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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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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11일 10시 45분 등록

 

『우리가 직면한 중대한 문제들은 그 문제들이 발생한 때 갖고 있던 사고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

  
《 어느 일요일 아침 지하철을 탔다. 휴일인데 의외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어떤 역에서 한 중년 남자와 그의 아이들이 지하철을 탔다. 아이들은 마구 떠들며 뛰어다녔다. 소리를 질러대고 물건을 집어던지며 심지어 승객이 보고 있던 신문을 홱 낚아채기도 하였다. 여간 신경이 거슬리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아이들의 아버지인 그 중년남자는 그 상황을 방관한 채 바로 내 옆에서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아이들이 저렇게 날뛰는데도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고 전혀 책임감을 보이지는 않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모든 승객이 짜증을 내고 있었다. 화를 내지 않고는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웠다.

  나는 그 중년 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아이들이 저렇게 많은 승객들에게 폐를 끼치고 있습니다. 어떻게 아이들을 좀 조용하게 할 수는 없겠습니까?”

  그제야 이 남자는 눈을 뜨며 힘없이 말하였다.
“그렇군요. 저도 뭔가 어떻게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막 병원에서 오는 길인데 한 시간 전에 저 아이들의 엄마가 죽었습니다. 저는 앞이 캄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아이들 역시 이 일을 어떻게 해야 될 지 막막한 것 같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상황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고, 그 때문에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게 되었고,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화가 나던 내 마음은 온통 동정심과 측은한 마음으로 넘쳤다.

“부인이 돌아가셨다고요? 저런 안됐습니다. 뭐라고 위로해야 할지 할 말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중에서, 스티븐 코비 -


이 내용은 우리가 주변에서 겪을 수 있는 일상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평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사고방식 자체가 문제임을 일깨워주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이제 일상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우리가 변화를 자신의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이기는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구본형 선생님은 ‘불타는 갑판’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즉,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선택의 순간에 다다라야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목숨을 건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는 너무 늦습니다. 그리고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매우 힘이 듭니다. 문제는 변화가 아닙니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의식이 문제입니다. 벼랑 끝에서 어쩔 수없이 변화를 수용하는 방식이 아닌 자연스럽게 일상의 원리로 받아들이는 방법은 없을까요?

 경영학자 게리 해멀은 그의 책 <경영의 미래>에서 21세기의 격변하는 시대에 아직도 20세기에 창안한 경영 방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가장 새로워야할 사람들이 낡아있고, 가장 빠르게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기업들이 꺼려한다는 것입니다.  개인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행동을 바꾸려면 의식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이미 수많은 사람이 이야기 했습니다. 변화를 일상으로 끌어들이려면 우선 의식의 전환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나도 성공한 사람들의 훌륭한 이야기에 자극을 받고 의식적으로 생각과 행동을 바꾸려고 많은 노력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무의식 속에 갇혀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습니다.

  어떤 일을 의식하는데 그 수준별로 보통 네 가지 단계를 거친다고 합니다. 그중 어느 단계도 간단히 건너뛸 수 없고, 최상의 단계까지 가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네 가지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의식하지 못하고 불평하는 단계
2. 의식하면서 불평하는 단계
3. 의식하면서 불평하지 않는 단계
4. 의식하지 못하고 불평하지 않는 단계

<불평 없이 살아보기>의 저자 윌 보웬은 4단계까지 훈련을 통해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보라색 밴드를 손목에 차고 불평을 할 때마다 밴드를 다른 손목으로 옮겨보라고 제안합니다. 의식적으로 3주 동안 불평을 하지 않고 지내기에 도전해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가 충만해짐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불평이란 내가 원하는 것보다 원하지 않은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이는 원하는 미래에 집중하기 보다는 안주하려는 현실에 불편함이 끼어드는 것을 거부하는 의식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본능입니다. 너무나 자연스런 현상이어서 자신의 뇌조차 의식하지 못합니다.

이 방법을 알고부터 내 손목에는 묵주 팔찌가 끼어져 있습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특히 아내에게 ‘생각이 부정적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내가 얼마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를 실제로 체크해보기 위해서입니다. 밴드 대신에 묵주 팔찌를 차기로 했습니다. 내 자신과의 약속뿐만 아니라 종교적인 약속까지 함으로써 내 자신에게 더 강한 통제를 가하기 위함입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마다 팔찌를 끼고 있는 손목에서 다른 손목으로 옮겨 찹니다. 옮겨 차는 횟수를 세어보면 하루에 얼마나 부정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알 수 있겠죠. 그 결과는 참으로 참담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바꾸어 차느라고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의식하지 못한 채 생각하고 말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았겠죠.

이 훈련을 시도해보면, 처음에는 불평을 말하는 순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너무 자주 바꾸어 차는 내 자신에 심한 충격을 받습니다. 평소 긍정적이라고 믿었던 내 자신이 얼마나 불평분자로 살아왔는지를 확실하게 깨닫게 되고 더구나 그것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심한 자괴감까지 듭니다. 처음에는 사회 부조리에 화가 났고, 직장동료의 이기심에 화가 났습니다. 궂은 날씨에 짜증을 부렸고, 꽉 막힌 교통체증에 인내심이 바닥나기도 했습니다. 평소 불평을 쏟아내며 나의 인생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음에 매우 놀랐습니다.

지금도 팔찌를 차고 있습니다. 아직도 3주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습니다. 비록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나의 내면에 새로운 에너지가 충만해짐을 느낍니다.

이 훈련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조금씩 나아지는 내 모습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지내보렵니다. 이렇게 지속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무의식적으로 긍정적인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하루 동안만이라도 불평 없이 지내보십시오. 만약 이 방법이 좋다고 느끼신다면, 끝까지 해봅시다. 우리가 우연히 길에서 마주치면 밴드를 낀 손을 흔들어 서로를 격려합시다.

 

IP *.215.1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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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09.09.11 14:30:25 *.184.139.51
공감이 갑니다.
저 역시 걸음마이긴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리라 기대해봅니다.
책 속에는 정말 길이 있나 봅니다.
그 길을 만들고 있는 여러 작가분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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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09.09.15 10:29:54 *.93.112.125
나그네님, 반갑습니다.
작은 걸음이라도 오래가다보면 큰 걸음이 되겠죠.

우리 끝까지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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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윰
2009.09.15 15:18:05 *.196.56.187
묵주팔찌..
발상의 전환 같습니다.
그런데 시도해보기도 전에 겁이나는건 왜그런걸까요..?ㅎ
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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