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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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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30일 08시 42분 등록



누가 하쟤? 손만 잡자구. 손도 못 잡냐? 우리가 무슨 10대야? 옛날 옛적엔 내 손 잡으려고 그 난리를 치더니만 왜 이젠 잡자는 데도 싫다고 난리야. 내가 변했다고? 웃기시네. 당신도 변했거든. 마흔 넘어서 웬 내외야? 왜 나를 피하냐구? 내가 남이야? 내가 남의 여자야?


누가 하쟤? 껴안구만 자자구. 그냥 안고만 자라구. 그것도 귀찮냐? 옛날엔 안고만 자자고 해도 못 참고 난리를 치더니만 왜 이젠 귀찮다고 난리야. 그냥 가만히 안고 자자. 난 이게 세상에서 젤 좋단 말이야. 내가 안구 잘게. 그냥 안겨서 자주라. 그게 뭐가 힘들다고 그래?


누가 하쟤? 뽀뽀만 하자구. 키스 말구 그냥 뽀뽀. 동네 개한테도 하겠다. 옛날엔 잘했었잖아. 설거지할 때도 와서 엉덩이 토닥이면서 머리 언제 감았냐고 쉰내난다고 하면서도 그 머리에 대고도 했잖아. 출근할 때 나갔다가 다시 뛰어 들어와서도 챙겼잖아. 근데 왜 안 해?


누가 하쟤? 팔베개만 해 달라구. 밤새말구 잠깐만. 10분도 힘들어서 팔에 쥐 나냐? 요새 맨날 아령 한다며? 아령해서 팔에 근육 생겼다며? 그 근육, 나도 좀 10분만이라도 느껴보자. 팔베개 그거, 밤새 베고 자면 나도 불편해. 10분이 힘들다면 그놈의 아령, 갖다 버려?


누가 하쟤? 등이라도 대고 자자구. 등 돌리면 지구 한 바퀴를 돌아야 만나는 사이라지만 그래도 등 돌리고라도 자자구. 춥다니까 이불을 더 덮으라구? 그것도 말이라고 하냐니까, 뭐? 15년 이상 같이 산 부부가 섹스 하는 건 근친상간이라구? 누가 그래? 그게 뭔소리냐구?


누가 하쟤? 돌아누워서 자는 것도 싫어서 소파에 구겨져서 따로 자냐? 에잇 치사스러라. 관둬라 뭐.


등이나 긁어달라구? 집에 왔으면 좀 쉬자구? 가만 좀 내버려두라구? 내가 안 그래도 피곤하다구? 무슨 내가 괴물이야? 당신을 잡아먹겠대? 나 사람이거든. 당신이랑 같이 사는 여자거든. 아니, 목욕하고 기분 좋아서 웃었더니 왜 한숨 쉬고 그래? 그리구 맛있는 장어집 같이 가쟀더니 왜 째려봐? 게다가 같이 좀 자자고 했더니 왜 짜증내냐구? 누가 하쟤? 나 그거 안 해도 상관없어. 그게 뭔데? 그게 뭔데 날 이렇게 치사하게 만드냐구. 그게 뭔데?


아니 그럼 딴놈 앞에서 목욕하고 좋아서 웃을까? 딴놈이랑 맛난 장어집 다닐까? 딴놈이랑 같이 잘까? 그럼 되겠어? 당신이 원하는 게 그거야? 그거냐구? 그래, 맞아. 내가 변했지. 변했어. 안하던 짓, 그래 한다, 왜? 그게 어때서? 난 좋은데. 내가 좋은걸 어떡해. 보면 볼수록 자꾸만 예뻐서 그래. 나이 먹으니까 내가 이렇게 좋아지네. 미워 죽겠던 당신도 예쁘게 보고 싶고, 내 몸이 원하는 것도 하고 싶고, 매일이 새날 같아서 좋아서 그런다, 왜?


좋은 것 좀 나누자는데 그게 그렇게 힘들고 귀찮으셔? 귀하신 몸, 그거 아껴서 뭐하게? 용불용설 몰라? 자주 써야 발달하고 안 쓰면 없어진대. 나랑 노는 거, 그거 미뤄서 될 일이 아닐 걸. 나이 먹으면 누가 당신이랑 놀아줄까? 지금처럼 따로 자다가도 늙어서 내가 당신이랑 놀아줄 거라 생각해? 당신 바보야? 난 바보 아니거든. 그리구 난 지금도 놀면서 재밌게 살고 싶거든. 밖에서 힘든 걸로 족하거든. 집에서까지 당신이랑 힘들어야 해? 싫어!


울 엄마가 깜빡 죽는 멋진 나훈아 아저씨 노래에도 있잖아. 사랑은 비가 오면 우산이 되어주고 눈이 오면 불이 되어준다고. 아니 누가 그러래? 그런 건 바라지도 않아. 비 내리는 여름날에 우산이 되어 달래? 눈 내리는 겨울날에 불이 되어 달래? 그건 됐고. 외로울 때 친구가 되어 달라구. 우울할 때 웃음 좀 주라구. 나이를 어디로 먹는 거야? 왜 1년 365일 중에 360일이 환자야? 딴데선 멀쩡하다가 왜 나만 보면 아프냐구. 집이 병원응급실이야?


