 것 정말 축하드려요.
기억에 오래 오래 남깁시다.
내 인생의 빛나는 성취로!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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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14:40:42 *.8.27.5

오홋, 선유도 공원 저희 집에서 버스로 5분, 걸어서 30분 입니다(집이 목동이거든요). 연락 주시면 아무 때나 튀어나갈 수 있습니다ㅋㅋ.  미리 연락 주시면 정종 데펴서 보온병에 담아 갈께요ㅎㅎ.

좋은 봄날 만끽하시고 좋은 곳에서 꼭 뵙기를 희망합니다^^.

Wish a happy week with full of warm spring sun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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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13:45:51 *.255.182.40
그랬군요. 샘 덕분에 또 하나 배우고 갑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사 힘내셔서 잘하시고요, 정말,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지금보다 더 빛나는 삶 이어가실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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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
2009.03.09 14:20:51 *.188.231.79
와, 안그래도 책을 읽으면서 간지럽던 부분이었는데 이렇게 긁어주시다니요!
앞으로도 경숙님의 글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한 달 간 정말 감사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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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15:05:55 *.149.106.27
수고하셨습니다. 모두에게 박수를 짝짝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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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9 22:59:56 *.145.58.201
베이징 올림픽때 정화의 원정을 테마로 한 공연이 문뜩 떠올랐습니다
미지의 세계로 나가는 정화의 함대가 눈앞에서 그려지는 듯 합니다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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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
2009.03.10 21:46:20 *.124.87.18
누님과 함께 2차 레이스를 완주해서 기쁩니다.
늘 잔잔한 필치로 감동을 주시는군요.
춘삼월! 좀 늦었지만 곁에 계셨더라면 모시고 봄나물이나 캐러 갔을텐데.....
다시 뵙는 날까지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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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9.03.10 23:20:09 *.254.7.115
2기 연구원입니다. 대학에서 상담을 하시나봐요. 노련한 문장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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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6 11:38:53 *.43.1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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