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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5일 11시 45분 등록

내게는 한의학이 양의보다 더 친근하다.

어릴 때 자주 체했고, 그 때마다 할아버지께서 엄지와 검지 사이의 합곡혈 이란 곳에 침을 놓아 주셨는데, 그 즉시 좋아졌던 행복한 기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한의학을 좋아한다.

양의학이 병증에 집중을 하여 제거하고 억압하고 싸워서 이겨야 하는 치료의 방식이라면 한의학은 원인을 찾아서 개선하고 저항력을 높혀 주는 치료의 방식이기에 맘에 든다.

(양의를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도 감기 걸리면 양약을 먹고 버티는 사람이니까)

 

원인을 찾아 내는 것!

사실 오래 전부터 난 그랬다.

친구들과도 정신 없이 놀다가도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잠깐 서서 '왜 그럴까?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을까? 좋을까?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남들은 머리가 좋아서 놀면서 생각해도 되는데 나는 움직임을 멈춰야지만 생각이 되었다?  OTL ...ㅋㅋ)

 

회사에 들어와서 제품의 불량 원인을 찾고 개선하는 일을 10년 가까이 해왔던 것도 내가 이런 사고의 흐름을 가지는 데 한몫 했을 것이다.

 

내가 요즘 "상처받은 내면 아이 치유"에 빠져 있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가 될 수 있을 듯 싶다.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하면서 이럴 땐 이렇게 대응해라, 저럴 때 또 저렇게 대응해라 라는 등의 얄팍한 스킬을 앞세우고, 문제를 계속 노출시켜서 싸워서 이겨라는 식의 책들을 읽으면 그 때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불끈 쥐어 한번 해보자 라는 식이 되지만, 약하고 약한 나의 4살은 보호자 없이는 그렇게 어려운 일을 하지 못한다. 하긴 한다 36살의 껍데기를 뒤집어 쓰고 있으니까. 그러나, 내 아이는 떨고 있고 숨고 싶고 울고 있다.  (사실 보호자가 더 문제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건 나중에 시간을 두고 정리를 해야 한다. 아직 나도 정리가 안되니 말이다.)

 

 

어째든 요즘 나는 꽤 재미있다.  심리학, 심리치료라는 것의 매력에 빠졌다.

나를 좀 더 지켜보며 이것이 지속적으로 재미있다면 나는 이걸로 신나는 한판 벌이고 돌아갈꺼다.  
헤~~  ^__________^


마지막으로 '상처받은 내면 아이 치유'에 역자 오제은교수의 논문에서 본 글을 다시 읽고 싶다.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흉내~~~  *^^*)
부부는 각자의 어린시절의 발달단계에서 채워지지 못했던 결핍과 욕구를 배우자를 통해서 채우려고 필사적으로 매달리게 된다. 그리고 서로를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도록 하기 위한 힘겨루기(power struggle)에 돌입하게 된다. 즉, 서로를 자신의 필요에 맞추도록 변화시키기 위한 필사적인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 때 부부는 각자가 어린시절부터 생존을 위해서 학습되어진 방어기제들을 배우자에게 사용하게 된다. 흔히 부부들은 방어기제가 서로 비슷하거나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부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오히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매달리고 배우자에게 다시 상처를 주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부부가 부모로부터 채워지지 않았던 미해결과제를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해결하려 하는 한 부부간의 진정한 만남과 관계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러므로 각자가 어린시절에 특별히 부모와의 관계에서 ‘아직 끝내지 않은 작업 즉, 미해결과제(unfinished business)’가 부부관계에서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음을 발견하는 것이 곧, 이마고 치료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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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3.26 02:11:27 *.36.210.18
동양의학은 인체를 유기체적인 맥락으로 접근하여 치료하는 방식을 취하지요. 

양방을 공부했지만 저 역시 한의학을 좋아해요.


아이가 좋아하겠군요. 아빠와 동갑이라 같이 어울리기 편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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