당신, 장래희망이 독거노인이지? 사랑도 능력이랬어. 노력하기 나름이라는데 무슨 대화가 맨날 이래? 20년 전이랑 똑같잖아. 그 옛날 옛적에 당신이 했던 말 내가 하고 있고, 내가 했던 말 당신이 하고 있어. 뭐가 이 모양이야? 그땐 결혼하기 전이라 그랬다고 아니, 어렸으니까 그랬다고 쳐. 우리, 부부거든. 애 둘이나 낳거든. 아~ 정말 재미없어. 쫌 재밌게 살아보자구. 춘향이네처럼 업고 놀까? 아니면 그냥 벗고 놀까? 아~ 일루 와봐. 쫌 하자,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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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210.111.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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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30 09:13:22 *.96.12.130
하하하~ 와!~~ 누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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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2010.04.30 09:44:27 *.210.111.178
아니, 이런 글.. 올려도 되나 몰라.
조심스러워서리..
이상하면, 여기랑 맞지 않으면, 삭제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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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엽
2010.04.30 10:08:08 *.166.98.75
춘향전의 "사랑가" 중

<중중모리> 장단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사랑 사랑 내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얼쑤~!)
아마도 내사랑아 네가 무엇을 멀을 랴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 떼띠리고 강능 백청을 다르르~ 부어씰랑 발라 버리고~(얼쑤~!)

이 칼럼에 이 부분을 음원으로 올리고 싶은건... 왜일지.. 얼쑤!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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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10.05.02 12:19:33 *.209.229.76
재엽씨, 올려주지?
아주 기발하고 멀티풀하고 공감각적인 멋진 댓글이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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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2010.05.05 01:18:54 *.210.111.178
재엽씨 답글을 읽다보니 새삼스레 또 생각이 나네요.
판소리 춘향전 중 사랑가.. 그걸 듣는데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는..
사랑이 아주 마이 고픈가바~ ㅎ
주책이란 얘기!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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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철
2010.05.01 01:28:57 *.186.57.251
참, 솔직. 담백..와~  그냥 계속..와만 .. 참 좋네요...참..ㅎㅎ
아~ 글이랑게 참 이렇게도 매력...컥컥... 참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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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2010.05.05 01:21:45 *.210.111.178
답글이.. 참.. 거시기..
좋네요~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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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
2010.05.01 17:24:01 *.131.41.34
미영님 글 즐겁게 읽고 있는 독자 1인입니다^^
크게 공감하며*^^*
용기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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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2010.05.05 01:24:17 *.210.111.178
예쁜 이름 나경님~
고맙습니다.
꾸~뻑~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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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10.05.02 22:22:08 *.209.229.76
문득 이런 아이디어가 떠오르네.
위 글과 내용과 형식이 비슷한 글을 남자 저자와 같이 쓰는 거에요.

미주알고주알, 가정과 사회와 일과 삶에 관한 생각들을 풀어낸다면
독자의 눈길을 잡아챌 수 있겠다 싶네요.

'남녀탐구생활' 중년 버전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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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2010.05.05 01:59:49 *.210.111.178
저도, 뭐, 잘 모릅니다. ^^;
여자든 남자든.. 들여다보면 어려워요.
걍, 생각대로, 정리하는 중이지요.
부족한 글을 좋게 읽어주시고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고맙습니다.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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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철
2010.05.03 19:14:09 *.221.232.14
무슨 말씀을요...저는 ... 잘 몰라요... 진짜로.. 여자...emoticon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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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10.05.03 08:45:01 *.108.81.156
진철님이 제1후보가 아닐까요?^^
미영씨! 함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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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철
2010.05.02 23:45:10 *.186.57.251
한국인 중년판 '냉정과 열정'인감요? ㅎㅎ 멋진 생각에 한 표 보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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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2010.05.05 01:50:07 *.210.111.178
한 선생님 덕분에 이런저런 제 나름의 신선한 고민들이 계속되고 있답니다.
우선은 다양한 글쓰기에 더 집중해야겠지요.
제 글의 한계가 분명히 있으니까요.

글을 쓸수록, 참 많이 부족하고 모자르단 생각만 가득합니다.
시간이 많다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요?
나만의 시간과 공간은 여전한 숙제입니다.

더 부지런해야겠어요. ^^;
다시 한 번,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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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1 00:46:47 *.49.213.129
누나, 이거 대박인데요.
읽다가 거의 쓰러졌음.
푸하하하
진짜 재밌다.  ^o^
go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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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2010.05.13 12:15:32 *.210.111.178
그러게. 오랜만에 빵 터졌네.
고마워.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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