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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21일 22시 48분 등록
나는 직장을 다닌 이후로는 소설을 잘 읽지 않습니다.
소설은 온몸으로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소설을 읽고 난 후  며칠 동안은
소설 속의 상상의 세계에서 잘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서글픈 이유로,
소설의 즐거움을 버린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요 며칠 변경연에 빠졌습니다.
무엇을 읽어도 변경연과 연결되어서 해석됩니다.
나도 모르게 변경연을 설명하고, 빗대고, 네멋대로 의미를 부여하는 놀이에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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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학 시절

예순 노인에서부터 이십대의 젊은이에 이르는
20여 명의 식구가 한방에서 숨길 것도 내세울 것도 없이
바짝 몸 비비며 살아가는 징역살이는
사회와 역사를 배우는 훌륭한 교실이 됩니다.
바깥 사회와는 달리 일체의 도덕적 포장이나 의상을
훨훨 벗어 버리고 利害好惡가 적나라하게 표출되는
그야말로 인간학의 교실이 됩니다.
알몸은 가장 정직한 모습이며,
정직한 모습은 공부하기에 가장 쉽습니다.


- 신영복 서화에세이, '처음처럼'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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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연을 징역살이와 빗대면 어처구니 없을런지 모르지만,
나는 화장실에서 이 시를 읽다가 무릎을 탁 치며,
"변경연도 어떤면에선 이렇지" 라며 웃었습니다.

단 이틀동안 오프라인에서 만났지만, 나는 단박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꿈벗 사이의 거리는 채 30cm도 안되는구나
누군가 치고 들어오면 불편함을 느낀다는 자기만의 성역의 선이란 것이 무너져버린 것 같았습니다.
이상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마치 집단 연애라도 하듯, 서로의 가슴 속 깊은 곳을 서슴없이 드나듭니다.
그 중에 특히 연구원들은 숨길 것도 내세울 것도 없이 바짝 몸을 비비며
사회와 역사와 인간을 배워나가고 있는 듯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꿈벗여행도 사우들 앞에서 나를 알몸으로 드러내기로 시작하는 군요.

신영복 시인의 말처럼
가장 정직한 모습이어야 참공부가 가능한 것이기 때문일까요?
IP *.180.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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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pio
2009.10.28 16:39:00 *.104.151.2
드뎌, 동건친구도 광신도(?)가 되어 가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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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건친구
2009.10.28 17:37:29 *.120.80.243
어머, 넘 웃긴 표현. ㅋㅋㅋ
음. 발을 좀 더 깊숙히 담가볼 생각은 있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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