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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5일 09시 59분 등록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


몇 시간째 노트북을 쳐다보며 앉아 생각해도, 캠벨과 그의 책 <신화와 인생>을 알기 전까지는,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의 주제는 참으로 엉뚱하고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신화가 내게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을 수 있을까? 신화는 단지 내게 황당무계하지만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다. 현재의 시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사람, 사건, 현상들을 과장되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신화라는 이름으로 떠오르는 것들은, 고조선의 단군 신화, 신라의 건국 신화와 그리스. 로마 신화 정도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오늘의 우리 일상생활에 자연스레 스며 녹아있는 것은 오히려 그리스. 로마 신화가 아닐까. 영화와 회사이름, 신발, 운동복,차량 등 어디에서든지 이들 신화의 신들을 만날 수 있다. 서점에 가보면 신화=그리스 신화이며, 책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 신화하면 그냥 그리스 신화라고 생각되었다.


이는 해방 이후 미국을 위시한 서구 문화와 문명의 급속한 유입의 결과일 것이다. 특히, 우리의 신화가 구체성이 부족한 데 비하면 그리스 신화는 스토리로서의 구체성과 서사성, 그리고 오늘의 삶에 주는 교훈적이고 은유적인 면이 탁월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그리스.로마 신화를 환타지 소설이나 무협지를 대하듯 자기 전에 누워서 읽곤 했는데, 만화책으로 보면 더 재미있다!).


캠벨과 책 <신화와 인생>을 읽고 나서 신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알게 되었다. 신화에 대한 이렇게 깊고 넓은 지적 탐구와 통찰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런 저자와 서적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유명하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나의 무지함이 부끄럽기도 하다). 신화는 상징이고, 가시적인 세계의 배후를 설명하는 메타포이다. 인종과 종교와 시대를 초월한 인간 정신 욕구의 표현이다. 우리의 삶의 여정의 목표를 제시하고 그 여정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그 여정은 우리의 본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내면으로. 내면으로.


신화를 통하여, 종교를 초월하여 인간의 본성을 찾는 메시지를 보는 것은 놀라운 통찰력이다. 내가 바로 그 영웅일지도 모른다. 내가 찾는 삶이 영웅의 삶이고, 나의 여정이 바로 그 신화가 된다. 이제 신화는 내가 아는 모든 신들의 가르침의 공통적 집합체이며, 나의 내부로 가는 삶의 여정을 제시하는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신화가 우리의 ‘참 나’  ‘본성’을 찾는 실마리를 주는 것이라면, 신화는 단지 재미와 학문적 연구의 대상을 넘어,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성경이나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는 불경과 마찬가지로 나의 삶의 가까이에 다가 올 수 있는 것 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되던 신화가 전 보다 훨씬 친근하게 다가온다. (끝)

-배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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